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11/19 06:04:39
Name Lupin
Subject [일반] 별똥별
별똥별은 어제 떨어졌다.

요새는 항상 그렇다. 타이밍을 놓친다.

김연아 경기도 나중에 들어서 알았고

파퀴아오 복싱 경기도 나중에 후기를 보고 알았고

산다라박 출연 패밀리가 떴다도 끝난 다음에 아 끝났구나 했다.

동영상을 찾아 볼 수도 있었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보고 싶지는 않아서 안봤다.


아무튼 별똥별은 어제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오늘 별똥별을 회상한다.


옛날에.. 내가 좋아했던 여자가 아팠던 적이 있다.

그래서 달리 해줄 수 있는 건 없고

그냥 베란다에서 멍하니 하늘을 쳐다봤다.

별똥별을 보면 소원을 하나 빌려고

안 아프게 해달라고 소원을 하나 빌려고

멍하니 넋놓고 하늘을 쳐다봤다.

그땐 정말 추웠는데..


기적적으로 별똥별이 하나 떨어졌다.

내 기억속의 그 별똥별은 정말 엄청났다.

찰라의 시간동안 스러져버렸지만...


지금은 얼굴도 전화번호도 잘 기억나지 않는 그녀...



오늘은 베란다에 나가서 오랜만에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별이 몇개 떠있다.

시간이 지나니 어둠에 익숙해진 눈은 몇개의 별을 더 찾아낸다.

그리고 나는 별똥별을 기다린다.

그때처럼 한시간 정도 쳐다보면 볼 수 있겠거니 생각했다.

왜?

글쎄.. 뭔가 빌만한 소원이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단순히 여자친구가 생기게 해주세요 라고 빌기엔

내가 원하는 게 뭔지 확실하지가 않다.

아무튼 뭐든 되게 해주세요 라고 빌 생각이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여러 자세로 하늘을 바라보며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린 미켈란젤로를 생각하며

왜 안떨어지지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금 하늘에 매달려 있는 별이 눈에 들어왔다.

별..

참 아름다운 단어구나..

星성 이라든지 star로는 이 느낌을 살릴 수가 없는..

그런 아련하고 잔잔한 무언가를 느끼며

별이 다시금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그 여자는

순간적인, 별똥별 같은 존재였는지도 몰라.

어쩌면 나는 별똥별이라는 환상을 보았는지도 몰라...


하지만 하늘엔 저렇게 별이 떠있는걸..

내가 별똥별을 기다리는 동안 묵묵히 하늘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걸...


아직은 손닿을 수 없이 멀지만

내가 그 별의 행성이 되어 돌게 된다면

나를 태양처럼 비춰줄지도 모르는

그런 별이 저기 떠있다고 생각하면서


추워서 방에 들어왔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11/19 06:22
수정 아이콘
별 좋아하는 분중에 나쁜 분 없다고 하네요... ^^;
근데 별로 안 좋아하시는것 같기도 합니다.... -.-

뭐 어쨌든 인생 뭐 있습니까. 홧팅하십쇼!
구하라
09/11/19 06:38
수정 아이콘
별보는 것 참 좋죠~
자주 하늘을 보는편이라
낮엔 맑은 하늘에 구름 떠가는거 보고
밤엔 오늘은 별이 얼마나 보이나 봅니다.
하늘을 보다보면 이상하게
하늘이나 우주에 떠서 유영하면 어떤느낌일까 하고 생각도하고
가끔 하늘로 떠버릴것같은 기분도 느끼구요...

어제 유성우 내린다그래서 밤샜는데 너무 춥더라구요...
끝내 한개 봤습니다!
09/11/19 13:50
수정 아이콘
저도 새벽에 볼려고 나갔는데 한참 기다려도 안 내리길래 추워서 그냥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제가 들어간지 얼마 안 된후에 떨어졌다는 군요....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672 [일반] 오늘 손석희 교수님의 백분토론이 끝납니다 [75] 틀림과 다름4644 09/11/19 4644 0
17671 [일반] 나영이에게 좋은 소식이 있네요. [20] 부평의K4089 09/11/19 4089 0
17670 [일반] 멀어지는 과정. [17] 50b4689 09/11/19 4689 10
17669 [일반] 군대 갔다오니 대학이 사라졌다? - 아시아대학교 관련 [8] ㅇㅇ/5179 09/11/19 5179 0
17668 [일반] 내 맘대로 구성해보는 축구 국가대표팀 베스트11 엔트리 [18] 화잇밀크러버3746 09/11/19 3746 0
17666 [일반] 부모로서 대학 등록금을 내주는 것이 기본인가 [90] 노력, 내 유일8702 09/11/19 8702 0
17665 [일반] 한국 프로야구 27년사 - 1. 만루홈런으로 시작하여 만루홈런으로 저물다(上) [9] 유니콘스3953 09/11/19 3953 0
17664 [일반] 정신질환과 일상생활의 상관관계 [12] Nybbas3559 09/11/19 3559 0
17662 [일반] [잡담] 가끔 그냥 확 들이받고 싶을때가 있긴 해요. [30] Who am I?3393 09/11/19 3393 1
17661 [일반] 가끔 같은 공간에 산다는것에 부끄러울때가 있습니다. [26] 소금저글링4093 09/11/19 4093 0
17660 [일반] [야구] 꽃은 갔습니다. [58] 멀면 벙커링4567 09/11/19 4567 0
17659 [일반] 미국과 자동차 협상 다시 할 수 있다 [85] 난 애인이 없다4059 09/11/19 4059 0
17658 [일반] 아름다운 Marimba 소리는 뽀나스.. Kyrie - Glenn McClure - [1] 늘푸른솔2860 09/11/19 2860 0
17657 [일반] 유래없이 빵빵한 11월~1월 내한공연 리스트 [53] 리콜한방4309 09/11/19 4309 1
17656 [일반] MAMA의 헛짓인줄 알았던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동방신기 3인 MAMA 출연 확정!) [23] Hypocrite.12414.5497 09/11/19 5497 0
17655 [일반] 아주 뒤늦게 쓰는 5조 비 네임드의 정모 후기.(스크롤 압박) [21] 엘케인4072 09/11/19 4072 0
17654 [일반] 세르비아 vs 대한민국 허접한 감상기 [40] 제논4004 09/11/19 4004 0
17652 [일반] 티에리 앙리 정말 너무 실망이 크네요. [90] 양념반후라이6761 09/11/19 6761 0
17651 [일반] 피겨 그랑프리 6차대회 프리뷰 [7] 달덩이4182 09/11/19 4182 0
17649 [일반] 월드컵 진출 확정 32개국이 모두 가려졌습니다. [48] 랩교4177 09/11/19 4177 0
17648 [일반] [이공계 계층 잡담] 요즈음 우리나라 구인구직 현황 + 번개 [75] OrBef26844 09/11/19 6844 0
17647 [일반] 별똥별 [3] Lupin3090 09/11/19 3090 0
17646 [일반] 추운 겨울철 추천할만한 따뜻한 데이트 코스! [21] 삭제됨5409 09/11/19 5409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