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이중국적 허용해야”라는 취지의 강만수 장관 발언이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면서 많은 분들의 반응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사정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중국적 문제가 군 문제와 결부되어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민감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만, 이중국적 문제는 그 중에서도 한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다루기 어려운 주제가 아닐까합니다.
저도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므로(예비역 1년차입니다-) 이에 대해 한마디 던져도 괜찮지 않을까 감히 자신해봅니다만, 이미 그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제가 한손 더 거드는 것은 분란만 불러오는 꼴이라고 생각해서 이 글에서는 이중국적이라는 제도보다는 그 제도가 향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고래로부터 인간관계의 중요성이야 널리 인식되어 왔습니다만, 체계적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현대 경영학이 탄생하고 나서부터가 아닐까 합니다. 아마 이 방면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으며, 현재까지도 관련 분야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저서가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 책이 초판 발행된 것이 1937년이니 아직 100년도 채 되지 않은, 그야말로 갓 걸음마를 뗀 단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술적 출발은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싸이월드의 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싸이월드가 불러온 새로운 흐름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 요즘에는 Networking이라고도 부르는)의 개념이 일반인의 의식 속에도 깊숙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소셜 네트워킹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것 같습니다만, 평소 얼굴 보기 힘든 친구의 미니 홈피에 찾아가 인사 한번 남기고, 생일 때면 문자 메시지 한 통 보내는 것들이 소셜 네트워킹의 기본이자 출발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은 영리 기업을 뛰어넘어, 비영리 기관인 공공 기관이나 정부 부처에서도 다양한 마케팅 기법과 아이디어들을 동원해서 소셜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칙칙하고 가끔씩 예방접종이나 맞으러가던 보건소가 요즘에 와서는 지역 주민들의 건강관리 센터가 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지역 사회에서 자신의 네트워크를 재구축하기 위해 보건소에서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무료 건강 상담이라거나 주민 대상 건강 관련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있고 부족한 점도 많이 눈에 띕니다만, 이러한 것들이 쌓이게 되면 진정한 ‘지역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활발하게 소셜 네트워킹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해외에 나가있는 우리의 동포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흔히들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합니다. 말 다르고, 문화 다르고, 물 다르고, 먹는 것 다른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어려우면 어려웠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알게 모르게 힘든 일들이 생기고, 그런 과정에서 모국이 그리워지다 보니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은데요, 꼭 외국에 나가 살아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합니다.
그런데 이민 1세대들에게는 더 힘든 일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자식들과의 갈등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교포 2세들은 대한민국 밖에서 태어났거나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어도 너무 어릴 적에 한국을 떠나온지라 한국에 대한 기억이 없습니다. 외양은 한국 사람이지만 말도, 습관도, 행동도 모두 이민 간 나라의 것을 따르기 때문에 부모님 입장에서는 특히 더 자식을 대하기 어렵고 조심스럽다고 합니다. 순도 100% 한국인인 저와 아버지가 겪는 세대 갈등도 결코 만만치 않은데,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아들이 겪는 세대 차이는 어떤 느낌일까요?
자식이라고 결코 편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세계화가 많이 진전되고 서로 다른 피부색, 눈, 머리색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산다지만 여전히 많은 경우 동양인은 소수고, 북미를 벗어나면 한국인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왜 나는 쟤와 다를까. 내 아버지와 어머니가 태어난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거기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하는 질문들이 떠오르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재미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문화 체험 행사 등을 기획하면 호응이 정말 좋습니다. UN에서 사물놀이패가 공연하고 파란 눈의 외국인이 놀라워하는 모습은 TV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지만 간헐적으로 열리는 한국 뿌리 찾기 행사에는 겉은 우리와 똑같지만 속은 파란 눈의 외국인과 똑같은 사람들이 더욱 많이 참가하여 자신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나마 넓혀갑니다.
그러나 현실은 열악하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동포들은 기독교 교회를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교회에 나가지 않으면 한국과의 접점을 찾기 힘듭니다.
예전에는 인맥(人脈)이 학연, 지연과 함께 근절해야만 할 부정적인 요소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었습니다만, 요즘 들어서 그 인식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인맥이, 소셜 네트워킹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며 소홀히 하기는 너무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대다수의 사람들 인식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화교나 북미의 유태인들은 모국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화교나 유태인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동포들도 큰 역량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변변한 자원이 나지 않는, 무역 수출국으로 살아가야하는 입장에서 그들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겠지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들이 ‘나는 미국인이에요’라고 말하기보다 ‘나는 한국계 미국인이에요’라고 말하고 싶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시점이 되지 않았나합니다.
P.S. 역시 글은 서두가 어렵네요. 그렇다고 본문이나 결론을 잘 썼다고 말하지도 못하겠습니다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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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취지에는 동의합니다. 가고 싶어하는 사람 안보내고 오고 싶어하는 사람 안받을 순 없으니..
단지 병역문제만큼은 엄격히 하여서 군필인 사람만 이중국적취득이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다시 돌아온 누구처럼 괜히 되도 않는 이유 갖다붙이는 건 오히려 다른 꿍꿍이가 없는지 의심만 더 커지게 할뿐...
흠 새로운 관점에서 써 주신거 잘 읽었습니다.
일단 병역의 의무 문제가 가장 크긴 합니다.
물론 강특보의 그 발언은 여러모로 해서는 안되는 발언이긴 합니다.
출산율, 인구 감소와 이중국적 문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어야 하지 않나 싶구요.
최소한 글쓴분 정도의 인식에서 그런 방향으로 언급했다면 저도 다시 한 번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