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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18 17:46:06
Name swor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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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역사) 안티오크 이야기


안티오크,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어 보신 분들이라면 들어 보셨을 지도 모릅니다.
뭐 저는 비잔티움사에 관한 책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안티오케아라고 많이 씁니다. 물론 기독교
분들에게는 안티옥(이게 맞는지?)라는 단어가 좀더 익숙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제가 이도시 이야기를 하냐 하면 좀 개인적으로 공부가 안되서 그냥 한번 적어보는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를....(개인적이라 죄송합니다.)

고대사회에서 이도시는 정말 대단한 도시였습니다. 시리아의 도시중에서 가장 큰 도시였으며
로마에서도 시오노 옹의 말에 따르면 4대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초기 기독교 사에서 5대
총대교구중 하나였을 정도로 큰 도시였죠.(나머지는 로마, 콘스탄티노플, 알레산드리아, 예루살렘
입니다.)하지만 현재 이도시는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 아니면 기억도 못할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총대교구 도시 중 유일하게 '망했습니다.' 바울의 행적에서 행적에 나오는 옆도시
인 다마스커스(다마섹)이나 알레포 같은 도시보다도 보잘것 없어 진것이죠.

물론 소아시아의 큰 도시중 하나인 에페소스(에베소) 처럼 완전히 망한 건 아니고 터키의 중소
도시로 살아 남아 있습니다.

이 도시의 역사는 BC 6세기 까지 올라 갑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건설은 알렉산더 대왕의 영향이
컸죠. 그리고 대왕 사후에 셀리우코스 왕가에 의해 성장하게 됩니다. 오론테스 강의 어귀에 자리 잡은
이 도시는 지중해에서 22km 떨어져 있습니다. 물론 해수면 하강으로 좀더 예전에는 가까웠겠지만요.
하지만 오론테스 강을 이용한 항구 도시로 크게 발전합니다. 왜냐하면 고대의 교통로인 유프라테스 강의
상류와 가장 가까운 지중해 연안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교통의 요지가 될 수 있었죠.
또한 시리아의 정치적인 중심지로서 역할 역시 도시 성장에 중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한편 이 고대의 톱스타가 동방에 유행했던 기독교의 중심지가 된 건 당연했습니다. 가장 큰 도시였으니까요.
또한 팔레스티나하고 가까우며 새로운 종교의 신규 고객인 그리스인이 많이 산다는 것도 큰 이유 였
습니다. 그래서 총대교구좌가 된 이유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근원한 것입니다. 시오노가 말기 로마 황제
중 가장 높게 평가한 배교자 황제 율리아누스에게 기독교 박해를 이유로 반기를 든 것도 바로 이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마 말기 시리아의 정치적 변동, 지진, 사산조와 비잔티움의 전쟁그리고 이슬람의 팽창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론테스 강의 강깊이가 감소했기 때문에 급격히 쇠퇴합니다.(시오노 주장 처럼
동서 무역이 없어지면서 쇠퇴했다는 말은 약간 의문이지만요.) 항구로서 기능을 정지해 버린 겁니다.
다시 비잔티움의 황제 니케포로스2세가 이도시를 찾았을 때 이미 제국 변방의 군사도시 정도
수준 밖에 되지 못했습니다.

그후 다시 이 도시가 유명해 진 건 십자군 원정 때문이었습니다. 봉건적 위계 상 십자군 들은
비잔티움의 황제 알렉시오스 2세가 (명목상) 이 십자군의 주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알렉시오스와 남이탈리
아에서 싸운 경험이 있던 보헤몽은 안티오크를 정복한 이후 이 봉건적 위계를 무시하고 안티오크에
공국을 세웁니다. 그게 안티오크 공국이죠. 하지만 후에 살라딘과 더불어 이슬람계의 양대 영웅
바이바로스에게 멸망당합니다. 그후 수많은 정치적 변동을 거치다. 최종적으로 투르크의 지배를
받습니다. 물론 도시는 예전의 영광을 다시 회복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현재 이도시는 터키령입니다. 도시의 현대적 색체는 덜하지만 고대와 중세 유적이 많이 상존한다고 하더군요.
현재 제가 돈만 있다면 가장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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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09/05/18 17:55
수정 아이콘
안티오크는 못 가봤지만 터키 정말 좋습니다. 에페스도 재미있었구요. 언제 한 번 가보세요~ 후회 안 하실겁니다. 그러고보니 이스탄불에 계시는 분이 글 올려주셔서 잘 보고 있었는데 요즘 바쁘신지 뜸하시네요.
Ms. Anscombe
09/05/18 17:59
수정 아이콘
안티오크를 보고 Anti-Orc(오크라면 그 분..) 가 떠오를 수 밖에 없는..
Mercury]Lucifer
09/05/18 18:05
수정 아이콘
스타크래프트에서 페닉스가 사망한 곳도 안티오크였죠, 아마.

안디옥이라고 많이들 합니다만, 대동소이할 겁니다.
시리아 속주 군단기지의 중심지가 여기였었던가요.
샨티엔아메이
09/05/18 18:07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도적이신가요? 하하

안티오크라 정말 가고싶어지는 도시네요. 먹고싶어지는 터키음식과 더불어..
스프링필드
09/05/18 19:30
수정 아이콘
anti-orc....일까 안티오크일까 고민했는데 세계사를 너무나 좋아하는 저라서 지나칠수 없는 글이었네요.
swordfish
09/05/18 19:48
수정 아이콘
샨티엔아메이님// 터키 음식 진짜 맛있더라고요. 카레도 일반 우리가 먹는 것과 좀 달랐고, 무슬림 식으로 잡은 양고기는 진짜 누린내가 않나더라고요. 고기도 진짜 단백한 편이고. 다시 먹을 기회가 있으면 한번 더 먹어보고 싶습니다.
09/05/18 20:04
수정 아이콘
전 안티오크를 보고 장회장님이 떠올랐네요 -_-;;
Wanderer
09/05/18 20:07
수정 아이콘
sinfire님 // 댓글 보고 흠칫했습니다.
요르문간드
09/05/18 20:42
수정 아이콘
토탈워에서 중동쪽 나라로 시작하면 무조건 먹고 봐야하는 도시죠. 돈이 떼로 들어옵니다..
유럽으로 시작해도 십자군 원정으로 먹고 무한방어 해본 경험도 있고요.. 결국 티무르애들에게 털렸지만..
애국보수
09/05/19 00:43
수정 아이콘
결정적으로 오론테스 강의 강깊이가 감소했기 때문에 급격히 쇠퇴합니다.
<- 제가 안티오크에 관해서 아는 건 없지만 저 주장이 개연성이 제일 높지 않을까라고 감히 생각해 봅니다. 도시가 생기는건 다 이유가 있어서고 그 이유의 대부분은 지리적 위치지요. 콘스탄티노플도 고대에 완전히 파괴시켰지만 서로마시절에 이미 다시 큰 도시를 세웠고, 카르타고도 그렇게 평지로 만들었지만 곧 도시를 다시 만들었지요. 거기가 제일 좋은 땅이니까요.
09/05/19 02:03
수정 아이콘
콘스탄티노플은 지리적으로 육군으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던 위치에 있었다고 배운걸로 기억합니다. 흑해와 지중해 사이에 있는, 오늘날 이스탄불의 위치는 지도로 봐도 서쪽으로는 좁은 평지에 북쪽과 남쪽은 넓은 바다, 동쪽으로는 좁은 해협 때문에 철옹성 같았는데 4차 십자군이었나요? 베네치아의 상인들이 십자군 원정을 가던 중 진로를 바꾸고 콘스탄티노플을 박살냈는데 그 이유가 베네치아는 강력한 해군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안티오크(안디옥)도 성경을 읽으면서 많이 들은 곳인데 어디있는지 찾아볼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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