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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12 01:19
유나의 거리 스샷을 수십장씩 찍어 올리던 사람입니다. 비슷한 기분 때문에 딱 3번 정도 올리고 흥이 떨어져서 그만뒀습니다. 유나의 거리 보세요 두 번 보세요가 저의 캐치 프레이즈였는데 마지막엔 유나의 거리 보세요 그냥 한 번 정도만 보세요 로 마무리를 했었죠.
전체적으로 말씀에 동의합니다. 1. 일단 창만이 너무 꼰대화되었고 2. 유나가 너무 더러운 인물이 되었죠. 초반부에서 보여지는 창만은 일견 어리숙하고 순진해보이는 마음 따뜻한 남자였습니다. 유나가 왜 쫓기는지도 모르는데 그냥 숨겨주고 시작할만큼. 주위 사람들에게 신경써주는 모습도 오지랖이라기보단 마음이 따뜻해서 신경이 자꾸 가는 느낌이었고요. 유나 역시 도둑질은 하지만 옆방에 자살한 여자를 기분 나빠하거나 오싹해 아니라 안타까워 할만큼 마음 따뜻한 구석이 있는 여자였고, 창만은 유나의 눈빛에서 그런 모습을 느끼며 빠져들어가는 거죠. 지금까지 방영된 분량을 전중후로 세 등분했을때 전반부는 폐업한 가게에 숙식하면서 일견 어리버리하고 좀 4차원인듯한 착한 남자였고 중반부는 팔방미인 능력자에 자기 원칙이 똑바로 서있는, 유나의 도둑질을 그만두게 하려는 건전한 남성으로 묘사 되었는데 요즘 방영분량인 후반부는 이도저도 아니에요. 유나 도둑질 따라다니면서 잠깐 말리는 척 하더니 결국 현장을 목격하고 지갑까지 보고도 넘어가버리고 유나가 도둑질 계속 하고 있는 거 짐작하지만 투덜거리기만 하지 말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봉반장의 협조를 받아 유나의 도둑질을 방해한다는 계획은 유명무실해져서 유나는 다이아몬드 한타까지 하고 자빠졌고 그렇게 피해자들을 모른척 한 채 유나를 어쩌지 못하고 자기 사랑만 쫓고 있는 주제에 입 바른 소리 해대면서 한사장 흉보고 계팔이한테 지적질하고..계팔이를 쫓아내려고 안달이었던 변칠복한테 [남의 불행을 가지고 기뻐하고 싶지 않다] 고 꼰대질을 하죠. 결국 남의 피눈물 흘리는 소매치기질 모르는 척 해가며 자기 사랑을 이루려고 하는 주제에. 누구 마음 상할까 배려하는 성격이었는데 중반부에는 직언을 서슴치 않는 사나이가 되더니 이제는 눈치도 없어져서 남의 속 긁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다가 한소리 듣고 정사장 아들 깎아내리다가 한사장 부부한테 눈치 당하고 아무리 사람맘이 왔다갔다 한다지만...그런 소시민적인 인간군상을 보여주는게 작가의 특기라지만 창만을 사윗감으로 점찍을만큼 창만을 좋아하던 홍여사는 언제그랬냐는 듯 소 닭보듯 하고 있고 김미선을 두들겨팬 호스트 민규를 후들겨패서 복수하는 주제에 김미선 방에서 쫓아내는 정도로 복수하려는 정사장을 욕하고... 인간상 중에서 제일 재수없는 형태가 되어가고 있죠 창만이는...자기한테는 관대하고 남한텐 엄격한.. 유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창만이 처음으로 목격한, 지갑 돌려주라고 일갈하던 껀수도 결국 유나가 자기 고집대로 꿀꺽해버렸고 소매치기의 자긍심 운운하면서 술취해서 잠든 사람들 지갑 터는 남수 동생들을 욕하더니 지는 본격 빈집털이 해서 다이아몬드를 훔치고 앉았고 난 혼자만 작업한다더니 이제는 여자 똘마니 데리고 작업하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중반부를 보면 남수가 들이대도 싫다 안된다가 아니라 빙빙 말을 돌리는게 전형적인 어장관리녀였던데다가 결국 유나가 정리했다기보단 남수쪽 스토리가 흐지부지 되고 비중이 더 줄어들면서 남수가 떨어져나간거고.. 초반부에 가지고 있던 인물들의 매력을 전부 소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서울의 달처럼 나쁜짓 하다가 칼 찔려 죽거나 교도소 수감당하는 걸로 엔딩 나도 이상치 않은 수준의 인격과 범죄에요
14/08/12 01:28
저는 그래도 21, 22화는 좋았습니다.
개그 요소로는 초반부에 썼던 고자만들기를 변주한 거에 개그코너에서 앞코너 개그소재를 쓰는 재미를 느꼈거든요. 또한 민규를 VIP손님으로 생각하는 양순이와 민규같은 손님에게 굽신거리기 싫어하는 봉감독의 차이는 현실에서 숱하게 겪는 갈등이니까요. 또한 창만이 민규를 벌하는 과정이 고작 폭력이지만 이런 행동을 하고나서 창만도 자괴감에 빠져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좋았습니다. 미선도 그 동안 자기가 등쳐먹었던 방식으로 자신이 당하는 것도 정석적인 인과응보 스토리였고요. 하지만 23화는 말씀하신 그런 걱정들이 겉으로 터져나왔네요.
14/08/12 01:39
영원한초보님이 본문에서 말씀하신 부분들이 잘 조합되서 인물들이 [입체적] 으로 보였는데..선한 인물도 아닌 악한 인물 아닌...그런 진짜 인간군상들이요.
근데 이제는 점점 줄타기를 실패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창만이나 주위 사람들에겐 나름 따뜻하게, 평범하게 대하는 행실이 유나라는 캐릭터를 변호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는데 집에서도 도둑질을 함으로써 이제 다 갖다 차버린...그리고 진짜 찌질/민폐의 극에 사기까지 친 계팔이를 받아주고 위로해주며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같이 부르던 창만이는 뒤에서 사장 욕이나 하면서 오는 굴비도 훼방놓는 비열한 인간이 되어버렸고. 50부작에 내실을 못채우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군요. 유나의 도둑질을 갱생시키기엔 50부작이 너무 기니까...결국 유나는 계속 도둑질 하고 있고 그래도 빈공간은 무리수 개그막장, 창만이의 꼰대질로 엮여들어가는 인물간의 갈등으로 억지로 채워넣는 느낌이.. 계속 보기는 할텐데 솔직히 요즘은 훈훈하다기보다는 시시껄렁해요
14/08/12 01:35
작가가 일부러 창만과 유나를 양극단으로 묘사하고 있죠. 창만은 오지라퍼의 끝을 달리고 유나는 개인주의의 끝을 달리는... 그리고 점점 창만이 유나에게도 짜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오늘도 정 떨어진다고 크크. 결국 유나에게는 미선 빼고는 다 남입니다. 창만이 그 바운더리를 깨려고 하는게 이 드라마의 미묘한 감정선이겠죠.
14/08/12 01:49
재밌게 보고 있는 1인입니다.
불편할 만한 점이 왜 불편한지는 기본적으로 그런 불편함이 지양해야 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드라마라고 하는 것은 지향해야 할 것들을 투영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인간 군상의 행태를 생생히 묘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론이겠지요. 오히려 저는 극 중 인물들의 행태들이 현실적인 우리들의 그것 같아서 더 좋았습니다. 극 중 창만이 꼰대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건 어쨌든 창만으로 인해 여러 인물들이 변화하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창만의 성향 중 공감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건 그야말로 작가의 생각과 다른 것이라 봐야겠지요. 저는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지금까지도 그랬듯 창만이 다른 인물들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아마 최종적으로는 유나겠지요. 그런 차원에서 오늘 저는 문득 '유나의 거리'는 어쩌면 현실적인 현대판 동화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찌보면 50부작의 절반밖에 안 왔으니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해도 될 것 같습니다.
14/08/12 02:54
저도 처음에는 창만이라는 캐릭터가 완전 좋았는데, 점점 매력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런 지점을 만들어보려고 작가가 애쓴 것 같아서 그냥 보고는 있지만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네요. 다른 분들과 달리 오지라퍼인 사람을 좋아해서(자기일 제대로 못하면서 괜한 희생정신이 강한 사람들도) 초반 창만이 같은 캐릭터가 유나의 거리를 보게끔 하는 중심 요소였는데, 마찬가지로 계팔이 삼촌을 대하는 모습에서 반감이 들더군요. 일단 선물에 관한 꼰대질은, 자신의 도덕적 가치관과 충돌하기 때문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전화를 떠넘기는 모습에서 황당한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오히려 선물에 금전을 요구하는 행동이 조직 내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저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기에 저 같아도 나섰을 것 같습니다. 만약 그게 안 되면 그 조직에서 나왔겠죠. 근데, 창만이는 또 그걸 사장이나 사모님한테 나서지 않고 식당 아주머니께 얼레설레한 태도를 보이니 답답하긴 하더군요.) 거기서 반발하지 않고 요구를 받아들인 계팔이 삼촌도 캐릭터에 미묘한 균열이 있는 것처럼 보였고요. 뭐 그것 이전에 더 아쉬웠던 것은 계팔이 삼촌에게 사랑할 자격이 없다고 전형적인 꼰대질을 하던데, 뭐랄까.. 갑자기 울컥했습니다. 그래도 장노인 챙기는 것이나 주관 뚜렷하고 한 것 보면 아직까지 제가 아끼는 캐릭터입니다. 지금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엄혜숙입니다. 엄혜숙이라는 캐릭터가 나오면 기분 좋아집니다. 흐흐
좋게 보는점을 꼽아보자면, 다른 드라마에서 볼 수 있던 전형적인 악인 캐릭터 설정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저변에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을법한 속성들을 자꾸 건드리고 있죠. 그 점을 높이 살만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형부 - 처제 갈등 라인도 꽤나 매끄럽게 풀어내더군요. 이 과정에서도 창만의 개입이 있었고, 이번에는 꽤나 순기능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꼰대질과의 부모님 잔소리와의 습자지만 한 차이를 보여주는 듯한, 그 방법에 대해서는 좀 아쉽긴 합니다.) 뚜렷한 사건을 계기로 갈등이 풀어지는 것이 아닌 만복이에게 잠시 주어졌던 생각의 시간과 서로 간에 오고 가는 대화 몇 번에 갈등이 풀어지는 것 보니 십분 공감이 되더군요. 누군가를 싫어하는 사람보다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을 제가 좋아하는지라 그 만복이란 캐릭터의 태도 변화가 더욱 좋기도 하였고요. 전체적으로 아직까지는 편하게 보고 있습니다.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오래간만에 별생각 없이 보게됩니다. 그렇게 불쾌한 캐릭터들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그렇기에 드라마를 보면서 작가와의 대립점이 덜 하다고 느낍니다. 다른 작품들을 보면 노골적으로 작가나 감독의 생각이 드러나거든요. 그러다 보면 순간순간 그 작품과 고군분투하며 싸우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공감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죠. 어쨌거나 저에게 유나의 거리는 이런 요소들이 꽤나 배제되어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편합니다.
14/08/12 09:32
뭐 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요즘 흔한 드라마완 다른 특별함이 있으니깐요.
선악구도 보다는 현실에서의 인간군상을 다룬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면을 보여주는게 전 긍적적으로보고 있습니다.
14/08/12 17:08
어느정도 동감하긴 합니다만..
능소화님말씀처럼 유나의거리만의 특별함때문에 계속보게됩니다.. 흐흐.. 그리고 이번에 아이옷을 훔친 유나.. 는 다음편내용을 이어가기위한 설정이 아닌가 싶어요.. 아마 주인집아주머니 동생분이 유나의 정체(소매치기)를 알고있어서.. 도둑이란걸 알리게 되고.. 얼마전에 없어진옷도 유나가 한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자연스럽게 들게 하는.. 뭐 그런내용으로 또 이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하튼 오늘또 기대되네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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