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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05 00:51:42
Name EZrock
Subject [일반] [야구] 나의 야구 소회 + 준PO 5차전을 바라보며
제가 야구를 처음 접한것은 초등학교때 입니다.

제가 초등...아니 국민학교 1학년 시절에는 어린이 야구회원이 아주 크게 유행했었죠

저같은 경우에는 구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삼성의 푸른색 점퍼를 입고 온 친구들이 엄청나게 부러웠었습니다.

그 당시의 저는 야구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친구들이 하는 야구 얘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직관을 갔다온 친구들의 얘기도 들으면서 즐거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야구광이 되거나 그런건 결코 아니었구요.

야구에 대한 관심은 근근히 있었는데 제가 국민학고 3학년...때 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 무렵 처음으로 TV에서 하는 야구경기를 유심히 쳐다본 것입니다. 아마 한국시리즈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기록 찾아보니 해태와 삼성의 경기군요. 왜 그걸 지켜보고 있었는지는 지금도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전 내내 기록지 같은걸 썼습니다.

어느 선수가 카운트 몇에서 출루했고 언제 아웃당했는지를 한 선수 한 선수 꼬박꼬박 기록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했었습니다. 야구에 대해선 큰 관심도 없던 제가 한국시리즈의 한 경기 한 경기를 그렇게 신경써서 기록했는지 말입니다.

물론 그 이후로는 야구에 큰 관심도 재미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축구 재밌다 하면 축구 좀 보고 농구 재밌다고 하면 농구 좀 보고(이땐 농구큰잔치가 한창 인기 있을 때였으니까요)

그러다가 또 크게 관심을 가진것이 이승엽선수가 대성했을 무렵인 2002년 2003년경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습니다.

어느 팬이 된 것이 아니고 이승엽이란 선수 자체를 지켜 본 것이죠.

야구는 잘 몰랐지만 이미 어릴적부터 동네서 배트와 글러브와 공을 던지면서 치고 달리다 보니 느낀게 야구 잘하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스포츠가 다 어렵지만 특히 전 야구를 하면서 저걸 어떻게 멀리쳐 저걸 어떻게 정확하게 던져 라는 생각을 해왔거든요

감격 스러웠던 2002 한국 시리즈와 2003년 아시아 신기록까지 지켜봤었습니다.

일부러 찾아 볼 정도였죠. 관심도 없던 제가 말입니다. (그 이전에 1999년 54홈런은 아시아 기록을 넘보는 대단한 기록이 탄생할 것이라고 해서 50호부터는 계속 지켜본 기억이 나네요 흐흐흐 54호로 끝났을 땐 아쉬웠습니다.)

특히 2002 한국 시리즈 6차전 이승엽 선수의 동점포 그리고 이건 말도 안되 있을 수 없어라고 생각했지만 마해영 선수가 왠지 끝내기 칠 것 같았고 치면 정말 최고다 대박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루어 지더군요.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정말 야구란게 이렇게 짜릿한 면도 있구나 한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고요

그리고 2003년 홈런 아시아 신기록 달성을 지켜봤지만...

많은 분들이 아시다 시피 2003년 아시아 신기록 달성 초읽기 들어간 순간부터 삼성 경기 있는 구장마다 꽉꽉 들어찬 것을 기억하시죠? 그리곤 준PO 시작하자마자 휑휑했던 구장들...전 그대로 그들과 함께 야구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었습니다.

2006년 WBC때야 뭐 그 이름도 거룩한 박찬호, 김병현, 이승엽, 이종범이란 이름과 함께(야구에 무지한 사람도 이 정도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지 않을까요? 제 기준이긴 합니다 흐흐흐)지켜보는 입장이었습니다.

2007년이 되어서야 제대로 야구를 보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정확히 응원하는 팀은 별로 없고 관심가는데로 지켜본건 있었습니다만...

꼴데. 4년 연속 꼴찌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하는 약체. 봄에만 야구하면 우주 최강도 해먹는다는 괴이한 팀

유독 눈에 띄더군요. 꼴찌의 설움을 타고난 팀이라니...

그 이전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꼴찌? OB나 쌍방울이 자주 하는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아주 어릴때 친구들과의 얘기를 듣거나 하면서 보아왔던 구단의 순위에서는 OB와 쌍방울이 밑을 많이 차지하곤 했었습니다.(OB야 뭐 위에서 놀던때도 있지만 바닥도 약간은 있고 쌍방울이야 뭐...ㅠㅠ)

좋아하는건 아니었습니다만 과거 제 인상에 강하게 기억남았던 OB와 쌍방울의 흑역사가 그 시절의 롯데와 겹쳐 보이더군요.

팬은 아니지만 좀 이겨봐라 짜식들아!!!하면서 저도 답답해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아...그때부터였죠 롯데의 수렁이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LG도 2000년대에는 처참한 적도 있지만 가장 잔인한 흑역사는 역시 롯데...)

2008년 롯데에 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

롯데의 야구를 강하게 바꾼다는 포부가 왠지 맘에 들더군요. 그리고 롯데는 서서히 달라졌습니다. 저 역시 달라졌죠.

시간 떼우기용 대충 보고 재미 없으면 다른 곳이나 틀고...그냥 하이라이트 좀 보면 그만...이던 제가

미친듯이 TV앞에 앉아서 야구를 보게 된 것입니다. 즐겁게 말이죠.

뭐...MT가서도 레크레이션 재미 없어서 빠지고 야구를 본 적도 있었습니다. 불과 3개월도 채 안된 시기였죠. 제가 그렇게 야구에 빠져들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롯데뿐만 아니라 모든 팀의 선수들에게 시선이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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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은 감격에 몸을 떨 정도로 흥분되었습니다.

21세기 첫 가을야구에서 조반장님의 연이은수비실책 엉망인 타자들 말도 안되는 수비를 보면서 그래도 꼴데 소리 듣던 밑바닥에서 여기까지 올라온게 어디냐며 내년에는...이란 맘도 가졌습니다.

2회 WBC...학교 무선랜으로 어떻게든 문자 중계만으로라도 볼려고 아둥바둥 했습니다. 젠장...꽃범의 동점타를 문자로 밖에 볼 수 없던 제가 처량하더군요.

마지막까지 알 수 없던 가을 야구의 향방이 결정되던 순간 올해는 꼭 올라가자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첫 직관까지 하기 위해 티켓도 구매했지만 추석 준비 압박으로 집에서 봐야했습니다.

준PO 1차전 핑크는 차캤습니다. 조반장님도 차캤습니다. 그래 올해는 되겠다...는 개뿔 곧 멜롱해진 조반장님 롤코 타미 김거김 짜오는 거품...두산은 콩산 SK는 짱쎘었습니다 크아앙 2007년 2008년도 두산 발라먹더니 기어이 2009년까지 두산 발라먹고 코시 진출

이종범은 퇴물이 아닌 종범신...박정권은 킹왕짱...그리고 나지완의 끝내기까지

우끼는 떠나고 황청이는 오고 손광민이 다시 손아섭이 되고 전준우는 팍팍 터져나가고 핑크는 부상으로 사라지고 민한신은 복귀 앞에 또 부상 재곤이와 수완이는 귀한 보물 이대호는 월드 돼지로 날아 오르고...작년 FA 홍성흔은 2년 연속 콩성흔이 되고[ㅠㅠ]

...그렇게 3년은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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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차전까지 마친 현재의 분위기 자체는 두산이 여러모로 상당히 좋습니다. 수비에서 강점을 보여주고 있으며(손시헌이 결정적인 실책을 해서 좀 두드러져 보이지만 그 외엔 잘하고 있습니다.) 타격감도 날카롭습니다. 게다가 롯데와 같은 한번 터지기만 하면 그칠 줄 모르는 불과도 같은 공격력은 여전히 롯데의 얇은 투수층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강합니다.

4차전이 그런 불안감을 폭발 시키고야 말았죠. 한번 폭발하더니 미친듯이 휘몰아치면서 말입니다.

리버스 스윕까지 예상하게 만드는 불안감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고 이미 작년 PO에서 SK가 보여줬듯이 얼마든지 가능한 얘기라서 지켜보는 팬 조차도 위축되게 만드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꼭 롯데가 이겨줬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조금 더 가을 야구를 즐기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올시즌 시작전부터 코치진과 로감독님의 갈등 그리고 계약의 난항 등등...


거기에 올해를 끝으로 롯데의 감독에서 물러나지 않을까 하는 여러가지 추측과 기사 보도들...


저는 롯데의 팬이 되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게 로감독님의 No Fear를 바탕으로 한 두려움 없는 야구 재밌는 야구입니다.

야구의 재미를 알게 하고 야구를 좋아하게 만들어준 로감독님의 야구를 계속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내일 진다면 그 모든게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PO진출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이런건 내일 패배하더라도 올해 엿보였던 발전의 가능성을 더욱 크게 만들어 재도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올해의 빅 아이템 전준우, 손아섭, 황재균, 김수완, 이재곤 그리고 최고의 테이블세터 조성환 클린업의 정점 이대호 홍성흔 거포자존심 가르시아(는 좀 불안불안...;;) 20홈런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중용해 오고 결국 그렇게 한 강민호, 거포의 가능성을 보여준 박종윤, 그저 발 좀 빠른 선수에서 도루왕을 눈앞까지 가져간 김주찬 등...

패배하더라도 멋진 싸움을 하면 아쉬워도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겠죠. 이런 선수들의 더욱 발전된 내일을 보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고 야구 스타일이 바뀌게 되면 저런 선수들의 활용이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더 나은 발전도 가능하겠지만 작년 그 불펜이 올해 어떤 꼴이 났는지만 보더라도 차기 감독감으로 유력하다는 어느 분을 본다면야 절망적인 모습이 훨씬 먼저 떠오르고 맙니다.


롯데팬의 사심을 가득 담아 말합니다. 내일은 꼭 이겨주세요.

두산 팬 분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흰 로감독님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남아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투수가 김선우고 2 : 2로 몰리고 송승준 컨디션이 아직 완전치 않고 손아섭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시즌 3할들이 ㅠㅠ)이 못치고 있지만 꼭 이기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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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5 01:16
수정 아이콘
국민학교 3학년때.... 염종석 선수가 너무 멋있더군요. 김응국 선수의 응원가가 너무 좋았고, 또... 롯데가 우승했었죠.
그렇게 한명의 롯데 팬이 탄생했었죠.
그런데 그 때 우승했을 때 보다 지금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가 더 재미가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로이스터~
눈시BB
10/10/05 01:25
수정 아이콘
롯데팬의 사심을 가득 담아 말합니다. 내일은 꼭 이겨주세요.
두산 팬 분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흰 로감독님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남아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2)
ridewitme
10/10/05 02:31
수정 아이콘
저는 부태신앙으로 삼성 팬인데요, 아빠 야구보고 계시면 옆에 기대서 쪼끔씩 배우다가... 2002년 한국시리즈때ㅠㅠ 지금도 울컥하는군요. 여튼 그 짜릿찌릿함을 잊질 못해서 계속 야구를 보게 됐어요. 롯데 올라오십시다. 크크
후루꾸
10/10/05 06:02
수정 아이콘
정말 3년 연속은 안되요. 내일 지면 부산 폭발합니다.

제 주위 사람들 촛점 없는 눈동자로 허공을 응시하며 '내일은 이겨야 되는데..' 라고 중얼거리고 있어요.

제가 일하는 곳 경리아줌마 조차 '아.. 또 1점줬어 수비가 어쩌구' 하길래 봤더니 업무중에 DMB로 야구 시청중이더군요. 깜짝놀랬어요.

두산 다니는 친구한테서는 '두산 응원하는 척 하고있다. 힘들다.'

딴 친구 한테서는 '재작년 0승3패 작년 1승3패 올해 2승3패.... 자꾸 불안하다...'

등등의 문자가 오고있고요.. 정말 제 주위 분위기 장난아닙니다.

2승2패 이후론 더 이상 순수한 스포츠를 넘어선 느낌입니다 ㅜㅡ

플옵에서 삼성한테 발려도 됩니다. (사실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그렇게 예상하..)

일단 플옵 정도만 올라가면 장기계약 명분도 생기고 갈마나 이성득 같은 로이스터 안티들 목소리도 확 줄어들겠죠.

정말 내일 잘못되면.. 아 앙돼!!
나두미키
10/10/05 08:22
수정 아이콘
왠지 사고 칠 것 같은 롯데와 분위기의 두산..... 어제 술자리에서도 야구 이야기로 꽤 시끌 법적했더랬죠...
누가 이기건 별 관심은 없지만...(휴.. 기아야 ㅠㅠ)
로이스터 감독님은 어쨌거나 한국에서 오래 보고 싶군요......

ps.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했지만, 두산팬인 후배가 그러더군요.. 이게 과연 현실성 있을까요?

롯데 : 차기 감독으로 두산 달감독님을 내정하고 있다.. 올해 로이스터 감독과 계약 해지 후 양상문 코치 1년 감독 --> 달감독님 영입
10/10/05 08:26
수정 아이콘
저는 중립적인 입장이다보니 한 경기라도 더 보는 것이 좋더군요 ^^;;
이젠 준PO는 한 경기만 남았으니까 1차전때와 마찬가지로 야구 자체를 즐겨야겠습니다 크크
가만히 손을 잡으
10/10/05 09:03
수정 아이콘
달감독님도 좋아하지만 올해는 로감독님!
The HUSE
10/10/05 09:19
수정 아이콘
누가 이기던 상관은 없지만,
멋진 경기/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솔직히 1~4차전까지는 (4차전은 좀 낫더군요) 조금 실망스러운 경기력이라서...

아무튼 두팀 모두 홧팅입니다. ^^
10/10/05 10:07
수정 아이콘
오늘은 꼭 이겨야 합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그렇지 않더라도 저는 감독님을 지지할 것이며, 지금도 지지합니다.

흠... 야구장 안 가시는 롯데팬들 중에 홍대 쪽 사시는 분 있으면 모여서 같이 볼까요...?
라고 말하고 싶은데 얼마 아니 될 듯...
와룡선생
10/10/05 10:00
수정 아이콘
pgr에는 롯데팬들 참 많은거 같네요..

야구도 못하고 X줄만 태우는 롯데가 뭐 좋다고 다들 그러시는지..
인천에서 태어났으면 맘 편하게 sk응원했을텐데..
부산에 태어난 죄?로 30년 좀 모자라게 롯데 응원하고있네요..
몸에서 사리 나옵니다.. ㅜㅜ
꼬쟁투
10/10/05 10:45
수정 아이콘
롯데팬이 아닌데도 327블록으로 직관갑니다 헤헿!
saintkay
10/10/05 11:00
수정 아이콘
저도 구미 사람인데 반갑네요. 전 야구가 너무 좋아서 야구 관계에서 일하게 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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