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11/16 17:05:32
Name 부끄러운줄알
Subject [일반] 울고 싶을때 울수 있는것도 행복이다.
어린 시절 제 꿈은 '어린왕자'가 되는것이었습니다.

비록 세월의 흐름에 외형은 어른이 되어갈지언정 어렸을때의 그 순수한 동심과 순진함만은 결코 잊지않고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던..

철없는 꿈이었을까요??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어느순간 어릴적 꿈꿔오던 내 모습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쉽게 세상과 타협해버린,,

너무나도 쉽게 어릴적 소중했던 그 꿈을 잃어버린,,



전 어릴적 눈물이 참 많은 아이었더랬습니다.

남자로 태어나 죽을때까지 눈물은 세번만 흘리는것이다라는 소리는 그저 저에겐 다른 세상 이야기??

저녁을 먹으며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보다가도 꺼이 꺼이 목놓아 울었으며

등교 전 잠시 틀어놓은 아침 드라마에서 어릴적 헤어졌던 어머니와 재회를 하는 주인공을 보며 눈물 흘리다가 지각을 하기도 했으며

하물며 대한민국이 특히나 잘 만든다는 최루성 영화(편지, 아버지 등)는 물론

이해가 잘 안가시겠지만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마지막 출격 전 쌀국 대통령의 연설을 보면서도 눈물이 가득..



언제부터였을까요??

울고는 싶은데 눈물한방울 나오지 않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것은..

부모님을 끌어안고 '저같은 놈도 자식이라고 변함없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엉엉 울어보고 싶기도 하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친구를 끌어안고 '나같이 별볼일 없는 놈도 베프라며 변함없는 우정 지켜주는게 정말 고맙다'며 울어보고 싶고

나같은 놈도 남자라며 한때 사랑해주었던,,그러나 지금은 떠나버린 그녀앞에 무릎꿇고 앉아 '정말 미안하다'며 사죄의 눈물 흘리고 싶습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스스로를 돌아보는 눈(고민,반성)'보다는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눈'에 더욱 신경을 쓰며

내 진심은 이게 아닌데도 타인에게 보이는 내 모습을 조금 더 그럴듯하게 포장하려 노력하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그저 무뚝뚝하게 부모님과 저녁을 먹으며 '앞으론 잘할께요',,

친구와 쏘주한잔 마시며 그저 '고맙다'는 한마디,,



어릴적 꿈은 다 어디로 가버린것일까요.

모든걸 다 떠나 정말 아무도 없는 빈 방에서라도 이 악물고 조용히 몸 안의 모든 수분이 빠져나갈때까지 울고 싶은데..

더이상 내게 눈물은 없는 것일까요.



아침부터 기분이 센치해지더니 급기야 이런 뻘글까지 쓰게 만드는군요.

글읽는 분들 기분까지 상하게 된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댓글로 지적해주시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울고 싶을때 눈물이 나는 여러분은..아직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리콜한방
09/11/16 17:27
수정 아이콘
미리암 그린스팬의 '감정 공부'라는 책 추천합니다.

이 글도 추천하고요.
터치터치
09/11/16 17:42
수정 아이콘
주말에 우리 집 아가(38개월)에게 애 엄마가 친구결혼식 간 사이 책읽어주는데...

행복한 왕자, 성냥팔이 소녀, 플라더스의 개 동화 크리에 애도 울고 저도 울고..

이성이 찾아오자 쪽팔리더군요..

누군가 내게 100% 기대는 존재가 있다는거... 자식 낳으면...울 일 있을 거에요.. ^^
09/11/16 17:53
수정 아이콘
요즈음 갑자기 눈물이 많아졌는데 이것도 이거 나름대로 난감하더군요..OTL
슬럼프나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도 능력인데 말입니다..
09/11/16 17:55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들어 울고싶은데..
울수가 없어요

눈물이 나지않아...요..
부끄러운줄알
09/11/16 18:03
수정 아이콘
리콜한방님// 틈나는데로 한번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09/11/16 18:58
수정 아이콘
전 울고 싶지 않은데, 울어서는 안되는데 우는 경우가 많네요.
남자가 되가지고는(문제가 될 수도 있는 말이긴 하지만) 드라마만 봐도 툭하면 울컥해서 눈물이 나고
다큐에서 폐지 수집하는 노인분이라도 보여주면 바로 울컥합니다.
그리고 억울함을 항변할 때도 혼자 울컥할 때도 있고...
이게 나중에는 분명히 독이 될 것 같아서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되네요..
09/11/16 19:02
수정 아이콘
네, 정말로 울고 싶을때 울수 있는것도 행복입니다.
방금 어떤 글을 보고 질질 울다가 이 글을 봤는데, 괜히 제가 행복해지네요.
하지만 슬퍼서 우는 것 말고 그냥 사랑하고, 미안하고, 고마워서 울 일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유키호..
09/11/16 19:58
수정 아이콘
나이가 들면서 운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깨닳았기 때문에 울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심을 잃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09/11/16 20:37
수정 아이콘
제가 그래서 억지로 울어봤는데..
(감정이입 하려고 하고, 우는 모션 취하고 우는 소리 내고-_-;;) 하품 한 것과 다르지 않은 듯(...)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저 같은 경우는 울고 싶지만 울 자격이 없다는 마인드가 깔려있다는 생각이 요즘 드네요.
그리고 전 계속 감동적인 것을 봐도 슬퍼지지가 않...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583 [일반] [계층] 악마의 게임(o-game)이 문을 닫는군요. [14] 늘푸른솔5916 09/11/16 5916 0
17582 [일반] BRAZIL VS ENGLAND [6] 쉐보4024 09/11/16 4024 0
17581 [일반] 바로 전 페이지에 25살 고졸백수라고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만... [7] 큰쵸코5825 09/11/16 5825 0
17580 [일반] 하이템플러와 현 정권의 비교 [17] 유유히6244 09/11/16 6244 11
17579 [일반] [야구] 한화 조규수+1명-두산 이대수 전격 트레이드 [30] 독수리의습격4595 09/11/16 4595 0
17578 [일반] 李대통령 하토야마日총리에 사과해 [40] 제논9005 09/11/16 9005 0
17577 [일반] 울고 싶을때 울수 있는것도 행복이다. [9] 부끄러운줄알3225 09/11/16 3225 7
17576 [일반] 피겨그랑프리 5차대회 리뷰 [16] 달덩이3982 09/11/16 3982 0
17575 [일반] 부산 사격장과 용산 그리고 이주 노동자 [27] 소금저글링3911 09/11/16 3911 0
17574 [일반] 월드컵 최종예선 간단 정리.(11월14~15일) [8] zephyrus3631 09/11/16 3631 0
17573 [일반] [잡담] 최근 소식들. [33] Claire4095 09/11/16 4095 1
17572 [일반] "그대웃어요" 라는 주말 드라마 보시나요? [34] 제시카와치토4779 09/11/16 4779 1
17571 [일반] 예전 여자친구가 결혼 한다는군요 [32] flier6345 09/11/16 6345 0
17570 [일반] [인증해피]※이벤트결과※ 이 신발의 주인공을 찾았다!!!(오.결.디.추가) [40] 해피4726 09/11/16 4726 0
17569 [일반] 09-10 KCC 프로농구 5주차 리뷰&6주차 프리뷰 [13] lotte_giants2884 09/11/15 2884 0
17568 [일반] [축구 이야기] 아마추어 스포츠..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10] 공업저글링3028 09/11/15 3028 0
17565 [일반] 무한도전 전혀 어색하지 않네요. [37] SkPJi16657 09/11/15 16657 1
17564 [일반] 2009 MelOn Music Awards 투표 중간 집계... (15일 오후 4시 현재) [24] CrazY_BoY4826 09/11/15 4826 0
17563 [일반] 파퀴아오 Vs 코토... 할말이 없네요. [27] Cedric Bixler-Zabala8065 09/11/15 8065 1
17562 [일반] 지금 nba 보고계십니까.. [10] Grateful Days~5526 09/11/15 5526 0
17561 [일반] [내셔널리그] 이제 챔피언결정전만 남았습니다. [8] lovewhiteyou3776 09/11/15 3776 0
17560 [일반] UFC 105 [4] o파쿠만사o3466 09/11/15 3466 0
17559 [일반] V6 아시아 투어 오늘(15일) 7시공연 표 2장 필요하신분 [15] 레종블랙2830 09/11/15 283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