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 모임의 도서는 제가 추천한 '누들로드'였습니다.
작년인가, 다큐로 꽤 호평받았던 작품이지요.
애초에 이 책을 보자고 말했던 것은, kbs의 다른 다큐멘터리였던 '차마고도'의 책과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큐를 띄엄띄엄본 덕에 (다시보기 귀찮아서 ) 산 책은 다큐의 내용을 잘 정리함과 동시에, 다큐와 다른 재미를 주었습니다. 좀 더 마음껏 상상할 수 있었고, 좀 더 집중할 수도 있었구요.
이런 기대감으로 추천했던 책이지만... 기대감을 와르르 무너뜨린 책이 '누들로드'입니다.
일단, 이 책은 재미는 있습니다. 정말 쑥쑥 책장이 넘어가더라구요. 게다가 중간중간 삽입된 이국적인 사진들은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합니다. 그리고 쉽게 썼습니다......만...
이 책에서 '다큐'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기대하면 많이 실망하실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 대해 아쉬운 것은.. 세계 최초의 국수에 대한 논거, 그리고 국수가 어디로 전파되었냐에 대한 '논거'가 부족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논거라는 것은, 다큐의 담당자였던 저자의 '추측', 즉 감.. 에 의한 것이 전부입니다.
책의 각 장이 이동하는 지역마다 나뉘어진 것은 효과적인 분류였지만, '왜'그런 이동을 택했는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너무 미약합니다. 다큐에서야 음식 영상 및 이동경로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겠지만, 책은 다르지요. 쉽게 읽히기는 하지만 두꺼운 책을 읽는동안 '왜'에 대한 의문은 계속 남아있습니다. 이 책이 '수필'처럼 느껴지는 것 어쩌면, 작가 스스로 논리적 한계에 대한 인식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더불어 '얄고 넓은 지식'을 포장한다는 느낌이 있단 의견도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밀가루에 함유되어 있는 '글루텐'에 대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잘 알지 못한는 분야이지만, 비 전공자의 시선으로 보면 오해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었는데요..
이 의견에 공감가는건, 계속 이 책을 읽다가 '밀가루'만이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음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 -_-;;;
차라리 책에서 '누들'의 발전계기에 대한 논리적 근거라던가.. 왜 사람들이 '국수', '면'음식을 좋아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좀 더 세밀하게 적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결론은 기대치 보다 좀 아쉬운 책.. 하지만 심심할때 읽어보기엔 괜찮다는 점 정도???
덧) 이날 저녁메뉴는 '누들'로드를 읽은 기념으로 신촌의 유명한 중국집 '완차이'에서 먹었습니다. 비오는 날의 짬뽕은 좋더군요..
다만 이 날 속이 안 좋아서, 유명한 '굴짬뽕'대신 일반짬뽕을 먹어서 아쉬웠어요 ㅠ_ㅠ
건더기가 많이 들어가서 좋고 (가격은 6,000원) 일반 짬뽕집보다 국물이 담백하더군요. 일반 짬뽕은 제 기준으로 맵지 않았지만, 힘들어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다음 책은 Ms.Anscombe님이 소개해 주시겠지만 적고 휘리릭 사라집니다.
강준만교수( 맞지요??) 의 신작인 '세계문화전쟁'이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