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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28 23:18:52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역사] 1948년, 서재필의 대국민 연설
우리들이 오랫동안 염원하고 고대했던 한국의 독립정부가 설립되려는 지금, 저는 한국의 국민들과 이 기쁨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앞에는 진정한 자유와 번영으로 가는 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우 조심스럽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 길을 가야 합니다.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저는 한국이 우리 앞에 펼쳐진 중요한 이 시기에 따라야 할 과정에 대한 제 개인적인 견해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1. 우리는 민주주의 정신을 굳건히 지켜야만 합니다.
한국 국민들 가운데에는 공산주의자들의 파괴적인 술책에 대한 증오나 혹은 한국이 아직 민주주의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일종의 독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독재가 일시적으로는 편리한 방편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독재의 심각한 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켜야만 합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볼 때 민주주의가 다른 어떤 정치적 이데올로기보다 더 훌륭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

2. 칼로 이데올로기를 무너뜨릴 수는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무력이 이데올로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고 시도했지만 아무 효과도 없었습니다. 이데올로기는 더욱 뛰어난 이데올로기로만 정복될 수 있습니다. ……

3. 독재는 권력의 남용과 부패로 이어집니다. ……

4. 외국으로부터 경제 원조를 받는 것에 대해 …… 우방국으로부터 경제적 원조를 받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면 우리는 이를 환영해야만 합니다. ……

5. 한국 정부의 구성은 다수 집단은 물론 소수 집단도 포함해야 합니다.……

6. 사상의 자유를 존중해야 합니다. ……

7. 우리는 한국의 통일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

8.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들과 우호 관계를 촉진하는 대외 정책을 유지해야 합니다. ……

9. 부유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모두 현재의 요구에 순응해야 합니다. ……

10. 개인의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개인의 기본권 수호는 민주주의의 주된 관심사입니다. 이 원칙을 따르는 데 있어서는 부의 소유가 개인의 기본권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권리의 남용, 즉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들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는 소유권의 과도한 주장은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제한되어야만 합니다. 민주정부는 표현과 집회, 조직, 종교의 자유 등 다른 권리도 모두 보호해야 합니다. 경찰력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경찰력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선에서 그쳐야 합니다. 경찰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경찰 조직은 분산되어야 하며, 치안 방법은 과학적이고 현대적이어야 합니다.


김옥균과 함께 갑신정변에 참가하고 정변의 실패 후 미국으로 망명,
갑오개혁 당시 잠시 귀국했다가
재차 미국으로 망명
그리고 해방 후 잠시 귀국해서 한국인들에게 금보다 중요한 조언을 해주고 다시 돌아간 인물입니다.



해방으로부터 70년, 서재필의 말은 여전히 울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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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역으로가네요
15/06/28 23:45
수정 아이콘
필립 제이슨씨의 말이군요. 미군정에서 이분을 이용하려 했다가 자기가 난 조선이랑 너무 멀리 떨어져 살았다고 대통령직을 거부했던 사람으로 알고있습니다만....그냥 한국계 미국인 1세대에요 독립운동가고 뭐고간에
카레맛똥
15/06/28 23:47
수정 아이콘
독립운동가라고 치기엔 그냥 미국인이라..연설 자체는 백번 맞는말이지만요..
기승전정
15/06/28 23:48
수정 아이콘
말은 좋은 말인데 이야기한 사람이 필립 제이슨씨라서 진정성이 안느껴지네요.
소독용 에탄올
15/06/29 00:11
수정 아이콘
필립 제이슨(조선명: 서재필)이 역사적 맥락에서 자유롭지 못한 '개인'이긴 하지만, 이 말은 나름의 의미를 가집니다.
한국계 미국인 1세대이기 때문에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출신국'에 해줄 수 있었던 말로서요.
자신이 미국에서 경험한 '민주주의의 한 유형'에서 느꼈던 점들을 이야히 한 것이니까요.

물론 민주주의가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선혈위에서 자라난 물건인지에 대해서야 경험 '바깥에'있는 일이고 해당분야 전문가도 아니라 언급하지 못하긴 했습니다만...
흑태자
15/06/29 00:32
수정 아이콘
사람이 꼭 모든 면에서 존경받을 만한 행동을 할 필요는 없죠. 각자의 선택이 있는것이고 그건 대의를 위한 행동일수도 개인의 이익을 위한 일이지만 대의에는 반하지 않을수도 대의에 정면으로 거스를 수도 있습니다.

서재필의 생애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리플들에 언급된바와 같이
단순히 미국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비난받기는 좀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독립운동가로 추켜세울 필요도 물론 없지요.
하지만 그의 말들이 모두 몰가치할 정도로
언어와 행동이 괴리되었느냐면 그정도는 아닌거 같네요
사상최악
15/06/29 00: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공상만화
15/06/29 01:09
수정 아이콘
말로는 뭘 못하겠습니까.
이카루스테란
15/06/29 02:58
수정 아이콘
과연 미국으로 귀화해서 미국인으로 살았다는 것이 그렇게 비난 받을만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생판 얼굴도 모르고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다른 나라 사람이 한국에게 의미있는 조언하는 것은 좋다고 하면서 국적을 버렸다고 그의 말조차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편협한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좀 더 개인사를 들여다보면 서재필은 갑신정변으로 인해 국가에 의해 부인 아들을 포함 3족이 멸해진 사람입니다. 당연 본인도 사형을 받았고요. 이 정도라면 저는 조선 쪽은 평생 쳐다보지도 않고 미국에서 조선을 증오하며 살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일부 행적이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그의 노력도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죠. 필립 제이슨이 한 말이니 무조건 헛소리라고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니팅커벨여행
15/06/29 07:01
수정 아이콘
70년 가까이 지난 시점인데 왜 아직도 저런 말에 가슴아파해야 하는지 정말 안타깝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저때 보다 나을 것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출근 준비하면서 오늘이 6.29 선언을 한 날이구나, 6월 항쟁의 결과가 지금 어떤 식으로 우리 삶에 남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세대에 다시 6월 항쟁과 같은 일을 벌일 수 있을 것인가도 짧게나마 생각했는데 결론은 불가였네요.
피땀흘려 일으킨 민주주의가 지난 7년 여 간 완전히 무너져 버렸는데 이제는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자조하게 된 건 아닌지,
세 차례의 큰 고비를 넘기며 무수한 노력끝에 어렵게 쌓아 올린 탑이 또다시 무너지면서 이제 탑을 다시 쌓을 동기 마저 사라진 건 아닌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말이예요.
여러모로 안타까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한국인이건 미국인이건 조선인이건, 보고 했건 말았건 간에 백번 옳은 말이네요.
선견지명 또한 대단하고요.
저 말들 자체가 우리를 반성하게 하고 더 나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그걸로 된 거 아니겠습니까.
나라를 팔아먹고 도망친 사람도 아닌데.
일본에서 태어난 사람도, 나라를 팔아 먹기 위해 여기저기 분주히 뛰어 다니다가 독재로 뒤엎은 사람도, 또 그의 딸도 대통령을 하는 나란데 말이에요.
근성러너
15/06/29 07:49
수정 아이콘
오늘이 629 였군요. 반복되는일상에 잊고있었네요 일깨워주셔서감사합니다

비록 지금 상황이좋지않더라도 아주 조금씩이라도 진보하리라 믿습니다. 그래야만 되겠지요
리비레스
15/06/29 23:04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이네요. 서재필이나 이승만이나 개개인으로 보면 정말 존경받을 만한 사람들인데 단지 후자의 경우 국가적 지도자의 입장에서 보면 ?
할 때가 많은 게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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