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얘기는 아니고 제가 독일에서 알바한 얘기입니다..크크
그게 일명 잔디깎이 알바인데요...
정확히는 축구전용구장 관리 보조입니다..
오~~ 독일이면 분데스리가...!!
아뇨,,, 제가 일했던 곳은 2부리그 팀의 홈구장입니다.. 지금 상위권이라고는 카던데...
정작 축구에는 노관심이라...
밑에 인조잔디 얘기가 나와서
천연잔디에 대해 썰을 풀어봅니다..
아이폰으로 그냥 글쩍이는거라
사진 따위는 없....ㅠㅠ
1. 재밌는 잔디 깎이..
잔디깎이 기계를 보면 몇 종류가 있는데 경기장에서 쓰는 건 뒷바퀴에 롤링이 있습니다...
왜 그거 아스팔트 공사할때 롤링차 있죠???
그런게 작은 크기로 달려 있습니다..
잔디를 깎고 지나가면 일정한 방향으로 잔디를 눕히는 용도이죠...
축구 경기장 보시면 오프사이드 판정이 쉽도록 일정 간격으로 잔디색이 다르죠??
그게 잔디깍는 기계로 하는겁니다...
한면은 좌로 이동하면서 깎고 그다음면은 우로 이동하면서 깎고....
경기장 좌우끝에는 작은 포인트로 오프사이드 라인 표시가 되어있고 그 점을 기준으로 긴 줄을 치고, 거기에 따라 잔디를 깎습니다...
이 일이 주가 되고요...
4명이서 경기장 전체를 깎으면 세시간 정도 걸리죠.... 여름때는 잔디가 무럭무럭 자라기에
하루 두번 깎기도....
2.경기 준비...
주변 청소해놓는 건 기본이구요..
경기장 사방에 광고판은 다른 쪽 직원들이 와서 설치하구요..
골대는 맨 마지막에 설치를 하구요..(평소에는 안해놓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는게 각각 라인 긋기이죠...
송곳(?)에 연결된 줄을 가져와서 양쪽을 잡아당겨서 팽팽한 상태로 라인에 맞게 그라운드에 박아놓습니다...
그러면 정직원 아저씨가 라인따라 흰페인트를 칠합니다...
2시간이면 충분히 작업다하죠...
3. 주변잡초제거..
이런거야 주변 환경 정화 차원에서 합니다..
야외용 잔디깎이기계도 쓰고, 예초기도 쓰고, 정원용 가위, 심지어는 제초제 기계를 쓰기도합니다... 이건 경기가 안잡힌 주에 진짜 할 거 없을 때하는거죠...
4. 경기후..
저는 선수들이 밉습니다...
나의 소중한 잔디를 이렇게 망쳐놓다 용서할 수 없어...!!!!
경기장에 들어가 보면 가관입니다..
선명한 슬라이딩 자국, 프리킥 찬 지점에 잔디 패인 곳, 선수들 뛰어다닌 자국 등등
특히 골키퍼는 잔디 관리요원의 적입니다...
골키퍼들은 자기가 편하도록 자기 기본 포지션을 바닥에 표시해 놓습니다... 잔디를 후벼파 놓죠...ㅠㅠ
주로 페널티라인 안은 황무지로 변합니다..
그리고 양쪽 윙의 잔디도 무사하진 않아요..
5. 보수작업..
잔디 망가졌다고 다 갈아엎나요..??
아니죠...
보조 잔디밭에서 잔디를 떼와서 주 경기장 잔디 파인곳을 메웁니다..
흙바닥 떼내고 잔디 끼워넣고, 흙바닥 떼내고 잔디 끼워 넣고...
이 일을 삼일 정도 하면 거의 복구는 되는데 이 일은 일손이 많이 가기에 경기장 다른 파트에 일하는 사람들이 와서 도와줍니다.. 일용직을 더 부르기도 하구요..
이렇게 복구해봐도 골대 앞은 노답입니다...
(골키퍼는 나의 원쑤!!!)
잔디끼워넣기는 개인적으로 모내기라고 부르구요...영 애매하게 작게 파인 곳은 잔디 씨를 뿌립니다..씨뿌리기도 덤으로...
6. 평소 잔디 관리...
비료주기...
비료도 한 5종류는 되던거 같던데...
암튼 종류별로 많아요..
스프링쿨러
어차피 기계가 하는 거라 통제실에 가서 시간 조절만하면 끗..
잔디깎이
위에서 언급했죠...
여름엔 하루 두번 이상도 깎습니다..
경기장에 구멍 뚫기..
트랙터 같은걸로 몰고가서 합니다..
정직원이 하는 일이죠..
이걸 안 뚫어 놓으면 잔디 뿌리가 썩는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경기후에 하는 일입니다..
경기전에는 단단하게 롤링해놓죠..
보조잔디밭 관리하기.
수시로 가서 잔디를 깎아놓습니다..
스프링쿨러도 따로 있구요..
전등켜기
밤사이에는 잔디가 안자라니
밤새 전등을 비춰놓으면 그새 조금 더 자랍니다..
주로 노답인 골대 앞에 설치해놓죠...
참 일반 가정용 형광등 생각하시면 곤란 노노
오히려 오징어잡이배 전등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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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서 2년간 알바를 한 제가
나름 결론을 낸다면
잔디관리인은 농사는 짓는데 수확은 안하는 농부라는거....
천연잔디는 부드러운 흙을 잡아놓는 역할이 주라는거....
엄청나게 손이 많~~~~이 간다는거.....
잔디밭 접근주의 팻말에 200%공감 간다는거....
골키퍼가 싫어졌다는거....
K리그 구장 잔디를 보니 영 메롱인게 보인다는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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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쯤에 런던 스탠포드 브릿지에 투어를 갔었는데, 겨울철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GR맞은 런던의 날씨 때문인지) 낮에도 전등으로 잔디에 빛을 쬐어주고 있더군요. 제가 본 건 오징어배라기보다는 운동장 조명탑에 가까웠던것 같습니다. 조명탑을 바닥 방향으로 비추는 형태인데, 이게 사이즈가 축구장 하프라인 정도 길이가 되어서.. 하프라인 따라서 세워놓고는 옆으로 조금씩 움직이면서 부분별로 비춰주더군요. 당시에는 광합성(?)만 시켜주는 용도인줄 알았는데, 그렇게 하면 잔디가 더 빨리 자라는거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