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하는 초시계의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주변의 왁자지껄한 소리는 웅성거림으로 밖에 들리지 않고
심지어 내가 먹는 커피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이게 물인지 커피인지도 구별이 가지 않는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침착하자.
덜덜덜 떨리려는 왼쪽 다리를 애써 고정시킨다. 차마 눈을 마주치면 들킬까 싶어 그 뒤의 그림만 애꿎게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제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들은 이 자리 이 순간엔 도저히 어딜 간 건지 보이지가 않는다.
나는 마치 갓 태어난 아이의 발가벗은 몸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내가 가진 그 어떤것도 지금의 나에게 확신을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 1초의 시간이 도저히 지나가지 않는다. 애써 자신감을 찾으려 하지만 입술은 바르르르 떨리는 것 같다. 눈 근육이 꿈틀거리는지 얼굴근육이 꿈틀거리는지 입이 떨리는지도 잘 모르겠다. 입 안은 사막마냥 바싹 말라 붙고, 꽉 쥔 양 손은 시뻘겋다. 손에 밴 땀이 흘러 내릴 것 만 같다. 등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지만- 그런것도 난 느낄 수가 없다.
천진 난만하게 웃고 있는 그녀 앞에서 내가 해야할 일은 그저 몇글자의 고백이다. 흔하디 흔한 단어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 뿐이다. 그러나 이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뒤로 나는 수많은 원치 않은 친구들을 얻어야했다. 때때로 헤벌쭉 해지는 망상들과, 그 망상을 뒤집는 수많은 비극들. 그리고 그러한 것들 때문에 한평생을 함께 해 온 '수면'이라는 친구를 잃고는 '불면증'이라는 친구를 얻었다. 평소에는 별 거 아니었던 노래들이 왠지 심금을 울리고, 그러다 하늘을 보면 하늘은 파랬다 노랬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던 나의 배짱이 이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심장이 박동을 친다. 하루, 한시간, 일분..일초. 그 시간이 다가올 수록 나는 무장해제 된 장졸이 오라라도 받는 느낌이다. 그래도 어금니를 꽉 악문다. 내가 해야할 일은 단 몇 단어의 말에 진정성을 담아 보내는 것 뿐이니까.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을 앞에두고는, 내가 쌓아온 경력이나, 나를 빛나게 해준 능력들이나, 내가 자신있었던 모든 것이 아무 소용도 없다고 느껴지곤 합니다. 그 모든것들이 내게 있어도 과연 이 사람은 나를 봐줄까 하는 의구심이 들고, 이 사람이 내게 보여준 사소한 모든 것들을 분석하고 연구합니다. 별거 아닌 문자에 울고 웃고, 설레고 우울해지고를 반복하다보면 내가 정신병이 들었나 싶기도 합니다. 결국 이러한 모든 과정을 지나, 결심을 하고 그 앞에서면- 내가 나인지 너는 너인지 우린 누구인지 자아정체성에 혼란이 올 만큼이나 긴장을 하게 되곤 합니다. 카메라로 그 사람만 줌-인을 하는 것 처럼 배경 사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내 숨소리와 맥박만이 머리를 쿵쿵 울립니다.
그 두려움과 설레임과 온갖 상상속에서 말을 꺼내는 것.
첫 고백이란 이렇지 않으셨나요?
나중에는, 이런것들에 별로 부담도 없고 설레지도 않으며 쿨해진다고는 합니다만..
처음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그 사람앞에서 마음을 표현하려 하는 그 순간의 몇 분, 또는 몇 초만큼 식은땀이 흐르는 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아, 저는 고백을 안해봐서 .......모르겠네요 젠장.
으악 저 다음주에 고백하게 생겼어요. 가능성은 거의 0에 수렴하고 김혜수씨랑 유해진씨보다 더 큰 간극을 보여주는 외모의 격차를 지니고 있지만...................................으악 있지도않은 틱장애에 소화불량 걸릴거 같아요 으악 으악 살면서 이런 공포는 처음이에요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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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거의 맨날 가는 커피숍 아가씨가 저에게 농담도 걸구 상냥하게 굴어서 데이트나 신청할까 하는데 그게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워낙 몸짱에 열광하는 미국애들인지라 말 끄내기가 참 힘들어요. 아무래도 한두달동안 닭고기만 먹고, 짐에 가서 2시간씩 운동부터 해야되는게 아닌지 (이게 더 힘든가?)
전 부끄럽지만 첫고백도 차이고~ (고1때 친구사이였는데 제가 좀 티가나게 행동했죠)
두번째에는 마음에 담아두다가 상처가 크게 나서 혼자 마지막엔 쓴웃음만 지었습니다.
세번재는 상대에 비해서 제가 너무 모자라다는 열등감 때문에 말도 못했고요
그결과 저는 지금 여자울렁증에 자신감 완전상실입니다. 왤케 꼬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