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힙합 이전부터 샘플링의 역사는 있었겠지만, 그 부분은 제가 잘 모르니 적기 민망하기에 바로 힙합으로 갑니다.
사실 힙합의 역사는 뭐 샘플링의 역사입니다. 힙합의 주 프로듀서들이 그다지 작곡을 처음부터 배운건 아니고, 그냥 술먹고 마약하고 총질하다가 (...) 음악 듣고 거기위에다가 랩하고 ... 그렇게 시작한거니까요. (힙합의 4대 요소라는게 DJ, MC(랩), B-boy, 그래피티.. 이런게 사실 DJ를 빼고 할렘의 갱들에서 발달된 것이라 .....)
사실 힙합의 기원 자체는 별 것이 없습니다. 미국 흑인음악의 뿌리는 뭐 과거 1800년대 노예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힙합의 뿌리는 펑크 음악이나 디스코 음악에서 거의 시작되었다고 봐도 됩니다.
1970년대 중반에 펑크와 디스코는 미국에서 대박을 치게 되고, 이게 클럽에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근데, 펑크나 디스코의 경우에는 거의 멜로기의 반복이 이뤄지는 곳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반복성 멜로디에 보컬이라던지 악기들의 요소를 넣게 된 것이니까요.
여기서 클럽에서 관객들이 좋아하는 구절이라던지 부분은 대부분 펑크 음악에서 4마디나 8마디 정도 되었습니다. 여기서 클럽에 DJ들이 그 좋아하는 멜로디인 4~8마디를 계속 반복적으로 틀어주게 되면 관객들이 미치도록 좋아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이네켄은 자사 광고에서 'DJ가 실수로 맥주를 턴테이블에 흘리고 그걸 닦으려다가 우연히 반복하게 되었다.' 라고 하지만, 뭐 여하튼 그거와 비슷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KARA - Honey에서 '나만의 허니 허니 허니 돌아서야 하니 하니 하니 언제나나 너 하나만을 원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계속 반복시킨거라고 보시면됩니다. (물론 카라의 곡은 30년이 넘은 후에 나온곡이지만...;;)
근데 이러한 반복된 멜로디만 틀어주다보면 심심하다보니 거기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말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게 대부분 그날 클럽에서 마이크를 잡고 흥을 돋구던 사람들 (국악으로 치면 '올해농사 풍년이니 사람들이 좋다구나 얼쑤~' 뭐 이런식으로요. 뭐 전 국악을 1g도 모릅니다 ..)이였고 이게 후에 랩퍼로 가게 됩니다.) 혹은 그 중간에 전문적으로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 (오늘날 B-boy)이 나오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마이크를 잡고 흥을 돋구던 사람들은 전문적으로 랩을 하게 되고 결국 엘범을 내게 되면서, 오늘날 음악으로써 힙합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악기를 다룰줄 몰랐던 DJ나 프로듀서들은 과거 펑크나 블루스, 혹은 디스코에서 4~8 마디를 무한 반복시킨 후에 그 위에 랩을 얹은 것을 랩으로 시작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O_JShSIf6es
Jay-Z - Song Cry : 2001년 발매된 Blueprint라는 엘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매우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한국에서도 알려진 곡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NbGYoPKKswI
Bobby Glenn - sounds like a love song : Song Cry의 원곡입니다. 이 원곡에서 몇 마디를 따서 Pitch (음의 높낮이)만 조절하고 랩을 입힌 곡이 Jay-Z의 Song Cry입니다.
http://video.cyworld.com/208953612
Nas - I can 이라는 곡입니다. 원곡 자체는 매우 유명한 노래죠. 모르는 사람이 없을겁니다.
http://video.cyworld.com/208764140
MC Sniper의 Better then yesterday입니다. 영화 록키의 OST를 샘플링 한 곡이고 원곡도 대부분이 알고 있을 정도죠.
초기에 힙합 엘범의 장점은 매우 저렴한 제작비였습니다. 1987년 N.W.A라는 매우 하드코어한 힙합 그룹이 엘범을 냈는데, 총 제작비가 5000달러도 안들었다고 했고, 이는 당시 엘범 제작비의 1/10 도 안됐습니다. 사실 당연한게 샘플링 자체는 할게 없으니까요. 그냥 기존 엘범에서 따온 다음에 그걸 반복시키고 그 위에 랩만 하면 됐으니까요. (물론 좋은 샘플을 고르고 좋은 랩을 하는건 뭐 간단한 일이 아니긴 하지만 그건 인간의 노가다지 당시에는 돈으로 환산되진 않았으니까요.)
물론 '뭐 저딴식으로 작곡하면 나도 쉽게 작곡하겠다.' 라는 요소도 나타나게 되고, 그리고 저작권에 점점 당황하게 되면서 샘플링은 두 가지 길로 나타나게 됩니다.
첫 번째는, '그래 저작권료 내가 다 낼께.' 이런 방식이였죠. 미국 음악시장에서 저작권자와 사용자간의 중재회사는 무수히 많습니다. 미국 음악시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 처럼 저작권협회같이 한 집단으로 뭉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저작권을 가진 아티스트가 계약한 회사와 계약을 하는게 보통입니다.
http://video.cyworld.com/207979812
Jay-Z - Show me what you got - 영화 음악을 샘플링한 곡입니다. 샘플링을 위해 원작자에게 저작권료로 2만달러를 지급 (...) 했습니다. 미국에서 이정도 저작권료는 평범한 수준입니다. 참고로 2만달러면...우리나라에서 디지털 엘범 한 2~3개는 만들수 있는 금액입니다.
두 번째는, '그럼 통 샘플을 안돌리고, 원곡에서 이 부분 따고 저 부분 따고 막 이팩트 주고 섞어 버리고 하면 되지 않느냐.' 뭐 사실 이건 엄연히 편법같아 보이긴 하는데 (제가 필력이 없어서 글을 잘 못씁니다. ...) 원래 힙합 초기부터 프로듀서 (작곡가)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경쟁을 했습니다. 원곡을 가져다 주고 여기서 어떻게 좀 더 괜찮은 곡을 만들어 내느냐.. 여기서 자신의 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였죠. 뭐 저작권 회피는 사실 부차적인 요소이긴 하고 이정도 되면 뭐 무단 샘플링이 아닌 재창조 수준이 되어버렸죠.
사실 초기에 힙합 프로듀서들은 자신이 가진 LP판의 커버를 다 벗거버릴 정도였습니다. 왜냐하면 남이 와서 자신이 가진 LP 판을 보고 나서 그 LP에 있는 곡을 이용해서 작곡하지 않을가 하는 경쟁심리였죠. 이 점의 문제는 자신도 어느곡을 따왔는지 모른다는거 ... (아티스트와 작곡가가 적혀있는 커버를 자기 스스로 다 지워버렸으니 말이죠.)
http://video.cyworld.com/208953975
DJ Premier - Classic - 샘플링의 본좌라고 불리는 분입니다. (프로게이머로 따지면 임이최마급...) 이 곡의 MV를 보면 대충 어느 식으로 작곡하는지 '매우 간략하게' 나와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분이 작곡한건 다 샘플링인데 원곡이 밝혀진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원곡이 나와있더라고 하더라도 듣는건 더 힘든 수준이구요. (..) 이 분이 사용한 원곡을 찾는 사람들의 모임도 미국에 존재할 정도입니다. (...)
이러한 샘플링의 원주는 힙합을 넘어서 대중 음악에서도 많이 사용되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니였죠. 물론 표절을 덮는 용도 (...) 로 쓰인게 더 많긴 하더라도 말이죠. 여하튼 샘플링은 많은 부분에서 쓰이게 됩니다. 위에 설명한 Better then yesterday도 마찬가지로 말이죠. (물론 이 곡은 적법하게 저작권료를 지급했으니 합법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H91HdiUXBZo
GOD - 어머니께 - GOD의 데뷔 곡입니다. 당시 참 많은 인기를 끌었죠.
http://www.youtube.com/watch?v=JNcloTmvTeA
2 Pac - 어머니께 - 어머니께의 원곡 (?) 입니다. 사실 이 곡 말고 다른 곡 하나를 더 섞어서 GOD의 어머니께가 완성이 되었는데 그 다른 곡은 지금 기억이 안나네요. ...;;
http://www.youtube.com/watch?v=fVQEnzixG4I
Dynamic Duo - Ring my bell - 다이나믹 듀오 1집에 타이틀곡입니다. 제목도 그렇고 원곡을 아시는 분은 매우 많죠.
http://www.youtube.com/watch?v=I0PamtXZO70
Anita Ward - Ring My Bell - 다이나믹 듀오의 원곡입니다. 사실 이 곡 자체도 매우 인기를 끌었죠.
사실 힙합에서의 샘플링은 많은 논란이 있는 부분입니다. '적법하게 돈내면 문제 없다.' 라는 것과 '그래도 창작에 대해선 아무런 의지도 없는 아티스트' 이 두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은 저작권에 대해서 해결을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이미 힙합의 태생 자체가 이러한 샘플링의 문제였고, 그 뒤로 샘플링은 사장되지 않고 오히려 수 많은 프로듀서들에게 새로운 창작의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작권료가 한국 기준으로 매우 비싼편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는 적극적으로 쓰이진 않고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7ClvEk9Y_sQ
DJ DOC - Run to you - 'Boney M'의 'Daddy Cool'중에 앞에 4마디 베이스음을 샘플링 했는데, 저작권료가 너무 비싸서 한국에서의 사용권만을 저작권료로 지불했습니다. 이 결과는
http://www.youtube.com/watch?v=MdxIS6mHoRU
DJ OZMA - アゲ♂アゲ♂EVERY☆騎士 - 이렇게 나타납니다. 엄연히 Run to you를 표절 했지만, 돈이 없어서 국내 저작권만 산 DJ DOC곡을 그대로 베껴도, Boney M에게 저작권료만 내면 상관이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후 새드 ...
뭐 샘플링이라는건 대충..이렇다..이런겁니다. (..) 확실하게 표절을 덮기 위해서 '샘플링했다.'의 그 샘플링은 아니구요.
졸린데다가 술도 들어가서 그런지 글이 막 하늘을 날아가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