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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17 23:55:42
Name DowntoEarth
Subject [일반] 맹목증후군(?)-말 나온 김에
뭐 제가 순간 지어낸 말입니다.

아마 관련 전공한 분들 사이의 무언가 학술적인 용어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뒷받침 하는 것이든 아니면  이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것이든.



가령 경찰의 존재의의를 생각해 보면 치안,질서유저,복리증진.. 뭐 이런 목적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최근의 경찰의 행태를 보면 참으로 이상하죠.

정당한 내용의 내부고발자를 조직의 배신자 취급을 한다던지 말이죠.


실제로 경찰로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잠재의식-넘어서 현재의식으로도

'조직'의 중요성에 대한 대단한 맹목적성이 느껴집니다.



경찰이란 조직이 왜 필요할까?

그리고.. 경찰에게 왜 상명하복이 필요할까?

분명히 이미 언급한 상위의 목적이 있음에도

상위 목적이 무시되는 현상들이 너무나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게 현실이죠.



최근의 모대법관사건 역시 그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지배하는 검찰은 지긋이 입술 깨물고 아직 기대하긴 힘들다고 보여도


재판독립이 지극히 당연한 원칙인 사법부에서도 조직에 관한 간섭, 조직에 관한 희생논리가 나오는 걸 보면


확실히 이런 '맹목증후군'환자들이 너무나 득시글대는 것 같습니다.



*************************************



현실적으로야 권력의 논리는 교묘하게 본래의 목적을 잠식시키는게 사실입니다.

권력에 대한 갈망과 자기식구 감싸기 등의 계파이기주의는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죠.



일단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리나라 문화 전반에 깔려 있는 지나친 집단을 중시하는 경향이 바로 그 원흉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사회는 개인에 대해 너무 소홀합니다.

많이 나아졌다고 보이지만.. 그래도 저변에 깔린 뿌리는 여전히 강건합니다.


한 때 뼈빠지게 개개인이 고생하면서 개인의 인생을 포기하며 키워 놓은 나라인 까닭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후손에게 너희들의 인생을 포기하면서 집단에 헌신하라는 잘못된 교훈까지 키워 놓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나름 배은망덕한 결론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배부른 아이들이 불행한 이유들에 대해 배고팠던 분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런 이유 아닐까요?)


*************************


당장이라도 당신 삶의 이유는 바로 나,우리도 아닌 '당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좋겠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라, 명예를 누려라, 이런 하위의 목적 말고.. 진짜 목적 말이죠.



니가 행복하고 싶은데.. 돈이 필요하다고? 그럼 벌라고! 항상 '진짜' 목적을 환기시켜주는 사람들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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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D.루피
09/05/18 02:56
수정 아이콘
정작 당사자인 신대법관 본인은 이런 맹목적인 조직에 대한 충성심 따위는 없었던 것 아닐까요. 오히려 더러운 욕심 때문에 원래 법관이 지켜야할 가치를 놓아버린거죠.
저도 이런 사건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사건이죠.
모 대학교 모과의 어느 1학년 학생이 과엠티 불참에 따른 장학금 불이익과 일종의 얼차려 행위에 대해 항의하는 글을 학교 전체 카페에 올렸습니다. 그 학생은 과에서 매장당하다시피했고 카페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 과 선배라는 사람들의 변명들이 올라왔었죠.
조그마한 학과가 이러할진대 엘리트중에 엘리트이며 양민들에 대한 우월의식으로 가득차있을 판사집단이 별수 있겠습니까. 그런 맹목적인 사람들에게는 그 조직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자신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증명해 주니까요. 마치 게르만민족이 타민족보다 우월해, 나는 게르만 민족이야, 그래서 나는 우월해, 내가 계속 우월하기 위해서는 게르만 민족을 위해 내 목숨을 바쳐야 해...이런 식이 아닐까요. 최근 들어 제가 제일 혐오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입니다. 구토가 나올지경이죠.
이런 전체주의적 발상으로 집단에 헌신하는 현상은 종교인들에게서도 흔히 발생합니다. 시청앞에서 기도회한다고 하면 앞뒤안가리고 몇만명씩 몰려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제향군인회와 해병대전우회와 같이 기도회를 해야하는지도 모르면서 말이죠. 자신이 그 종교인이라는 자부심을 넘어서 구원받은 사람과 구원받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고 구원받지 못한 사람을 자신들이 구해줘야할 불쌍한 "영혼"이라고 생각하는 한 그 자부심은 우월의식으로 변할 위험이 있는 겁니다. 이런 우월의식이 한번 생겨나면 결과는 뻔하죠. 해병대 전우회와 같이 기도회하는 겁니다. (기독교인들을 위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저를 비롯한 기독교인들은 비기독교인들을 불쌍히 여길 자격이 없습니다. 그들을 긍휼히 여기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려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전하기만 할 뿐이죠. 근데 본인 자신이 그들을 불쌍히 여겨야 된다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사이비 종교 집단에게도 마찬가지죠. 교주가 성범죄로 잡혀 들어가도 핍박으로 믿고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신도들...이를 우째야 할까요.
맹목적인 집단의식은 이렇게 집단에 대한 자부심이 도를 지나쳐서 우월의식으로 발전할 때 생겨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일단 그렇게 폐쇄화된 집단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는 무척 어렵겠죠. 앞에 언급한 그 학과는 나중에 일이 커져서 교수들까지 모여서 회의를 했다는데 카페에 올라온 회의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습니다. 그렇겠죠. 뭐가 그렇게 크게 변하겠습니까. 그 조직을 꽉 쥐고 있는 교수, 선배, 학생회들이 대폭 물갈이가 되지 않는 한, 혹은 더 큰 조직인 학교 자체에서 제재가 들어오지 않는한 그 과가 변할 수나 있겠습니까.
주저리주저리 길게 쓰기도 했네요. 더 쓰고 싶지만 어차피 결론은 뻔한 거라 그냥 마무리합니다.
앙앙앙
09/05/18 03:01
수정 아이콘
몽키.D.루피님//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글이구요. 몇가지 첨언하자면, 시청앞 기도회나 보수단체 시위에는 순수한 자발적 선민의식이나 비뚤어진 그들만의 애국심 외에도, 현실적으로 "자금"이 개입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시위대 참가해서 손 몇번 흔들면 3만원, 5만원 이런 식으로 금품을 주거나, 아니면 식권을 주거나 이런 식으로요... 실제로 경상도 지방에서 (한나라당 지지가 높기 때문에) 버스를 대절하고 보수단체 시위에 동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반장들에게 동네 노인분들을 동원하게 하고 얼마씩 찔러주거나 이런 식으로요... 사람이란게 단순히 "맹목화된" 의식 그 자체 만으로 움직이는 경우만 있는 법은 아니지요. 그런 열혈분자들의 행동이 더 큰 비극을 낳긴 하겠지만,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경우를 보면, "떡고물" 역시 중요한 행동 변수가 됩니다.
09/05/18 13:29
수정 아이콘
그 맹목적인 문제점은 조직의 성향과는 그렇게 큰 관계는 없다고 봅니다.
보수단체와 종교단체의 경우에 나타나는 확률이 높지만, 그 단체의 보수성과 종교성에
원인이 있다고 보기 보다는 그 단체의 연대의식의 형성과정에 요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간혹가다가 진보진영에서도
전교조가 성추행의 덮으려고 하는 것처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당초에 연대의식이라는 것은
그 내용을 제한하고 있지 않습니다.
연대감이라는 것이 그 내용을 가리지 않고 발현되는 경우가 바로 맹목적인 경우가 되는 것이겠죠.
단체내에 우월의식이 없어도 상명하복의 구조가 확실하지 않아도
맹목적인 모습은 볼 수 있습니다.

연예인의 팬클럽에 보이는 이상행동은
우월의식이나 상명하복의 구조나 떡고물과는 큰 관련이 없이
발생합니다.
chcomilk
09/05/18 16:31
수정 아이콘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사는 것이 좋으나... 절충이 필요 할 것 같습니다.

팀원들 다 야근 하는데... "나 가요 하고 칼퇴근" 하는 사람은 아무리 사는 것이 자기의 행복을 위해 사는 것이지만... 그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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