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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30 17:07:19
Name AspenShaker
Subject [일반] 직원 편견은 누가 만드는가
수년간 계약직 근무 끝에 정규직을 달게된 허니비씨
정규직 전환이 되자 사무실 안에서 받은 무수한 축하만큼이나 부수적인 업무를 하달받게 된다.
"음..그래.. A는 뭐 별거아니니까 내가 할수있고,음.. B도 추가됐군.. C도 내가하나?.. , 잠깐 D는 우리파트와 아무 관계없는건데..?"
특히나 여직원들의 업무 연장선상에 있는것들을 껴앉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사무실 내에서 여직원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계약직이며
공교롭게 허니비씨가 전환이 되면서 남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구성되었다.
사실 여직원들을 포함한 전 직원이 10분씩만 하루이틀 분담하면 허니비씨를 비롯한 남직원 3명이 어제오늘 10시까지
근무하지 않아도 되었다.

미묘한 사무실의 공기(피곤한 동료들의 모습과 썩어있는 허니비씨의 표정)를 느낀 팀장이 세명을 회의실에 호출한다.
발언권을 준다면 앞의 사유를 포함해 불만을 주절주절 떠들어댈 허니비씨의 성향을 의식한듯 팀장은 본인의 말을 마친후 서둘러 회의
실을 빠져나간다.

"너희는 정규직이고, 남직원들이다. 본사나 지점에서 두루 근무해보면 알겠지만 어딜가도 이렇다. 계약직 직원들은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일을 시킬수 없고, 남직원들이 좀더 이해하고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6년동안 계약직으로 근무하면서 야근을 한 적은 많지 않았으나 야근수당 한시간 받아보지 못했던 허니비씨는, 근무시간 초과에 대해서
이게무슨 닭짖는 소린가 벙쪘으나.. 이미 항변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여직원들에게 추가업무에 대한 의견수렴을 한 이후, 거절의
의사로 인하여 우리에게 떠맡기는 선후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았지만 돌아가는 꼬라지..아니 정황상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차후에 한 여직원에게 은밀히 물어보았으나 그냥 팀장이 독단적으로 남직원에게 지시한 일임이 확인되었다)

이 일이 있은 얼마후 팀장과 남직원이 모인 술자리에서도 팀장은 남직원이 더 잘해야 한다. 너희들은 정규직 아니냐를 열변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뺑이쳐줄..... 열심히 일해줄것을 당부했다.

허니비씨는 그쯤되자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허니비씨가 6년간 직장을 3곳을 다니며, 나름대로 이곳저곳의 사무실 분위기와 직원들의 업무태도를 통해 내린 하나의 결론은..
남여의 차이와 정규/계약직의 차이가 아니라....
인간은 그냥 케바케라는 것이었다-_-

그냥 그 인간이 일에 열의가 있으면 계약직이어도 업무를 충실히 해내고, 여직원이어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퇴근시간만 바라보며 본인이 맡은 일 이외에 부가업무를 극도로 꺼려하던 정규직 남직원도 허니비씨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허니비씨는 심지어 하드웨어 잼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자 대리와 여자주임이 처음온 허니비씨의 자리에 컴퓨터를 세팅하는
문화컬처적인 모습도 목격한적이 있다. 치마를 입고 책상밑으로 들어가 선을 연결해주던 모습은 과거의 허니비씨가 가졌던 편견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게된 시발점이 되었다.

허니비씨의 의문은 계속된다.
팀장급 인사라면 허니비씨가 가지고 있는 경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례를 겪었을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상황이 지속되지 않았다면 성실히 일하는 여직원, 기회를 얻기위해 추가업무도 마다않는 계약직도 보아 왔을것이다.
그렇다면 왜 지레짐작하여 안할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여직원과 계약직에 대한 편견을 방패막이로 삼아 만만한 직원들에게 추가업무를 떠넘기는 형태는 아닐까 허니비씨는 생각한다.
허니비씨는 "쟤는 일 별로 안하고 집에가는데 저는 오늘 야근해쪄요 , 오늘 엄마가 맛있는 저녁 차려놨는데 지하식당에서 라면머것쪄요"
따위의 징징거림을 하고싶은 생각은 없다. 받은만큼 일을 한다면 허니비씨가 좀더 일을 추가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온/오프라인에서 여직원에 대한 이슈가 발생할때 자주 파이야가 되는 현상이,과연 논란의 대상이 되는 주체들의 불성실만으로
일어나는 일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쩌면 그러한 편견들이, 상사들이 만만한 부하직원을 부릴때 이용하는 핑계로써
가지를 뻗어나가게 되는것은 아닌가 우려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부당하다고 느낀 부하직원들이, 상사가 단골멘트로 사용하는
직원에 대한 편견을 접할때에, 그들은 정말로 그 대상자들이 불성실한가 여부에 대해서는 정작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 또 업무추가됐네, 쟤들이 이거 안한대? , 팀장이 그렇다니까 그런가보네, 이래서 쟤들이 문제야]

허니비씨는 위와같은 알고리즘이 재생산되지 않기를 바라며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그냥 인간은 케바케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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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쇼 라즈니쉬
14/12/30 17:14
수정 아이콘
일종의 물타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종이사진
14/12/30 17:21
수정 아이콘
'너무 많은 이해심은 무관심일 수도 있지.' - 이승환.
몽키.D.루피
14/12/30 17:23
수정 아이콘
그렇네요. 자기가 일 시키고선 불만을 잠재우기위해 계약직과 싸움 붙이는 모습.. 왠지 하향평준화가 트렌드가 된 한국사회를 보는 거 같네요.
무한궤도
14/12/30 17:26
수정 아이콘
정규직 남직원들 더 시켜먹으려고 계약직 핑계를 대는군요... 어떻게 보면 참 노련한 팀장이네요. 물론 저렇게 되고 싶지 않습니다만...
에스쿠데로
14/12/30 17:38
수정 아이콘
저는 일단 6년간 직장을 3곳을 다닌 허니비씨가 걱정이 되네요... 이력에 좋은 일은 아닐텐데..
AspenShaker
14/12/30 17:48
수정 아이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번째회사는 업체가 망하는바람에 어쩔수없이(....)
그런와중에도 또 항상 이직을 궁리하는걸보니 정신을 못차린것 같습니다. 이바닥이 승진보다 이직하며 점프하는게 훨씬 쉬운 업계라..ㅠㅠ
F.Nietzsche
14/12/30 17:58
수정 아이콘
제가 볼 때는 닭과 달걀입니다.
14/12/30 18:12
수정 아이콘
케바케인데 다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요

라는 뻘생각이 드네요 하하
14/12/30 18:27
수정 아이콘
여직원들은 일을 안할거야 라고 지레짐작하기보다는 그냥 여직원들에게 일 시키는걸 어려워하는 남자 상사들도 많은것 같습니다. 저희 사무실에는 군 출신 분들이 꽤 계신데 그분들이 특히 그래요.
그런데 이상하게 남자직원들의 비난의 화살은 그 상사가 아닌 여직원들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더군요.. 암튼 글쓴분이 말하고자 하시는바에는 공감합니다.
첸 스톰스타우트
14/12/30 19:54
수정 아이콘
그냥 무능한 상사네요
캡슐유산균
14/12/30 23:27
수정 아이콘
저게 능력이죠.

윗 윗분들은 한두명만 지친 모습을 봐도 좋아 죽으니까요.

설명하자면 업무를 균등히 깔아 평준화 시키면 눈풀리고 헥헥 대는 사람이 없을테니까요. 만만한 허니비 과나 돌쇠과를 빡치게 돌리고 근무의 강도가 높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반면 편안히 일하는 부류 역시 필요한게 우리 분위기 좋아요 할때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더 높은 자리 분에게 두가지 면을 어필하기 위해 자기 조직을 양분화 시키는 것은 정치 상사의 수법 중 하나 입니다.

제가 좀 쒸뤠기 같은 곳에 많이 있어본 결과 더 윗층은 전두엽이 굳어져서 분위기의 한면만 봅니다.

필요할때 누군가 땀흘리고 있고 또 필요할때 누군간 간부와 희희락락 해야죠.

단지 내가 땀 삐질삐질 흘리는 허니비가 아니길 바랄뿐이죠.... 그러나,,,,
王天君
14/12/31 00:55
수정 아이콘
편협한 인간이 권력을 잡으면 저딴 현상이 생기죠. 인적 자원 관리는 경영의 한 부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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