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4/04 20:09:36
Name 데미캣
Subject [일반] 봄날의 따스한, 새로운 형식의 앨범. 뜨거운 감자의 '시소'
드디어 겨울이 가는 듯 합니다. 날씨가 많이 따스해졌습니다.
3월이 지나가도록 봄의 기운을 찾아볼 수 없는 날씨가 서서히 봄의 계절로 진입하는 듯 합니다.
뜨거운감자도 자신들이 갖고 있던 두터운 옷을 벗고, 싱그러운 봄의 기운을 안고 3월 30일,
새로운 느낌을 가진 앨범, '시소'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OST가 아닌 I.S.T(Imaginary Sound Track)라며 자신들의 앨범을 소개했습니다. 가상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후, 그 이야기에 대한 사운드 트랙이라고 합니다. 듣는이가 앨범의 1번 트랙부터 10번 트랙까지의 노래를 듣게 됨으로써 각자가 그려나가게 되는 '시소'란 한편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용이 감독이 연출한 14분 분량의 뮤직비디오 입니다. 극 초반부에, 김태우씨와 배두나씨의 연애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이번앨범 타이틀곡이자  3번트랙인 고백이 나오는군요.

하지만 위의 뮤직비디오는 하나의 예시일 뿐, IST이기 때문에 앨범을 듣는 각자가 머리속으로 얘기를 이뤄나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완결 시킬 수 있을겁니다. 용이 감독의 이야기는 39살의 두명의 자녀를 둔 피디 이혼남과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30살의 코디네이터의 가슴아픈 얘기를 그릴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겪었던 진부하지만 가슴아팠던 첫사랑얘기로 끝맺음을 낼 수 있겠고, 누군가에게는 결코 진부하지 않았던,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이별해야만 했던 이야기로 막을 내릴 수 있겠죠. 그러나 공통된 결말로 끝나게 됩니다. 4번 트랙까지는 풋풋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랑 얘기로, 5번부터 7번트랙은 점차 서로의 갈등이 고조되고, 결국 마지막 트랙은 이별로 끝나게 되겠죠.


앨범에는 동명의 제목을 가진 '시소'란 트랙이 3번이나 등장합니다.
한 남녀가 사랑을 시작하는 건, 동일한 감정을 통해 동일한 위치에서 시작하는 거겠지만 점차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균형은 한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겠죠. 언제까지고 감정의 균형을 이뤄갈 꺼라 여겼던 남녀는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반복하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원인을 찾겠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이별을 향해 달려나가게 됩니다. 어쩔 수 없는 숙명인 걸까요? 결국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한 사람들이기에, 시소는 균형을 찾지 못하고 언제까지고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7번트랙 'W Theme'에서, 배두나씨가 나레이션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누가 더 좋아하는지,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는건지. 감정에 평행선 따윈 없다.'


네. 사실 시작점에서도 평행선 따윈 존재할리 없습니다. 시작하는 연인들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고 믿겠지만, 결국 어느 한쪽으로의 기울임이 없다면 그건 사람과 사람사이의 감정선이라고 볼 수 없겠죠. 평행은 허상일 뿐, 모든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한쪽으로의 기울어짐이 있는 시소와 같을 수 밖에 없을껍니다.

1번부터 10번 트랙까지,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그린다는 점에서 언니네이발관의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와 유사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청자가 트랙을 들으며 이야기를 뚜렷이 그려나가는 데에는 '시소'란 앨범이 더 친절한 앨범이란 생각이 듭니다.

'시소'앨범은 그간 뜨거운감자가 고수해왔던 모던락적인 스타일을 어느정도 벗어나서, 앨범의 감정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스트링 사용의 폭이 늘었으며, 그에 따라 김C가 가진 감성의 색깔을 더 넓힌 좋은 앨범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앨범과는 한층 다른, 더 뻗어나갈 수 있는 뜨거운감자의 향후 음악적 방향성을 볼 수 있는 좋은 앨범입니다. 뮤지션으로써의 김C는 한단계 성숙했군요.

특히나 3번 트랙 '고백'은 정말 좋습니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분들께, 또 그 감정이 메말라가는 분들께 그 풋풋한 마음을 떠올리게끔, 추억하게끔 만드는 훌륭한 노래입니다.

검정치마의 리마스터 앨범, Jamie Cullum의 신보와 더불어 사야할 앨범이 또 하나 늘었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KoReaNaDa
10/04/04 21:11
수정 아이콘
노래 좋네요 ^^
스타바보
10/04/04 21:15
수정 아이콘
이 앨범 정말 좋더라구요~
요즘 계속 듣고 있는데
데미캣님 글 읽어보니 더 땡기네요~
삶, Remember
10/04/04 22:09
수정 아이콘
고백 듣고 웃을 수 밖에 없었네요. 아하하하

요즘 설레임이란 감정을 느끼고 있는 차에 제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곡 같아서.

이번 앨범 저도 추천드리고 갑니다.
JKPlanet
10/04/04 22:59
수정 아이콘
여친님(여친님이라 쓰고 여신님이라고 부른다) 께서 김제동 콘서트에서 춤추고 선물로 받은 앨범이군요
무려 김씨님 싸인이 들어있더라는...
오늘 경주 봄마실 가면서 들어봤는데 사탕안찍은 감자를 먹는 느낌이랄까요..뭔가 담백했습니다.
덕분에 분위기는 좋았죠.
괜찮은 앨범인것 같습니다.
있는혼
10/04/05 00:06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좋네요
최고급테란
10/04/05 08:06
수정 아이콘
뮤직비디오 시사회를 평일 낮 4시에 하길래 못갔는데 잘 보았습니다 ^_^
너무 좋네요 시디 2장 질렀네요
아날로그
10/04/05 08:33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부터 듣고 있는데 너무 좋네요. 김C 목소리를 듣고있으니까.. 나도 이제 연애 좀 다시 해볼까라는 생각을....... ^^;;
가짜힙합
10/04/05 11:01
수정 아이콘
몇일전에 멜론에서 처음 듣고 김C 목소리가 이렇게 좋았나 싶었네요..
앨범 전체적으로 구성도 재미있고.. 이번 앨범 좀 짱인듯..
하은사랑
10/04/05 19:10
수정 아이콘
뜨거운 감자 참 좋은데 김c의 예능에서의 이미지때문에 음악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과소평가 당하는 감이 있죠.
그나마 있는 음방도 아이돌 천지에 그렇다고 비주류인 밴드가 방송활동없이 노래를 알릴 방도가 없으니 어쩔 수 없고 요즘 가요계를 보면 여러모로 안타깝더군요.
아무튼 이번 앨범도 좋은 것 같네요.
새 앨범 나온 줄도 몰랐는데 덕분에 바로 주문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0886 [일반] (정보)산림청-내 나무 찾기 [1] cruel3558 10/04/05 3558 0
20884 [일반] 노무현대통령 서거당시 예능결방후 무엇을 방송했나 [38] 뭐야이건7232 10/04/05 7232 1
20883 [일반] EPL 상위권팀들 남은 일정 [36] 반니스텔루이5135 10/04/05 5135 0
20882 [일반] 부정을 알고서도 그것을 끌어안고 산다는 것에 관해서 [10] 영웅과몽상가3862 10/04/05 3862 0
20881 [일반] 삼성의 그토록 바라던 좌완 에이스 장원삼 [61] 난나야5595 10/04/05 5595 0
20880 [일반] 이현승 <-> 금민철 + 10억 트레이드는 넥센의 승리네요. [45] 미하라5757 10/04/04 5757 0
20879 [일반] 야심한 주말 밤의 퀴즈 퀴즈! [39] nickyo5158 10/04/04 5158 0
20878 [일반] EPL 리버풀 vs 버밍엄 시티 [147] o파쿠만사o2877 10/04/04 2877 0
20876 [일반] 정말, 김성근의 저주는 존재하는가?? LG트윈스 [48] 선미남편5827 10/04/04 5827 0
20874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4/4(일) 리뷰 [38] lotte_giants3426 10/04/04 3426 0
20872 [일반] [장훈감독] 영화는 영화다. (REVIEW) [16] nickyo4521 10/04/04 4521 0
20871 [일반] 봄날의 따스한, 새로운 형식의 앨범. 뜨거운 감자의 '시소' [9] 데미캣3918 10/04/04 3918 0
20869 [일반] 기독교 민병대,미국에서 연방정부 전복을 꾀하다. [36] 루루5557 10/04/04 5557 0
20868 [일반] 러브포보아의 나도 린필드를 맞춰보자!! (린필드 견적편) [15] 러브포보아5835 10/04/04 5835 1
20867 [일반] mbc 군 해경 일지 입수, 군 은폐 폭로 [42] 최연발6758 10/04/04 6758 0
20866 [일반] [야구불판]오래간만에 깔아보는 불판. [513] 달덩이4208 10/04/04 4208 0
20865 [일반] 축복받은 땅 유럽... [49] 삭제됨6242 10/04/04 6242 0
20864 [일반] 막장드라마는 현실이다. [20] 삭제됨5105 10/04/04 5105 0
20863 [일반] [2006 지식채널e] 동식물관련... [10] ThinkD4renT4554 10/04/04 4554 4
20861 [일반] 만화를 추천하려 합니다. [27] 다다다닥7184 10/04/04 7184 0
20860 [일반] 이젠 다리 까지 무너지네요(올림픽공원 청룡다리) [39] 윤하피아5399 10/04/04 5399 0
20859 [일반] [대회공지] PGR21 블리자드 스타2 베타테스터 토너먼트 - 최종 참여 명단 [26] canoppy4202 10/03/30 4202 0
20858 [일반] 리니지 그리고 와우 (조금긴글..) [40] 마빠이4592 10/04/04 459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