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냉전 시기 소련 서기장을 미국 정보 기관에서 비밀리에 암살했으면 어떤 결과가 일어났을까요?
사실 소련 서기장 정도 되면 너무 거물이라서 처리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의 프로토 타입 영쿡 께서는 러시아 황제 하나를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배후 조종해서
해치워 버립니다.
파벨 1세
영어로 하면 폴 1세 정도 되겠네요.
사실 파벨은 맛이 간 황제 였습니다. 무려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에 십자군적인 열정에 불타는
인간이었습니다. 당대 야심가 중 하나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께서는 신 따위는 어리석은 인간이나
믿는 존재로 믿었는데 말이죠.
그런 그에게 몰타에서 성요한 기사단이 나폴레옹에 의해 쫓겨난 사건은 상당히 좋은 기회였습니다.
두가지 이유에서 그러했습니다.
하나는 그의 망상적인 십자군 열정을 만족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는 쫓겨난 성요한 기사단
의 일부를 받아들여 스스로 master라는 칭호를 주장합니다.
다른 하나는 이 몰타가 후에 영국에 의해 점령되자 지중해 진출을 위해 그 마스터라는 칭호를 이용하여
몰타 영유권을 주장합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발트해서 영국의 무역 패권에 부적절한 행위를 하기 시작합니다. 덴마크 등 여러
국가를 끌어 들여 영국의 무역권을 점차적으로 침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어디 말뼉다구 같은
나폴레옹과 점차 친해지려는 행위는 영국의 입장에서 참을 수 없는 것이었죠.
영국은 이에 대해 두가지 행동을 취합니다. 덴마크에 파커와 넬슨을 보내 덴마크를 박살 냅니다.
그리고 러시아 귀족들을 끌어 들여 파벨1세를 암살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러시아 귀족들은 파벨을 싫어 했습니다. 그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정치에서 배제했으며,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전혀 이질 적인 성요한 기사단을 끌어 들여 십자군적 망상을 공공연하게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참을 수 없는 건 천한 하급 귀족 출신의 나폴레옹과 손 잡으려는 그의 태도 였습니다.
영국은 이런 러시아 귀족들의 움직임을 잘 읽었습니다. 영국은 많은 뇌물을 사용하여 불만 세력
을 규합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801년 국방대신 파렌 백작을 중심으로 한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킵니다. 그들은 궁정에서 자고 있었
던 파벨 1세를 깨워 퇴위를 강요합니다. 그러나 파벨은 이에 반항하자. 반란군은 파벨의 목을 졸라 버립니다.
결국 파벨은 죽게 되고 영국의 뜻은 이루어지게 됩니다.
파벨의 아들 알렉산드르가 그 뒤를 잇게 됩니다만, 그 역시 영국이 주도한 파벨 암살 계획에 깊이 가담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러시아와 영국과의 관계는 봉합되고 영국은 러시아 및 발트 무역권을
다시 확보하게 됩니다. 그리고 심지어 나폴레옹의 대륙 봉쇄령을 나중에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어기게
되는 것도 바로 이사건에서 비롯된 것이죠.
아무튼 영국은 역사상 희대의 거물을 죽임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뜻을 이루게 됩니다. 이게 영국이
1세기간 세계를 지배한 이유이기도 했죠.
참고로 파벨의 아버지 표트르 3세는 아내 에카테리나 여제에게 암살 당했으며, 아들 파벨은 아들
알렉산드르 1세가 암살을 묵인해 죽어다는 건 좀 기묘한 인연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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