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fandom]
팬덤은 광신자를 뜻하는 '퍼내틱(fanatic)'의 팬(fan)과 영지·나라 등을 뜻하는 접미사 덤(-dom)의 합성어이다
퍼내틱은 라틴어 파나티쿠스(fanaticus)에서 유래한 말로, 교회에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후에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거나 몰입하여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뜻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축소되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것과, 누군가를 사랑하는것과, 누군가를 믿는건 사뭇 다른일이다
좋아하는건, 장점을 더 많이 찾아내고 있다는뜻이고, 사랑한다는건 단점조차 이해할수있다는 뜻이다
믿음속에선 모든것이 의미가 없다 그사람이 맞다면 맞는것이고, 틀리다면 틀린거다 사실과 진실은 이미 중요한게 아니니까-
단순한 팬은 좋아한다고 말한다, 노래를, 스타일을, 성격을, 외모를
팬클럽에 가입하고 싶어지고, 무대밖이 조금씩 궁금해지는 팬들은 사랑한다는말도 아끼거나 숨기지 않는다
그러다가 연예인 누군가가 아닌, 그저 그 사람, 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팬들도 생겨난다
그리고 그사람의 매일매일이 궁금하고 상처받을까 걱정되고, 사랑한다는 감정을 넘어서는 커다란 믿음이 생겨난다
왜냐고 묻는다면, 그 사람의 이름만으로 충분하다
종교와 팬덤은 사실 다른게 없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 그 모든것이 맞는것이고 의미있는 일인데 무얼 의심한단말인가?
그래서 종교와 팬덤은 폭력적이다, 아니 얼마든지 무엇보다 폭력적이 될수있다
믿음은 건드려져서는 안되는것이고, 그것은 이 세계의 보편적인 사실과는 무관한 그들만의 것이다
남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만큼, 아니 그럴수록 그것은 더욱 견고하고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나의 믿음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믿음을 무시하고 부수는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사실 타인의 믿음 자체조차 인정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믿을 수 있는건 우리의 믿음, 그 하나인데 타인의 믿음에 진실성과 의미가 보일리 만무하니까
그래서 그들은 서로 조금의 상처도 용납하지 못한다, 금이가고 생채기가 나는건 믿음이 아니기때문에
조금의 훼손도 허락할수없는 일이다, 그건 곧 믿음의 붕괴나 마찬가지니까
어떤 일이든 방관자가 더욱많은 세상이다
믿는사람과 그걸 부수고싶은사람보다는, 그저 그것들을 구경하고 즐기는사람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는 어떤것이든 믿음하나는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걸 누군가가 부수려고한다면, 나 역시 진실과는 상관없이 지켜내기위해 노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매번 이건 생각할것같다, 지금껏 지켜내온 믿음이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것인지 말이다
정말로 믿고 지켜내야하는건, 정말로 그럴만한것들을 믿고 있고 그것들을 지키고 살아가고있다는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지
정해진 믿음, 그 자체는 아니니까
ps.
지독히 순수하고 맹목적인 믿음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악의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