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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12 11:23
군 복무 시절에 신부가 된다는 후임이 있었는데, 당시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결국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신부가 되었습니다.
정말 그 절제된 삶이라는게 겪어보지 않았지만 군생활이 그에 비하면 훨씬 자유롭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신부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거 같습니다.
09/10/12 11:52
저도 군생활 할때 신학 대학교 다니다가 입대했고, 자기는 나중에 신부가 될꺼라는 후임이 있었습니다.
잠자리에 들 때면 항상 제 옆자리에 누워 "마귀는 어디에나 있지 말입니다. 저 관물대 위에도 있지 말입니다." 라고 속삭여 줬습니다. -_-;; 애가 참 순하고 좋았는데, 나중엔 군종병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예전 고참이었다고 초코파이 세개씩 주고 그랬는데.. 아마 어디선가 신부님이 되어 좋은 말씀 전파하고 있을꺼라 생각합니다. 불현듯 보고 싶네요.
09/10/12 12:03
훈련 때 성당 가서 링크에 나온 영상물=신부수업받는 학생들 다큐멘터리 보는데 그냥 충공깽이더군요.
학생 때는 아예 세속적인 삶은 꿈도 못꾼다고 보시면 됩니다.
09/10/12 12:11
대박이네요.-_-;;;;;;;;;;;;;;;;;;
저렇게 빡세다니...-_-;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냥 대학교 다니듯 다니고 졸업만 하면 학위 주는 그런 개념인줄알았는데...
09/10/12 12:17
군시절 저도 카톨릭 군종병 후임이 있었는데 신학대학 다니고 있더라구요. 참 착하고 순했는데 지금 제주도 어딘가에서 신부가 되어 있을지
궁금하군요. 덕분에 성당에 사복 짱 박아놓고 외박때 탈의실처럼 성당을 이용했었는데 ... 한번쯤 다시 보고 싶은 친구인데 ...
09/10/12 13:41
저의 둘째 삼촌이 신부님이신데.. 조치원에 있는 신학대학교를 다니셨는데, 그때 몇번 가봤습니다.
신부님이 저의 대부님이셨기 때문에; 안가볼수가 없더라고요.. 아마 저가 중학생때니까 10~11년 전이네요. 당시 어떤 과정을 밟고 있으셨는지는 기억이 자세히는 안나는데 신학교2학년인가 3학년인가 그랬을껍니다 가보니까 무슨 감옥같은 방이였습니다; 사방이 차가운 낡은 병원에서나 볼 법한 회색 콘크리트에, 철 침대, 그리고 낡은 책상과 옷장 하나가 전부더군요.. 이런곳에서 생활한다니 충격이였습니다. 그리고 책상위에는 저의 세례명과 저를 위한 기도가 적혀있더군요. 저를 항상 생각하면서 이곳을 버틴다고.. 그때 참 감동받았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지금 저의 대부님이기도 하신 신부님을 보고있으면, 인자한 표정이라는 것이 이란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하고 진짜 잘 놀더라고요-
09/10/12 13:46
친한 목사님이 군종이신데 군종신부님들 중엔
군대 두번 오시는 분들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이 두번 오는 분들이라고 하시더군요) 그 얘기 듣고는 참.... ^^;;;;;;;;;;;;;;;;; 절친 형님이 신부님이셔서 가끔 신부님 세계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상상해보세요 신부님들이 공대를 짜서 와우 레이드를 가신다는 얘기였답니다 하핫;) 역시 저분들도 사람이구나 싶을 때 어쩌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09/10/12 13:48
이종사촌동생이 내년이면 사제서품을 받게 됩니다.
중학교때부터 신부님이 될거라고 노래를 부르더니만 공부도 잘하던 녀석이었는데, 결국 서울의대를 마다하고 신학교로 직행하더군요. 그나마도 남동생이 하나 있기에 망정이지, 종가집 맏아들이었는데 하마터면 그집 대 끊긴다는 사돈 할머님의 통곡소리가 동네방네 울려퍼질 뻔했습니다. 집안도 넉넉한 편이라 부족한 거 없이 잘 자랐는데, 남들 눈으로 보면 피폐하기 그지없는 생활을 잘 버텨낼까 싶어 주위에서 걱정도 많이들 했지요. 그런데도 웬걸, 학교생활이 좋으냐 했더니 좋답니다. 어이 학사님,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뭐야 했더니 라틴어 그리스어 철학. 그리고 기도와 침묵시간. 처음 입학하더니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과도, 모르는 남들이 보면 오해한다고, 거리를 두고 다닐 정도였더랬습니다. 방학 때 집에 잠시 나와도 사생활이 웬말입니까. 사가(私家)는 여관 수준으로 눈도장만 찍고 성당에서 붙들려 살기 바쁩니다. 그래도 본인이 좋고 행복하다는 데 어쩌겠습니까. 자기는 성직계의 얼짱신부가 되겠다길래 괜한 아가씨들 성당에 와서 시험에 들게 하지나 말라고 핀잔만 주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성직을 수행할 재목은 따로 있는 게 맞기는 한가 봅니다.
09/10/12 13:51
그래도 교구에 나와 계시는 신부님, 수녀님은 양호해요, 수도원에 계시는 분들이 더 대단하죠
삶 자체가 희생과 보속, 기도 그 자체인데 당사자분들은 또 그렇게 명랑하시고 행복하실 수가 없다 하더라고요, 실제로 우리나라의 많은 직업군 중에 천주교 성직자의 행복지수와 수명이 꽤 길다고 들었습니다
09/10/12 13:52
초등학교때 복사하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학사님들한테 교육받고 그랬는데... 그때는 개구쟁이학사들이였는데 이런 생활을 하고 있었던 거군요.. 존경스럽습니다. 사제서품받을때 뒷조사해서 뭐 잡히면 바로 실격처리한다는데 후덜덜입니다. 그나저나 한국에서 사제되기가 그렇게 힘들다던데.. 그래서 미국신학교갔다가 오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09/10/12 14:24
그렇죠. 수도원에 계시면서 종신서품인가.. 받으신분들은
죽을 때까지 수도원 안에서만 지내시죠. 제가 알기론 부모님이 상을 당하셨을 때와 선거할 때..인가만 내려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모든 걸 다 자급자족하거나 조달받으면서 서품받은 날부터 죽을 때까지 거기서 생활하시죠.
09/10/12 14:25
제가 세례를 받았던 성당의 신부님 중의 한 분도 이 다큐에 나오셨더랬습니다.
저희 성당에 오신 건 이거 방송 되고 한 2년 후 쯤이었는데 "가서 보고 함 찾아봐~"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방송 말미에 나오는 합창씬의 캡쳐분에서 얼굴을 찾아내고 막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신부님, 워낙 젊으신데다(저희 성당이 첫 부임지) 청년부 담당이셔서 워낙 자주 뵈었던 터라 친하던 분이셨는데 지금쯤은 아마 다른 본당으로 옮기셨겠죠?
09/10/12 14:26
목사의 경우는.. 저는 잘 모르겠지만 급궁금해져서 장로회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종파별로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신학대학 졸업 -> 전도사(3~5년) -> 협회 비슷한곳에서 쯩이 나옴 신학대학이라는 곳은 협회(비슷한 곳)에서 인가를 받으면 됨,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대학이 아닐수도 있음. 신학교이나 인가를 받지 않은 곳도 있어서 거기 나오고 또 신학대 가는 경우도 있음. 대학별로 인가는 하나씩만 받음. (장로교일 경우 장로교 하나만 인가 받음) ... 그렇다네요.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09/10/12 15:14
고등학교 절친이 수원가톨릭대에 다니고 있습니다.(천주교는 점수높다고 서울가는게 아니라 지역,교구에 속한 신학대로 들어가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지금은 군에 가있는데 이제 곧 말년휴가를 나오구요.
제가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정말 신부님들도, 신학생들도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사랑, 봉사, 헌신을 위해 노력하는것 같구요(말이 이상하네요;;) 같이 울고 웃고 떠들때완 달리 진지하게 토론할때 보면... 아 얘가 이런면도 있구나 싶더군요. 정말 생각의 깊이가 뭔가 다르다고나 할까요? 자기 자신을 버리고 간 친구이기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친구입니다.(아... 저 남자이긴 해도 전 양성애자가 아닙니다. 엄연한 이성애자에요!!) 사람이기에 완전할순 없지만 묵묵히 그 길을 걷는 친구를 두고 있다는게 참 자랑스럽네요 :)
09/10/12 16:55
현재 신앙은 없지만 정말 대단하긴 하네요.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을 듯.
어릴적에 성당 다녔었는데 그때 뵜던 신부님들은 하나같이 자유분방하고 유머러스했는데 저런 고난의 과정을 겪으셨었군요. 평생 저 길을 겪어야 한다니 예전에는 신부가 되고 싶기도 했는데 현재의 저로서는 상상도 못하겠군요.
09/10/12 19:20
저희 교단은
신학대학 졸업 -> 신학 대학원 졸업 -> 전도사 고시 -> 강도사 고시 -> 목사 고시 이렇습니다 이렇다고 해서 신학대학을 꼭 졸업할 필요는 없고 일반 대학나와서 신학 대학원으로 바로 직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희 대학이 신학대학이라서 알고있는데 (저는 다른학과입니다만) 신학 대학원이 서울대생도 떨어질만큼 붙기 힘들고 강도사 고시가 진짜 몇년을 공부할만큼 붙기 힘들답니다
09/10/12 19:25
근데 힘들어 봤자 신부님들만 하겠습니까
저걸 보면서 정말로 충공깽이었습니다 신학교들도 뭐랄까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는것이 아닌 인성을 가르쳐야할텐데요
09/10/12 20:06
만 30세 이후까지 입학가능 짤에 보이는 분은 제가 나온 고등학교 선생님 같으시네요.
대학에 입학한 후 그분께서 신학교에 들어가셨단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그 나이에 선생님 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신앙의 길에 들어가시다니... 자세한건 몰랐는데 지금쯤 외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겠네요. 정말 존경합니다.
09/10/12 22:12
전 카톨릭 신자라서;;
신부님이랑 수녀님을 뵐 기회가 자주 있는데 그때마다 여쭤보면 하느님 말씀이 있으셔서 그 길을 걷고 계신다 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일반인인 제겐 이해하기 힘들지만-_-;;)
09/10/13 00:21
TV에서 방영했을 때도 주의깊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불교 수업까지 받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군입대에 대해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개인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성직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 군대에 가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진보주의와 평화주의의 관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성경적인 관점'에서 말이지요. 간단한 예를 들어볼까요. 다른 나라에도 이처럼 힘든 길을 택한 젊은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전쟁이 났을 때 '공동체 유지를 위해서' 그러한 젊은이들끼리 서로에게 총구를 겨눈다면, 그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그들이 고난을 겪으면서까지 걸으려고 하는 종교적 가치가, '공동체 유지'라는 가치보다 더 하위의 것이라는 뜻인가요. 분명 예수의 가르침은 그게 아닐텐데 말입니다.
09/10/13 00:29
abrasax_:JW님// 음... 그보다 군종병으로 입대하는 것은 다른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병역을 수행하는 것은 시민의 권리를 모두 포기하게 되는데, 그런 빈궁한 사람들 사이에 있겠다는 것이지... 이런 상황을 긍정한다든가 하는 건 아닌 듯 싶어요.
09/10/13 09:14
abrasax_:JW님//
성직자라고 해서 '초국가적인 존재'는 아닙니다. 그들이 성직자가 되는 순간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고 전부 로마 바티칸 국적을 취득하게 되는 시스템이라면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국적이 유지되어 그 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차별 없이 건강한 대한민국 남성이 징발되어 군복무를 해야 하는 징병제 하에서라면 예비 성직자이기 이전에 국민으로서 국가가 명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의 옳고 그름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또한 그로 인해 오는 내적인 갈등은 그들이 하필 이 나라에 태어나 추가로 짊어져야 하는 아프고 무거운 짐이기도 합니다. 덧붙여, 그런 비극을 가지고 있는 이 땅에서 상당수의 사제들은 군대를 두 번 갑니다. 한 번은 일반 사병으로, 한 번은 군종신부로. 군대를 다녀오지 않고서는 나중에 군종사목신부가 되었을 때 젊은 사병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을 다독이겠는가, 라고 젊은 신부님 한 분이 말씀하시더군요. 사회적인 의무이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한편으로 타인을 더 잘 끌어안기 위한 희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 때 들었습니다.
09/10/13 14:12
제 대부님이 박갑조 요한 신부님이신데 잘 지내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나이 30 다되서야 신학대학 입학하셨는데 1학년 방학때 만났을때 학교 어때요 하고 물어보니 감옥처럼 꽉 막힌곳이고 아무도 못나가게 총들고 지키고 서있다는 말을 농담처럼 하시길래 진짜 농담인줄 알았더니 총만빼고는 다 진실이었네요.. 한때 신부가 되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씁쓸하네요.. 이번주는 성당에 나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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