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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06 11:38:46
Name Who am I?
Subject [일반] 어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 얼마간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부산 국제영화제에 가기로 마음먹은 터라 '여전히' 예매전쟁중이거든요.

부산은 사실 1회때 가보고는 처음 가는 겁니다. (부산방문은 지난 프로리그 결승에도 갔었지만요.)

뭐랄까- 멀기도 하고 표구하는 것도 힘든데다가 취향도 부산보다는 전주, 즐겁자하면 부천인지라
솔직히 별로 갈생각은 없었죠.

....친구님과 농담처럼 '갈까?'만 반복하고 있었을뿐입니다.
이번에는 영화보다는 그냥 술먹고 놀자!라는 취지로요. 흐흐흐..
하지만 결코 인생이란 그리 마음먹대로 돌아가지 않는 법이라- 하필, 다리오 아르젠토의 특별전이 올해 열릴거는 또 뭐랍니까.

순간, 돌변하여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예매전쟁에 뛰어들었으나 결국 실패..
사연이 길어요... 뻘짓을 가지가지로 했지만 차마 부끄러워 아무에게도 말할수 없을뿐입니다. 친구님도 모르셔요. 엉엉.
내 손가락 내가 자를 일이니 이걸 누굴 탓을 하겠어요.(...그러니까 코드를 잘못 알고 다른 표를 예매했...으헝-)

그리고 기적처럼!!!
추가예매가 시작되었으나 이번에는 날짜를 잘못알아서 또 실패...


인연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도저히 포기가 안되는 터라 취소표를 구하기 위해서 계속 들락날락 거리고 있는데
판매글을 본거죠.

솔직히 말하면 어느정도 웃돈을 지불할 용의도 있었고, 그랬으니 저한테 파세요!라고 메일도 보냈고
그분이 표를 팔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시면서 부른 가격이 그다지 높지 않으니 매우 기쁜일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입금하겠어요-라는 답장을 쓰는게 매우 어렵습니다.

지금도 고민중이지요.



그다지 정의로운 타입은 아니지만 작은 곳에서 무너지는 가치관과 기준은 결국 가장 큰것도 무너뜨린다고 믿는 편이라서..

'각오'하고 '예상'하고 '감수'할 용의가 있었음에도
막상, '실행' 하려니 양심이 발목을 잡습니다.

이런 암표-같은 것이 커다란 범죄도 아니고, 크게 무언가를 무너뜨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안해야 없어지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하지만 이러다 못보면-이라는 생각이 들면,
어차피 크게 해악이 되지도 않잖아..라고 합리화 하고 싶기도 하고,
어차피 몰랐으면 못보는 건데...
도저히 쿨하게~ 까짓 안보면 되잖아-가 안되는 스스로가 좀 어이가 없어서 우습기도 하고 그렇네요.


하지만..
커다랗고 중요한 일은 사람을 크게 바꾸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작은 일들에서 물러서기 시작하면서 부터 그것이 차곡차곡 쌓이고, 쌓여서

'아아..도저히 같은 사람인걸 믿을수 없어'

라고 누군가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을 합니다.
제가 손가락질 했던 그네들도 처음에는 굉장히 작은 부분에서 물러섰을테니 말이지요.



뭐. 이런것도 다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으하하하.

몇년전에는 이런 고민도 하지 않았고,
몇년 후에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겠지요.

그런의미에서 구입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괜히 해보네요.(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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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ticNight
09/10/06 12:05
수정 아이콘
부산에 가시는군요~ 부럽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5번 갔고, 지난 3년 동안은 해마다 출석했습니다만..
올해는 갈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어떻게 짬을 내서 일박이일 정도라도 다녀올까 생각 중이지만 확실하진 않네요.
읽어보니 암표를 구하려고 하시는 중인 것 같은데..
주말에 간다는 가정하에 체력이 괜찮으시면 현장티켓을 구하는 것도 고려해보시면 좋을 듯하네요. (만약에 평일날 시간되시면 현장티켓은 정말 구하기 쉬웠습니다. 작년 기준으로요~)
단, 새벽부터 줄서야 하는 건 필수입니다..;; 주말티켓은 전쟁이고 다리오 아르젠토라면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만,
조금 고생하거나 어느 정도의 운만 받쳐주면 현장에서도 구할 수 있으실 거예요.. 안되면 못보는 거구요..^^;;
꼭 보셔야겠으면 그냥 암표라도.. (저라도 만약에 제가 좋아하는 에릭 쿠 같은 감독 GV가 있다면 웃돈을 얹어서라도 티켓을 구입하겠습니다..!)
어쨌든 부럽습니다~ 휴... 나도 무리해서 가볼까....
09/10/06 12:15
수정 아이콘
다리오 아르젠토오오오오오오오!!!!!

뭐 개인적으로는 암표를 사고 파는 행위는, 범죄라고 보기 힘든 그냥 약삭빠른 상행위 정도라고 생각하는지라, 저라면 2초의 고민도 하지 않고 샀을 것 같군요.
Who am I?
09/10/06 12:23
수정 아이콘
LunaticNight님// 그...그쵸? gv까지 있다는데 역시 질러야 하는겁니다아!!!
제가 살면서 그 아저씨를 볼일이 언제있겠어요?! 으하하하...<-이미 질렀..

OrBef2님// 다리오 아르젠토오오오오오오오!!!!! 그렇죠! 바로 그 인것입니다!!!
LunaticNight
09/10/06 12:30
수정 아이콘
Who am I?님// GV까지 있다면 무조건이죠!! 잘하셨습니다~! 새벽부터 줄서서 고생하느니 그냥 돈으로 때우는 것도 남는 장삽니다. (암표상들은 좀 얄밉긴 하지만요.)
09/10/06 12:49
수정 아이콘
부산에 살고 있어서 매년 국제영화제에 가긴 하지만.
영화보다는 순전히 해운대 요트경기장의 야외 상영관 분위기가 좋아서 가는 사람인지라.
티켓 예매하기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네요.
야외상영관은 현장예매도 가능할만큼 널널하니까요.
시간이 된다면 담요 하나 챙겨들고 야외상영관도 가보세요-
진짜 달빛을 조명으로 영화보는 기분은 최고입니다.
언뜻 유재석
09/10/06 13:53
수정 아이콘
누님 저 여친생겼나이다. 맛있는거 사주세요.(잡담글엔 잡담댓글로 응수)
Who am I?
09/10/06 14:49
수정 아이콘
move-님// 취향이 대중적인 탓인지 저는 보고 싶은 영화를 예매하는게 무척 힘들더라구요. 아흑...
야외상영관이라...참고할꼐요! 친구님이랑 손잡고 달밤에 영화를 보는 것도 좋겠군요. 으하하하-

언뜻 유재석님// 오오오오!!!! 축하축하!!!

....근데 여친이 생겼는데 왜 밥을 사줘야 하는거냐! 나는 솔로라고오오오오!(울며뛰어간다-)
09/10/06 14:53
수정 아이콘
언뜻 유재석님// 이런건 쪽지로 하셔도 되는 거잖아요. ㅠ_ㅠ

할까말까 고민될 때는 하는 게 좋다더군요.
09/10/07 15:43
수정 아이콘
Who am I?님// 수많은 남성들의 인기는 물론이고 애인까지 직빵으로 얻으실 수 있는 비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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