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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6 16:44:48
Name Claire
Subject [일반] 저는 사실 앞으로가 더 두렵습니다.
그저 슬퍼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자다가도 깨서 술 생각만 나고...
일을 하다가도 억울해서 술 생각이 납니다.

신문기사들을 읽고, 각 커뮤니티들을 다니며 반응을 보며 희망을 느끼다가도,
다시 또 억울하기만 합니다.
전 사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자' 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가 '정치계' 로 돌아온다면 반겨주고 싶지 않습니다.
제게 있어서 그는 영원히
'퇴임 이후에 가장 나의 가까운 곳에서 옆집 아저씨처럼 편히 있어주는 첫 대통령'
이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정치 실력과 결과가 어찌되었든, 그가 보여준
'국민에게 내려오는' 그 모습 하나만을 평생 간직하고 싶기도 하고요.
뭐.. 노 전대통령의 성격상 다시 정치시켜도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들고 올 것 같지도 않구요 크크.
(정치라는게.. 적당히 살살 머리 긁어주기도 하고, 당근 좀 줘가면서 굴려줘야 돌아가는 곳인데.. 그걸 할 위인이 아니니까요)

어쨌든 슬프지만.. 제겐 사실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영웅을 잃은 사람들은, 자신들을 반영시킬 새로운 후보자를 물색한다는건
반복되온 역사속에서 증명된 사실이지요.

지금도 포스트 노무현이 기사에 종종 거론된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기사들을 읽을때마다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죽인 이들이 멀쩡히 눈뜨고 있는데'
'다시 정계로 돌아올 듯 하니 융단폭격 당하는 현실인데...'
하는 생각만 머리를 맴돕니다.

물론 저도 포스트 노무현을 생각해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사할 수 있을까요?
전 지금 이 사태를 만든 사람들이 반성하고 변하리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손자보는게 더 빠를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3년이라는 시간이 그들에게는 주어져 있습니다.
물론 몇달은 조용히 지내주겠지요. 최소한의 '양심' 이 있다면...
하지만 그 후가 두렵습니다.

이제는 시도도 못해볼만큼 미리 밟히는 건 아닐까...
무엇보다 '정치 실력' 만큼은 지금의 정권을 인정합니다.
그렇기에 두렵습니다.

물론 너무 빠른 걱정입니다.
하지만. 비현실은 항상 현실의 경계면에 놓여있지요 ^^
시간을 두고 느긋하게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볼 생각입니다.
무언가 바꾸어볼 기회를 뺏기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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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09/05/26 16:49
수정 아이콘
이 모든 기억이 실패로 마무리 되어 무기력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합니다 전....
09/05/26 16:52
수정 아이콘
Who am I?님// 사실 실패는 두렵지 않습니다.
'도전' 자체로 중요하다는 건 이번에 꽤 배우고 있습니다 ^^;
그 실패의 '기회' 를 잃을까 걱정입니다...
09/05/26 16:56
수정 아이콘
차근차근 하나하니씩 바꿔야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평생을 기득권과 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를 보낸 우리들이 쉽게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제2의 노무현이 매장된다면 제3의 노무현을 제3의 노무현이 제거된다면 제4의 노무현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우리를 그답게 또는 그의 가치를 반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봅니다.
저는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
그 힘에 제 남은 인생을 걸어보려구요.
09/05/26 16:57
수정 아이콘
분수님// 저도 그래서 앞으로 두눈 부릅뜨고! 그들을 지켜볼 겁니다.
가만히 앉아서 기회마저 잃을 순 없는 노릇이지요.
포데로사도스
09/05/26 16:58
수정 아이콘
수십년(아니 어쩌면 수백년)동안 계속 져오면서 겨우 한두번 이겼을 뿐인 힘겨운 싸움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싸움으로 여기까지 왔지 않습니까.
Claire님의 손자가 사는 세상은 좀 더 상식적인 세상이 되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시 수백 수천번을 더 패하더라도 말이죠.
09/05/26 17:01
수정 아이콘
포데로사도스님// 맞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서 노력해야지요.
제가 수십번 패하고 주저 앉는 건 걱정되지 않습니다.
그 뒤에 밝은 뭔가가 보인다면 말이지요.
수호르
09/05/26 17:03
수정 아이콘
제가 너무 무책임하게 있었던거 같습니다. 저 자신이 너무 미워집니다.
힘드실꺼 뻔히 알면서도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 저 자신이 너무 한심합니다.
지금까지 투표와 같은 소극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의 실현과 자주, 평화, 평등과 같은 것을 이룰수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산인듯 합니다. 투표와 같은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저의 영원한 대통령이신 노무현 대통령님에게 제대로 힘이 되어 드리지 못했기때문입니다.
그분이 혼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고전분투 하고 있을때 멀리서 지켜만 봤다는게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우리에게 이만한 대통령이 다시 나올 수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만,
그렇다고 소극적인 참여인 투표만을 했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듯 합니다.
그분이 그렇게 평생 이루고 싶었던 염원을 지킬 수 있도록 차분하게 계획을 세워야겠습니다.
09/05/26 17:09
수정 아이콘
수호르님//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는 '피의 항쟁' 이라고 불릴만큼 처절하게 국민들의 피로써 발전해 왔습니다 ^^;
투표는 그 피를 가장 줄이는 방법이구요.
자신의 한표만 행사해도 충분히 무언가를 바꿀 기회가 될겁니다 ^^
담배피는씨
09/05/26 17:18
수정 아이콘
제2의 노무현을 응원하기 전에..
이번 사건에 대해서 권력의 하수인들의 책임을 묻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상처는 들어내는 일이라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묻어두자고 하겠지만..
보복과 잘 잘못을 따지기 위해서가 아닌..
언젠가 나타날지는 모르는..
제2의 노무현을 권력의 하수인들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 말이죠..
09/05/26 17:19
수정 아이콘
담배피는씨님//
현재 진행되는 상황은...
검찰 수뇌부를 내쳐서 꼬리를 끊으려는 형태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과연 정계가 자신들의 과오를 '말' 이 아닌 '실천' 으로 인정할지는...
여전히 부정적인게 사실이네요 -_-;;;
담배피는씨
09/05/26 17:26
수정 아이콘
Claire님// 그래서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제일 먼저 청문회나 국정 조사를 제안 하는 정치인을 응원 할 생각 입니다..
없다면.. 맘 편하게.. 영어 공부나 해서 이민이나.. =-=;;
09/05/26 17:29
수정 아이콘
담배피는씨님//
저는 앞으로 또 타겟 수사가 이뤄지나를 지켜볼 생각입니다. -_-;
정말 또 타겟 수사가 있다면..(대선 1년 정도를 앞두고 반드시 있을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예전 탄핵 시위에 참여했던 것처럼.. 일인 시위라도 벌이든지 해야지 원...
09/05/26 17:47
수정 아이콘
애석하지만...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랍니다.
4.19와 5.18과.... 수많은 민주항쟁에서 스러져간 많은 분들의 피와
김구 선생님의, 조봉암 선생님의, 전태일 열사의, 박종철 열사의.... 그리고 이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피를...
그렇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자라갑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배고파하는 것 같아서 더 안타깝습니다.
담배피는씨
09/05/26 17:55
수정 아이콘
Claire님// 저는 지금이 사정 기관들의 과잉 충성에 제재를 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을 넘어가면.. 똑같은 일이 반복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임 대통령을 죽으로 몰고간 저들 입니다..
하물려.. 일개 정치인을 잡는데.. 두려워 할까요..
09/05/26 17:58
수정 아이콘
AhnGoon님// 민주주의는 피의 항쟁 그 자체죠................
이번 사태로 다시한번 그걸 느꼈습니다 ㅠ_ㅠ

담배피는씨님// .....참 애석한 현실이죠;;;
모르니~
09/05/26 18:09
수정 아이콘
민주주의가 발전할려면 시민혁명이 필수 아닌가요?
GH_goliath
09/05/26 18:23
수정 아이콘
조선은 정조 사후 세도 정치의 시대를 겪어야 했죠...

.....
09/05/26 18:59
수정 아이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0&aid=0002050655
...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의 논리대로라면.. 국장 시스템 없애도 될듯 합니다. [........]
아.. 정말 내 세금이 아깝다.
좋은생각
09/05/26 19:26
수정 아이콘
전 오히려 노무현대통령을 애도하는 우리 국민들이 현재 슬퍼하고 분노하는 이 상황을 너무 빨리 잊지 않을까 두렵네요.
3년만 잊지않기를 간곡히 바라고 기대합니다.
09/05/27 12:14
수정 아이콘
하지만, 여전히 기득권의 벽은 두텁습니다. 그리고 잊혀지겠지요.
GrayScavenger
09/05/27 13:14
수정 아이콘
Claire님// 그 기사 읽고 진짜 야마도는줄 알았습니다 -_-;

가만히 있기에는..그들이 모든 희망의 싹을 밟아버리지 않을까 두렵고..
들고 일어나기에는..또다시 수많은 피가 흘러야 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과연 희생은 불가피한 건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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