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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4/09 22:36:27 |
Name |
LucidDream |
Subject |
[일반] 어제 여의도에 갔었습니다. |
차비 조차도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결재할 만큼 비루한 삶을 살고 있는 저이지만
어제 어쩐 일인지 발걸음이 자꾸 여의도로 향하더군요.
가서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던가 한 건 아니었는데
저도 모르게 이미 MBC 본사 건물에 다다른 상태였습니다.
주변에 경찰이 보였습니다. 안에서는 촛불에서 나오는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밖에서는 두 세명의 사람들이 점점이 흩어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안을 들여다 볼 수는 없었습니다. 단지 그 안에서 노래가 흘러 나오고
사람들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분위기도 그렇게까지 암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착잡했습니다. 이런 일이 거의 보도가 되지조차 못하고 있다는 사실.
심지어 한겨레, 경향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
노조는 최대한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투쟁을 하고 있지만
사측의 집요한 진빼기와 이간질, 그리고 공권력 개입이 이루어질거라는 사실.
MBC는 공중파 3사의 하나 입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요.
그런 곳에서 벌써 6일에 걸쳐 파업을 합니다. 그런데, 어느 하나 제대로 다뤄지지가 않고 있습니다.
웃음짓고 힘차게 구호를 외치던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기 보다
그들에게 무관심한 이 현실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들만의 파업, 그들만의 투쟁, 그들만의 싸움.
군 생활을 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약하게 하는지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엄청난 고난들이 기다리고 있다면 말 할 필요조차 없겠죠.
어차피 들어갈 수도 없는 MBC, 제가 가서 뭐 할 건 없을 겁니다.
그래도 내일은 여의도에 다시 한 번 가 보렵니다.
라면이든 커피든 사서 말이죠.
D/R에서 칼이 그랬던가요? 무관심은 살인이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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