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pt21.com../pb/pb.php?id=free2&no=18202&divpage=10&sn=on&keyword=%ED%84%B0%EC%B9%98%ED%84%B0%EC%B9%98
2005년 그러니까 10년 전에 피쟐에다가 '추게물 뜯어먹기'라는 글을 올리면서 위 링크에서처럼 피쟐에서 유명했던 시를 하나 내 맘대로 풀어헤친 적이 있습니다.(얼핏 기억나기엔 이 루나님의 시가 100% 창작은 아니고 어느 시인의 그것을 오마쥬했다고는 들었네요.)
그 시절엔 자유게시판도 없어서 지금도 그 당시 게임과 관계없던 글들이 모두 '게임'게시판에 있는데 그 속에 있던 먼지 폴폴 나는 자료입니다.
하여튼 10년 전에 시 소개 한 적이 있는데 10년 맞이 기념까지는 아니고 우연히 알게 된 새로운 시가 있어서 좀 뜯어먹어 볼까 합니다.
그런데 이 시는 의외로 아재판별기 역할을 할 듯합니다. 저는 학창시절 본 적이 없는 시거든요. 무식해서 그럴 수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이기는 하나 현재 중학교 교과서에는 실려있다고 하니 오히려 근래에 공부했던 분들은 잘 아는 시일 수도 있겠네요.
바로 김소월 님의 먼 후일입니다. 먼 훗날로도 알려져 있는데 정식 제목은 먼 후일이 바르다고 합니다.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아.. 더 예전에 이 시를 알았다면 많지 않았던 사랑의 추억 속에서 더 깊은 슬픔을 느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을 주면서 뭔가 삶의 풍성함을 빼앗긴 느낌이 들더군요.
그러다 인터넷에서 해당 시를 검색해봤는데 시의 이해와 감상 등 평을 봤는데 대부분 잊었노라의 '반어적 표현'과 '계속 잊지 않겠다'는 내용"에만 국한되어 있어서 10년 만에 시를 뜯어먹게 만들더군요.
이 시는 반어적 표현과 잊지 않겠다는 내용도 맞습니다.
그런데 그 더 저변에 깔린 그 정서는
바로 '잊지 않겠다'는 반어법이 아니라 '잊은 척 해서라도 당신을 아프지 않게 하겠다.'라는 더 직설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연주되는 이 시의 멜로디와 스토리를 느껴 보시렵니까??
1.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혹시나 어느 날 날 기억해 당신이 찾으시면
잊지 못한 날 걱정할 당신이 안쓰러워
그 때 내가 전할 말은 잊었노라
2.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혹시나 잊었단 내 말이 너무 단호해 당신이 섭하시면
억지로 단호한 날 잠시 거두고
그 때 내가 전할 말은 무척 그리웠노라
그리고 그리워했을 날 걱정할 당신을 위해 내가 덧붙일 말은 잊었노라
3.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혹시나 그래도 잊었단 내 말에 당신이 정녕 섭하시면
그때는 아닌 척 억눌렀던 날 잠시 거두고
그 때 내가 전할 말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노라
그리고 내 터져 나오는 감정에 놀랐을 당신을 위해 내가 덧붙일 말은 다시 또다시 잊었노라
4.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뭐를 갖다 붙이든 아름다운 시는 다시 또 봐야 하는 거 아닙니껴?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