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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08 17:51
출판사에서 전량회수 및 폐기한다는 것은 저 아이 부모가 아닌, 동시 책자를 아이에게 사준 부모의 항의로 인한 가능성이 큽니다.
동시라고 해서 애들 수준에 맞는 표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섬뜩한 내용이 이에 걸맞는 삽화와 곁들여져 있었다면 어느 부모가 좋아할까요. 게다가 그걸 본 아이가 놀래서 울거나 최악의 경우 밤에 경기하거나 한다면 엎친데 덮친격이고 말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시인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광역 어그로를 발산했다기보다는, 항의로 인한 출판사의 전략적 후퇴라고 보는것이 더 타당합니다.
15/05/08 17:51
저도 천재성이 느껴진다기보다는, 어른이 손댄 느낌같은 위화감이 확 들었는데 어머니가 시인이라는게 또 그렇고,, 암튼 뭐라 하기 힘든 거시기 한 사건입니다. ;;
15/05/08 17:59
저도 우선 그 엄마 얼굴 씹어..그 시는 충격받았고요. 다른 시 읽었을때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시인이라는데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15/05/08 17:53
그 아이의 다른 시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누구의 의도 때문이고를 떠나서 전량회수 및 폐기라는 조치는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15/05/08 18:01
저는 전량회수 및 폐기가 맞다고 생각하고요, 이유는 동시집으로 발간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누가 봐도 그게 애들이 읽을 만한 내용은 아니었죠. 읽을 대상을 결정하는 건 쓴 사람의 나이가 아니라 컨텐츠 아니겠습니까? 일반 시집으로 출간되었다면 좋은 의미에서 화제를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15/05/08 18:34
아하 제가 '출판사에서 전량회수 및 폐기한다는 것을 보면 출판측 의중같아보이지는 않아서요.' 이 문장을 잘못 읽었네요.
전량회수 및 폐기가 출판사 측 의중이 아니라 부모 측 의중인 걸로 생각하신다고 읽었습니다. 제가 오독했네요.
15/05/08 18:13
10살짜리가 아무리 만화 신동이라고 해도 이토준지를 그리면 문제가 있는 거죠.
제가 보기엔 나이만 가리고 보면 그냥 평범한 중이병 시입니다. 문제는 어린이가 그런 시를 쓴다는 거, 동시의 형식 파괴가 센세이션하다는 점이고 그 어린이가 3년만 지나도 평범한 중이병이 된다는 게 함정이죠. 즉 3년 후에는 중이병 시가 아니라 또다른 천재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 쓴 시가 그정도의 천재성을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봅니다. 결국 남들 겪는 중이병을 삼년 일찍 겪은 한 어린이의 시를 특별하게 본 부모님과 출판사의 오판이라고 봅니다.
15/05/08 18:41
다른 이야기이지만 팀버튼이 어렸을 때 부터 괴물만 그리는 너드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네요. 다행이 커서 그의 작품 세계를 인정 받았지만 어렸을 때는 기괴한 그림만 그려대서 대잉 관계 때문에 괴로웠었다고요.
15/05/08 18:47
중2병이라는 말로 폄하할 수 없는 조숙의 예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광의가 되버린 중2병이라는 관념이 우리의 시야를 반 정도 가리고 있는 건 아닐지요. 꼭 아동청소년을 볼 때만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15/05/08 18:29
사실 나이를 떼고 보면 창의성은커녕...너무 진부한 시들이라. 진부함도 2000년대의 그것이 아니라, 90년대의 것이구요. 확실히 부모의 입김이 많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서 나오는 말로는 자식 두명을 놓고 경쟁 방식으로 시를 쓰게 했다고도 하니...
그냥 흔한 천재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미적분 집중과외해서 계산문제 풀게 하고 X살 천재! 이런 거.
15/05/08 18:35
10살이 저런 시를 쓴다는것 자체가 뭐 문제일까 싶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억압에 강하게 반발하는게 정상인데 보통 우리나라에선 부모가 화(혹은 폭력)으로 제압하니 분출을 못하죠. 그리고 그렇게 억눌린 아이를 우리는 '착한 아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그렇게 억눌리지 않은 아이가 시로써 자신의 감정을 들어내니 '문제 아이'라 부르는군요.
트위터에서 인상깊게 본 한 트윗 몇개 퍼옵니다. [아는 상담선생님께서 잔혹동시(솔로강아지)를 두고 “훌륭한 집안이다”고 하셨다. “애는 원래 부모가 밉다. 아이가 그 정도의 날것의 분노를 드러내도 안전하다는 감각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진지하게 대화하고 변화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일반인들이 그걸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하셨다. 듣고 나니 “학대받는 아이들은 부모의 칭찬만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애는 원래 화를 낸다. 단지 아이가 화를 내도 잘 듣고 대응해주는 부모가 있는 거란 생각을 했다.] [정말 많은 부모가 아이의 화를 잘 듣고 대응하는 대신 그저 분노를 되돌려준다. 그래서 화를 내지 못하게 만든다. 많은 우리 부모들이 그랬다는 걸 우리는 안다. 하지만 자신이 그런 부모일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기는 또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저 시가 삽입된 책이 동시로 팔리고 있는건 문제가 있다는 의견엔 동의합니다.
15/05/08 18:43
아이들의 성장속도가 남다르게 빨라지고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신적 조숙도도 옛날에 비해서 빨라지는 것으로 볼 때
10살이나 14~15살에 오는 중2병이나 솔직히 별 차이는 없는데 시 하나 가지고 정신병 운운하는 분들 보면 게임때문에 범죄일어난다와 똑같은 느낌을 느낍니다;; 문예창작과...아니 그저 판타지를 많이 읽는 아이들만 해도 글 쓰다 보면 저런 글 쓰는건 솔직히 예사인데 너무 과민반응하는 것 같아요 그것보단 전 시인 어머니가 손 댄 게 개인적으로 너무 티나서 별로 안좋더군요
15/05/08 19:32
아래에도 글을 썼지만 좋은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분노를 글로 표현해 보아라' 라고 한다면 저 아이보다 글을 잘 쓸 자신이 없네요. 너가 진짜 싫어하는 사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거야? 라고 물었을 때 때려준다->칼로 찌른다->회를 뜬다->삼족을 멸하고 말로 4조각내서 죽인다-등등>>> 이러한 의식의 흐름은 어쩌면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의 한계를 실험하는 좋은 도구일 수 있죠.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날것의 감정을 철저히 억누르는데에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억누르고 억누르다보면 터지는 한의 정서라는것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저라면 뇌혈관이 먼저 터지지 않을까 싶네요. 저러한 아이들이 상상력의 세계를 온전히 보전한 채 경험과 지식을 쌓아서 실제 살아 숨쉬는듯한 캐릭터가 저런 행동을 할 때 쯤 한국의 스티븐킹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15/05/08 20:23
잔혹동시에 대해 제 의견을 내보자면,
그걸 예술적으로 혹은 조숙하게 인식하거나 이해할 수 있으면 동시집에 실리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은 그렇지않고 또한 한국 정서상 반사회적이기때문에 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15/05/08 20:24
어제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엄마 몸을 씹어먹는 생각과 상상을 하는 아이에게 '쏘우'같은 영화 못 보여줄 이유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아 물론 그런 생각이나 상상을 안하는 아이들은 빼구요. 다른 시들도 충분히 좋던데 왜 굳이 저 시를 잔인한 삽화까지 삽입해서 '동시'로 만들려했는지 의문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비뚤어진 집' 같은 이야기야 소설이겠만 저런 '동시'들이 판을 치면 현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5/05/09 00:04
열살짜리 아이면 자기가 쓴 말이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수 있지 않을까요? 전 9살때 이성을 때리면 그게 성폭행인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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