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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6/26 17:52:31
Name nickyo
Subject [일반] '선악에 대한 이야기'

이 글은 홍정훈씨의 소설 월야환담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내용안에 어느정도의 소설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으니 싫으신 분은 뒤로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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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월야환담 시리즈의 소설을 다시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문학가중 하나인 홍정훈씨의 소설인데, 어릴적에 보았을 때는 그저 통쾌한 액션과 짜릿한 폭력묘사가 재밌었다면, 지금에 와서는 '깊이가 있다'라고 보기에는 좀 부끄럽지만, 장르문학 특성을 잘 살려내어 '형식과 예의를 따지지 않고 말하고 싶은 것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부분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월야환담에는 다섯가지 종류의 커다란 세력이 등장합니다.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놓여져 있는 '인간' . 불로장생의 능력과 특수한 혈인능력(ex)발화의 능력, 냉기저주의 능력, 안개화의 능력, 예지의 능력 등)을 가지고, 육체적 강함마저 극한으로 단련된 인간을 가볍게 뛰어넘는
'흡혈귀'. 인간 수명의 세배쯤밖에 되지 못하지만 육체적 능력은 흡혈귀를 훨씬 상회하고. '각인능력'과 '수화'가 가능한 라이칸스로프(ex.웨어울프, 웨어베어, 웨어타이거등) 그리고 인간들 중에서 저 마물들에게 대항하는 자들. '마물사냥꾼'. 인간들이 고대의 비의와 비술을 연구하며 지혜와 강함을 추구하는 '마법사'들.

이러한 다섯 세력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소설이 바로 월야환담입니다. 이 소설의 제목은 '달밤에 일어나는 환상적인 이야기' 라는 뜻이죠. 이 소설의 구절 중 하나인 '미친 달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구절은 제목과 맞닿아서 참 맘에 드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뭐 어쨌든, 이 소설중 가장 최초의 스토리를 가진 '채월야'시리즈에서 주인공인 '한세건'은 '흡혈귀'에 의해 가족을 잃습니다. 그러나 그는 현대인들에게서 자주 보여지는 가족애가 산실된 집안의 자식이었죠. 밖으로 돌면서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집은 유복하여 돈 걱정이 없는- 그야말로 형식적인 가족. 한세건은 그래서 흡혈귀에 의해 가족이 몰살당한 뒤에도 크게 슬퍼하지 않는 자신을 싫어합니다. 그에게 남은것은 피딱지가 묻은 어색한 표정의 가족사진 한장 뿐. 그는 오히려 다른 부분에서 분노합니다. '인간'의 존엄을 가볍게 짓밟을 수 있는 존재들에 대한 부정이죠. 자신이 아무리 형식적인 가족의 구성원이었지만, 그들은 서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는 사람들이었으니까요. 그들에게 어떠한 '악행'이나 '죄악'도 없었는데 이렇게 어느날 갑자기 닥쳐오는 불가항의 재앙. 그는 이것에 대해 분노하기 시작합니다. 밤의 세계에서 그저 '마수'로 태어났기에 인간을 먹어치우는 그들의 모습을 용납 할 수가 없던 그는 결국 '마인 실베스테르'와 만나서 흡혈귀 헌터가 되기로 합니다. 이 실베스테르라는 작자는 바티칸의 마물사냥꾼이자 유일한 '진마사냥꾼'으로 불리는 호문큘러스로 등장합니다. 흡혈귀에 대한 맹목적 적의. 그것은 자신이 호뮨큘러스로 만들어 질 때에 쓴 '흡혈귀의 눈물'를 찾음에 있습니다. 즉, 자신의 존재를 만들어낸 구성물질에 대해 200년이 넘는 시간동안 흡혈귀를 사냥해, 눈물을 흘리는 흡혈귀를 찾는 것이죠.

아, 여기서 진마란. 흡혈귀의 24명의 군주를 지칭합니다. 이들은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각자의 능력을 최대로 개발시킨 흡혈귀들의 군주죠. 이들은 어둠의 왕으로서 세상의 지하에 군림합니다. 각종 능력과 불로불사에 가까운 수명을 이용해 인간을 자본적으로 굴복시키며 마치 '신'과 같은 위치에 서서 세상을 조율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한세건은 스스로의 증오를 태우고 몸을 부수어 가며 흡혈귀들과 맞서 싸우기 시작합니다. '채월야'편에서는 이러한 흡혈귀와 사냥꾼간의 선악구도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새로운 피에 대한 욕망과 인간을 거침없이 죽이고 조종하며 세상을 지배하는 '흡혈귀'와, 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사냥당할 수 밖에 없었던 '인간'의 저항은 명백한 선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창월야'의 주인공. '서린'에 의해 뒤집혀집니다. 마물을 잉태하는 정신기생체. 릴리쓰의 자식인 서린은 어째서 흡혈귀와 라이칸스로프를 죽여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는 릴리쓰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흡혈귀와 마법사. 라이칸스로프 사이에서 고통을 겪어야 하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서린은 가장 강력한 1세대 라이칸 스로프임에도 인간으로서 인간사회안에서 성실히 공부하고 일하며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소시민으로서 살아왔습니다. 그는 추후에 세건과 만나, 세건이 그를 흡혈귀와 라이칸스로프들 사이에서 보호하게 되지만 서린은 그 와중에 세건에게 이러한 질문을 합니다. '어째서 흡혈귀와 라이칸스로프를 적대하는 거죠? 그들도 인간 사회에 녹아들어서 인간처럼 살아가고, 그들도 충분히 인간성을 지닌 자들이 있잖아요.' 실제로 흡혈귀들은 헌혈팩을 통해 피를 공급받고, 라이칸스로프나 흡혈귀가 표면에 드러나지 않기 위해 인간들 사이에 녹아들어 살아가는 현실은 이미 이뤄진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 한세건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선과 악으로 그들을 사냥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밤의 세계에 대한 존재 자체의 부정을 말하는 것이다. 흡혈귀와 라이칸스로프는 언제든 인간의 존엄을 부술 수 있는 강력한 괴물들인데 그들의 인간성을 믿으라고? 하, 개같은 소리.'

이 '창월야'는 그래서 광기에 미친 싸움사이에 생각해 볼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인간애를 지닌 마물들의 등장. 그리고 그것을 무차별하게 사냥하는 '비스트'한세건. 이 싸움안에서 저는 우리가 가진 선악의 잣대란 얼마나 애매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광월야에 넘어오면서, 서린은 '테트라아낙스'라 불리는 밤의 제왕이 됩니다. 흡혈귀들의 정점에 서서 예지능력을 통해 군림하던 이전의 테트라아낙스는 스스로를 서린에게 옮겼지만, 서린은 그의 능력과 기억을 받았지만 스스로의 자아를 지켰습니다. 서린은 이 '광월야'편에서 어둠의 제왕이자 세상을 움직이던 테트라 아낙스가 되어서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악인의 의무는 악인으로 보일 수 있는 악을 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린은 흡혈귀의 제왕으로서 흡혈귀들에게 무료 혈액팩을 제공하며, 태양빛에 노출되지 못하며 합법적으로 피를 구할 수 없는 흡혈귀들에 대한 보호정책을 들고 나옵니다. 즉, 더 이상 흡혈귀들은 인간을 사냥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더 이상 밤의 마수들은 인간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아도 되는 구조속에서 살아가는 것이죠. 한세건은 이에 분노합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밤의 세계의 파멸인데, 서린은 '정공법'으로 아예 밤의 세계를 없애려 합니다. 그것은 결국 인간사이에서 동화되어 살아가는 것. 흡혈귀들은 인간을 더 이상 흡혈귀로 오염시킬 필요도 없고, 인간을 죽일 이유도 없어집니다. 밤의세계는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죠.


채월야에서 창월야를 거쳐, 광월야까지 넘어오면서 작가는 끝없는 선악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압도적인 권력과 힘을 가진 자들도 인간성이 있고 마음이 있다. 그들의 악행도 인과관계를 거슬러 올라가면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에 대해 그것이 선과 악으로 과연 판단할 수 있는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합니다. 인간의 존엄을 이유없이 짓밟을 수 있는 마수에 대한 인간의 저항. 그러나 그 저항에 의해 죽어가는 '존재'로서의 흡혈귀또한 이성이 있고 인간사회에 녹아들어 살아가는 흡혈귀 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던지며, 작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선과 악으로 가르는 것에 대한 무의미성을 지적합니다.


선과 악은 인류 역사로부터 시작된 기준입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가 주지 않는가. 또는 이것이 도움이 되는가 되지 않는가. 선악을 가르는 기준은 정말 애매합니다. 이사람의 선이 타인의 악이 될 수 있고, 타인의 악이 어떤자에겐 선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그러한 선과 악의 기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악이 악이고, 선이 선일까?' 우리는 이것에 대해 명쾌한 대답을 내리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선과 악은 독립적 가치가 아닌 수많은 상황과 관계에 의해서 재 해석되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선과 악은 무엇일까요? 마음을 지닌 인간같은 흡혈귀. 마수를 무차별하게 사냥하며 그 여파로 사람이 좀 죽더라도 괜찮다는 인간. 어느쪽이 선과 악인걸까요? 마음을 지닌 인간같은 흡혈귀는 인간을 죽이고 피를 먹고, 마수를 무차별하게 사냥하는 인간은 그들의 피를 팔며 부를 이루고 복수심을 채웁니다. 과연 이들은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있는걸까요?


이러한 '죽음과 존엄'에 대한 극단적 질문을 통해 저자는 사회의 선악과 그 이면에 새겨진 구조의 문제를 살짝 던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는 흡혈귀가 아니지만 사람 묻는건 일도 아닌 권력자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우리는 어떠한 충동적 범죄나 또는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는 재앙에 의해 언제든 짓밟힐 존엄을 지키려 애씁니다. 그들이 같은 인간일 뿐, 우리는 언제나 사건의 인과관계속에서 살아갑니다. 문제는 그러한 악행과 차별적 구조에 대한 정당성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분노할 수 밖에 없으며, 그것에 대한 보복은 또한 누군가에게 악행이 된다는 점이 우리를 어렵게 합니다.

선악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판단 할 수 있을까요? 밑의 글에서 봤듯이 선악이란 가치는 어쩌면 '인간이 알 수 없는 높은길의 가치'라는 생각도 드네요. 참 글이 조잡하지만 결론을 내리자면, 선악은 어떤걸까 하는 생각입니다. 행동적 결과, 과정적 모습, 어떤것이 선악에 대해 논할 수 있게 만드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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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주의
09/06/26 18:03
수정 아이콘
책의 내용이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찾아서 보고 싶은 소설이네요.
09/06/26 18:10
수정 아이콘
감전주의님// 채월,창월 두 완결난 시리즈만 해도 총 17권이라... 제가 쓴건 정말 엄청나게 요약을 한 것이니 나중에 시간나시면 동네 책방에 가셔서 읽어보심도 괜찮을 것 같네요. 다만 장르소설 특성상 뭘 배운다거나 깊이있게 읽고 고찰한다기 보단 그냥 슥 읽어보기에도 좋아요.
KnightBaran.K
09/06/26 18:11
수정 아이콘
제가 불교에서 배운바로는 선, 악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배웠습니다. 님의 말씀대로 언제나 상황, 결과, 과정이 변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어떤 마음으로 행동을 하였는가가 중요하고, 어떤 마음으로 인생을 사는가가 중요하다고 배웠습니다.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 타인을 자신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는 제가 이해한 수준입니다. =_= 제가 들은 이야기의 진의가 어떤지 확신은 없습니다.)
제 스승님이 해주신 말씀중 한 가지가 '능력이 없는 것도 죄다.' 입니다. 능력이 없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기 때문이지요.
능력이 없는 이유는?? 게으르기 때문이겠지요. 보통... 어떤 장애인이라도, 아무리 배운바가 없어도 자기 밥값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진정한 선을 행하기 위해서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지혜를 갈고닦아야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지도 않고 자신이 피해를 입지도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Benjamin Linus
09/06/26 18:19
수정 아이콘
KnightBaran.K님// 불교에 관해 잘 아시면 답변부탁드립니다.
환생에 관해서 불교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내가 다시 태어난다해도 나의 대한 기억과 몸이 아닌데 환생이라고 볼 수 있나요?
환생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와 죽어서 다시 환생의 나와 모두 다른 생각, 기억, 몸을 가지고 있는데
이걸 환생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그리고 억겁의 세월을 주로 언급하던데
우주의 나이는 130억년 정도로 겁의 시간에 비해 너무나도 극소 합니다.
겁의 시간은 빅뱅이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나요?

그리고 득도하면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는데 무엇때문에 허상에다가 절을 하나요?
자신이 부처가 될 수 있는데 부처나 보살이 되려면 절을 꼭 해야하는건가요?
09/06/26 18:43
수정 아이콘
Benjamin Linus님// 불교는 불상을 섬긴다기 보다는 자신의 목표(?) 로서 그 불상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신앙과는 차이가 있죠.
오름 엠바르
09/06/26 19:06
수정 아이콘
Benjamin Linus님// 불교도가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깨달음을 얻은 자에 대한 (일종의) 존경입니다. ^^;
그래서 반드시 절을 할 필요도, 불상을 모실 필요도 없고, 꼭 절에 가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역시나 일종의) 수련의 의미로 절을 하거나 경을 외우거나 읊는 거죠.
09/06/26 19:09
수정 아이콘
Benjamin Linus님// 불교에서 환생은 업(카르마)에 의한 윤회의 개념으로 보는게 맞을 겁니다. 모든 생명체는 6도 (천상, 인간, 아수라, 축생, 아귀, 지옥)에서 자신의 업에 따라 다시 태어납니다.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이런 윤회의 업을 끝내고 진정한 자아를 찾는것 즉 '성불'입니다. 처음 석가께서 가르침을 주셨을때는 개인의 깨달음과 수련을 중시하는 것이 불교였지만 석가모니께서 열반에 드신 후 제자와 신도들에 의해 종교의 형태를 가지면서 불상도 제작되고 각종 경전이 편찬되고 예불을 드리는 것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겁이라는 시간은 정말 엄척난 시간입니다. 천지가 개벽하고 다시 한 번 개벽하는 시간이니 얼마나 긴 시간인지 모릅니다. 제가 지옥에 단단한 돌로 된 산이 있는데 속세의 시간으로 1년에 1번 선녀(이 부분이 잘 기억이 안나서요)가 내려와 옷으로 그 산의 꼭대기를 스치면서 그 산이 닳아 없어지는 시간이 겁이라고 설명들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의 깨달음을 중시하는 초기 소승 불교에서 대중의 구제를 중요시하는 대승 불교가 생겨나고 그러면서 개인이 깨닫는 것보다 부처님의 법력으로 대중을 구제하는 종교적 색채가 짙어지면서 불상에 대한 예불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Benjamin Linus
09/06/26 19:09
수정 아이콘
피나님// 오름 엠바르님//
음 그렇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딱히 절을 하거나 절에 갈 필요가 없겠네요.
Cedric Bixler-Zabala
09/06/26 20:08
수정 아이콘
불교는 크리스트교나 이슬람교 같은 믿음의 영역과 유교 같은 학문의 영역의 중간에 있는 종교입니다.
불교도의 가장 큰 목표는 '믿음'이 아닌 '깨달음'인 것만 봐도 타 종교와는 목적의 차이가 있죠.
KnightBaran.K
09/06/26 23:50
수정 아이콘
Benjamin Linus님// 나에 대한 기억과 몸은 아니고 새로운 생은 분명히 맞습니다. 하지만 불교에는 '업'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리고 '습'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무엇인고 하니...

'업'은 자신이 행한 일의 결과입니다. 그것은 영혼에 새겨진다고 합니다. '인과응보'라고 얘기 들어보셨죠?
인과율, 인과의 법칙. 불교에서는 이 세상은 그 인과의 법칙이 확실히, 철저하게, 정확히 지켜진다고 합니다.
그러면 왜 이 생에서 악행을 저지르고도 잘 사는 사람이 있느냐....그 인과의 법칙이 이 생에 한해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전생, 후생에 걸쳐서 지켜지기 때문에 현생만 두고 본다면 인과의 법칙이 명확히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지요.
모든 생을 걸쳐서 본다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지켜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업'이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윤회를 해도
그것은 자신이라 할 수 있구요.

또 한 가지. '습'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습관이라고 볼 수 있는데, 행동의 습관뿐만이 아니라 마음, 그리고 무의식에
그리고 영혼에 새겨진 습관까지 포함합니다. 이런 습은 일종의 고정관념, 편견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서 불교에서는 이것도 제거해야
성불에 가까이 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습도 따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생에 이런 환경에서 이런 몸을 가지고 이런 부모들에게서 태어나게 된 것 자체가 자신이 전생에 지어놓은
인연, 업보의 결과이고, 그 인연이 그대로 이 생에서도 만나게 됩니다.

이런 많은 이유로 전생과 이번 생은 전혀 다른 생이지만 같은 영혼이 사는 생이라고 합니다.
위의 업, 습 모두 영혼에 새겨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불교에서는 우주도 윤회를 하는 개체로 봅니다. 빅뱅은 그 중 우주의 탄생이고 우주도 소멸하겠지요.
그러므로 겁의 시간은 빅뱅이전에도 존재하지요. 아마 빅뱅이전에는 우주의 소멸이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자 한다면 보살내지 성불한 부처님정도는 되어야 그 과정을 명확히 알 수 있을겁니다.

깨닫게 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지만 깨닫지 못한자가 모든 지혜를 얻은, 모든 고통에서 벗어난,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 부처에 대하여
일종의 존경심을 표함과 동시에 가르침을 얻고자 절을 하는 것입니다. 가르침을 얻고자하는 일종의 최소한의 정성? 내지 스승을 모시는 자세? 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교만하지 않고 자세를 낮추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겠다는 일종의 다짐이 될 수도 있지요.
자신이 부처가 될 수 있지만 부처나 보살이 되었다는 것은......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떄문에 그것을 이루신 분들께 절을 하는겁니다.

딱히 절을 하거나 절에 갈 필요가 없다는 님의 결론에는 회의적입니다. ^^;
중생은 스스로의 힘으로 깨닫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이나 보살님들의 도움과 가르침을 얻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부처님이나 보살님들께서도 배울 자세가 전혀 안되어있고 배울 생각도 없는 사람에게 가르쳐줄 수도 도움을 줄 수도 없습니다.
절을 한다는 것은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최소한의 정성의 표시이자 가르침을 얻으려는 자세 입니다.
절은 보통....특히 오래된 절일수록 수행의 정도가 높으신 스님들이 좋은 터를 잡고 부처님이나 보살님께 지극한 정성을 들여서 그 절에 오는 중생들을 특별히 잘 돌봐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또 지극한 정성을 들여서 지은 곳입니다. 다른 곳에서 수행하는 것보다는 더 부처님이나 보살님들의 도움을 받기가 쉬울것입니다.

@@ 이상은 제가 듣고 이해한 바를 적은 것입니다. 실제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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