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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09 16:06
이성이 유한하다고 해서 이성 이외의 다른 툴셋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당해지는 게 아니지요. 뭐랄까.... '내 말이 틀리다는 것을 100% 증명하지 못한다면 내 말은 맞아' 라는 류의 사이비 과학류의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미스테리한 것이 있어요' 라는 식의 두루뭉실한 책 말고 진지하고 정직한 책들이 많습니다만...
요약하자면, 본문을 반대로 인용해서 '유효한가?' 가 먼저이고 '상식 이상인가?' 가 후자가 되는게 마땅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14/12/09 16:12
일단 공감하면서요. 제 의견을 덧붙이자면,,
직관의 영역이라고 해야 할지 무의식의 영역이라고 해야 할지, 또 다른 방식의 문제해결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직관은 때로 감정같아서 어떤 때는 기가 막힌 모습을 보여주다가 어떤 때는 낭패를 겪게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잘 훈련된 이성(논리)은 그렇지 않죠. 늘 꾸준하게 성장한다고 봅니다.
14/12/09 16:18
'인식-촉발 결정모델'은 백악관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직관을 논한다고 전부 사이비과학인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정직한 책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14/12/09 16:20
인식-촉발 결정모델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미국 생활 10 년 넘어가는 와중에 인식 촉발 결정모델이 백악관에서 사용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봅니다.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오바마가 진리와 거짓을 구별하는 궁극의 기준이 되는 게 아니지요. 오바마가 과학에 대해서 뭘 아나요?
14/12/09 16:24
게리 클라인이 활동한 범주가 님께서 말씀하시는 '과학'의 범주가 아니라도 충분한 신빙성을 얻을 정도의 권위는 있습니다.
"게리 클라인은 40년간 인지과학 분야를 연구한 자연주의 의사결정론의 창시자다. 그의 자연주의 의사결정론은 생생한 현장 연구를 바탕으로 BP 아모코(BP AMOCO), 듀크에너지(DUKE ENERGY CORPORATION) 및 세계의 가장 큰 항공사 등이 더 빠르고 더 좋은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돕고 있다. 1969년 피츠버그대학교에서 실험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오클랜드, 로체스터, 미시간, 윌버포스 대학교 등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오클랜드대학교에서 심리학 교수 근무하던 중 미 공군에서 ‘긴급한 상황에서 사람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가’에 대한 연구 의뢰를 받는다. 1978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건 클라인연구소(KLEIN ASSOCIATES INC.)를 운영하면서 인간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모델을 연구해왔다. 클라인연구소는 인지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단체로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하는 헤일로 프로젝트(PROJECT HALO)와 마이크로소프트사 공동 창립자였던 폴 알렌이 경영하는 VULCAN.INC의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의 이론은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함께 의사결정이론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그는 백악관 상황실 재설계의 주요 구성원으로 일했으며 미국심리학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공학 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JACK A. KRAFT’ 혁신가 상을 받았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과 <네이처>에 동시에 서평이 올라간 유일한 사람이다" 물론 이런 권위에 걸맞은 책인지는 책을 읽어보고 판단할 일이지요.
14/12/09 16:26
네이처 서평은 저도 올라가 봤습니다. 이런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에는 발가벗은 채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이야기하는 게 맞는거지 권위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14/12/09 16:30
저는 이 책을 전부 읽고 소화한 상태가 아니므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제가 남긴 글은 OrBef님께서 해당 도서의 내용을 알고 계신 상태에서 뚜렷한 근거로 비판한다고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방편삼아(필요악) 남긴 글입니다. 저도 권위에 의존하는 태도는 경계합니다.
14/12/09 16:37
저 책을 읽어보지 않았으니 뚜렷한 근거는 당연히 없습니다. 인생 살면서 세상의 모든 책을 읽어볼 시간은 없는 거고, 당연히 저는 세월의 세례를 이겨낸 책들만 읽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대충 7~80년이고, 매년 좋은 책을 10 권씩 읽어봤자 평생 읽는 책은 1000 권도 안되지요. 따라서 이상한 책에 시간을 쓰는 것은 우리가 매우 경계해야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소오강호님의 책 선정 기준이야 소오강호님이 정하실 일이고, 그 기준을 통해서 그나큰 성취를 하시면 좋고 아니면 그것은 오롯이 님의 책임이겠지요. 다만 '남들에게 특정 책을 권할 때에는' 그에 합당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14/12/09 16:49
실험심리학 교수
인지과학 분야 연구자 의사결정 분야에서 카너만과 동급 이 정도면 저 권위가 완전 거짓일 수 있다는 증명을 Orbef님이 해야지. 지엽적인 꼬투리 잡기는 좀 그렇네요; 물론 세세한 논문정보를 글쓴 분께서 가져왔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학술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으로써 뭐가 좋은 저널인지도 모르실텐데... 무턱대고 권위만 믿어서는 안된다는 말도 비겁해보입니다
14/12/09 17:23
실험심리학 교수, 인지과학 분야 연구자, 카너만과 동급
이 모든 수식에서는 "어떤 연구를 어떻게 해서" 가 빠져있습니다. 현란한 수식으로 성립하는 권위는 의미가 없죠. 참조할만한 부분은 " 미국심리학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공학 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JACK A. KRAFT’ 혁신가 상을 받았다." 정도인데, 나머지는 이 사람의 능력을 담보하지 못하는 수식의 나열이지요.
14/12/10 11:07
그 권위를 어떻게 얻었는지가 문제가 되죠.
연구를 하는 사람, 지식을 습득하는 사람은 연구를 보고 지식을 보지 권위를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수, 연구자, 동급 전부 모호한 표현입니다.
14/12/10 21:45
당연히 논문을 가져다 대지 않는 이상 모호할 수밖에 없죠;
그러나 실험심리학자라는 건 적어도 저 사람의 연구가 현대과학과 심리학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걸, 인지과학 연구자라는 건 의식/주의/지각/표상 등에 대한 인지심리학 축적된 연구와 연결할 수 있음을, 의사결정 분야에서 카너만과 동급이라는 말은 주변부 연구가 아니라 적어도 심리학 안에서 하나의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는 연구자임을 의미합니다. 이 부분을 부정하고 싶다면 과학에 대해 그리 소양이 밝아보이지 않는 사람이 pgr에 책 추천한 글에 논문까지 검색해서 들고오는 걸 기대하기 보다, 과학에 소양이 있어보이는 분들이 글쓴이를 비꼬기 전에 저 사람 이름으로 논문이라도 뒤져서 가져 오거나, 아니면 하다못해 글쓴이에게 책 뒤편에 논문 색인이 있을테니 어떤 저널에 실린 것인지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만;
14/12/09 16:23
그리고 소오강호님이 원하시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님의 의문을 맞춤형으로 풀어주는 정직한 책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수십 수백권의 정직한 책을 읽고 나면 눈 앞의 안개가 2% 쯤 걷히는 게 일반적인 루트 아닐까요? 21세기에 '남들은 모르지만 나는 다 깨달았고, 내가 깨달은 비밀을 단돈 만원에 전부 가르쳐줄께' 같은 책이 없는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14/12/09 16:31
요즘 '나만이 깨달은 우주의 비밀과 원리'는 대략 만삼천원 정도의 가격인 것 같습니다. 도서정가제 이전에는 만원 이하에 가르쳐주겠다고 하는 책들도 꽤 있긴 했죠. 흐흐...
14/12/09 16:14
과학으로 뒷받침되는 직관을 강조하는 직업에 몸담고 있는데, 뭐랄까... 어디까지나 파생영역에서의 art라고 봅니다. 직관은 물론 경험적 패턴이지요. 그 함정이 어떻게 설정되었는가를 직관으로 해체하는 건 굉장히 어렵거니와 재현이 안됩니다. 더군다나 직관의 성공은 선택적 기억의 함정이 되기 너무 쉽습니다. 의학계열 논문 중에 주로 영상 관련해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지 않은 판독 전문 의사들 사이의 견해 일치 정도'를 연구하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갈수록 일치도에 문제가 생기죠.
14/12/09 16:19
미스테리라기보다.. 디지털 대비 아날로그의 효용이죠. 소방관은 주어진 정보에서 이상을 알았으나 그걸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고..
14/12/12 05:15
아날로그라기보다는 복잡성의 수준이 다른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경험에서 나오는 데 그걸 사람들 간의 합의된 체계로 역으로 표현하고 논리라는 도구로 다시 정제하지 않고도 판단을 내리기에 충분한 경우였겠다고 생각합니다.
14/12/09 16:36
챕터2에서 그런 사례가 나오더군요. 직관을 오용한 케이스를 소개하며 해결 방안을 제시합니다. 충분히 소화한 책이 아니라 구체적 답변을 할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14/12/09 16:30
직관이란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위의 사례를 직관을 사용한 사례로 볼 수 있을까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축적한 지식을 바탕으로 상황을 분석 -> 위험을 감지하고 대피 인거 같네요. 이건 직관이 아니라, 지력(知力)을 사용한거 같습니다. 물론 직관의 정의가 경험적 지식을 통한 문제의 '순간적'해결을 의미한다고 본다면, 위 사례도 직관이라고 볼 수는 있을거 같습니다.
14/12/09 16:35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순간적인 직관이 유효한 경우는 분명히 있습니다. 문제는 기억이란 녀석이 선택과 왜곡이 많다는 점입니다.
직관이 틀렸을 경우는 거의 모든 경우 그냥 잊혀집니다. 직관이 옳았던 경우, 몇 번의 그 경우만을 기억하죠. 우스갯 소리입니다만, 주식 매매를 해 보면 직관과 그에 대한 기억의 실체를 알 수 있습니다.
14/12/09 16:57
그리고 본문 다시 읽어봐도 거창한 우주의 비밀, 대단한 자기계발서로 소개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느정도 잘 쓰일 수 있는 새로운 지식을 주는 책 추천하는 정도로 보이는데. 왜 이렇게 허수아비 치는 분들이 많은가 모르겠네요. 이런 식이면 세상에 소설빼고 안 까일 책이 없죠
14/12/09 18:07
거창하게 소개하니까요. 자기계발서보다 훨씬 가치있는 철학서로 소개하니까요.
글쓴분 부터가 철학적으로 계속 심오한 깨달음을 얻는 와중에 발견한 보석같은 책이라고 소개하시니 경계심을 가지는거죠. 그나마도 "이 책은 좋은 책(일 것이다)" 라는 식의 소개입니다. 다 읽고 나서 추천하는 것도 아니고, "내 입맛에 딱이니 이 책은 좋을 것이야" 라고 소개하고 비판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읽지 않아서 모르겠다" 는 식으로 비켜가고 있습니다. 소설도 이런 식으로 소개하면 까여요. 글쓴이도 같이요. 그나마 글쓴이가 안까이는게 신기해요 저는.
14/12/09 16:45
피아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미사일을 '발견'하는것도 직관이지만, '빈센트호'에서 민항기를 격추시킨것도 해당하는 '기제'의 작동사례입니다.
우리가 흔히 '직관'이라고 불리는 기제를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분야는 아마도 보행중 '장애물 회피' 같은 영역일텐데, 해당하는 '의식하에 이루어지지 않는 판단과 반응'을 '개선'할수있는 방법이야 있겠지만(상당수의 인간들은 보행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행착오로 해당하는 '기능'을 의식하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게 되죠) 이런 형태의 '기능'은 애초에 의도적인 '재현'도 '재생산'도 어려운 물건이라서요...
14/12/09 16:48
본문의 사례가 직관에 의한 것이라는 것부터가 말장난 아닌가요? 저건 직관이 아니라 경험적 지식에 의한 판단이지요. 굳이 말하자면 경험적 직관이지 본질적인 직관은 아니지요.
경험적 직관이 뛰어난 사람이 존재하기는 하겠습니다만, 그렇다고 직관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합시다라는 건 너무 나갔지요. 또한 비효율적 or 소용없는 일일 거구요.
14/12/09 17:16
사실 인간 직관이 데이터 앞에 무릎 꿇은지는 오래 됐죠... 결국 직관, 경험이라는 것도 통계적 유의성이 낮은 자료 수치 하나일 뿐이라.
저 제시된 사례에 대해 훈련되고 정제된 인간의 작관으로 저 문제를 해결했고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직관으로 인해 훌륭한 의사결정이 재현될 수 있는 것에 대한 통계적인 근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저 주장이 '유효'하다고 말 할 수가 없죠. 당장 소독용에탄올님이 말씀하신 반례도 무수히 많고.
14/12/09 17:22
경험과 지식이 직관을 유도한다는 것은 본능에 가까운 행위일 수도 있겠고,
올바른 직관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에 대해 생각을 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지식체계가 복잡한/분화된 분야일 수록 직관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개인의 직관이 협업화된 시스템보다 우수할 확률은 거의 없거든요.. 산업혁명 이전 시대라면 "올바른 직관으로 가기 위한 방법" 이런 책의 가치가 꽤 높았을겁니다. 요즘 세상에선 그냥 흥미로운, 화장실용 서적이지요.
14/12/09 23:56
저는 좀 다른 생각입니다. 지식체계가 복잡하고 분화된 분야일수록 오히려 데이타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뽑아내기는 쉽지 않죠.
특히나 프로젝트 매니징과 같이 정성적인 요소를 정량화 시키기 힘든 분야라면 (경험많고 역량있는) 개인의 직관은 더욱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14/12/11 09:35
말씀하신 부분도 일리있는 말씀이고,
종사자로서 일을 수행하는 경우엔 직관을 잘 억눌러야 일이 제대로 되는 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 단 댓글 자체가 좀 들뜬(?)상태에서 단 댓글이라 다소 과장된 면이 있어보이네요.
14/12/12 05:22
데이터 쪽을 다루는 입장에서 specialist vs. model averaging 정도로 보이는데 둘 다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크크
14/12/09 17:38
뭐... 꼭 직관이 아니더라도 인지과학과 관련된 책들은 전문성/실용성 모두를 갖추고 있는 경우가 꽤 있죠. 피지알만 해도 예전에 인지심리학적 개념인 "청킹"을 활용해서 스타 연습하는 방법에 대해 쓰신분도 계시고. 책 내용이 충분히 설득력있고 구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나름 읽어볼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추가로 아마 이 책 소개에 반감을 가지시는 분들은 앞에서 "이성"의 한계에 대한 언급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아마 저기서 사용하는 이성이라는 용어는 굉장히 협소한 정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좌뇌에 의한 언어적 사고 혹은 논리적인 논증에 의한 사고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죠. 사실 직관은 과학적 발견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의 패러다임 전환에 있어서 가설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직관적인 사고가 먼저 있고 그 가설을 논리적으로 보증하면서 결국 과학이론이 완성되는거로 보거든요. 가령 케플러가 아무리 브라헤의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해석 과정에서 "이거 행성들이 사실은 타원운동 하는건데 우리가 원운동으로 착각하는거 아닐까?" 하는 의문이 먼저 설정되지 않으면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증명할수 없죠.
14/12/09 18:08
그러고 보면 이성과 직관은 변증법적인 관계를 가졌다고 봐도 되겠네요.
사실, 어떤 상황이나 사물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직관이 발동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봐도 될테니까요.
14/12/09 18:11
그렇기 때문에 이 글에 사용된 이성이라는 용어의 정의가 약간 협소하게 이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넓은 의미에서의 이성으로 보면 소방관의 판단도 비이성적이라고 볼 순 없으니까요. 다만 그 과정이 명확한 언어적 논증을 갖춘 사고에서가 나온게 아니라 단지 섬광처럼 난데없이 튀어나온 것일뿐; 이러한 종류의 직관은 검증 받기 전까지는 이게 이성적인지 아닌지조차 불분명하죠. 그리고 가장 이성에 부합하는 수학도 사실 공리라는 "직관"을 기반으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관 vs 넓은 의미의 이성 이라는 대립구도로를 설정하는게 말이 안되는 것 같고;
14/12/09 18:15
직관과 이성이 '구분가능' 하다는 전제 하에서야 직관 vs 이성이 가능해지는데, 둘 사이에 명확한 구분선이 설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립구도가 '설정'가능한지 의문을 가지는 것입죠...
14/12/09 18:24
이성을 논리적 단계 구조를 갖춘 사고라고 해석하면 어느정도 대립구도가 맞다고 봅니다. 직관은 인지적으로 논리적, 분석적 사고와 작동하는 메커니즘이 확실히 다르니까요.
14/12/09 18:32
인지적 사고와 논리적, 분석적 사고도 분명히 구분되는 형태는 아니니까요.
대립한다기 보다 전자의 특정한 측면이나 양상으로 '후자'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습니다. (결정까지가 전자, 이후 설명이 후자로 나타나는 형태도 많이 관찰되고요...)
14/12/09 19:10
물론 뇌의 구조상 어떤 사고든 작동하는 원리가 굉장히 복합적일 것이라고 저도 생각하지만 인지과학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걸 분석해보자는 학문이라서 저런 구분도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14/12/09 18:10
예전에 친구와 대화하면서 천재와 일반인을 가르는 기준이 직관력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피타고라스의 정리 수식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보여줬을 때 '당연한 건데 뭐 이런 걸 이해하는데 증명이나 설명이 필요하지?'라고 말하면 천재고, '그래? 이게 왜 그런지 설명해줘봐'라는 말을 하면 일반인. 결국 증명은 천재가 일반인을 이해시키기 위한 친절한 설명이다라는 결론을...
14/12/09 18:25
직관에 대한 새롭고도 좋은 면모 인가 싶습니다.
일반인들은 도무지 이해못할 천재들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마치 dna에 내재되어 있다는 듯이 지식을 흡수하는 걸 저도 눈으로 봤으니...
14/12/09 18:12
가볍게 읽었던 말콤글래드웰의 블링크가 생각나네요. 전문적인 분야에 오래 종사한 사람에게는 직관이란 부분이 분명히 의미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직관에 의한 판단이 쉽고 설명이 어려운 만큼 분명히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겠죠.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에도 이 비슷한 내용이 있던것 같네요. 밥만먹고 한가지에 몰두하게 되면 직관 비슷한게 생기기도 하는듯 합니다. 무의식은 이미 아는데 의식은 아직 이해를 못한 경우.. 결국 거기 매달려서 의식으로 이해시키는 과정에서 훌륭한 발견이 이뤄질수도 있겠죠. 물론 아닐때도 있겠구요... 이중나선에서 왓슨과 크릭이 디엔에이 구조를 발견한 과정도 사실은 비슷해보이기도 합니다. 일단 직관적으로 '이럴 거 같은데?' 하는 가설을 세우는 과정은 과학에선 빠지기 힘든 요소이기도 하죠. 하지만 당연히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 후 이성적 증명 혹은 논증이 필요합니다. 아마 글 서두가 "선" 등 유사과학처럼 보일 수 있는걸로 시작해서 많은 분들이 안좋은 프레임으로 글을 보신 듯 합니다. 분명 사람에게는 이성 말고 다른 디바이스가 작용을 하기는 하죠. 신뢰도가 낮아서 모든 사람이 쓰기 힘들기 때문에 이성적 증명을 거쳐야 하지만요. 최근 읽었던 바른마음이라는 책에서는 정치적 직관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엄청 재밌어요.. 진화심리학 관련한 서적들도 왜 인류의 직관이 이런식으로 발견되는가, 즉, 인류의 직관이 왜 진화과정에서 생존했는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책들도 꽤 있죠. 미술이나 디자인쪽에서도 직관은 진짜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데 아직 관련한 책은 못봤습니다. 어떤 것에서 인간은 아름다움을 느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 직관이란 부분이 빠지긴 힘들것 같네요. 쓰다보니 또 다른 도서추천이 되었네요.. 저도 사실 관심이 있는 주제라..
14/12/09 18:23
크크 사실 왓슨과 크릭은 로잘린드 프랭클린이 발견한거 거의 훔친 수준이라고 알려져서요..
x선을 자주 쪼인 덕인지에 프랭클린은 난소암으로 사망했죠. http://ko.wikipedia.org/wiki/%EB%A1%9C%EC%A0%88%EB%A6%B0%EB%93%9C_%ED%94%84%EB%9E%AD%ED%81%B4%EB%A6%B0
14/12/09 18:40
그건 알고있습니다 크크
프랭클린 제자가 쓴 책도 읽었습니다.크크 근데 이중나선에서 왓슨이 열심히 설명한 바에 따르면 자기가 직관적으로 한 판단이 들어갔고 그게 이 발견의 핵심이라고 하기에 예시로 넣었습니다.. 글쓴분이 혹시 이런 걸 원하시는게 아닌가 해서요. 괄호열고 이 설명을 쓸까 말까 하다가 길길래 안넣었습니다.
14/12/10 04:33
좀 여담이지만, 禪이라는 개념은 유사과학-신비주의적인 측면이 하나 있고
심리학계에서 이미 공인된 개념으로 사용되는 측면이 하나 있습니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1&contents_id=6990 를 참조해보면 명상 효과 입증 논문이 매년 무수히 쏟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논문을 검토해본 것은 아니지만, 그간 읽어본 대중적 책들 중에선 리처드 니스벳의 '인텔리전스'에서 신경과학자의 선수행 효과 증명이 간략히 소개되기도 하고(http://blog.naver.com/wholesavior/220202924143) '마음챙김과 심리치유'라는 책은 하버드대 임상심리학 교수진이 선수행의 효과를 공인한 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사이비 명상단체가 워낙 많아 후자의 측면이 조명받고 있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명상이란게 도대체 개념적 정의가 가능한가라는 물음을 던질 수가 있는데, 후자에 속하는 명상은 전반적으로 '신체인지훈련'(호흡 등)에 속합니다.
14/12/09 18:22
본문을 봐서는 아마 직관의 영역을 더듬더듬 거리면서 정립하려는 책 같은데, 아무래도 책을 봐야..
얼기설기 설정만 짜놓고 대충 사례들 끼얹은 다음 이것이 직관이여! 란 결론이면 몹시 실망스러울 것 같네요.. 척!보면 딱!안다를 과연 어떻게 설명할지..
14/12/09 20:11
사이비과학의 패턴:
1. 현대과학으로는 모든 걸 설명할 수 없다. 2. 여기에 현대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걸 설명하는 이론이 있다. 3. 이 이론이 대단한 이유는 현대과학의 대가가 맞다고 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과학은 아니지만 과학적이다.
14/12/09 20:40
소개글에 MSG가 심해서 그렇지 글 내용만 봐서는 사이비책으로 확신할만한 내용은 없어보이는데 강경한 반응이 많네요 뭐 글 들어오면서 예상은 했습니다만.
14/12/09 21:15
말씀하신대로 저도 뭔가 착각을 한 듯 합니다.
저자가 이전에 썼던 논문들을 검색하다가 책의 저자가 직관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에서 연구를 해 온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찾았고, 이전 논문들 중, 전문가의 직관이 가능한 조건에 대해 언급한 것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는 것 까지는 찾았네요. http://www.ncbi.nlm.nih.gov/pubmed/?term=klein+g 자연적 의사결정이론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공인된 학자' 이고, 자연적 의사결정에 있어 몇가지가 전제된다면 직관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음을 꾸준히 밀어(?)왔음을 확인했습니다. 1980년인가 90년대인가 이론적으로 정립이 된 분야라고 하니, '기반지식이 없었던 저의 직관' 이 강경한 댓글을 달게 한 잘못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글쓴분과 강경한 댓글에 눈쌀 찌푸리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14/12/10 04:25
자세한 챕터별 내용은 앞으로 연재할 계획이기에, 본문에는 MSG의 비중이 컸습니다.
(챕터별로 글을 쓰다보면 상당한 장문이 될 것이기에, 읽어나가며 연재의 방식을 선택) 그런데 pgr의 경우 간단한 책소개를 하려고 해도 생각보다 훨씬 엄격한 절차가 필요한 것 같네요.
14/12/09 23:57
직관은 경험에서 오고, 통찰은 깊은 사고에서 오며, 영감은 휴식에서 옵니다.
항상 감각의 날을 세워둔다는 전제하에 말이죠.
14/12/10 20:57
천천히 다시 생각해보니 제 댓글은 도가 지나쳤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다른 댓글에서 이야기하신 대로 MSG 에 과민 반응해서 책 내용도 보나마나 유사과학이겠지! 라고 섣불리 판단했던 듯 합니다. 소오강호님과 다른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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