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하철을 타며 mp3와 가방을 챙기지 않았고,
내가 시간을 보낼만한 것은 핸드폰 뿐이었다.
그냥 우연이었다.
평소라면 신경도 쓰지 않을 핸드폰을 가지고
이런 저런 메뉴에 들어가보다 우연히
통화 녹음이란 메뉴에 들어갔을 뿐이었다.
그런 메뉴가 있었는지 조차도 몰랐던.여지껏
단 한번도 사용해본적이 없는 메뉴.
거기에 너가 있었다.
너인줄 알았다면 예상이라도 했었다면 지웠겠지.
무심코 재생을 했다.
거기에 너가 있었다.
내가 있었고 우리가 있었다.
통화내용을 통해 어째서 통화가 저장되었는지 알게되었다.
우연히도 그날 난 어깨와 턱을 이용해 전화를 받았다.
넌 버튼이 눌리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나에게 어깨와 턱을이용해
전화를 받고 있냐고 물었다.
우연히도 그때 통화저장버튼이 눌렸었나보다.
그래 그런 목소리에 그런 말투를 사용했지.
너의 표현 그대로 생각없이 밝기만한 목소리, 지금도 내가 사용하곤
하는 너의 말투,
그대로 거기에 너가 있었다.
너와 나의 대화를 듣다보니 그때 상황이 기억난다.
난 내마음대로 너와 나의 사이를 판단했고, 우리의 대화가 겉돈다고
생각했다. 물론 너에게 표현하지는 않았다. 다만 혼자 생각하고
조용히 마음의 정리를 하고있었다. 대화내용은 사이좋은 연인이었지만
난 이미 마음의 정리를 하고있었다.
그리고 저장되어있던 날로부터 구일뒤에 우연히 그리고 실수로
너와 내가 겉도는 이유를 발견했다고 생각했다.이번에도 역시
너에게 표현하지는 않았다. 다만 너가 그때 했던 말 그대로
나혼자만의 판단으로 이별을 이야기했다. 왜 이별을 말하는지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냥 뻔한 이야기로 이별을 말했으니까.
바보같이 나도 모르게 몇번을 더 재생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렸고,
난 지하철에 앉아 쓴웃음을 지었다. 차마 삭제하지는 못했다.
착각하지는 마라 우연히도 새벽에 잠이 안와 잠시하던 인터넷에서
나는 알지만 너는 모르는 사람의 글속에서 너의 별명을 볼수 있었다.
너와 같은 별명을 가진사람을 내가 아는 그사람이 알고있었나보다.
덕분에 새벽에 너가 생각났을 뿐이다. 덕분에 언젠가 받지 못한
이별후에 왔던 너의 전화마저 생각났다. 우연히도 말이다.
그런데 우연히도 오늘 너가 있었다.
널 추억하려는게 아니라 기억하기 위함이다.
너가 아닌 네달전의 그때를 기억하기 위함이다.
우연히도 새벽부터 비가왔고, 지금도 비가 온다.
술생각이 나지만 우연히도 어제부터 술을 멀리하자 마음먹었다.
지금 술을 마신다면 내가 좋아하던, 너에게 이별을 말하고 난뒤
들어왔던 노래처럼. 비오니까 너에게 전화를 걸게 될것같다.
잊혀지지도 지워지지도 않는 너의 전화번호로...
그 노래가 생각나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mp3재생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정말이지 우연히도
그노래가 바로 나온다. 내가 언제 재생목록에 넣어놨는지도
기억이 않나는데 우연히도 그 노래가 바로 나온다.
psy의 비오니까. 그노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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