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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18 10:50
개신교 계열에서 카톨릭을 부정적으로 보는 요소 중 또 하나가 신부/수녀의 금욕 강제인데, 저도 대단하다 라는 마음 이전에 왜 저래야 하나가 먼저 떠오릅니다.
14/08/18 11:07
생활을 꾸미고 자식이 있으면 자연스레 '부'에 대한 집착이 따라오기 때문이겠죠.
사실 욕심이란 게 생활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것이라 자연스러운 것을 끊고 다스리기 위해서는 결국 부자연스러운 제약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불교에서는 마찬가지로 금욕, 더해서 육식을 금한다거나, 개신교에서는 술담배를 하지 말라거나 십일조를 한다거나 하는 부자연스러운 제약이 있는거죠. 내 몸하나 건사하는 데는 딱히 돈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고, 나 죽으면 물려줄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면 큰 욕심이 안나는 법이죠. 이런 게 중세시대 왕들이 교회를 밀어준 이유이기도 하고..(죽으면 회수되니까) 저는 일부 대형교회들의 세습, 부정부패의 문제의 근본원인에는 결국 이런 '생활에서 비롯된 욕심'이 있다고 보거든요. 내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것, 내가 번 돈으로 가족들 호강시켜 주고싶은 마음은 정말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죠.
14/08/18 11:10
네. 대부분의 종교에서 금욕을 강제하는 흐름은 그런 연유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제가 지적하는 것은, 그 것의 효용이 아니라, 그것을 종교의 교리로써 강제할 개연성이 없다는 겁니다. 신부나 수녀의 금욕은 선택이 아닙니다. 저는 이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불교는 좀 논외인 것이, 그 금욕이 구체적인 교리의 실현과 상통하는 면이 상당히 강합니다. 카톨릭은, 글쎄요.
14/08/18 11:22
카톨릭 내부에서도 신부/수녀의 혼인에 대한 논의가 가~끔 있긴 합니다.
성당유머(?)로 추기경 회의에서 A : 성충동을 다스릴 수 있는 60세 이후로 하고 양가 부모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하는 조건에서 신부, 수녀의 혼인을 허락하게 하자고 의견을 밝히려고 합니다' B : 원 세상에! 추기경께서 이렇게 급진적인 분이신지 몰랐군요! 같은 농담도 있죠..크크
14/08/18 11:34
신부님 수녀님의 금욕이 선택이 아니라는 말은 약간 애매하네요.
신부님, 수녀님의 삶에서 혼인이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그럼에도 하시겠다는 것은 본인이 선택한 길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혼인을 원하시는 분은 성직자 생활을 포기하는 방법도 있구요. 그리고 논외로 신부님, 수녀님은 대개 이야기하시기를 '주님과 결혼했다'고 하시는... 그리고 신부님과 수녀님을 하나로 묶어서 이야기하시는 것은 단순히 금욕과 엮어서만 생각하시는 거고, 나눌때에는 신부님/수도자로 나누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종교에서 '사목'의 개념인 신부님과 '수도'의 개념인 수녀님, 수사님들은 목적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14/08/18 12:19
뭐 개신교와는 달리 카톨릭은 사제와 신자가 동급이 아니니..신의 대리를 자처하는 이상 뭐 그쯤 되어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기도 하다 싶습니다. 즉, 근본적으로는 신학적/형이상학적으로 사제의 지위가 어떠한지,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한 입장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싶네요. 만인제사장에 기반한다면야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사제를 보통 사람 이상의 무언가로 간주한다면 그럭저럭...
14/08/18 13:54
지극히 공감합니다. 저도 개신교인으로서 카톨릭의 이 점이 가장 부정적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여성 사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14/08/18 10:53
보면 그래서 신부님들은 '인간적으로'는 외로운 분들이시죠. 처자식이 없으니까.. 성욕이 왜 없으시겠습니까. 참으시는거죠.
그래서 반작용으로 신부님들은 술담배 하시는 분도 많고 정작 술을 많이 안하시더라도 술자리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하긴 뭐 이것도 신부님 바이 신부님-_-; 이실 수도 있지만 제가 알 던 신부님은 그러시더라구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시고, 워커홀릭(이분도 대학에서 일하시던 신부님이셔서)이시고 그러셨습니다. 흐흐
14/08/18 10:59
모교분이신가 싶네요 크크크 빠콩 신부 생각나네요 .. 담배 엄청 피고 강의실에서도 피고 군대 갔다온 남자는 A를 퍼주고 수업시간 늦는건 예사고..그러나 총장 이사장 다한 건 함정
14/08/18 11:01
저는 모든 종교의 타락은 "소유", 나아가 그 소유를 지속하기 위한 "상속"에 대한 욕망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에도 종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대부분 상속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만, 현재 개신교가 보이고 있는 문제점들도 상당부분은 그 점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천주교나 불교가 타락하는 모습을 보일 때에도 거기엔 숨겨진 자식이나 숨겨진 여자 등 "재산을 넘겨줄 대상"이 등장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요. 그래서 종교를 불문하고 성직자에게 자식을 가질 수단(?)을 금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못참겠으면 그만두고 성직자가 아닌 신자로 살면 되는겁니다. 성직자는 자신이 선택한 직업일 뿐이지 누가 하라고 강요하는건 아니니까요.
14/08/18 11:04
보드타시는 신부님과 이것저것 많이 대화해봤는데요... 성욕은 경험하지않으면 크지않다고하시더군요
정작 더 괴로운건 외로움이라더군요. 수녀님은 대화도 거의없이 밥만해주신데요
14/08/18 11:07
뭐..가까이 지내는 신부님들이 술담배를 다 즐기시는데, 전 편하게 물어봅니다. 그중 한 신부님의 답변...
"사람들이 술담배를 안하는 이유는 뻔하지 않냐. 집에서 못하게 한다. 건강 때문에 일찍 죽을까봐. 난 집에서 못하게 하는 사람도 없고, 죽는게 겁나지도 않고..뭐 담배는 요즘 하도 뭐라그래서 집에서만 필까 생각중"이라고 하셨죵... 성욕에 대해서도 몇몇 신부님께 물어봤는데..."기도하다보면 생각이 안나"라는 뻔한 답하는 분부터.."어떤 때는 정말 힘들 때도 있다"는 답부터..천주교 신자로서 여기 차마 쓸 수 없는 답까지...들었습니다...뭐 결국 성욕이라기보다는 이성에 대한 끌림을 못이기고 결혼하며 사제 생활을 포기하는 신부님들도 적지 않구요...
14/08/18 11:12
이게 사랑을 하게 되고, 가정이 생기고. 자식이 생기면 결국 욕심이 생기게 되다보니..
카톨릭, 불교보다 개신교 문제가 엄청나게 많은 진짜 이유는 적어도 한국 기준으론 여기서 시작되지 않나 싶긴 합니다. 결국 그 재산으로 가족이 떵떵 거리면서 살고. 그게 세습되는 곳들이 개신교 문제의 시작이니까요.
14/08/18 11:27
신부님들 중에 가끔 사제생활 그만두고
결혼하시는분들도 있고 그럽니다 주보에서 1년마다 신부님들 인사이동 보면 대충 각 나오죠 성당활동 열심히 하시는 부모님이 계시면 더 정확한 정보를 들을수 있고
14/08/18 11:32
신부 수녀님들의 금욕은 참 존경스럽긴 한데, 결국 그래서 개인들의 치부는 없을 지언정 가톨릭 교회 전체의 부는 엄청나게 축적이 되었지요. 금욕을 강제하다보니 가끔 신도들 대상으로 성 관련 사건들이 터지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 집단 전체를 볼 때, 저 이상으로 부패를 방지할 만한 묘수는 없지 싶습니다.
14/08/18 11:33
동문이시네요! 반갑습니다!
제가 새로이 신앙을 갖게 된 곳이 학교인지라 상대적으로 자주(?)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여러가지 모습을 볼 기회를 갖습니다. 각자가 가지고 계시는 인간으로서 가지는 유혹이나 고민들을 모두 감수하면서 이 길을 걸어가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 길이 어떤 길일지 저도 궁금하기도하고, 그만큼 신부님, 수녀님에 대한 존경심이 더 커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친한 신부님이었는지 수사님이었는지 성소에 대해서 해주신 말씀이 떠오르네요. "딱 하나만 포기하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14/08/18 11:34
전 30년 카톨릭 신자임을 밝히며,
60대 신부가 40대 여신도와 모텔 출입한 건이 신도에게 발각되어, 강제로 퇴임하신건도 있습니다. (불명예 퇴임. 연금수령 노후 보장 일체 없음) 저희 지역 교구에서는 쉬쉬 거리며 여러 사람이 아는 사안입니다. 더불어, 제가 대학생때 과외 가르치던 제자, 그리고 초등학교 친구가 신부님이 되었거든요. 그 신부들도 학생때는 여느 남자랑 다르지 않은 이성에 호기심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14/08/18 11:36
카톨릭은 여성 사제 허용하고, 성직자들의 결혼도 허용해야 하며, 기타 제한들 상당수도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것들을 당장 바꾸는 건 쉽지 않고, 무엇보다 내가 직접 관여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 제도를 존중합니다.
14/08/18 11:38
종교학과 강의 들으시면 신부님이랑 수녀님의 강의를 들을 기회 많을 거예요
사회학 쪽에도 계시구요 종교학은 정교수가 거의 예수회 성직자일 정도죠
14/08/18 11:40
서강대는 다른 대학처럼 취직준비학교 운영하듯이 전공을 허투로 가르치지 않아서 거기서 배운 사람들의 말은 신뢰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가끔식 듣습니다.
대학교의 강함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14/08/18 11:54
어쩌다보니(?) 본의 아니게(?) 이 글을 오늘 두 번 보네요. 흐흐흐..
신부님들은 성욕을 물욕으로 승화시키는 케이스도 있는 것 같아요. 굉장히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시죠...
14/08/18 11:58
영화 미션이었나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런 대사가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하는게 아니라 하느님을 믿는거다'...라고...
밖에서야 이러쿵 저러쿵 말할 수 있지만 법이라도 어기는게 아니라면 결국 세속의 가치로 잴 수 없는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14/08/18 11:59
최종적으로 성공회처럼 되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일반 사제의 결혼 허가, 여성 사제 인정), 정말 함부로 결정하기에 12억이라는
신자는 변혁의 큰 벽이죠. 당장 2차 바티칸 공회의에 반발해서 떨어져 간 멜깁슨 같은 부류의 사례를 봤을 때 말이죠.
14/08/18 12:22
가톨릭 사제 계급의 성적 금욕주의는 신플라톤주의와 스토아학파에 영향을 받았던 교부들의 교부철학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할 겁니다. 영육의 이원론과 위계론의 바탕에 원죄의 결과로서 성이 생겼다는 성서의 관점을 명확히 한 그쪽 계통의 교리에선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는 평신도가 아니라 신을 직접 모시고 다가가려는 사제들이 성욕을 누르고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교리 밖의 문제가 아니라 교리 안의 문제지요.
현대 가톨릭이 가톨릭으로 남고자 하는 한 이것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14/08/18 16:31
천주교 사제하면 소아성애와 부패라는 이미지부터 먼저 떠오르는 게 요즘이라서요. 사실 그렇게 규율과 청렴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매번 부패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거 보면 인간본성은 결국 어쩔 수 없는건지, 아니면 성직이 다른 직업에 비해 유혹이 많은건지, 혹은 보통보다 덜 부패함에도 성직이라 더 크게 보도가 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14/08/18 16:33
정말 요즘 그런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세요? 그런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특별히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아니고 그게 보편적인 이미지는 아닌 것 같은데.. 저도 천주교신자이기 전에 덕후-_-로서 수녀하면 테레사 수녀님보다 어딘가의 공기수녀나 어딘가의 총잡이 수녀가 떠오르긴 합니다만 그런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건 수용자인 제 쪽의 문제겠죠.
14/08/18 16:39
사실 저도 국내 천주교 이야기만 접했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이미지지만, 외국 생활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체득되더군요. 천주교를 소아성애자 집단으로 묘사하는 개그코드가 일상적인 수준까지 침투해있는 걸 보고 참 신기하구나 싶었고요. 또 천주교가 많은 나라에서 리버럴이나 프로그레시브의 주적이기 때문에, 제 주위에는 항상 욕하는 사람만 가득하네요. 제작년에 터진 검은 돈 스캔들 이후로는 그냥 유구한 역사의 부패집단이라는 느낌입니다.
14/08/18 17:39
해외(특히 미주권)에서는
브라질과 미국에서 크게 터진 신부의 아동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그런 이미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한반도 남쪽, 한국 한정해서는 신부님은 그런 이미지가 거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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