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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04 15:06:00
Name AspenShaker
Subject [일반] 여우와 거북이
직장생활을 한지 햇수로 7년째가 되어갑니다.
업종은 같지만 그동안 3개의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나이가 많지 않지만 이런저런 경험들(회사가 망한다던가 -_-;;)이 생겼네요.
남자들로만 구성된 소규모단위의 프리랜서 팀, 남녀 합쳐서 50명이 넘는 큰 부서, 지금은 15명정도로 구성된 팀에서 근무중입니다.

사람이 많건 적건 회사에서는 소위 라인이라고 부르는 파벌 알력다툼과, 신규 직원에 대한 알듯말듯한 텃세가 발생하곤 합니다.
적으면 적은대로, 많으면 많은대로 파벌은 존재하고 , 보이지않는 눈치싸움과 정치질이 난무합니다.
이눈치 저눈치 보다가 상대가 허점이 나타나면 바로 보고(혹은 공개화-_-;)하고, 앞에서는 상냥하고 친한것 같다가도 돌아서면 뒷담화를
시전한다던가.. 재계약 시즌이나 고과평가시에 음지에서 분주히 활동하는 부분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바라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는
그런것들이 사무실내에서 돌아다닙니다. 여우들이 안개속에서 깡총깡총 뛰어다닙니다. 수컷이든 암컷이든.

그러한 사례들을 경험하면서, 이제는 나도 업무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써야하는가에 대해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보이지않는곳에서 활동영역을 넓혀가는 여우가 될것이냐, 때론 손해를 보더라도 마음편한 거북이가 될것이냐.
저의경우에는.. 눈치를 살핀다고 살펴도 못알아채는 경우가 많고,(여대리님이 긴장좀 하라고 에둘러서 몇번 표현했는데,
그때마다 전혀 알아듣지를 못해서 -0- 포기하고 그냥 직설적으로 말하게되었다고 한다든가) 여우가 될 능력이 안되기에
반 강제로 거북이의 길을 갈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하나 거북이가 되고자 마음먹은 이유는,
여우가 되려고 하면,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을 네거티브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상대방이 순수한 호의에서 한 행동도 의심하게 되고(뭐 해달라고 저러나), 경우에따라 그냥 흘릴수 있는말을 곱씹게되고(저 말을 왜한거지),
좋게도 나쁘게도 해석할수 있는말을 무조건 나쁘게 해석하게 되고, 이러한 변화를 스스로 감지하다가 에이, 생각 안할래! 한거죠

특정 라인의 수혜를 입진 않더라도 어느한쪽에 밉보이지 않고, 새롭게 변화하는 물결에 조금 뒤쳐지더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지는
않게 되었죠. 특히 대놓고 저의 성향이 거북이임이 드러나면서, 양측 라인 혹은 파벌로부터 상대방 라인에 대한 뒷담화를 서로
저한테쏟아내는 -0- 웃지못할 광경도 벌어지더군요. 물론 듣기만 할뿐 거북이에겐 그걸 이용할 힘은 없습니다 흐흐..

상대방이 여우인지 모르고 대책없이 믿는것과, 여우임을 알면서도 믿어주는것은 결과적으로 다를까요?
저언혀 다르지 않을껍니다 -_-;;
하지만 거북이는 중의적인 표현에 대해 자유로울수는 있을것 같습니다. 순수한 호의를 호의로만 받아들이고, 좋은말은 내것으로,
곱씹을수록 암걸릴 말은 바로 뱉어내고, 나중에 뒤통수를 맞더라도 내자신에게 "나는 그래도 그사람을 진심으로 대했다"는 정신승리정도는
가져갈수있을것 같아요 .

하지만 모든 직장인이 거북이화 되면 그건 그거대로 속터질 일일것도 같군요.상사가 원하는건 거북이보다는 여우일 확률도 높구요 흐흐
새로운 팀장님의 부임으로 나날히 심해지는 거북이와 여우의 대립을 보면서, 끄적여 보았습니다. 행복한 직장생활 되시길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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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ndertal
14/11/04 17:51
수정 아이콘
저 자신도 거북이과이지만 회사에서 거북이는 정말로 성공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스핔스핔
14/11/04 18:09
수정 아이콘
거북이로 성공하는건 힘든거군요... 상사가 거북이인 경우는 드문가요? 상사가 거북이라고 거북이를 밀어줄거란 추측은 착각일까요?
흠... 거북이로만 이뤄진 회사가 있다면 보통 회사에 비해 더 효율적일까요 아닐까요.. 여러모로 궁금하네요
2막4장
14/11/04 18:17
수정 아이콘
저도 거북이과인데.. 님말씀에 공감이 됩니다.
우선은 무리하게 여우가 되려하기 보단 수준 있는(빠릿한?) 거북이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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