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니면서 나름 생존전략(?)으로 배웠던,
내일로 티켓을 쓸 때의 팁에 대해서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새마을호를 노려라. 특히 5번 객차.
수요일에 여수로 내려갈 때 안내원 분들이 내일로 티켓 이용자들을 죄다 5번 칸으로 몰아넣으시더군요.
오늘 목포에서 올라올 때도 5번 객차에서 맨 뒷자리에 앉아서 실컷 자면서 용산까지 쭉쭉 올라왔습니다.
편합니다. 새마을호 자체가 일단 무궁화호보다 비싼 편이라서 이용객이 많은 편이 아니니까요.
그 점을 노리고 새마을호를 노리시면 자유석 끊고 앉아서 가실 수 있습니다.
단점 : 적은 수요. 특히 극장거리 운행시(서울 - 부산, 용산 - 목포 또는 여수 등) 완전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건 주말에는 절대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 부산에서 서울 오는 새마을호 오후 열차는 숫제 매진이더군요(...)
2. 경부선 무궁화호 = "저 서서 가겠습니다" : 양 방향 모두!
특히 대구 거쳐서 대전으로 올라오시는 분들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어제 - 목요일에 대전으로 올라오는 동안 앉아서 갈 생각을 못 했습니다.
아예 통로에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 있더군요...;
덕분에 여독이 안 풀려서 다음 날까지 졸면서 이동해야 했습니다.
예외상황 - 극도로 늦은 밤차나 극도로 빠른 아침 차. 수요가 있을 리 만무하죠. 그게 아니라면 찍신이 강림하신 경우입니다(...)
3. 정말 타고 싶으신 경우가 아니라면 짧은 열차(3~4량 편성)는 자제...
특히 경전선, 그 중에서도 순천에서 부전행 열차에 해당됩니다.
일단 소음이 장난이 아닌데다가,
대개 이런 열차가 다니는 경우는 전철화가 아예 안 된 구간이라 디젤 기관차가 기름 넣고 끄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웬 놈의 수요가 그렇게 많은지... (어떤 곳은 하루 7편밖에 안 되는데도 말입니다)
이런 열차가 다니는 곳도 앉아서 가기 꽤나 힘듭니다.
참고로 순천에서 부전 가실 때 지나는 역들의 목록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순천 - 광양 - 하동 - 진주 - 마산 - 창원 - 삼랑진 - 구포 - 부전.
예외 : 하동이나 북천 코스모스 또는 보성 녹차밭 가실 때는 무조건 경전선 타셔야 합니다.
그리고 용산에서 광주 거쳐서 우회하는 순천행 열차는 소음이 매우 적더군요.
4. 절대 혼자 다니지 마라!!
비단 안전상 문제 때문이 아니라, 지루합니다(......)
미칠 듯이 지루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장기간 이동 코스만 찍은 터라...
심심하고 할 짓이 없는 여행은 정신적으로 피곤합니다. ㅡㅜ
갈 때 반드시 친구를 끌고 같이 가세요.
참고로 내일로 티켓 한 장이 청량리 - 정동진 왕복 표보다 비쌉니다. (청량리 - 정동진 소요시간 약 6시간 40분.)
여행지 두 군데 정도를 같이 다니시면서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드시길.
5. 일기예보는 그저 복불복.
오늘인가 어제인가 전국에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제가 지나다닌 지역은 죄다 멀쩡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꽤 장거리 여행만 했습니다.
어제 부산에서 대전 찍고 목포 내려갔고 오늘 목포에서 올라왔습니다.
어딘가 한 군데는 비가 올 법도 한데 멀쩡하더군요.
정재승 씨가 저술한 과학 콘서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만,
비가 온다고 해서 실제로 비가 오는 경우가 30%가 안 된다는군요.
6. 풍경사진을 찍을 때는 카메라를 창가에 밀착시킬 것.
오후 4시경까지만 해당됩니다.
이 시각 이후로는 아예 창에서 반사되는 것들 자체가 컨트롤이 안 되더군요.
생각보다 철도로 지나다니면서 풍경사진을 건질 곳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런 사진만 모아도 대략 몇백 장 가량은 찍을 수 있죠.
(제가 청량리에서 정동진까지 이동하면서 한 8백 장 가량 찍었습니다.)
그런데 창가에서 떨어뜨려서 찍게 될 경우 유리창에서 반사되는 차내 모습 때문에
제대로 된 풍경사진을 얻기가 꽤나 힘들더군요.
예외상황 - 일부 디카의 경우는 밀착시켜도 촬영이 곤란한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 VLUU. 파란 테두리가 보입니다 ㅡㅡ;)
7. 제일 중요한 팁 : 술 담배 야언은 하더라도 철싸대는 되지 마라.
철싸대 - 철도 Psy*** 대원의 준말입니다. ㅡㅡ;;;
일반적인 철도 동호인들 - 일부 사람들이 소위 철덕이라 부르는(...) - 그런 사람들이 아닌,
말 그대로 미친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개통 100주년 기념 스탬프 스틸이라던지,
함부로 기계를 건드려서 통째로 열차를 지연시키지 않나,
(이거 무려 KTX 대상으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해당 문제의 사람은 아마 경찰에서 수사중일 겁니다)
폴싸인이라던지 철도 관련 물품을 홀라당 떼어서 도망가 버리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내일로 티켓 특성상 20대 초중반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많은 돈 없는 철도 동호인들의 꿈인데,
이런 좋은 기회를 없애버릴 만한 사고가 벌어지면 안되겠지요.
용산 - 여수 - 순천 - 부산 - 대전 - 목포 - 다시 용산이라는 엄청나게 빡빡한 일정 수행중인데요,
다니면서 건진 풍경 사진이 많지가 않아서 (입석 + 졸음크리...) 많이 아쉽네요.
내년에 한 번 더 돌 생각입니다. 흐흐.
올해 내일로 티켓도 사실상 막바지인데...
굉장히 늦게나마 한 번 써봤습니다.
내년에 이 팁을 사용하실 분이 얼마나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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