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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22 23:58:07
Name nickyo
Subject [일반] 만화 '원피스'에대한 주관적 소견 -2회- 쵸파의 이야기.
*본 리뷰는 글쓴이가 글의 구도상 편의를 위해 '쵸파와 드럼왕국 이야기'중에서 히루루크 회상편만을 잘라내어 한정지은 것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중 몇몇이 주변인화되거나, 단순하게 한정지어질 수 있습니다. 좀 더 복합적이고 넓은 이야기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원피스 14~17권을 읽어주세요.*


안녕하세요 nickyo입니다.

현대사회에 있어서 우리는 지금 다양한 문제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사회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가난과 굶주림, 병마로서 조금씩 인간은 벗어나며 역사를 이뤄왔으나 해결한 것 만큼이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남아있습니다. 심지어, 그동안 우리가 많은 문제와 위협으로부터 이룩해낸 것들이 다시 부메랑처럼 되돌아와서는 환경문제나 계층사회를 만들어내고 있지요. 인류가 현대화되기 위하여, 우리는 많은 가치를 수정하고, 많은 것들을 바꿨습니다. 사람들은 감성보다는 이성을 중시하게 되며, 서양철학을 기반으로 한 사상이 퍼지며, 인간중심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지요. 과연 이러한 인간중심의 세상이 어떤 끝을 보여줄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왜 원피스 글에 갑자기 이런말을 하는가! 하고 물으신다면 오늘 언급할 '토니토니 쵸파와 Dr.히루루크' 이야기와 관련을 시켜볼까 하기 때문입니다.


사슴이지만 사람사람 열매를 먹은 쵸파는, 그 특이한 모양새와 사람말을 할 줄 아는 사슴이라는 이유로 사람과 사슴사이에서 배척당합니다. 사슴들에게는 무리로서 버려지고, 사람들에게는 괴물취급을 당하며 총질을 당하지요. 그 사슴은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버립니다. 믿고 지냈던 세상과 세계관이 한 순간에 박살나는 것이지요. 그러한 상처투성이 사슴을 마음으로 끌어안은 남자. 그가 바로 Dr.히루루크 입니다.



-쵸파를 만나는 모습. 발가벗은 몸뚱이로 안심시키는게 상당히 인상깊다. 눈보라가 좀 아쉽군. Dr.히루루크! 의사다!!


이 히루루크라는 의사는 사실 의학적 기술이라곤 쥐뿔도 없는 돌팔이 의사입니다. 너무나 위험천만한 인물이지요. 전직 '대도둑'인 이 사람은 의료행위를 한답시고 망나니짓과 별 반 다를 바 없는 짓을 합니다. 자신이 만든 만병통치약이니 신약이라며 사람들에게 주사하지요. 다행히 뛰어난 의사인 사람들이 그 망나니짓으로 부터 시민들을 구하는 듯 합니다만, 여하튼 이 인물은 극중에서 Dr.리누 라는 뛰어난 의사에게도 한 소리를 듣습니다.

"이 세상에 실력없는 의사만큼 무서운건 없지"



-히루루크와 리누. 양 극단에 서있는 의사. 최고의 실력이나 폭리를 취하는 의사와, 실력은 없으나 무상으로 사람구하겠다며 사고만 치는 돌팔이.

그러나 이러한 돌팔이 의사마저 이 나라에서는 귀중합니다. 그가 사는 나라는 의사사냥이 시작된 나라거든요. 왕국에서는 의료를 자신들이 쥐고, 국민들의 건강을 인질로 높은 세금과 폭정을 정당화 합니다. 존재하는 의사 자체가 극 소수가 되고, 당연히 사람들은 병마에 걸리면 왕성에 찾아가 힘들게 치료를 받아야 하지요. 터무니없는 댓가와 함께요. 의료보험 민영화가 생각나지 않으시나요? 작가는 이러한 작은 배경장치마저 어느정도 염두에 두고 그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의료서비스 민영화는 몇몇 거대자본의 독과점적 지위에 의해서, 그리고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시스템이란 측면에 의해서 사람들에게 인의가 존재하는 의료를 서비스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이미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으니까요. 사람의 목숨을 인질로 더 높은 이윤을 추구하는 일이 선진국의 의학계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은 무서울 따름이지요. sicko와 같은 영화도 있구요. 어쨌든, Dr.히루루크가 소속된 '드럼왕국'은 이렇듯 비열한 나라입니다. 그 나라의 정권을 잡은 자들은 입을 모아 말하지요. 단 한명을 제외하구요.


"우리와 국민들과의 골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드럼왕국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봐, 도르돈! 머리아프게 그런 생각이나 하고있나? '국가'란 원래 그런거야. 그저 선대 국왕님과 방식이 다를 뿐이지. '국가'라는 지배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마치 정글의 토끼마냥 무력하게 죽고 말거다. 와포루님(국왕)은 국민을 강하게 지배하여 보호하고 계신거야."

"지배..라. 난 얼마전 세계회의에서 한 나라의 왕녀를 보았다. 10살의 소녀였던 그 왕녀는 우리 국왕님이 의도적으로 시비를 걸었음에도 먼저 사과를 하는 통찰력을 보여주었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통찰력.. 우리는 어떤가."

"국가를 생각하는게 정치냐? 마셔 야! 국가에서 중요한건 인정이나 인의가 아냐! '시스템'이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 사회 시스템이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의 의견을 조율하며 최대의 행복을 추구하지요. 그렇다 보니 필연적으로 효율이 우선되어야 하고, 당연히 감정보다는 이성적이고 수학적으로 확립할 수 있는 것들로 사회를 구성하기 시작합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시스템과 구성원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수많은 효율과 공익앞에 (또는 소수의 권익앞에)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시스템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국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정과 인의가 아닌 시스템'이 진리인 세상에서 살고 있지요. 다행히 만화와 다른 현실세계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많은 제동장치를 만들었고, 부정적 기능들을 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만, 그 반대에는 고도로 시스템화 된 곳의 빈틈빈틈으로 사람들을 합리적으로, 그리고 합법적으로 불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조금씩 조금씩 저항의 씨앗을 없애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현대사회에서 저항의 연대라는건 '코웃음거리'가 되고는 합니다. 내가 살기에는 훨씬 편리한 방법들이 제도적으로 존재하니까요.


다시 원피스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러한 드럼왕국의 국민들은 피폐해진 삶 속에서 고통을 감내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끼리 여유가 없어지고, 척박해지며, 병들어가지요. 마치 현대사회의 우리처럼요. 타인의 SOS보다 나의 내일 아침 덜 피곤한 컨디션이 중요하여 번지르르한 말로 귀찮음을 모면하고 나노라면, 그 타인이 이미 세상을 떠나버렸다. 하는 뉴스가 종종 나오곤 하기도 하지요. 적절한 예일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우리는 충분히 척박해지고 여유도 없으며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속의 구성원들이지요. 이러한 것들에 대해 Dr.히루루크는 말합니다.

"이 나라는 병이 들어있다. 국민들도, 왕도, 정부도..모두 말이지. 사람의 마음이 병들어 버린, '병든 나라'를 어떻게 치료하냐고 하지만, 그건 가능한 일이다."



-국왕신하들이 하는 대사와 히루루크의 말. 느껴지는게 있는가?

허황찬란한, 코웃음이 나오는 대사이지요.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려면 돈이 많아야지. 로또당첨번호를 알려줘!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군요. 그러나 그는 이러한 것들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는 어쩌면 미봉책일지도 모르는, 그러나 혹은 '제도'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치료에 대한 화두를 던지지요. 만화속에서는 이것을 '흩날리는 벚꽃'으로 표현합니다. 히루루크는 자신이 대도시절, 서쪽 어느 나라에서 만개한 벚꽃의 아름다움에 '감화'되어 개과천선하고, 앓던 불치병마저 완화되어 삶을 오래 연장하게 된 경험이 있었거든요. 그에게 있어서 벚꽃이란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할 만병통치약이었던 것입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에는 사람의 선택이 관련되어 있고, 그러한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만병통치약이라 부를만도 하겠지요. 만화속에서 히루루크는, 사람들의 마음을 개과천선 시켜 모든 것을 바르고 깨끗하며 정말로 인의와 인정이 어울리는 인간들이 되기를 바랬던 것 같습니다. 제도와 시스템이라는건 사람에 따라 너무나 달라지니까요. 선정을 펼치며 세계 최고의 의료강국이었던 행복가득한 드럼왕국이 선왕의 아들인 와포루세대에 완전히 망가져 버렸으니까요.

"이 해골은 '신념'의 상징이다! 불가능 따윈 신경도 쓰지 않는.."


-히루루크의 신념의 깃발. 해적기.

쵸파는 이러한 히루루크의 모습에 감동합니다. '신념'을 가지고 불가능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을 말이죠. 쵸파를 마음 깊숙히 받아주고, 그의 치료를 해주며 아들이라 불러주는, 악마의 열매를 먹은뒤로는 처음 만난 가족이자 친구. 그러나 Dr.히루루크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는 완치된 쵸파를 억지로 내쫒아 버립니다. 그에게는 죽기전에 이 왕국에 만병통치약을 흩날리게 할 사명이 있었거든요. 마음씨 착한 쵸파는 죽을 운명인 자신을 내버려두지 않을테니, 이를 악물고 눈물을 쏟으며 쵸파와 결별한 것이지요. 그러나 쵸파는 이 히루루크가 Dr.리누에게 가서 불치병을 다시금 확인하고, 만병통치약을 개화시키기 위해 생명을 조금만 더 연장시켜달라는 그의 모습을 결국 알아차리고 맙니다. 그리고는 기억해 내지요. 불가능따윈 신경도 쓰지않는 신념의 상징을 말입니다.

히루루크가 연구에 매달리는 동안, 쵸파는 의료도감을 찾아 해골마크가 그려진 버섯, '아미우다케' 를 찾아내지요. 해골마크는 신념의 상징. 쵸파는 이 버섯만 있다면 히루루크가 살수있을거라 믿고 버섯을 찾아 떠납니다. 사슴들에게 습격당하고 맞서 싸우며, 절벽을 넘나드니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사슴뿔은 부러지고, 다리는 절뚝이고, 작은 체구는 피투성이이지요. 그러나 그의 손엔 아미우다케가 들려있었고, 히루루크는 이런 착한 마음을 지닌 쵸파를 꽉 껴안으며 감동합니다. 쵸파는 그러한 그에게 묻습니다.

"살아있어, 닥터. ..닥터, 나 의사가 되고싶어...! 의사가 되는거 가르쳐 줘.. 사슴이지만..의사가 될 수 있을까? 닥터.."

결국 돌팔이 의사인 Dr.히루루크는 본인도 제대로 된 의사가 아니면서 쵸파를 향해 될 수 있다며 눈물을 쏟습니다.

"될 수 있고 말고 쵸파.. 넌 이렇게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잖냐...!"


-감동의 눈물. 아.. 울먹울먹해지네.


히루루크는 쵸파가 가져온 버섯스프를 먹으며 쵸파에게 고마워합니다. 병마따위는 다 나았다면서요. 신념의 상징인 해골마크가 찍힌 버섯을 끓여주며 쵸파는 덩달아 기뻐합니다. 거기에 더욱 기쁜 일은, 드디어 그의 연구가 성공하여 '만병통치약'의 개화가 가능하다는 점이었지요. 그러나, 그 사이 드럼왕국의 왕성에서는 이 Dr.히루루크라는 돌팔이마저 잡아들이기위해, 그들이 소유한 의사들이 전부 병에 걸렸다고 소문을 냅니다. 히루루크처럼 마음착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치료하겠다고 날뛰며 왕성으로 올게 뻔하기 때문이지요. 결국 히루루크는 쵸파를 내버려 두고 왕성으로 향합니다. '의사 20'을 고치기 위해서요. 그는 떠나기 전에 씨익 하고 웃으며 쵸파에게 말합니다.

"넌 좋은 의사가 될거야. 내가 보증하지"

히루루크는 왕성에 찾아가기 전, Dr.리누에게 찾아가 쵸파를 부탁합니다. 리누는 그러한 히루루크를 냉정하게 내치지만, 히루루크는 조용히 되뇌이지요. '히히.. 의사란 것들은 실은 다 좋은 놈들이야. 사람을 살리잖나.. 너와 난 오래된 사이니까..부탁한다' 그리고 그는 왕성으로 가서 의사 20을 고치러 왔다고 외칩니다. 리누는 그러한 히루루크를 말리기 위해 히루루크의 집에 왔으나 남아있는것은 쵸파 뿐이지요. 어디갔냐고 다그치는 쵸파에게, 쵸파는 왕성으로 갔다고 말합니다. 리누는 불치병에 걸린 몸으로 어딜..이라고 말을 했지만, 순진하게도 쵸파는 닥터는 내가 치료했어. 만병통치약을 줬으니까. 라고 말하지요. 리누는 만병통치약 따위는 없다고 말합니다.

"아냐, 분명히 괜찮아 졌다고 했어. 아미우다케 스프를 마셨거든!"

"아미우다케..라고?! 이 멍청한.. 바보사슴이!!!!! 그건 맹독스프다!!"

"그럴리가 없어!! 닥터가 말했단 말야! 해골은 불가능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신념의 상징이라구!!! 이 거짓말 쟁이야!!"

"도감의 해골은.. 맹독의 표시다..... 이 바보 사슴이... 먹으면 1시간도 채 버티지 못한다구!!"

"아냐..그럴리가..닥터는 다 나았다고 했어.. 다 나았다고.."

"네 마음이 기뻐서 그런거다....알았냐!! 착한 것만으론 사람을 구할 수 없어!! 사람을 구하고 싶다면  먼저 그에 맞는 지식과 의술을 쌓아라! 실력이 없으면 아무도 살릴 수 없는거야!!"




-리누의 분노. 그리고 쵸파의 슬픔...


진실을 알게 된 쵸파는 통곡하며 히루루크를 쫒아나갑니다. 작가는 여기서 이제까지 보여줬던 인정주의의 헛점을 찌르지요. 착한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요. 착한 마음만으론 실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실력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들. 그게 세상의 진실이지요. 인간의 인정과 착한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구할 수 없다는 것을요. 그러나, 이러한 결론만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히루루크는 죽음으로서 그것을 증명하지요.

히루루크가 다급히 찾아간 왕성. 그는 의사 20을 찾으며 외칩니다. "환자를 보러 왔다!!"
그러나 그것은 당연히 함정이었고, 의사 20은 멀쩡히 서 있었으며, 광폭한 국왕 와포루가 폭소하며 그를 비웃지요. '멍청한 놈 같으니!!' 그러자 히루루크는 안도하며 주저앉아 말을 합니다.

"뭐야..의사들은 모두 멀쩡한가..다행이다...너희가 없으면 국민들은 치료를 받을 수 없잖나..."

"흐하하하!! 닥터 히루루크!! 너는 여기서 오늘 죽는 것이다! 멍청한 것 같으니!!수비대 조준!!"

"그만둬라.. 너희같은 것들이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으냐.."

"뭐라?"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이 총알에 뚫렸을 때..?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맹독 스프를 마셨을 때..?... 사람들로부터 잊혀질 때다...! ..내가 사라져도, 내 꿈은 이루어진다. 병든 사람들의 마음은 분명히 고쳐질꺼야...!"

"좋은..인생이었다!!"




-말이 필요없는 컷. 함께 울면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져온 폭탄술을 마심으로서 자결합니다. 쵸파의 독버섯때문에 죽지 않음을 증명한 것이지요. 착한 마음때문에 그는 죽은게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목숨을 끊음으로서 쵸파의 마음을 지켜낸 것입니다. 그리고 쵸파는 울면서 히루루크의 벚꽃날리는 해적기를 흔들며 외칩니다.

"내가 이 세상의 만병 통치약이 될꺼야!! 이 세상에 고칠 수 없는 병은 없으니까!!"


-쵸파의 굳은 결심. 받아주는 리누. 의사가 되기 위해...

그리고 쵸파는 리누의 밑으로 들어가 수업을 하게 됩니다. 훌륭한 의사가 되기 위해서요.


히루루크와 쵸파, 리누는 각자 '인정이 우선' '인정과 실력의 공존' '실력'이라는 키워드를 지니고 있습니다. 리누는 실력이 최고이나 사람들에게 폭리를 취하는 의사였고, 히루루크는 남을 구하려는 마음은 앞섰으나 실력이 없었지요. 현대사회에 있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증명가능한, 그리고 명백히 측정 가능한 것들로 사람들을 판단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효율적이니까요. 당연히 우리는 실력만을 바라보고, 경쟁함만을 배웠습니다. 덕분에 세상은 좀 더 발전했지만, 좀 더 삭막하고 무서워졌지요. 전문지식을 지닌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을 속여 커다란 피해를 입히고, 각종 자본과 담합사건이 터지고, 위에 언급한 의료서비스마저 효율때문에 치료법이 있음에도 치료법을 사장시켜 버리는 세상이니까요. 이 편에서 작가는, 감정을 폭발 시키는 과정과 동시에 하고싶은 말을 다 한게 아닐까요? 현대 사회는 수많은 Dr.리누가 있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로또 당첨자가 불행에 빠지는건 흔한 일이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작가는 제도가 필요없고 착한 마음만으로 사는것은 무리임을 환기시킵니다. 히루루크의 죽음을 통해서요. 그러나 병든 마음과 국가를 치료하는 가장 근본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아주 애매한, 정의하기 어려운, 그러나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하는 '착한마음'이라는 것도 환기시키지요. 결국 그가 이 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작품 내적으로는 쵸파의 캐릭터성에 대한 당위성과 드럼왕국 스토리 전체의 개연성을 주고, 외적으로는 현대 사회에 팽배한 실력이 모든걸 용서하는 것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하는게 아닐까요. 효율과 실력이 시스템과 제도를 만들고, 그것에 의해 얻는 이득만큼 마음에 상처를 입는 사람이 늘어나며, 그러한 사람들은 상처를 위로치 못한 채로 다시 사회에서 부딫혀 살아가야 하는것에 대해서요. 우리는 실력을 놓아서는 안되나, 그와 동시에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생각하는 '온정' '사랑' '착한 마음'을 배워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구요.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실력이나 시스템이 중요한가, 착한마음이 중요한가. 저로서는 후자에 무게를 두고싶습니다만, 이상적인건 '토니토니 쵸파'의 모습이겠지요. 실력과 마음이 함께 뛰어난.. 그렇다고 해적이나 사슴이 되시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다음에 또 다른 글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P.S:저 원피스 만화책 이는 좀 빠졌어도 후반부는 사 모으고 있는데.. 설마 저작권 고소하실 분 없으시죠? 덜덜.. 이거 쓸려고 친구한테 그림 다 받았는데..리뷰등에 단편적으로 쓰는 컷은 괜찮다고 알고있는데 문제가 될련지 모르겠네요. 좋게 봐주세요. 원피스 16권 의 몇 컷인만큼, 16권도 구매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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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alEyez
10/03/23 00:02
수정 아이콘
볼때마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쵸파편이군요..ㅠ
왜 알고도 눈물이 나오는게냐..
10/03/23 00:04
수정 아이콘
독자들이 해석하는 대로 작가가 생각해서 작품을 만드는 건 아니지만, 작가가 많은 생각을 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만화가 형도 생각을 참 많이 하고 작품을 만들더군요.(근데 독자 해석은 늘 작가 생각과 어긋나는;;;;;)
어쨌든 원피스에서 가장 열혈을 느꼈던 에피소드가 쵸파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롯데09우승
10/03/23 00:04
수정 아이콘
쵸파 시나리오는 처음 만화책으로 읽을때는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대박이었어요.
데프톤스
10/03/23 00:05
수정 아이콘
쵸파편.. 정말 슬펐어요
메를린
10/03/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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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래서 원피스를 좋아하죠. 현실이 녹아 들어가 있습니다. 작가가 일부러 그랬건, 아니건간에 말이죠.
어쩔땐 오다가 그냥 단순한 소년만화속에 현실을 집어넣어서 뭔가 계몽????시키려고 하는게 아닐까 그렇게 보이기도 해요; 소년만화는 훼이크. 그리고 음모론도 좋아하는것 같고,
켈로그김
10/03/23 00:08
수정 아이콘
실력이 없으면 누구도 도울 수 없다...
그런데 이 세상은 실력을 쌓는 것은 점점 쉬워지고,
그것을 올바로 사용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것만 같습니다.
루드비히
10/03/23 00:10
수정 아이콘
침대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만화책 붙잡고 질질 짰던게 슬램덩크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슬램덩크는 감동에 왠지 가슴이 먹먹해져서 눈물이 났다면, 쵸파 에피소드를 보면서 눈물이 아주 펑펑- (원래 눈물이 과하게 많습니다;)
입에 빵물고 눈물콧물 짜고있는 저 쵸파의 모습이 아마 당시의 제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 더러워 크크.
거의 만화든 드라마든 주인공을 좋아하는 성격인데 원피스에서만큼은 쵸파를 너무 좋아해요.
뭐 외형적으로 귀엽다는게 큰 영향을 줬을지도 모르겠지만요.
Special.One
10/03/23 00:14
수정 아이콘
이 에피소드를 통해 원피스에 제대로 몸을 담게 됐던거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학교빡세
10/03/23 00:18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인생이였다"

정말 명대사죠.......아, 야밤에 또 슬퍼지네....
10/03/23 00:21
수정 아이콘
추천꾹!

그 벚꽃날리는 씬이 그립네요..
F.Lampard
10/03/23 00:22
수정 아이콘
아...이건정말몇번을봐도짠한...
10/03/23 00:27
수정 아이콘
원피스에서 가장 전율한 에피소드입니다. 마눌님께선 이 에피소드가 극장판이 된 걸 보고 우셨다는...
동료동료열매
10/03/23 00:31
수정 아이콘
아직도 쵸파편을 능가하는 에피소드가 없습니다. 흐흐
박루미
10/03/23 00:35
수정 아이콘
저도 나중에 원피스에 대한 추억 한 대목 올려봐야겠네요..모두들 아실껍니다.

알라바스타의 마지막 장면

쵸파도 그렇고, 크로커다일에 네펠타리 국왕의 강인함까지

지금도 이 알라바스타에서의 일화가 가장 재미있는 대목이라고 꼽고싶네요 유후

"이것이 동료의 증표다!"
스웨트
10/03/23 00:43
수정 아이콘
닥치고 가자!!!!!!!!!!!!!!!!!!!!!!!!!!!!!!!!!!!!!!!!!!!!!!!!!!!!!!!!!!!!!!!! 응!!!!!!!!!!!!!!!!!!!!!!!!
동네노는아이
10/03/23 01:00
수정 아이콘
이거와 봉쿠레가 진짜 감동신!!
예아나무
10/03/23 06:24
수정 아이콘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이 총알에 뚫렸을 때..?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맹독 스프를 마셨을 때..?... 사람들로부터 잊혀질 때다...!

전 이 대사가 참 마음에 닿더군요.

쵸파에피소드도 벌써 8년? 7년? 전이로군요.

완결은.....아직인가 오다여...
Dr_히루루크
10/03/23 08:12
수정 아이콘
옛날에 한참 이 에피스드를 푹 빠져서 보고 pgr에 가입해서 지금 별명이 이것이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낙타입냄새
10/03/23 09:20
수정 아이콘
에피소드 쵸파
너무나 슬프네요 ㅠ
국제공무원
10/03/23 10:03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마음 여리신 분들이 많군요 역시 하핫. 저도 쵸파편 볼때마다 눈물 찔끔 흘리네요;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글쓴이께서 부연 설명 해주신 말이 참 와닿습니다.
저도 지금 취업재수생-대학원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중요한게 무언지 곰곰히 생각하게 해주는 글입니다. 추천 한방 날립니다.
승리의기쁨이
10/03/23 10:51
수정 아이콘
쵸파보면서 정말 엉엉 울었었죠 가장슬픈에피소드중에 하나고요
몽키.D.루피
10/03/23 11:40
수정 아이콘
전 최근에 다시 보면서 Dr.히루루크가 D.히루루크 일지도 모르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절대 사실에 근거한 것은 아니며 몇가지 짐작에 의거한 것입니다. 말그대로 추측입니다.
히루루크가 쿠레하를 찾아가서 쵸파를 부탁하는 장면에서 쵸파는 쿠레하 집 밖을 쵸파 특유의 숨기(숨는다고 숨었는데 얼굴만 가린;;)로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쿠레하가 밖에 있는 녀석이 누구냐고 묻자, 히루루크는 아들이라고 하면서 잘 부탁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죽을 것을 이야기하죠. 그 장면에서 쿠레하의 대사가 인상적입니다. "너희 둘은 정말 닮았어, 서투른 점이 말이지"(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
처음 이부분을 볼때 당연히 히루루크와 쵸파를 비교했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보니 쵸파의 존재에 대해 그때 처음 알게 된 쿠레하가 마치 이전부터 쵸파의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는 듯한 대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더군요. 물론, 그때 쵸파의 어설픈 행동을 보고 바로 적용했을 수도 있겠지만 저 대사만 놓고 본다면 히루루크와 비교된 다른 한명은 분명 이전부터 쿠레하가 잘 알고 있던 사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나오는 16권의 제목은 "이어지는 의지", 17권에 루피의 현상수배서를 본 쿠레하의 대사는 "살아있었나, D의 의지가...", 그리고 에이스와 흰수염의 의지를 잇는 지금의 루피를 볼 때 히루루크의 의지는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D의 의지의 한 부분이 아닌가 하는 것이죠. 마치, 하그왈.D.사우로와 니코 로빈의 인연이 니코로빈과 몽키.D.루피의 인연으로 이어지면서 또다른 D였던 사우로의 의지를 루피와 함께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사실, 사우로는 D의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서 좀 생뚱맞은 등장이었거든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해석하면 위대한 항로에서 만난 동료들은 모두 D의 의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쵸파는 D.히루루크, 로빈은 D.사우로, 프랑키는 아시다시피 로저의 배를 만든 사람의 의지를 잇고 있고, 브룩은 로저의 마지막 병을 치료했던 선의과 그의 고래의 의지를 잇고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저의 짐작이고 추측입니다. 하지만 수도 없이 깔려있는 원피스의 복선들을 생각해 볼때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오다신을 믿거든요.

마지막으로 히루루크의 마지막 모습은 로저와 너무 닮았습니다. 결국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서 일부러 죽으러 갔고,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의지(원피스와 쵸파)를 남긴 후, 웃으면서 죽음을 받아들인 것이죠. 참 좋은 인생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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