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무거운 어둠 속으로
작별하는 팔들이 쓰러지고
지워진 우리들 약속
다시 살아올라
내 영혼의 현을 울릴 때
살갗을 헐며
전신으로 기어오르는 바람에
외로운 사랑도 펄럭
외로이 절망도 펄럭
유리창마저 그대를 향해
펄럭이고 있다
뼈 속 가득
잊어야지 라고 자꾸 써 보았지만
그대 그리운 발자국 소리로
지금 눈이 내리고 독약 같은 눈송이
내 시린 뼈마디에 와 닿아
그리움의 씨앗만이 눈을 뜨는 것을
나는 막지 못했다
그대 이름
한 송이 눈물꽃으로 피어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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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주간, 질게에 연애 관련 상담글 보면서 생각나서 뻘글을 써 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질게에서 그런 내용의 질문들을 보면 무조건 대쉬하라고 등떠미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6년 간 짝사랑 했었습니다.
그녀의 똑 부러지는 말투와 확고한 지성은
첫 눈에 반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던 제 가슴 안 쪽에 “사랑”이라는 단단하고도 예리한 감정을 만들어줬습니다.
6년 간 세번의 고백을 하면서 지친 마음에 ‘이젠...’ 하고 한 숨을 깊게 내 쉴 때마다,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듯 가슴 안 쪽을 날카롭게 찌르는 것으로 스스로를 알렸던 그 감정은 분명
자신이 아픔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위와 피부에 스트레스성 질환들을 달고 살았으니까요.
그 후 1년 간 감정의 분해작업을 모두 끝낸 뒤에야 많은 여성분들을 새로이 만났지만
목적어에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이의 이름을 넣어 사랑이란 서술어를 붙여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을 잊는 것 보다 어렵더군요.
분명 그녀는 제게 꽤 오랜시간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의 일들을 곱씹어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후회할일을 하진 않았다고 자신합니다.
적어도 제 짧은 인생의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기 때문에,
사랑을 했던 슬픔 조차도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사랑을 앞두고 두려워하는 친구들에게 가끔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때 내게 생긴 여드름 흉터는 얼굴 한 쪽 구석에 작게 남아있지만,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이뤄져 있지 않았을거다" 라고
모두들,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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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퀄리티!라고 말할만한 글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전 24년간 살면서도 아직도 사랑이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겟습니다만, 그 아픔과 그리움은 책을 통하여 간접경험으로 어느정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본적이 없으니 전부를 알수는 없겟습니다만..)
모든 사랑이 해피앤딩으로 끝낫으면 좋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