미국의 대표적 환경 단체 가운데 NRDC(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미천연자원보호협회)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 단체는 과학자, 변호사, 일반 시민 등으로 이루어진 환경운동단체로서 미국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환경 문제에 관여하여 환경보호의 목소리를 높이고 때로는 기업이나 정부를 상대로 법정소송까지도 불사하는 단체입니다.
또 여러분이 알만한 유명한 환경단체로 그린피스도 있지요. 그린피스역시 멸종위기 동물 보호나 환경보호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제적인 환경운동단체입니다. 위 두 단체는 비슷한 성격으로 인해 여러 환경 이슈들에 있어서 서로 보조를 맞춰왔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이 두 단체는 다소 관계가 소원해 지는데 왜냐하면 그린피스가 보기에 NRDC가 초기의 투쟁정신을 잃어버리고 웬만한 이슈에는 정부나 기업과 타협하려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다고, 즉 한마디로 예전의 순수한 정신이 퇴색되었다고 여기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1980년대에 오피스 디포(Office Depot) 문제가 불거집니다. 오피스 디포라는 글로벌 사무용품 회사가 자신들의 사무용 종이 생산을 위해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의 오래된 숲에서 나무들을 베어내어 사용하고 있었는데 NRDC와 그린피스는 모두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이상 오피스 디포가 그 오래된 숲에서 나무들을 베어내지 못하게 하려고 회사에 압력을 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린피스는 법정까지 가서라도 이 문제의 끝을 보겠다는 입장이었고 NRDC는 수년씩 질질 끌면서 지루한 법정공방을 벌이느니 오피스 디포 측과 협상으로 원만하게 문제를 풀자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러한 협상 과정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고 있을 때 오피스 디포의 애틀랜타 본사 건물 옥상에 그린피스 대원들이 난입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들은 오피스 디포 본사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Office Depot out of the Forest! (오피스 디포는 숲에서 떠나라!)"라고 쓰인 커다란 걸개그림을 걸고 확성기를 가지고 격렬하게 구호를 외쳤습니다. 오피스 디포 본사 앞을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춰 서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고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급파된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경찰들도 출동했고 오피스 디포 본사 앞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연출되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우연히도 오피스 디포 측과 NRDC측은 오피스 디포 본사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오피스 디포 측 경영진들이 넋이 나간 채로 그린피스 대원들의 시위를 지켜보고 있을 때 NRDC 측 변호사가 슬며시 그들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합니다. "You can deal with me, or you can deal with them (저랑 협상할 수도 있고 저 친구들이랑 협상할 수도 있습니다)."
오피스 디포 측은 즉시 NRDC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협상을 마무리 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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