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같은 경우에는 구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삼성의 푸른색 점퍼를 입고 온 친구들이 엄청나게 부러웠었습니다.
그 당시의 저는 야구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친구들이 하는 야구 얘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직관을 갔다온 친구들의 얘기도 들으면서 즐거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야구광이 되거나 그런건 결코 아니었구요.
야구에 대한 관심은 근근히 있었는데 제가 국민학고 3학년...때 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 무렵 처음으로 TV에서 하는 야구경기를 유심히 쳐다본 것입니다. 아마 한국시리즈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기록 찾아보니 해태와 삼성의 경기군요. 왜 그걸 지켜보고 있었는지는 지금도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전 내내 기록지 같은걸 썼습니다.
어느 선수가 카운트 몇에서 출루했고 언제 아웃당했는지를 한 선수 한 선수 꼬박꼬박 기록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했었습니다. 야구에 대해선 큰 관심도 없던 제가 한국시리즈의 한 경기 한 경기를 그렇게 신경써서 기록했는지 말입니다.
물론 그 이후로는 야구에 큰 관심도 재미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축구 재밌다 하면 축구 좀 보고 농구 재밌다고 하면 농구 좀 보고(이땐 농구큰잔치가 한창 인기 있을 때였으니까요)
그러다가 또 크게 관심을 가진것이 이승엽선수가 대성했을 무렵인 2002년 2003년경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습니다.
어느 팬이 된 것이 아니고 이승엽이란 선수 자체를 지켜 본 것이죠.
야구는 잘 몰랐지만 이미 어릴적부터 동네서 배트와 글러브와 공을 던지면서 치고 달리다 보니 느낀게 야구 잘하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스포츠가 다 어렵지만 특히 전 야구를 하면서 저걸 어떻게 멀리쳐 저걸 어떻게 정확하게 던져 라는 생각을 해왔거든요
감격 스러웠던 2002 한국 시리즈와 2003년 아시아 신기록까지 지켜봤었습니다.
일부러 찾아 볼 정도였죠. 관심도 없던 제가 말입니다. (그 이전에 1999년 54홈런은 아시아 기록을 넘보는 대단한 기록이 탄생할 것이라고 해서 50호부터는 계속 지켜본 기억이 나네요 흐흐흐 54호로 끝났을 땐 아쉬웠습니다.)
특히 2002 한국 시리즈 6차전 이승엽 선수의 동점포 그리고 이건 말도 안되 있을 수 없어라고 생각했지만 마해영 선수가 왠지 끝내기 칠 것 같았고 치면 정말 최고다 대박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루어 지더군요.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정말 야구란게 이렇게 짜릿한 면도 있구나 한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고요
그리고 2003년 홈런 아시아 신기록 달성을 지켜봤지만...
많은 분들이 아시다 시피 2003년 아시아 신기록 달성 초읽기 들어간 순간부터 삼성 경기 있는 구장마다 꽉꽉 들어찬 것을 기억하시죠? 그리곤 준PO 시작하자마자 휑휑했던 구장들...전 그대로 그들과 함께 야구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었습니다.
2006년 WBC때야 뭐 그 이름도 거룩한 박찬호, 김병현, 이승엽, 이종범이란 이름과 함께(야구에 무지한 사람도 이 정도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지 않을까요? 제 기준이긴 합니다 흐흐흐)지켜보는 입장이었습니다.
2007년이 되어서야 제대로 야구를 보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정확히 응원하는 팀은 별로 없고 관심가는데로 지켜본건 있었습니다만...
꼴데. 4년 연속 꼴찌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하는 약체. 봄에만 야구하면 우주 최강도 해먹는다는 괴이한 팀
유독 눈에 띄더군요. 꼴찌의 설움을 타고난 팀이라니...
그 이전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꼴찌? OB나 쌍방울이 자주 하는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아주 어릴때 친구들과의 얘기를 듣거나 하면서 보아왔던 구단의 순위에서는 OB와 쌍방울이 밑을 많이 차지하곤 했었습니다.(OB야 뭐 위에서 놀던때도 있지만 바닥도 약간은 있고 쌍방울이야 뭐...ㅠㅠ)
좋아하는건 아니었습니다만 과거 제 인상에 강하게 기억남았던 OB와 쌍방울의 흑역사가 그 시절의 롯데와 겹쳐 보이더군요.
팬은 아니지만 좀 이겨봐라 짜식들아!!!하면서 저도 답답해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아...그때부터였죠 롯데의 수렁이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LG도 2000년대에는 처참한 적도 있지만 가장 잔인한 흑역사는 역시 롯데...)
2008년 롯데에 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
롯데의 야구를 강하게 바꾼다는 포부가 왠지 맘에 들더군요. 그리고 롯데는 서서히 달라졌습니다. 저 역시 달라졌죠.
시간 떼우기용 대충 보고 재미 없으면 다른 곳이나 틀고...그냥 하이라이트 좀 보면 그만...이던 제가
미친듯이 TV앞에 앉아서 야구를 보게 된 것입니다. 즐겁게 말이죠.
뭐...MT가서도 레크레이션 재미 없어서 빠지고 야구를 본 적도 있었습니다. 불과 3개월도 채 안된 시기였죠. 제가 그렇게 야구에 빠져들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1~4차전까지 마친 현재의 분위기 자체는 두산이 여러모로 상당히 좋습니다. 수비에서 강점을 보여주고 있으며(손시헌이 결정적인 실책을 해서 좀 두드러져 보이지만 그 외엔 잘하고 있습니다.) 타격감도 날카롭습니다. 게다가 롯데와 같은 한번 터지기만 하면 그칠 줄 모르는 불과도 같은 공격력은 여전히 롯데의 얇은 투수층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강합니다.
4차전이 그런 불안감을 폭발 시키고야 말았죠. 한번 폭발하더니 미친듯이 휘몰아치면서 말입니다.
리버스 스윕까지 예상하게 만드는 불안감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고 이미 작년 PO에서 SK가 보여줬듯이 얼마든지 가능한 얘기라서 지켜보는 팬 조차도 위축되게 만드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꼭 롯데가 이겨줬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조금 더 가을 야구를 즐기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올시즌 시작전부터 코치진과 로감독님의 갈등 그리고 계약의 난항 등등...
거기에 올해를 끝으로 롯데의 감독에서 물러나지 않을까 하는 여러가지 추측과 기사 보도들...
저는 롯데의 팬이 되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게 로감독님의 No Fear를 바탕으로 한 두려움 없는 야구 재밌는 야구입니다.
야구의 재미를 알게 하고 야구를 좋아하게 만들어준 로감독님의 야구를 계속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내일 진다면 그 모든게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PO진출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이런건 내일 패배하더라도 올해 엿보였던 발전의 가능성을 더욱 크게 만들어 재도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올해의 빅 아이템 전준우, 손아섭, 황재균, 김수완, 이재곤 그리고 최고의 테이블세터 조성환 클린업의 정점 이대호 홍성흔 거포자존심 가르시아(는 좀 불안불안...;;) 20홈런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중용해 오고 결국 그렇게 한 강민호, 거포의 가능성을 보여준 박종윤, 그저 발 좀 빠른 선수에서 도루왕을 눈앞까지 가져간 김주찬 등...
패배하더라도 멋진 싸움을 하면 아쉬워도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겠죠. 이런 선수들의 더욱 발전된 내일을 보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고 야구 스타일이 바뀌게 되면 저런 선수들의 활용이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더 나은 발전도 가능하겠지만 작년 그 불펜이 올해 어떤 꼴이 났는지만 보더라도 차기 감독감으로 유력하다는 어느 분을 본다면야 절망적인 모습이 훨씬 먼저 떠오르고 맙니다.
롯데팬의 사심을 가득 담아 말합니다. 내일은 꼭 이겨주세요.
두산 팬 분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흰 로감독님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남아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투수가 김선우고 2 : 2로 몰리고 송승준 컨디션이 아직 완전치 않고 손아섭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시즌 3할들이 ㅠㅠ)이 못치고 있지만 꼭 이기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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