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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8 21:36:14
Name 소인배
Subject [일반] 잦은 혼동
언젠가부터 '되'와 '돼'를 혼동해서 쓰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적어도 5년 전쯤에는 이런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심지어는 어느 정도 교양 있다는 사람의 글이나 혹은 비교적 공적인 자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돼'가 있어야 할 자리에 '되'가 들어가는 모습을 봅니다. 사실 오늘 이 글도 오늘 저녁을 먹다 방송 자막에서 부적절한 자리에 '되'가 난입해 있는 것을 보고 언짢아져서 쓰는 거구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몰라서 그러는 건지,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헷갈려서 그러는 건지 말이죠. 예전에는 띄어쓰기 틀리는 거에 좀 짜증이 났었는데 요즘에는 띄어쓰기 틀리는 건 애교더군요. 뭐 사실 저도 띄어쓰기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10-20년쯤 뒤에는 젊은 층은 아무도 구분 안 하고 쓰게 되고, 급기야는 복수 표준으로 인정되는 것인가 아닌 우려를 해 봅니다. 물론 기우겠지만 말이죠.

제 생각에 원인은 '책을 잘 안 읽어서'인 것 같습니다. 책을 쓸 때는 저자가 맞춤법을 비교적 정확하게 지키고, 그렇지 않더라도 편집부(맞나요?)에서 맞춤법을 교정하면서 오류 대부분이 사라지므로, 출판된 책에서 오류를 무더기로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책을, 즉 맞춤법을 잘 지킨 글을 읽으며 자라면 자연스럽게 올바른 맞춤법을 익히게 되겠죠. 하지만, 요즘의 세대가 접하게 되는 글은 반 이상, 어쩌면 대부분이 다른 일반인에 의해 작성된 글이고, 맞춤법을 제대로 안 지킨 글이라 그런 과정이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다른 원인은 '되'와 '돼'의 발음이 사실상 같다는 점이겠군요. 'ㅙ'는 이중모음, 즉 'ㅗ+ㅐ'지만 'ㅚ'는 조금 다른 것이, 제가 알기에는 'ㅚ'의 발음은 '원칙상 단모음으로 발음하되 이중모음도 허한다.'로 알고 있습니다. 즉 'ㅙ'와 거의 같게 'ㅗ+ㅔ'로 읽을 수도 있지만, 단모음으로 읽을 수도 있다는 거죠. 이건 이중모음으로 표현이 안 되는, 그야말로 단모음입니다. 한글로 표기하자면 'ㅚ'로 표기할 수밖에 없고, 굳이 다른 나라의 문자를 따 오자면 'o' 정도려나요. 입술을 'ㅗ' 발음하는 상태로 오므리고 발성기관의 나머지 부분을 'ㅔ'로 발음하면 아마 저 발음이 나올 겁니다. 'ㅟ'도 마찬가지지만 이것은 비슷한 발음이 없으니 혼동의 여지가 없지요. (참고로 저는 'ㅚ'는 단모음으로, 'ㅟ'는 이중모음으로 발음합니다.)

제가 예전에 공부한 바로는, 젊은 사람들은 'ㅚ'나 'ㅟ'를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법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반면에 중~장년층은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단모음과 이중모음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하던가요. 저도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잘 모르겠더군요. 설상가상으로, 현대로 올수록 'ㅐ'와 'ㅔ'를 구분하지 않고 발음하는 경향이 있어서 사실상 현재의 10~20대는 'ㅚ'와 'ㅙ'를 구분해서 발음하지도, 또 구분해서 듣지도 않을 겁니다. 이것이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과민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맞춤법 틀린 걸 보면 상당히 거슬리더군요. 글을 읽다가 틀린 부분을 보는 순간 잠시 막히는 느낌 비슷한 것이 듭니다. 그만큼 제가 맞춤법을 틀리면 많이 부끄러워지기도 하지만요. 맞춤법은 아니지만, 작년에 '비근하다'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쓰다 지적받았을 때는 그야말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곁가지는 이 정도로 치고...

제 친구도 제가 맞춤법 틀린 걸 지적하면 종내는 신경질을 내면서 '의미만 통하면 됐지'라고 하더군요. 뭐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르지만, 저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말과 글은 서로 통신하기 위한 규약인데, 이 규약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공공기관 등의 문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컴퓨터로 따지면 프로토콜이라고 생각하면 되려나요. 여하튼 말의 경우는 그 속성상 틀리게 발음하면 의사소통이 안 되지만, 글은 말과 일대일로 대응하지는 않기 때문에 살짝 틀리게 써도 의사소통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것이 맞춤법 상의 혼동을 가져오기는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으면 다소 곤란한 점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표준을 지키면 편해지는 일이 많지요. 예를 들자면 글로 된 기록을 필터링해서 검색하거나 하는 일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두서없이 말은 했지만, 요지는 '맞춤법을 잘 지키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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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18 21:40
수정 아이콘
헉 죄송합니다
제가 무식해서 맞춤법이..
심지어 교정하려니 틀린게 너무많아서..
헉 죄송합니다.
부엉이
10/05/18 21:41
수정 아이콘
아시는것 처럼 언어는 살아있기때문에 인위적인 규약은 깨지기 마련입니다. 글자조금틀려도 짜증당할이유는 없죠.
10/05/18 21:44
수정 아이콘
다만 틀리다와 다르다는 뭐 이제 많이 우려먹긴 해도, 아직까지 혼동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특히 해설 분들...
10/05/18 21:45
수정 아이콘
이 글도 동감하지만,

제 경우에는 '틀리다'랑 '다르다'가 그렇게 듣기 거슬리더라구요.
이적집단초전
10/05/18 21:46
수정 아이콘
그런데 사실 저도 책 좀 읽었었다고 자부하는데 맞춤법은 답이 없더라구요. 띄어쓰기는 그야말로 신의 영역이고 요즘은 그야말로 비문만 적지 않았으면 하는 소원이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이런 사이트에서 글올리는 분 중에 한명한테 진짜 열폭한적이 있습니다. 이유인즉, 그분은 분명 넷상에서 즉흥적으로 글을 올리는데도 진짜 맞춤법이 맞고 문장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하더군요. 진짜 부러웠고 지금도 사실 부럽습니다. 요즘같이 영어범람시대 영어를 잘하는건 오히려 덜 부럽더군요. 그런데 국어를 올바르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은 진짜 수준높아 보입니다.
ThinkD4renT
10/05/18 21:47
수정 아이콘
음........ 저도 자주 헷갈리는 부분인데... 그래서 한번 찾아 봤습니다....
'되'와 '돼'의 차이를 잘 설명한 글이 있는데 댓글로 퍼오기에는 너무 많아 아래 링크로 대체 합니다. 한번씩들 참고 하시길...

http://mybox.happycampus.com/jimop/1690099
소인배
10/05/18 21:47
수정 아이콘
캠퍼님// 홀향님// 그것도 짜증을 솟구치게 하지만, 그래도 다들 안다고 생각해서요...
맥주귀신
10/05/18 21:48
수정 아이콘
글쓴님의 의견에는 동의합니다만,
보고서를 작성할 때와 같은 특정 상황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이 맞춤법 틀린 것을 지적하고 싶지는 않더군요.
지적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거든요.
Mynation
10/05/18 21:51
수정 아이콘
롯데의 강민호? 롯데에 강민호? 하도 롯데에 강민호라고 쓴 피켓을 많이 봐서 이젠 막 헷갈릴 지경이네요
민죽이
10/05/18 22:07
수정 아이콘
제가 피지알에서 가장 많이 본 맞춤법 오류는
'로서'와 '로써'입니다.
근데 솔직히 '로써'를 써야 더 어감이 살아요..
하루04
10/05/18 22:12
수정 아이콘
저는 얘기랑 예기, 연애랑 연예 잘못 쓰는거 보면 약간 거슬려요.. 은근히 많다는
제로의사역마
10/05/1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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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TV에서 나왔던 내용이 생각나는군요. 되와 돼에 하와 해를 대입하면 금방 알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지금보니 ThinkD4renT님의 댓글 링크에 잇는 내용 ㅠ
10/05/18 22:21
수정 아이콘
'로서' vs '로써' - 써방님과 서자. 굿모닝 티쳐에서 나온 구별법이죠.
~'써 - 방'법이나 수단: '이로써 왕위 승계를 끝맞쳤습니다 아버지.'[....]
~'서 - 자'격, 사람: '아서스로서는 어쩔 수 없었을것이네'

'되' vs. '돼' - '하'나 '해'를 넣어서 말이 되는지를 봅니다. '돼'의 경우에는 '되어'를 넣어봐도 '되'고요.
사람이 되다: '하다'는 느낌이 오지만 '해다'는 어색하죠. 그러므로 '되'입니다.
[위에 '되고요'도 '하고요'는 느낌이 오지만 '해고요'는 많이 어색하죠]
'됐네요~ 이사람아~': '핫네요'[파폭이어서 쌍시옷은 초성체 드립치네요..ㅜㅠ]는 '????'지만 '했네요'는 말이 되죠. 그러므로 '됐'네요입니다.

아래 내용은 이미 두 분이나 언급해주셨네요^^;;
10/05/18 22:25
수정 아이콘
'다르다', '틀리다'가 제일 심각하죠.

저명한 인사라고 TV에 나오는 교수님들도 저 표현을 틀리던데-_- 이건 발음이 완전히 달라서 헷갈릴 여지도 없는 것을...
10/05/18 22:53
수정 아이콘
예전에 맞춤법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너무 틀린 걸 많이 보니 자신도 없고 저도 슬슬 뭐가 맞고 틀린지 헷갈립니다. 그리고 글쓴 분 의견에 동감합니다.
10/05/18 22:57
수정 아이콘
꺾다 꺽다도 뭐가 맞는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저는 '꺾다, 꺾고, 꺾는'이 맞는 것으로 배웠습니다만

신문기사에서조차 "○○○, □□□ 꺽고 4강 진출" 이렇게 나오니 헷갈리는군요.
특히 '꺽은'이라고 쓰면 도저히 [꺼끈]이란 발음이 연상될 것 같지가 않은데말이죠.
채소과일
10/05/18 23:22
수정 아이콘
방송에서 나오는 자막도 너무 많이 틀려요. 케이블은 말할 필요도 없고 지상파에서도 말이죠.
그래도 수백만이 보는데 맞춤법에 너무 무관심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릴 때는 저게 다 맞는 표현인 줄 알았죠.-_-
Ms. Anscombe
10/05/19 00:07
수정 아이콘
쓸데없이 영문자를 남발하는 것도 문제가 많죠.
공무원욕하지
10/05/19 08:53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서 자주 보이는 잘못된 표기인 "궂이"

아무리 잘 쓴 글 처럼 보여도 "궂이"를 보는 순간 스크롤 내려버립니다.
참소주
10/05/19 09:31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는 맞춤법이라기 보다는 거슬리는 단어가 있는데요.
"장본인" 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주로 '나쁜 일을 일으킨 주동자나 부정적인 일의 중심인물' 을 뜻해서 부정적인 의미라고 알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혼동하는 것 같아서 아쉽네요. 언젠가 한번 글을 써보고 싶었지만 도저히 용기가 안나서 이렇게 댓글로나마..ㅠ_ㅠ
소인배
10/05/19 12:30
수정 아이콘
켈로그김
10/05/19 14:00
수정 아이콘
저는 피동-사동을 혼동하는 경우를 보면 참 거슬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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