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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7/19 02:39:02
Name 리오넬메시
File #1 263.jpg (25.8 KB), Download : 72
Subject [일반] 국정원 퀴즈: 아프리카의 수상한 가이드.


은요일 요원이 탄 비행기는 아프리카 대륙의 중앙에 있는 나라 콩고민주공화국의 킨샤사공항에 내려앉고 있었다. 약 20시간동안을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홍콩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시 콩고민주공화국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길 반복한 결과였다.



은요일 요원이 콩고민주공화국에 온 것은 어떤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1년쯤 전 광물자원개발에 관련된 사업의 타당성을 알아보기 위해 이곳에 왔던 한국인 2명이 여행을 하던 중 누군가에게 납치된 뒤 실종되었다. 이들이 납치된 직후 한국의 가족들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와 가족들이 20만 달러를 송금했지만 이들은 끝내 풀려나지 못했다.



한국대사관과 콩고민주공화국 경찰이 나서서 이 사건을 조사했지만 아직까지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밀림지대 어디에선가 피살되어 암매장 되었을 거라는 추측을 하고 있었다.



사업가로 위장하고 있는 은요일 요원은 당시 실종된 사람들이 움직였던 그대로 움직이며 조사를 할 계획이었다.



은요일 요원은 이 사건에 현지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개입되어 있을 거라는 추정을 하고 있었다. 이유는, 실종된 사람들은 납치된 직후 집적 자신들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몸값을 입금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통화를 하며 납치범이 누구인지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얘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것은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누군가가 옆에서 통화를 엿듣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이런 이유로 은요일 요원은 콩고민주공화국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에 한국인이거나 한국어를 잘 아는 사람들의 리스트를 작성해 소지하고 있었다.






공항을 나서자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현지 가이드가 마중 나와 있었다. 1년쯤 전에 이곳에서 실종된 사람들을 안내했던 바로 그 가이드였다.

“아따, 오시느라 고상이 많으셨소. 비행기 타는 게 여간 대간한 일이 아닌디….”



은요일 요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황세팔 씨는 고향이 전남 나주였다. 나이는 35세였고 이곳 콩고민주공화국에는 10년 전에 건너왔다. 그는 20살 때, 태어난 고향이자 그동안 줄곧 살아온 나주를 떠나 태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그곳에서 몇 년 동안 슈퍼마켓을 운영하다 다른 사업을 해보겠다며 혼자서 콩고민주공화국으로 건너왔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벌인 사업은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어느 날 갑자기 사업을 접고 모든 재산을 팔아치웠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사업자금의 대부분을 남아프리카공화국 카지노에서 탕진한 것 같았다. 그 이후 그는 줄곧 가이드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즘도 돈이 생기면 인근 국가의 카지노로 달려가 탕진하길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콩고민주공화국으로 건너온 뒤 한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지인들과도 연락을 끊고 사는 것 같았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어떤 광물이 많이 생산됩니까?”

은요일 요원이 현지 가이드인 황세팔 씨에게 물었다.

“아따, 워치게 그걸 한마디로 대답한대요. 콩고민주공화국은 광물의 보고지라. 구리, 코발트, 망간, 금… 땅속에 엄청난 광물이 매장되어 있당게요. 눈으로 보면 이해가 빠르지라. 니알 해전에 몇 군데라도 돌아보려면 싸게 움직여야 쓰겄는디.”



숙소에 짐을 푼 은요일 요원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한국에서 가져온 자료들을 다시 훑어봤다.



작년에 가이드인 황세팔 씨와 현지인 차량 운전기사는 무장괴한들이 갑자기 나타나 방문객 두 사람만을 밀림 속으로 끌고 갔다고 증언했다.

“아니?”

은요일 요원은 한국에서 가져온 자료를 들여다보다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약 10년쯤 전에 한국에서 콩고민주공화국으로 건너온 한 사람의 행방이 묘연했다. 그 사람은 36세의 이수광 씨였다. 고향은 충남 청양이었다.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줄곧 그곳에서 살아왔다. 그러다 몇 가지 범죄를 저지르고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도망 왔다. 그런데 그 직후 행방이 묘연해진 것이다. 이곳 한국대사관이나 주민들 누구도 이수광 씨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행적만으로 보면 이수광 씨도 틀림없는 실종이었다. 물론 그의 실종은 작년에 실종된 2명과 같은 유형은 아니었다.



자료를 보니 현지 가이드인 황세팔 씨와 실종된 이수광 씨는 나이도 비슷했고 외모도 비슷했다. 사진은 최초의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 찍은 것이라서 현재 모습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두 사람은 같은 시기에 혼자서 이곳 콩고민주공화국으로 건너왔는데, 다른 것이 있다면 황세팔 씨는 전라남도 나주 사람이었고 이수광 씨는 충청남도 청양사람이었다. 그리고 황세팔 씨는 꽤 많은 돈을 가지고 콩고민주공화국에 온 반면 도망쳐온 이수광 씨는 맨몸으로 왔다.



“부자도 아닌 이수광 씨가 이곳에 오자마자 실종되었다?”



아침이 되자 가이드인 황세팔 씨가 은요일 요원의 숙소로 왔다. 그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의 엉덩이를 손으로 만져대고 있었다.

“오시다가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아따 응딩이야. 저기, 오여 편짝에 있는 똘깡 보이죠잉. 그 똘깡을 건너뛰다 미끄러져 궁둥방아를 찧어버렸당게요. 이거 응딩이 먹지겠는디. 밑구녕도 아픈 게 해전내 차 타려면 대간하겠는 걸….”

그 말을 듣는 순간 은요일 요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우 날이 드나 혔는디 또 이슬캥이가 내리네. 즘슨 때까지는 내리겄는디…. 비가 계속 오면 여기서 좀 지둘러야겄소이.”

“저 혹시, 이수광 씨라고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갑자기 은요일 요원이 황세팔 씨에게 물었다.

“예? 이수광 씨요?”

“한 10년쯤 전에 이곳으로 왔는데 그 뒤 실종이 된 듯합니다.”

“글씨, 모르겠는디요.”

순간 은요일 요원은 황세팔 씨의 손목을 단단히 움켜쥐며 말했다.

“이수광, 당신이 바로 이수광이지? 10년 전에는 황세팔 씨를 죽였고 작년에는 사업가 두 명을 납치해 몸값을 받고 살해한 바로 그 범인!”



은요일 요원은 무엇을 단서로 그런 추정을 한 것일까?




2009.7.30(목) 응모 마감합니다.



정답 및 당첨자 발표는 7.31(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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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19 02:45
수정 아이콘
'이거 응딩이 먹지겠는디'
먹지다, 라는 말은 멍들다, 라는 의미의 충남 사투리죠.

나주에서 쭉 살았다면 충남 사투리를 쓸 이유가..
眞綾Ma-aya
09/07/19 02:59
수정 아이콘
우후후... 사투리 검색 해보면서 찾으면 어디선가 충남 사투리가 나오겠지...
생각했으나 첫플 보고 좌절..OTL
Starry night
09/07/19 05:08
수정 아이콘
'대간하겠는걸..'
대간하다도 충청도 사투리죠. 힘들다, 어렵다라는 뜻.
별헤는밤
09/07/19 07:18
수정 아이콘
이것이 국정원 퀄리티!
saintkay
09/07/19 09:14
수정 아이콘
이슬캥이도 충청도 사투리죠.
09/07/19 10:27
수정 아이콘
글 자체에서 복선이 많아서 좀 쉽게 느껴지네요..;
루크레티아
09/07/19 10:33
수정 아이콘
고향에 사투리 나왔으면 뭐 말 다한거죠...;;
09/07/19 12:17
수정 아이콘
전남에서 한 15년 살았는데;; 말투가 어째 전라도 사투리가 아닌 거 같긴했습니다;
09/07/19 16:40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그렇다면 이놈은 지난번 사건에서 등에 칼맞고 죽은 황선배 살해범과 동일인물?
징크스
09/07/19 19:22
수정 아이콘
국정원은 황씨를 싫어하는 건가요;
09/07/19 20:17
수정 아이콘
Mimir님// 악!! 크크크크크
저도 그생각하면서 글 읽고 있었습니다. 크크크

이건 뭐...
개인적으론 그림에 인물 피부색이 혹시 다른 부위가 있나 했다가
(무더운 지역에 사는데 혹 안 탄부분이 있다거나 하는)
없길레 이번엔 좀 제대로겠구나 했거늘...
문제가 너무하네요.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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