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보조를 했었는데 장화신고
하루 11시간 정도 서있으니 항상 발이 퉁퉁 불어있었고 발바닥이 아팠다.
관리자 및 매니저, 직원들은 정이 없었고 맛있는 음식들이 널려있었지만 점심은 맛대가리없는 김칫국에 밥을 먹었다. 그것이 제일 불만이었다.
설거지를 하고. 얼어있는 킹 크랩(게) 들을 해동시켰다. (심지어 설거지를 했던 그 곳에 물을 채우고
고대로 넣어 해동시킨다. 해동 인지 염분을 빼는건지...일단 넣었다.)
그 외 각종 잡일이 주 업무였다.
냉동 연어를 옮기다가 바닥에 나뒹굴어도
다시 주워 담아 나가는 등 딱히 위생에 신경을 쓰는 것 같지듀 않았고 주방이 썩 깨끗하진 못했다.
모든 뷔페가 그 모양인 줄 알았다.
그 이후 한 번도 그 뷔페에 간 적이없다.
고등학생 신분이라 시급은 4000원 겨우 받았는데
그 마저도 세금이 붙었다.
친구와 함께 집에 갈 때 즈음 발 내구도가 다 닳아서 신발을 신을 수가 없었다.
한 겨울 눈이 쌓인 차가운 거리를 신발을 든 채 소리를 지르며 뛰며 집에 갔다.
한 달을 채 못했다. 시급도. 대우도. 환경도.
아직 까지 내 생에 최악의 알바로 기억된다.
불 꺼진 건물 안에서
백 몇십키로에 육박하는 짬통을 구루마로 끌고가던
기억만이 생생 할 뿐 남은 것도 배운 것도 없었다.
주방 형.아저씨들의 음담패설만이 어렴풋이 기억 날 뿐
알바를 그만 둘 무렵 친구네 아버님이 하시는 약국에서 전산알바가 다쳐 대타를 구했다.
친했던 친구이기 때문에 백수명박이가 나섰고
최악의 알바 이 후 최고의 알바를 만났다.
친구 아버님 버프가 있긴 했지만
일급도 고등학생치고는 매우매우 많이 받았고
컴퓨터에 능숙한 나에겐 처방전을 입력하는 것쯤은
마린키우기 보다 쉬웠다.
간단한 약품들은 외워서 팔았고
처방전을 입력하고 나면 싸이월드와 문자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점심은 시켜먹었고 할아부지 할무니 말 상대를 해드리기도 했다.
마감하며 정산을 할 때 보면 왜 사람들이 그렇게 약사를 하려고하는지 알 것 같았다.
카드현금 불문 항상 매출이 많았다.
마냥 부럽지는 않았다. 약사이자 친구아버지는 온 종일 서서 일하셨으며 허리가 항상 아프셨다.
마냥 쉬운일은 아니었다.
일급 받아 친구와 술마시러 가는 동안
내 일급이 조금 부끄러웠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대학교 입학 전에 알바몬에서 희한한 알바를 구했다.
전화 상담 알바였는데
그 때는 몰랐다. 아웃바운드가 뭐고 인바운드가 뭔지...
간단한 교육 후에 받은 것은 전화기가 달랑 있는 자리 하나와 초등학교 졸업앨범이었다.
정확히 졸업앨범 뒷면 학생들의 인적사항이 필요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됐나 싶다.
1학년 1반 민수네 집부터 시작해서 전화를 돌렸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연계되어 있는 과외회사의 고객을 유치 시켜주는 것.
그 과정은 8할이 구라였다.
난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출신의 과외선생님 이었고
민수와 같은 반인 재민이의 소개로 전화번호를 따서 연락을 하게 된 것이다.
혹시나 얘기가 잘 돼서 과외를 따내도 전화로 통화한 명박선생님이 과외를 하는 것도 아니다. 대기중인 선생님들이 있기때문...
하루 종일 구라빨을 세우니 거의 성균관대학교 수학과학도로 빙의가 됐다. 거짓말이 술술 나왔고 입학도 못한 대학교의 생활을 그림그리듯이 이야기하며 아이들의 성적향상을 위한 상담을 했다.
시급은 오천원 정도로 좋았지만 인센티브제 였다.
과외 하나를 따내면 많게는 10단위까지 받았다.
난 남자였고 체 여물지 못한 목소리와 미숙함이 곁들여져 다른 여알바보다 성적이 좋지못했다.
눈치도 보였고 하루종일 전화하는게 마냥 쉽지만 않았다. 할무니한테 개인정보 캐내냐고 욕을 먹기도 하고 아이의 아버지에게 쌍욕을( 대게 낮 시간에 집에 계신 아버님들은 조금 민감하시다) 먹기도 했다.
25분에걸친 상담이후 "네..생각해볼게요"라는 말을 들으면 진이 쫙빠진다.
무엇보다 양심에 가책이 심했다.
공개된 정보긴하지만 앨범을 뒤져서 번호를 알아내고 ( 그 과정또한 썩 유쾌하지않다. 졸업한 초딩을 찾아내 얼마 쥐어주고 앨범을 복사하는 정도..?)
내 신분을 속이고, 개인 과외인것처럼 속이고
모든게 거짓이었다. 그만 둘 때 쯔음
뷔페를 그만둘 때보다 더 후련했다.
대학들어가기 전 알바들은 단타로 치고빠지는 것들이 많았고 내 삶에 썩 도움이되진 못했으며
사람을 얻는 것 또한 쉽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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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저는 주유소 알바가 진짜 힘들더군요...
수능 끝나고 겨울이었는데, 그 주유소는 자동세차를 하고 나온 차를 알바 둘이서 물기를 다 닦게 시켰습니다..겉 뿐만아니라 차 문을 다 열어서 차문 틈새에 들어간 물기까지 싹 다 닦으라더군요. 하..
물론 두꺼운 장갑끼고 했습니다만 방수장갑이 아닌지라 시간이 지나면 손이 젖더군요.. 수능끝난 그 추운 때요..
눈이 오거나 영하로 내려가는 날은 가동을 안해서 날씨가 춥기만을 바랬습니다만 그런날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손은 손대로 시렵고 휘발유 냄새가 그렇게 독한지 알바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정신도 왠지 피폐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참고 참으면서 하다가 주유소 사장 부인분이 성경공부까지 시키는 상황이 와서 그날부로 바로 때려쳤네요..
지금 생각하면 대단합니다 어떻게 알바생한테 성경공부를 시킬 생각을 했지... 분명 그분 천국가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