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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1/01 18:46:14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더 볼펜 (The Ballpoint Pen)...모나미 153...



국내 한정으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필기구는 뭐니 뭐니 해도 모나미 153이 아닐까 합니다. 1963년 첫 등장 이후 국내 볼펜 계를 평정하고 장기간 제왕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더(The)" 볼펜...모나미 153...

지금도 주민 센터나 구청, 시청 등 관공서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볼펜으로 가성비 뛰어나고 핵심 기능인 필기 기능을 제외하고도 다 용도로 응용 사용이 가능한 다재다능한 필기구가 바로 모나미 153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나미 옆에 153이라는 숫자가 붙은 이유가 회장이 '베드로가 하나님이 지시한 곳에서 153마리의 고기를 잡았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요한복음 21장에서 영감을 얻어 153 볼펜은 하나님의 뜻, 즉 순리에 따르면 그만큼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이름 옆에 숫자 153을 넣었다고도 하고 또 다른 설에 따르면 회사의 직원 가운데 한 사람이 153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갑오 즉, 9를 만들 수 있는 조합 (1+5+3=9)이라고 주장해서 153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엔하위키 미러 참조)

그런데 어제 아내와 같이 한 문구류 도매점을 갔는데 거기서는 이 볼펜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형형색색 색깔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예쁜 필기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만 저에게 아주 익숙했던 이 모나미 153은 그 어느 곳에서도 자취를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볼펜 계 제왕의 자리에서 내려와 쓸쓸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것인지...

이 볼펜은 물론 단점도 많이 있었습니다. 복불복이라 안 좋은 놈 걸리면 얼마 써 보지도 못하고 잉크나 나오지 않는 재앙에 맞닥뜨리게 된다든가 오래 쓰다보면 펜 끝에서 잉크똥(!)이 쏟아져 나와서 화장지 같은 것을 늘 옆에 비치해 두었다가 주기적으로 펜 끝을 닦아서 똥을 치워줘야만 했지요. 그리고 검은색으로 된 펜 머리 부분이 깨져버려서 심이 고정되지 않고 덜덜거리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는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볼펜 다 쓰면 심만 새로 사서 갈 수도 있었고 하얀색 몸체는 몽당연필을 끼워서 사용하기도 편했고 요즘은 볼 수 없지만 예전 오래된 버스에서는 기사 아저씨들이 문 열어주는 스위치 위에 이 하얀색 몸통을 꽂아서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더 좋은 볼펜들이 많이 나와서 굳이 이 볼펜을 찾을 이유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싼 값에 괜찮은 기능으로 인해 관공서, 학교, 군대 등에서는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여러모로 반가운 제품인데 단종 되지 말고 우리 곁에 오랫동안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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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01 18:50
수정 아이콘
이 물건이야말로 전설의 레전드죠
15/01/0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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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알못인 저 같은 사람에겐 요 놈만한 녀석이 없었는데 말이죠.
종이사진
15/01/02 07:09
수정 아이콘
어우, 댓글 잘못 읽고 깜짝 놀랐네요.
저는 음란마귀인가봐요.
15/01/01 18:55
수정 아이콘
글씨체가 조악해서 저 볼펜만 쓰면 글씨도 망치고 볼펜똥에 노트도 망쳤지만...
플라스틱 펜대 2개 붙여서 쌀알 날리는 총으로 개조해서 잘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크크크
불쌍한오빠
15/01/01 19:01
수정 아이콘
153 뜻은 베드로설이 맞다고 기억합니다
아주 어렸을 때 mbc 성공시대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사장이 꿈을 꿨는데 거기서 153숫자가 나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성경책을 펴보니 베드로 153마리 내용이 펼쳐졌고 운명이다 싶어 153으로 지었다고...
당시 국내 볼펜 제조기술이 많이 떨어져서 일본볼펜이었나 독일볼펜이었나 보면서 연구했다던 기억도 있네요
그리고 아직도 많이 팔던데요
문구점에서 못 찾으신거 아닌가요? 크크크
15/01/01 19:06
수정 아이콘
요즘은 노란색으로도 나옵니다. 혹시 흰색 찾으시다가 못찾으시는거 아닌지~
AttackDDang
15/01/02 08:10
수정 아이콘
노란색은 1미리 심입니다. 저는 걔를 더 선호합니다
피들스틱
15/01/01 19:10
수정 아이콘
필기 기구 말고 다른 다재다능한 기능에는 뭐가 있을까요?
일단 어렸을때 몽당연필 볼펜대에 끼워쓰던거...?
15/01/01 19:15
수정 아이콘
마개조를 통해 비비탄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저걸로 샷건과 스나이핑 라이플, 탄창 없이도 3연발 까지 가능한 비비탄총을 만들어 무기 장인으로 불렸던 기억이 나네요.

스프링과 내부 부속을 직접 제작한 것으로 바꿔서 그야말로 강력크한 제품(?)도 만들었었는데.....
이상용
15/01/0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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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기갑 차량 비상정비용으로 사용합니다. 정비교범에 친절하게 모나미 볼펜대를 사용하라고 나와있어요.
시케이더
15/01/01 20:55
수정 아이콘
군대 있을때 정보병이었는데 직속 상관인 상황반장(상사)이 저걸로 컨닝페이퍼 만드는법을 알려주더군요.
(당시 상황반장은 40대 아저씨라 컴퓨터도 못하고 손재주가 없어서 상황실 사병들한테 만들게 시켰죠)
컴퓨터로 타이핑하면 A4 두장에 거의 노트 반권 분량이 들어가고 손안에 쏙 들어가게 만들수 있어 바로 옆에 조교들이 있어도 절대 알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컨닝페이퍼...
그걸로 상황반장이 상급부대로 시험보러갈때마다 만들어줘서 항상 필기시험보면 10개중대 상황반장 중에 1등했었죠.
야율아보기
15/01/02 09:35
수정 아이콘
이거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겁니까? 정보 공유 좀 해주세요~~
시케이더
15/01/02 13:18
수정 아이콘
제대하고 3학년 1학기때 한번 만들어서 써봤는데, 컨닝하는애들 귀신처럼 잡아내던 조교형이 제 옆으로 왔다갔다해도 모르더라구요.
그 과목 만점 받기는 했는데, 그 이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공부할 생각은 안하고 컨닝 페이퍼 만들 생각으로 머리속이 가득차 있는 모습이 한심해서 그냥 열심히 공부했네요.

만드는 법은 별로 안어려워요. 볼펜 3등분해서 하난 버리고 두개만 남긴 후, A4용지 한장에 3분할로 내용 축소해서 프린팅하고 그거 잘라서 테이프로 길게 연결하고 볼펜 조각 양쪽에 붙인 후 돌돌말아서 담배비닐 껍질로 겉을 싸면 끝이에요. 한손에 쏙 들어오고 손가락으로 돌려가면서 원하는 내용 찾는거죠. 어릴적에 있던 천자문 볼펜 원리를 이용하는거죠.
지나가다...
15/01/01 22:49
수정 아이콘
실패하고 결합시켜 탱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뭐, 나무 젓가락으로도 되기는 합니다만..
15/01/02 10:08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가장 자주 쓰는 용도는 총기 안전장치죠. 잘라서 방아쇠 뒤에 물려놓는 용도.
interstellar
15/01/01 19:14
수정 아이콘
JETSTREAM 이 볼펜중에선 제일 잘 써지는 듯 합니다.
15/01/02 09:51
수정 아이콘
예전에는 별로 동의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0.7mm 이상의 굵은 심 볼펜을 써보고 알았습니다.
정말 좋더군요.
15/01/02 10:10
수정 아이콘
정말 필기감은 제트스트림 0.7이 짱짱맨이죠.
모지후
15/01/01 19:16
수정 아이콘
예전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리미티드 에디션을 주변 사람들이 구하려고 애쓴 게 생각나네요.
無識論者
15/01/01 19:27
수정 아이콘
153이 저런 의미였군요. 흥미롭네요.
15/01/01 19:45
수정 아이콘
요즘 모나미 볼펜은 필기감 장난아니던데; 엄청 좋아요.
Neandertal
15/01/01 19:52
수정 아이콘
저 제품이 0.7미리 말고 0.5미리나 0.35미리로도 나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솔로10년차
15/01/01 19:58
수정 아이콘
개별보다는 묶음으로 많이 팔더군요. 100개씩 판다거나.
15/01/01 20:01
수정 아이콘
이게 저 요한복음의 유래 덕분에 교황님 방한하셨을때 리미티드 에디션 하나 드렸었죠...
캐터필러
15/01/01 20:06
수정 아이콘
153은 각자릿수 세제곱의 합이 원래수와 같아지는 일명 암스트롱 수 이기도합니다
15/01/01 20:25
수정 아이콘
(1*1*1) + (5*5*5) * (3*3*3) =
1 + 125 + 27 = 153 !!! 정말이네요 크크
Icosahedron
15/01/01 22:09
수정 아이콘
아깝다 먼저 쓸 수 있었는데.. 크크
자매품으로 153은 1!+2!+3!+4!+5!이기도 합니다.
카피바라는말했다
15/01/01 20:26
수정 아이콘
피지알.공식펜답네요 참 많이 나오죠.
15/01/01 20:37
수정 아이콘
전 이 볼펜이 판매가가 15원이고 모나미에서 3번째로 만든 제품이어서 153으로 알고 있어요.
공안9과
15/01/02 09:56
수정 아이콘
성경설이 맞습니다. 정확히는 갈릴리 호수의 어부인 베드로가 연일 고기를 낚는데 실패하자, 예수님이 나타나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던지라고 하죠. 베드로는 내가 어부 일한게 몇년인데.. 하지만 그 말씀을 따릅니다. 그런데 만선 대박 우왕굳. 그러자 예수님이 이제는 고기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거라 해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죠. 그 때 잡은 물고기 수가 153마리입니다.
김연아
15/01/01 20:38
수정 아이콘
(1+5)/3 = 2
(1+5)/3 = 2
FastVulture
15/01/01 20:55
수정 아이콘
학교 학생회관 문구점에서 아직도 250원에 팔더군요 크크
버디홀리
15/01/01 21:15
수정 아이콘
어릴 때 70원에 샀던 기억이 나는데... 아직도 저렴한 편이군요.
피들스틱
15/01/01 22:05
수정 아이콘
100원일때 마지막으로 산것같은데... 지금도 싸네요.
편의점에서는 400원인가에 파는것같던데
신동엽
15/01/01 22:57
수정 아이콘
세월이 흘러 흘러 이제 제트스트림으로 대동단결하게 되었네요.
15/01/01 23:30
수정 아이콘
저는 회사에 잔뜩 있어서 아직도 쓰는데 요새는 똥도 안나오고 막히는 일도 없습니다. 겉모습만 같지 예전보다 훨씬 좋아요
명탐정코난
15/01/02 01:14
수정 아이콘
일단 추천 드리고.
참 신기하죠? 모나미의 장점은 그냥 어쩌다 한번쓰기에딱 좋고,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은게 장점인데
이상하게 볼펜이라곤 어쩌다 한번씩 쓰는 요즘세상에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게.
오히려 펜을 오래잡던 시절엔 더 많이 썻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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