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암흑기(?)아닌 암흑기 -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태평양이나 롯데, OB등의 팀에 비하면 암흑기도 아니었으니...... - 를 맞이한 후 팀은 성공적으로 리빌딩을 마치게 됩니다.
1985 ~ 1988시즌까지 2루수로 활동하다 88시즌중 김성한과의 충돌로 인한 무릎부상으로 사라졌던 김성래가 무사히 미국에서 수술을 받고 돌아와 삼성의 아킬레스건인 1루수비를 하게 되었고, 작년에 1차지명을 하였으나 부진했던 김태한이 다시 부활에 성공, 쌍방울의 2차지명에 상무입대로 맞섰던 양준혁이 비록 방위병이지만 삼성유니폼을 입었고, 작년에 2번타순에서 3할의 타격에 20개의 도루, 10개의 홈런을 때리며 '역대 최고의 2번타자'라는 명성을 얻었던 동봉철 역시 방위병으로나마 활동합니다.
1990년 12승 18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와 선발을 오갔던 김상엽도 다시 재기했고, 신인 박충식과 데뷔해 15승을 올리며 나름대로 선전한 성준도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류중일 - 강기웅이라는 최고의 6 - 4라인도 건재함을 과시합니다.
이제 가장 역동적인 야구를 보여줄 93삼성이 완성된 것입니다.
투수 : 김상엽, 박충식, 김태한, 성준
타자 : 양준혁, 김성래, 강기웅, 류중일, 동봉철, 이종두, 이만수
비록 최강의 팀은 아니었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야구를 보여주었던 93시즌의 삼성. 톱타자 류중일로 시작해 동봉철 - 강기웅 - 김성래 - 양준혁 - 이종두 - 이만수가 대기하고 있었던 타선. 특히, 강기웅 - 김성래 - 양준혁의 무시무시한 클린업 트리오. 비록 이만수는 빈타에 허덕였지만..... 또한 '파워커브'라는 명품구질로 활약했던 김상엽과 싱커가 예술이었던 박충식, 좌완 파이어볼러 김태한, 느림의 미학 성준이 10승이상을 거두며 구멍난 마운드를 돌려가며 막으면서 팀을 이끌었습니다.
겁없는 아기 사자들은 73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상대로 서울 라이벌인 OB를 꺾은 LG를 만납니다. 피말리는 혈전끝에 3 : 2로 승리를 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합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상대는 86, 87두번에 걸쳐서 좌절을 안겨주었던 그 팀. 해태타이거즈였습니다. 삼성의 4투수가 10승이상씩을 올리며 총 53승을 거두었다면 해태는 조계현, 송유석, 이대진, 김정수, 이강철, 심지어 마무리 선동렬까지 10승을 거두면서 도합 68승을 올립니다. 그만큼 무시무시한 투수들의 장벽이 그들을 막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객관적인 전력대조로도 삼성이 "열세"에 몰렸다는 평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습니다.
1차전 : 광주구장에서 다승왕 조계현과 탈삼진왕 김상엽이 정면으로 붙었던 경기. 2회초 삼성이 선취 1점을 올렸지만, 6회말 제구력 난조를 보인 김상엽 대신 등판한 유명선이 또다시 연속 포볼과 이종두의 악송구 등으로 7회말 2실점하면서 경기의 흐름은 급격히 해태쪽으로 넘어갑니다. 결국 2점을 더 허용하고 나서 간신히 마무리한 7회말. 김응룡감독이 철벽마무리 선동렬을 8회초에 투입하면서 해태의 승리는 굳어지고 맙니다. 또한 8회말 '해결사'한대화가 1점 축포를 쏘아올리며 경기에 쐐기를 박습니다. 1 : 5로 삼성의 패배
2차전 : 광주구장에서 김태한과 '한국시리즈 7승 투수' 김정수가 붙은 경기. 하지만, 김태한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산발 7안타로 완봉승을 거둡니다. 삼성은 4회초 3점, 7회초 김성래의 2점홈런등 3점을 더해 6 : 0으로 승리합니다.
3차전 : 한국시리즈 최고의 명승부중 하나. 해태의 또다른 '한국시리즈 전용투수' 문희수와 정말로 겁없는 아기사자 박충식이 대구에서 붙은 경기. 2회말과 3회초 각각 1점씩을 얻은 상황. 이 때, 김응룡감독은 3회말 선동렬을 마운드에 올리는 초강수를 두고 먼저 1점을 얻으며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하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반격에서 다시 삼성이 1점을 만회하며 또다시 전광판에는 0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마무리로서 무려 6이닝을 소화한 선동렬은 10회에 송유석과 자리를 바꾸고 삼성은 박충식이 계속 마운드에 선 상황. 또다시 지루한 0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15회 무승부가 선언됩니다.
4차전 : 선동렬의 무리를 틈타 얻었던 기회. 4회초 해태가 2점을 선취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4점을 얻으며 경기의 흐름을 돌려버린 삼성라이온즈. 8회말 또다시 4점을 얻으며 8 : 2로 승리, 드디어 한국시리즈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합니다.
5차전 : 잠실에서 열린 5차전. 하지만 1회말과 3회말 해태가 1점씩을 얻으며 달아났고, 4회말 장채근이 결승점이 되는 2점홈런을 쏘아올리며 추격을 완벽히 봉쇄. 9회초 공격에서 이만수가 2점홈런을 때려내며 반격을 하지만 거기까지 였습니다. 2 : 4로 패배
6차전 : 2회말에 2점을 선취하지만, 5회와 6회 각각 1점씩을 실점하며 동점을 만든 상황. 8회초 '오리궁둥이' 김성한이 결승 2점홈런을 날리고 선동렬이 다시 마무리로 나서며 추격을 분쇄. 2 : 4로 패배합니다.
7차전 : 3차전의 영웅 박충식이 다시 등판했지만, 평범한 뜬공에도 미친듯이 진루했던 이종범의 다리는 삼성의 내야진을 갈기갈기 찢어놓으면서 해태의 승리를 이끌어 냅니다. 그리고 언제나 등판하는 송유석과 선동렬은 삼성의 마지막 저항마저 무참히 짓밟아 놓습니다. 1 : 4로 삼성의 패배, 그리고 6번째 준우승.
비록, 우승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이빨빠진 사자', '배부른 사자'라는 주변의 비난을 정면으로 극복해낸 93년의 삼성라이온즈. 노련한 호랑이에게 패기라는 한가지 무기만으로 겁없이 덤벼들었던 아기사자들의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타자
류중일 : 107경기 출장, 타율 0.281, 444타석 377타수, 106안타, 58득점
동봉철 : 68경기 출장, 타율 0.345, 295타석 249타수, 86안타, 53득점, 20도루
강기웅 : 102경기 출장, 타율 0.325, 420타석 379타수, 123안타, 16홈런, 75타점, 60득점, 20도루
김성래 : 124경기 출장, 타율 0.300, 521타석 436타수, 131안타, 28홈런, 91타점
양준혁 : 106경기 출장, 타율 0.341, 456타석 381타수, 130안타, 23홈런, 90타점, 82득점, OPS : 1.035
이종두 : 106경기 출장, 타율 0.249, 413타석 354타수, 88안타, 14홈런, 51타점, 50득점
투수
박충식 : 32등판, 20선발, 155.2이닝, ERA : 2.54, 14승(12선발승, 2구원승) 7패 2세이브, 97K
김태한 : 31등판, 23선발, 162이닝, ERA : 2.83, 14승(13선발승, 1구원승) 6패 2세이브, 91K
김상엽 : 36등판, 18선발, 181.1이닝, ERA : 2.58, 13승(11선발승, 2구원승) 6패 8세이브, 170K
성준 : 21등판, 21선발, 139이닝, ERA : 2.07, 12승(12선발승) 4패, 51K
이제 아기사자들의 주요 부문별 순위를 살펴보겠습니다.
타자
홈런 : 김성래(1위), 양준혁(2위), 강기웅(4위), 이종두(7위), 김성현(11위), 정영규(11위), 류중일(21위)
타점 : 김성래(1위), 양준혁(2위), 강기웅(3위), 이종두(14위), 류중일(20위), 김성현(20위)
타율 : 양준혁(1위), 강기웅(2위), 김성래(5위), 류중일(14위)
도루 : 정경훈(6위), 강기웅(8위), 동봉철(8위)
득점 : 양준혁(2위), 김성래(4위), 강기웅(6위), 류중일(8위), 동봉철(11위), 정영규(11위), 이종두(17위)
원조괴물 양준혁. 정말 원조괴물이라고 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성래의 성공적인 재기와 천재 2루수 강기웅. 정말 무시무시한 클린업 트리오입니다.
투수
다승 : 박충식(3위), 김태한(3위), 김상엽(6위), 성준(8위),
탈삼진 : 김상엽(1위), 박충식(14위), 김태한(23위)
평균 자책점 : 성준(3위), 박충식(9위), 김상엽(11위), 김태한(14위)
세이브 : 김상엽(6위), 오봉옥(8위)
4명의 다재다능하고 개성강한 투수들이 구멍난 마운드를 이렇게 성실히 메웠습니다.
이 겁없는 아기 사자들이 각 팀에게는 어떠한 상대전적을 거두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vs 해태 : 11승 7패, vs OB : 8승 9패 1무, vs LG : 8승 10패, vs 빙그레 : 8승 9패 1무, vs 롯데 : 13승 5패, vs 쌍방울 : 12승 5패 1무, vs 태평양 : 13승 3패 2무
도합 73승 48패 5무를 거두었습니다. 특기해야할 사항은 리그 1위 해태타이거즈에게는 유일하게 상대전적 우위를 보인 팀이라는 사실과 중위권팀에게는 약한모습을 반면에 하위권팀들은 철저하게 밟았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아기 사자들의 팀 성적을 살펴보며 마치려고 합니다.
득점 : 615(1위), 실점 : 433(6위), ERA : 2.95(3위), 타율 : 0.271(1위), 홈런 : 133개(1위), 도루 : 102개(5위)
공격, 공격, 공격, 오로지 공격. 공격의 끝을 보여준 야구입니다. 득점 2위 해태타이거즈는 513점으로 1위 삼성과 무려 102점 차이가 나며 마찬가지로 홈런 2위인 해태타이거즈는 95개의 홈런을 때려 1위와 무려 38개의 홈런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리빌딩을 끝내며 앞길이 창창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삼성라이온즈. 하지만 이들의 앞에 펼쳐질 미래는 그렇게 장밋빛 미래가 아니었으니......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모든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에 있습니다.
P.S : 6평보고 왔습니다. 잃어버린 감을 찾으며 성적이 대폭 상승했네요. 후배들이 많이 어렵다고 했는데, 참 다행이었습니다. 예상등급은 언, 수, 외 : 1, 사탐 : 1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