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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05 15:07:40
Name 산들바람
Subject [일반] 대한민국의 50대, 그리고 20대.
50년 대에 태어난 세대는 6.25 전쟁 이후 모든 인프라의 파괴 속에서 자라나, 물질적으로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산다. 먹고 사는 것부터가 걱정이다. 그것만이 목표다.
돈. 그것이 그 목표를 채워줄 것이다. 생각할 틈은 없다. 그것은 사치다.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낸 한국의 부모님 세대는 자기가 이끌어낸 결과에 자신의 방법이 옳았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것을 이끌어준 현재 한나라당은 그들에게 절대선으로 보인다. 그 것에 반하는 당은 절대악이다.
과정은 가려졌으며, 결과는 매우 풍족했다. 그들에게는 그 것이 사실이다.
생각해보라.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들었던 나를 잘 먹고 살 수 있게, 가끔 외식도 할 수 있게 키워준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극악무도한 사람이라 해도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으면, 당연히 그 사람을 천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은 물질적으로 그럭저럭 잘 살게 되었지만, 대한민국 시민의 정신은 아직 다른 선진국의 시민의 그것에 이르지 못했다.
돈, 외모, 권력, 경쟁, 응용학 등의 가치가 우선되고, 인격, 정의, 진실, 자유, 평등, 역사, 협동, 철학, 순수학문 등과 같은 가치들은 폄하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책을 가까이에 두고 있지 않으며, 과정을 경시하고 결과를 중시한다.
그것은 요새 20대에게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그 영향은 50대 부모님의 세대의 영향이 크다.
생각하게 만드는 논술형 교육은 전혀 받아본 적 없고, 주입식 교육과 단순한 객관식형 암기형 교육이라는 참된 교육과는 거리가 먼 교육이 전부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만 일하고 복종했는데, 어느새 대한민국은 잘 살게 되었기 때문에, 그것이 옳다고, 아니 적어도 나쁘지 않다고 믿는다.
그 것에 반발하는 젊은이들의 행동은 그들이 보기에 아직 세상을 몰라서 하는 소리인 것만 같다.
그 것에 반발하는 젊은이들의 행동은 그들이 살아온 인생 그것을 부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들의 힘겨웠던 환경과는 다른 좋은 환경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뿌듯하기도 하지만,
그들도 사람이니만큼 마음 속 한구석엔, 자신의 사고에 반발하는 젊은이들에게 '나는 헌신적으로 살아왔는데... ' 라고, 뭔가 배신감이 든다.
자신들의 진정한 꿈과 삶 없이, 결과중심주의적 사고와 권위주의적 사고에 너무나 익숙한, 불쌍한 세대다. 우리는 그 들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격변기가 모두 끝난 뒤 자라난 80세대는, 온전히 그러한 부모님의 품 속에서만 자라왔다.
공동체적 사회적 경험을 겪은 60, 70년 대에 태어난 세대와는 다르다.
부모에게 나쁜 것을 그대로 이어받은 20대는 아직까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쓸모없는 세대다. 대한민국을 움직일 동력이 없다.
이기적이고, 공적인 일에는 관심이 없으며, 단순히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이 삶의 목표다.
진정한 사랑은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단순한 원초적 쾌락만이 그 영향력을 넓게 확장하고 있다.
이미 상아탑이라는 대학도 지성과 정의와 진리의 장이 아닌, 자본의 원리에 의해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사회 전부가 자본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
진정 뭔가가 가치있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그들은 점점 그들을 사회적 희생물로 삼으려는 사회구조에 포획되고 있다.
그 모든 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한, 쓸모없는 세대 취급에서 바뀔 가능성은 없다.
90년도 애들은 그러한 사고에 물들이지 않게 우리가 잘 키워갈 것이다.


라고 386 세대 한 분이 말씀하신 내용 중에 생각나는 것 + 제 생각을 조금 추가하여 적습니다. 전 20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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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게의 71659번 '저희 아버지세대들의 생각이 진실인지...알고싶습니다.' 글에 제가 쓴 답변입니다.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50대 다수와 20대 다수의 경향이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여러분은 이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서로 의견을 개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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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05 15:35
수정 아이콘
아버지와 한번 이야기 해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20대가 바라보는 50대와 50대가 바라본 50대는 차이가 클거고, 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10/06/05 16:33
수정 아이콘
공감되는 것도 있고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도 있습니다만 한가지만 말하자면 박정희의 성공신화는 박정희 사후에 만들어진 겁니다.
박정희는 생전에도 국민들이 영웅 취급한걸로 아시는 분이 있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고 봐야 합니다.
국민들 대다수가 박정희를 좋아하지 않았죠.
공권력과 폭력과 관권에 기대지 않으면 한시도 유지될 수 없는 정권이었습니다. 지금의 이명박 정권과 비슷했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박정희 우상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김재규의 쿠데타가 실패했다는 것.
김재규의 총이 아니더라도 박정희 시대는 어떻게든 종말을 고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지만 현대사의 비극은 박정희를 제거한 그 사람이 권력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김재규 관련 비사는 저도 잘 몰라서 김재규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일을 벌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전두환이 박정희를 암살하고 정권을 차지했다면 한국현대사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갔을지 모릅니다만 어쨌든 현실은 박정희를 제거한 김재규가 권력을 찬탈하는데까지 성공하지는 못함으로써 전두환의 등장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김재규가 권력 찬탈에 성공했다면 그에 의해 박정희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루어졌을 겁니다. 이전 권력을대체하고 새로운 권력을 세우는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 김재규에 의해 박정희 비판이 이루어졌다면 지금의 박정희 우상화는 가능하지 않았겠죠.
박정희가 저지른 수많은 악행에 대한 명백한 근거들이 그대로 보존되었을 것이고 대중들에게 낱낱이 까발려졌을 것이니까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김재규는 권력을 잡진 못하고 전두환의 쿠데타에 의해 권력은 전두환에게 넘어갑니다.
전두환이 권력을 잡게 됨으로써 박정희에 대한 비판은 불가능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전두환이 불법적으로 권력을 획득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박정희 정권이 갑자기 사라짐으로써 생긴 혼란을 바로 잡고 정치사회의 연속성을 담보한다는 것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즉 박정희 시대를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쿠데타 명분이 설 수 없는 것이죠. 이로 인해 박정희에 대한 평가와 비판은 묻혀질 수 밖에 없었고 그와 관련된 자료들도 모두 사라져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두환 시대까지만 해도 박정희 우상화 현상이라고 할만큼까진 심하지 않았습니다. 전두환 자기를 칭송해야지 박정희를 칭송하는 건 맘에 안들었겠죠.

박정희 우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아마도 87년 6월 항쟁 이후가 아닌가 합니다. 민주화 열기가 나라를 뒤덮고 이전에는 음지에서만 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이제 양지로 나옴으로써 20여년 군부독재 통치에 대한 비판이 일게 되자 기득권 세력들이 위기의식을 느낀 거죠. 독재정권 시절동안 쌓아올린 자신들의 기반 자체가 부정되는 것이니까요.

이때부터 조선일보가 앞장서서 박정희 우상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합니다.

지금 많은 어른들이 어려웠던 때를 회상하고 박정희를 회상하는 것은 스스로 품게 된 생각이 아니라 조선일보가 만들어 낸 허위의식 쪽에 더 가깝습니다. 87년 이전만 해도 유신시대를 생각하면 '그 때 참 힘들었지' 하는 수준의 회상이었지 그것이 박정희라는 인물과 연관되어 그 고난을 극복하고 어쩌고 하는 식의 지금의 스테레오 타입이 형성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박정희는 떠올리고 싶지 않거나 좋게 봐줘도 애증이 교차하는 인물이었지요.

결론적으로 지금의 박정희 신화는 조갑제를 필두로 조선일보가 쏟아온 노력의 결실이라고 봐야 하며 90년대 이후에 형성된 만들어진 이미지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낸 한국의 부모님 세대는 자기가 이끌어낸 결과에 자신의 방법이 옳았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것을 이끌어준 현재 한나라당은 그들에게 절대선으로 보인다. 그 것에 반하는 당은 절대악이다" 라는 것이 실제가 아니라 조선일보가 끊임없이 되뇌임으로써 마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인 것인 양 착각하게 된 거라는 말입니다.
10/06/05 17:23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자신이 앞만 보고 달렸던 젊은 날의 열정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했던 동시대의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한편의 추억이 되어 아련히 남아있는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10/06/05 23:19
수정 아이콘
요즘 교육계 상황을 보면 그 50년대 분들이 자신들의 프레임에 의해 만든 정책에 386의 자식들이 희생당하고 있는 상황이죠...
물론 이제 명실공히 서울-경기 진보 교육감 시대가 왔으니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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