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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05 22:24:31
Name OrBef2
Subject [일반] 간만의 잡담.
o 내.. 내가 xx라니!!

학위를 공대에서 받은 주제에, '나는 뭔가 조금 더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것들을 하고 싶어' 라고 생각하며 자연대에서 포스닥 (이공계가 아니신 분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학계에서 연구 활동을 계속하고 싶은 박사 학위자들은 이런 박사'후' 과정을 1 ~ 5년 정도 이어 나가는 것이 관례입니다) 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딱 2달 되었네요.

사실 제가 '당장 쓸모있는 것보다는 재미있는 것들에 더 시간을 쏟고 싶어하는 사람' 이라는 말 자체는 거짓말은 아닙니다 (네. 쉽게 말해서 잉여력이 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놓고 '공학이 아닌 순수 과학' 을 할만한 사람이냐.. 하면, 그게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더군요. 왜냐하면, 당장 쓸모있는 것들은, 쓸모가 있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냥 재미만 있는 것들은, 쓸모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까, 어마어마하게 재미가 있지 않은 이상은 사람들이 so what?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재미는 있지만 주변인들로부터 무플의 저주에 시달리는 연구들을, 저희끼리 쓰는 용어로 '중학교 과학 박람회에서나 인기 좋을 연구' 라고 말하곤 합니다.

저런 무플의 저주같은 것들은 남들 얘기인 줄 알았습니다만... 결론은 제 얘기였더군요. 제가 '요 그룹에 들어갈 수만 있으면 바로 이러저러한 것들을 보여줘서 지도교수님과 동료들로부터 '이놈 쓸만한데?'라는 반응을 뽑아내야지' 라고 생각하던 주제들이 몇가지 있었는데, 주변의 반응이 바로 '아... 재미는 있네. 중학교 과학 박람회에 내면 딱이네' 라는 것이지 뭡니까!! 2000년 전후해서 제가 고심끝에 창안해낸 프로토스 상대의 8쌩마린 빌드오더가 1승 9패를 기록했던 날의 뻘쭘함이 떠오르는 하루였습니다.

o Puzzle solver 와 Problem solver

새 지도교수님은 칠순이 되신 노교수님이십니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명제의 산 증인 같은 분인데요, 예를 들어서, 아침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는 OrBef 와 계단을 걸어올라가려는 교수님이 서로 염화미소를 띄운 적도 있었고, 일요일 아침에 휴게실에서 웹서핑을 하다가 혼자서 책을 읽고 계시는 교수님을 발견한 적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하여튼, 이분은 새 포스닥을 뽑고 나면, 일단 하고 싶은 것을 아무거나 하라고 냅두신 다음에, 약 한달 뒤 개인 미팅을 가지는 것을 관례로 하십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한달간 자유시간을 가졌고, 마침내 개인 미팅을 하게 되었는데요, 미팅을 시작하자마자 첫 질문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교수님: '넌 연구 인생의 목표가 뭐야? 세계평화야? 돈을 많이 버는거야? 유명해지는거야?'
OrBef: (뭐.. 님 뭐임?) '어.. 그러니까.. 헐헐헐... 이런 저런 재밌는 연구를 계속 하는거요!'
교수님: (뭐....... 뭐지 이런 반응은..??) '나도 재밌는 연구 좋아해. 근데 내 질문은 그게 아니고 니 연구의 끝에 있는 목표가 뭐냐고'
OrBef: '목표 그런거 없는데요. 그냥 연구가 재밌으면 되는데요'

이런 아름다운 대화가 잠시 오간 후,

교수님: '너같은 무식한 놈들이 읽을 만한 책이 한 권 있다' 라며 권해주신 책이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였습니다.
OrBef: '저 그 책 읽었어요. 그 패러다임 뭐시기 그 내용 아닌가요?'
교수님: '너... 그 책 어렸을 때 읽었지?'
OrBef: '네.'
교수님: '다시 봐라.'

그래서 다시 봤죠. 다시 봤더니, 딱 저같은 사람에 대한 내용이 아예 하나의 챕터로 정리되어 있더군요. Puzzle solver 라는 인간형인데요, < 해결책이 존재하는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지만 정말로 중요한 문제들> 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 답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 즉 해당 토픽이 퍼즐일 경우에만 뛰어드는 타입 >이라는, 매우 안좋은 의미입니다! 나를 이렇게 능멸하다니!!!!

o 아들놈 교육

한국 어린이들은 이젠 뭐 4 ~ 5 살때부터 학원에 다니고 그러나 봅니다. 그 결과, 한국에 사는 친구 아들이 미국에 사는 제 아들보다 영어를 잘하더군요!! 물론 한글과 산수는 두 배 이상 잘하죠. 저는 분명히 초등학교를 들어가서 덧셈 뺄셈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한국의 학습지를 몇 권 사보니 '5살용' 이라고 써있는 학습지에서 이미 두자릿수 덧셈을 하지 뭡니까.

그래도...

흥이닷! 아무리 그래도 한국식 사교육은, 어린이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쓸데없이 주는 정도를 넘어서서, 장기적으로는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를 오히려 낮춘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다 학원 가는데 혼자만 안가면 상대적 박탈감이 들겠죠. 그래서 한국에 귀국하게 된다면 저도 제 아이를 사교육에서 완전히 떨어뜨려서 키울 자신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미쿡이 꼭 답은 아닌 것이, 아들놈이 저 닮아서 키가 작은 편이고 소심한 A 형이라서, '운동 능력에 따라 대접받는' 미국의 학교 사회에서 그렇게 편하게 클 것 같진 않아요. 하여튼 내년 이맘때 즈음에는 아이를 한국에서 키울지 미국에서 키울지 최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해야 하는데, 고민이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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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cafe
09/10/05 22:40
수정 아이콘
OrBef2님// 아침에 랩에 나와서 주말 사이에 생긴 숙제를 하느라 머리가 아프던 차에 잠시 들어왔더니, OrBef2님 글이 올라와 있군요.
이참에 안부 한번 물어봅니다. 조만간에 한국 들어가시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좀 더 계실 모양이네요.
보스톤모임을 한번 주선 해 볼려 했는데, 결국 여름 지나고 가을 지나 겨울로 갑니다.
puzzle solver 라는 말이 와 닿는데, 저도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저도 이런 저런 재미있는 연구만 할려고 하다가,
이래 저래 흘러 흘러 여기 까지 왔는데 말이죠 (식물을 거쳐 대장균, 효모, 마우스 그리고 사람 까지).
'니 연구의 끝에 있는 목표가 뭐냐' 라는 말이 아주 콕 제 심장을 찌르는 군요.
이젠 더 이상 갈 데도 없는지라 이 질문을 깊게 새겨봐야 겠습니다.

' 내 연구의 끝에는 뭐가 있을 까요? 음..., 기적의 녹내장 치료제? 흠..... '

제 아이도 이번에 겨우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라... 공립학교를 줄 서서 기다렸다가 들어가다니... 사립도 아니고..
한국이나 미국이나 참 쉽지는 않네요... 쩝..
Anabolic_Synthesis
09/10/05 22:43
수정 아이콘
오랜만입니다. 저번에 밥만 먹고 서로 일정이 바빠서 아쉬웠는데 말이죠~
저는 나라의 녹을 먹으면서 학창 생활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자식은 외국으로~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래도 한국 사교육을 버틸 재간이 없어보여서요.. (시키기는 싫은데, 안시키면 도태될 듯한.. 천재 유전자가 아니니만큼.. 엉엉...)
지금 상위 학교 진학도 머리가 아픈데, 포닥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
왜 그러게 순수 학문을 선택해가지고 이 고생일까요.. 하핫..

저는 '당장 쓸모있는 것보다는 재미있는 것들에 더 시간을 쏟고 싶어하는 사람' 요 말이 가장 와 닿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금융 수학 vs 정수론' 이죠. 교수님도 진학을 말린다는 전설의 정수론 흑..
wish burn
09/10/05 22:46
수정 아이콘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데..
하여튼.. 부럽습니다..
공부하고 싶어서 공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어서... 주입식 교육의 폐혜일까요? ㅡ.ㅡ;;
09/10/05 22:57
수정 아이콘
morncafe님// 아 형님 안녕하세요! 그러게요 본다 본다 하면서 시간만 흘러가네요. 사실 귀국의 찬스가 한 번 있긴 했는데, 학과 면접은 통과했다가 총장 면접에서 안좋게 끝났지 뭡니까. 그때는 '아 이양반 애초에 날 뽑을 생각이 없구만' 이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돌이켜보면 귀국에 대한 확신이 없던 제 속마음을 그분이 좀 읽었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해요. 형님 동네가 어디였죠? Cambridge 라면 그렇게까지 치열한 공립은 없는데.. 렉싱턴이나 액튼이신가봐요? 그쪽이야 뭐.. 서부 사립보다도 알아주는 동네니까 아무래도 들어가기가 만만치 않죠.

Anabolic_Synthesis님// 그때는 참 마음이 편하지가 않더군요. 시간도 없고 돈도 없고 그랬습니다 헐헐헐. 아직도 정수론을 할 지 말 지 결정을 못하셨나보네요. 한국에서 뿌리내리고 사실거면 금융 수학이 답인 것 같긴 합니다만..

wish burn님// 주입식 교육에 찌들으셨다면 H2O 가 물이라고 믿으시겠군요!!! 농담입니다. 공부가 나름대로는 좋아서 여기까지 와있긴 합니다만, 이게 맞는 선택이었나.. 하는 회의는 매일매일 들어요. 어떤 길을 가도 그건 마찬가지일 것 같네요..
큐리스
09/10/05 23:02
수정 아이콘
퍼즐 푸는 거 엄청 좋아하는데다가...
답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문제 자체를 매우 싫어하는데...
저도 엄청나게 찔리네요...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morncafe
09/10/05 23:12
수정 아이콘
OrBef2님// 아...그냥 보스톤 공립입니다. 다른 애들 보다 2주 늦게 들어갔습니다. 첨에 지원했던 학교는 애초에 되지도 못했구요. 근처 다른 작은 학교에 갔어요. 뉴튼 쪽으로 갈려고 했는데... 그건 또 다른 사정으로 이사를 못가게 돼서... 일단 잘 적응하는 거 같은데... 아침에 노란색 스쿨 버스 타는 걸 아주 좋아하네요. 그거 타는 재미로 학교 가는 듯... :)
09/10/05 23:20
수정 아이콘
morncafe님// 어휴 그렇군요.. 학교 생활이야 초반 적응이 제일 중요하죠. 구박 당하지 않고 다른 애들 구박하지 않으면 일단 절반은 해결되는 것 아닐까요 ^^

큐리스님// 잘못이라기 보다는... 답이 이미 있는 것들.. 근데 해봤자 현재의 학계와 산업계에 중요하진 않은 것들은, 연구해서 결과를 뽑아봤자 커리어에 도움이 안된다는, 극히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 교수님의 요지였다고 개인적으로는 이해했습니다. 물론 그게 항상 맞는 것은 아니죠. 1st tier 학자들이 갈 길과 2nd tier 학자들이 갈 길은 다르니까요. 제 개인적인 좌우명 중에 하나가, 제 친형이 해준 말인데,

< 난세가 되면 공을 세워 출세할 좋은 기회이긴 한데, 공을 너무 많이 세우려고 '내가 여포의 목을 베어오겠소!' 해버리면, 보통 끝이 좋지 않지 >

지 말입니다.
09/10/05 23:23
수정 아이콘
아니 H2O가 산소라는 것은 이과출신 공대생인 저도 익히 잘 알고 있..는건 훼이크고..
저는 요즘 석사 준비를 하고 있는데 OrBef2님의 글이 참 와닿는군요..

저도 그 책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09/10/05 23:42
수정 아이콘
... puzzle solver 한 명 추가요... 라고 하기엔 학자로의 꿈을 접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

얼마간 랩실에 들어가 실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엄청난 두려움이 들더라구요.
석사논문을 위해서 야심차게 준비한 선배의 실험이
사실 애초에 물질 선택 자체에서부터 틀렸었다는 것을 지켜보면서
.. 아.. 저것이 답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것에 도전한다는 것이구나, 란 생각이 들더군요.
잘난 것은 없고 쫀심만 키워왔던 저는
제가 막상 제 실험에서 그런 좌절을 몇 년간 (혹은 몇 십년간) 겪어야한다고 했을 때,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견디는 거야 어떻게든 견디겠지만 행복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참담한 존재로 몰아세울 것이 뻔한 제 못난 심성을 가늠해보다가
결국 한번도 바꾸지 않아왔던, 그 길에서 돌아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 대단해보입니다.
무수한 실패에도 계속 길을 가시는 거... 실패해본 사람만 그 쓰라림을 알지요.
연구실에 처박혀있으면 무슨 상아탑에서 *^^* 곱게 자라는 것 같지만 몇 몇 사람들에게는
그 상아탑 속 정신적 충격이 더 가혹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쉽게도 저는 그 충격에 더 취약한 인간형이었고
또 orbef님 글에 나온 것처럼 puzzle solver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었으니 돌아나온 것은
제 행복을 위해서는 옳았다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프라블럼 솔버는(영타 치기가 귀찮네요 흑흑) 천성이 맞아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합니다.
아니면 중간에 득도하게 되는 건가요? orbef님 프라블럼 솔버 되시는 과정 글 좀 남겨주심이.. 굽신굽신.
09/10/05 23:49
수정 아이콘
람님//저도 아직 problem solver 가 아니지 말입니다! 저도 마음이 여린 편이라 (쿨럭.. 진짜입니다!), A 급으로 도전적인 주제는 조금 벅차요. 저런 내공을 혹여나 나중에라도 획득하게 되면 글을 써보도록 하지요 ^_^

저 두가지의 차이를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글을 읽고나니 정신충격이 오더라구요. 평소에 막연하게 느끼던 의문들.. '쟤는 학점은 좋은데 연구는 왜 못할까?' '쟤는 공부는 그저 그런데 논문은 참 잘써' '쟤는 논문 갯수는 많은데 그닥 눈에 띄는 건 없네' '쟤는 맨날 뻘짓만 하는거 같더니 어느새 네이처를?' 이런 것들이 일거에 해결되더군요.
Who am I?
09/10/06 00:02
수정 아이콘
오. ....뭔가 사고의 과정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이 참으로 재미있게 느껴지는데, 그 감상을 적절하게 표현할수 없는 제 짧은 국어 실력이 서럽습니다. 외국어라고는 하나도 못하는데 왜 한국말도 점점 가물가물해지는지...먼산-

하지만 역시 퍼즐은 재미있...후후훗.(응?)

한때 교육운동에 열심이던 친인척님이 정작 선생님이 되고, 나아가 학부모가 되자 자신 역시 사교육에 점차 몰입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적어도 이땅에서는 피할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뭐가 옳은지도 솔직히 더 모르겠구요. 으하하하
저는 근본적으로 젋은 세대- 아니 어리면 어릴 수록 더 옳다-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실패한 결과보다는 미확인된 가능성에 가중치를 둬야 한다고 믿으니까요. 그러니, 아이가 행복한게 제일이겠지요. 옳은 결정은 아닐지라도 최선을 다해서 고민하시기를 빕니다.^^
09/10/06 00:44
수정 아이콘
Who am I?님// 사고의 과정이 어떤 식으로 미묘하게 다른지 짧은 국어 실력을 동원해서라도 얘기를 좀 해주셔야 저도 좀 즐길거 아닙니다!! 님 뭐임!!

사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사교육 자체는 과도한 교육열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그게 더 문제죠.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는 척척 풀지만, 그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 은, 국가 입장에서 필요할 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이쿠 사양하고 싶습니다... 만 어떻게 해야 사양할 수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세이시로
09/10/06 00:52
수정 아이콘
연구 인생이 세계 평화/ 돈을 많이 버는것/ 유명해지는 것이
'puzzlue solver'에 비해서 결코 성취하기 쉬운 일은 아니겠죠. 얄팍하게 자기만족이 되는 정도라면 모를까...
아무튼 포스트닥에 진입하셨군요!
올해 정모에 큰맘먹고 가볼까 하는데 OrBef2님이 아직 귀국을 안하셨다는게 아쉽군요.
그런면에서 Who am I? 님들을 비롯한 분들이 많이 오셔서 OrBef2을 추모(?)하는 화제에 껴들수나 있으면 좋겠군요!
아드님이 산수에 시간을 뺏기시기보다 상상력을 키우시길 바라며...건강하게 지내시길
펩시보다콬
09/10/06 01: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포닥분들 보면 내공이 장난이 아니시던데!! 부럽습니다.
09/10/06 02:08
수정 아이콘
비슷한 생각을 한적이 있었는데 좋은 표현이네요...
puzzle solving을 좋아하는 분야가 처음에는 재밌지만 직업으로 삼는 분야는 역시 problem solving을 좋아해야 하는거더군요
근데 제가 공대에 온 이유는 오로지 전자여서... 진로를 돌릴까 고민중이죠
09/10/06 03:33
수정 아이콘
세이시로님// 그때 뵌 것이 어언 4년전이군요. 세월 참 빠르네요.

SaiNT님// 그러게 말입니다. 전 되돌리기엔 이미 늦어서, 닥치고 전진할 수밖에 없군요. 고민의 끝에 좋은 선택 (뭐가 정답인지는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요!) 을 하시길 바랍니다.
퍼플레인
09/10/06 13:53
수정 아이콘
전 H2O가 산소인 줄로 굳게 믿고 있는 문과생입니다. 으흠. 아부지는 저에게 '야임마 그건 수소지'라고 해주시는군요.

근데 이게 가끔 저같은 청개구리도 있는법인지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가 거짓말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요즘은 나 유학보내줄 능력 있는 남자라면 덥석 잡혀주겠다라는 망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지금 공부하라 그러면 농땡이 안 치고 엄청 열심히 할 것 같은데, 그러나 현시창(...)

교육 문제는 뭐, 할 말 없습니다. 미국에서 초등학교 다니다 온 애들이 귀국자녀를 위한 언어민 "학원" 입학시험에서 꼴찌를 하고, 한국에서 과외받은 아해들이 탑을 달리는 곳이라서요 여기는. 저도 그 바닥에 살짝 발가락을 담궈봤지만 돈 상관없이 회화, 작문, 독해, 문법, 리스닝을 전부 개별과외를 붙여 과목별로 진도 빼는 데야 장사 없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애들이 '떠먹여주는 거 받아먹는'데는 도사들입니다만 숟가락 쥐어라 하면 그 순간 GG. 이런 애들이 한국의 기득권층이 될거라 생각하니 좀 암담해지긴 하더이다.

OrBef님의 아드님은 일단 미국에 둬 보시는게 어떨까요. 대안학교 보내실 거 아니면 말입니다. 특히 초,중등학교 시절 들어오는 귀국 자녀들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과 내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동생네 정신과 교수님께서(그집도 초등생 귀국자녀가 있는지라) 말씀하신답니다. 저희때만 하더라도 제 동생은 귀국해서 국민학교 과정을 빼먹고도 중학교 잘만 다녔건만, 요즘에는 그게 안 통하는 시대가 된 모양입니다.

또 아나요, 좀 있으면 키가 부쩍 크고 아빠보다 듬직해질지:D
09/10/06 16:21
수정 아이콘
퍼플레인님// 공부가 제일 쉬운건 불변의 진리입니다!! 다만 그걸 밑천으로 돈을 벌 수 있겠냐.. 하면 거기서부터 얘기가 좀 달라지지요 흐흐;;

교육에 대해서는 퍼플님 말씀에 120% 동의하고, 그렇기에 걱정이 많이 되는군요. OrBef 님의 아드님은 OrBef 님을 닮아서 상당한 소심쟁이이기 때문에,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근성은 조금 더 크면 기르기로 하고, 일단은 좀 쉴드를 치면서 키워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미국에서 널럴하게 자라다가 한국 들어가서 하루에 12시간씩 공부하라고 하면 (아마 더 많이 할지도..??), 아아 이게 도저히 말이 안되는 상황일 것 같아요.

그렇다고 기러기 아빠를 하고 싶진 않아요. 뭐 어차피 어른되면 남남인데 몇년이나 끼고 산다고 그 길지도 않은 시간을 따로 사나요. 결론은 제가 미국에 남는 수밖에 없을 수도 있겠군요. 하여튼 고민입니다.

그리고, 이놈의 인생 목표 여러가지 중에서 하나가 '아빠보다 키 크고 힘쎄지기' 입니다. 남들은 아빠'처럼' 이라는데, 이놈은 좀 당돌하군요. 소심한 주제에!
09/10/07 15:54
수정 아이콘
Puzzle Solver 부분에서 저도 뜨끔했습니다! T.T
교육은 그래도 미국에서..에 1표 던질 수밖에 없는 현실..OTL;
아드님이 귀여우..시군요 ^^;
퍼플레인님// 어라..스스로 유학가실 능력 있는 분 아니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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