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방식대로의 사랑 House ver. (1996년, from 신승훈 5 / 작사 작곡 신승훈)
: 신승훈 단일 앨범 최다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신승훈 첫 단독 프로듀서 작품인 5집 수록곡 내 방식대로의 사랑이다.
앨범엔 하우스 버전과 맘보 버전이 있었고 활동 당시엔 맘보 버전을 밀었지만 나는 속도감 있었던 하우스 버전을 더 좋아한다.
날 울리지마, 처음 그 느낌처럼, 로미오와 줄리엣을 잇는 신승훈표 '신나는 노래'에서 가장 세련미가 있었던 곡.
- 오랜 이별 뒤에 (1994년, from 신승훈 4 / 작사 작곡 신승훈 김창환)
: 옛날 음악일수록 단순한 편곡을 취했어야 촌스러움이 덜하다. 이 노래 역시 기타 선율 하나로 곡을 이끌어가고 있고 (함춘호 편곡)
그 덕분에 편곡적인 면에서도 지금 시대까지 울림을 줄 수 있는 노래가 되고 있다. 신승훈이 표현하기로 이 노래의 감정은
애절함이 아닌 애잔한 감정이 담긴 곡이다. 즉 모든 사랑의 아픔이 끝난 오랜 뒤의 감정을 노래했기 때문이다.
곡의 기타 연주는 듣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막상 연주는 꽤나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 너만을 위한 사랑 (2000년, from MBC 드라마 비밀 OST / 작사 작곡 조하경 오진우)
: 리메이크 노래다. 2000년 이후 신승훈은 깊은 농도의 감정을 담긴 노래에서 히트를 거두지 못했다.
허나 이 노래는 그가 얼마나 다양한 감정의 노래를 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것은 본래 그가 가진 장점이었지만
이런 설렘 가득한 목소리와 붙잡고 싶은 간절함을 동시에 한 노래에서 표현한 적은 없었었다. 그가 남의 노래도 잘 부른다는 것 또한 증명됐다.
팝송 외에도.
- 보이지 않는 사랑 (1991년, from 신승훈 2 / 작사 작곡 신승훈)
: 명실상부, 신승훈을 대표하는 노래다. 당시 샘플링의 개념도 거의 없었던 시절, 그것도 발라드에서, 그것도 뜬금없는 가곡을
도입부에 삽입했다. 그리고 가요 발라드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도입부가 되었다. 가요 순위 14주간 1위 기록하여 기네스에 올른 곡.
신승훈은 이 곡에서 처절한 감정을 울먹이는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는데 이후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했지만
다들 감정 과다 투여로 인해 제대로 부른 사람이 없었다. 또 신승훈 본인도 어느샌가 저 당시 특유의 처절함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 I believe (2002년, from 신승훈 8 / 작사 작곡 양재선 신승훈 김형석)
: 신승훈은 인터뷰에서 자신은 '애이불비'의 감성을 추구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슬퍼도 울지 않아, 뭐 그런 말인데 후기 신승훈 음악에서
저 말을 증명하는 곡이 많다. 그 중 베스트는 단연 I believe일 것이다. 신승훈 히트곡 중에서 자신의 참여 비중이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여기서의 보컬 퍼포먼스는 다른 곡 못지않게 뛰어났다. 애이불비의 감정이 무엇인지, 절제가 무엇인지 그 참맛을 알게 해줬다.
신승훈 해외 진출에 큰 힘이 되었던 노래다.
- Happy birthday to me (1996년, from 신승훈 5 / 작사 작곡 신승훈)
: 신승훈이 라이브로 한 번도 부르지 않았지만 나에게 항상 감동을 주었던 노래다. 헤어진 뒤로 생일을 맞이해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위무의 목소리를 가진 신승훈이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다. 그의 첫 단독 프로듀싱 작품이었던 5집은
단 한 곡도 빼놓지 않고 양질의 퀄리티를 보여주었고 이런 '하찮은' 수록곡 역시도 그 감동을 유지했다. 200만장의 판매는 그냥 나온게 아니다.
- 오늘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 (1990년, from 신승훈 1 / 작사 작곡 신승훈)
: '비' 하면 떠오르는 노래 중에 항상 메인으로 거론되는 노랜 아니지만 나에겐 그 어떤 곡보다도 비가 생각나는 곡이다.
비오는 날, 연인을 기다리며 올까 안 올까 조마조마한 심정을 여유있는 템포로 노래부른다. 신승훈은 그냥 발라드 가요가 아닌
보사노바 (어느 멋진 날), 재즈 (I love you) 등등 다양한 장르에 어울리는 보컬을 보여줬고 이 곡의 장르도 쉽게 가요서 들을 수 있진 않으나
그는 너무도 잘 소화해내었다. 몇번 언급해지만 이 당시 그의 목소리가 참 좋다.
- Best 3. 고개숙인 너에게 (1998년, from 신승훈 6 / 작사 작곡 신승훈)
: 신승훈 중기 음악의 대표작들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Dream of my life' 같은 신승훈 만의 대곡 스타일을 처음 보여준 노래.
또한 '운명'같은 곡을 제외하고 사랑 노래 일색인 신승훈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시도를 한 노래기도 했다.
당시엔 6집의 부진 (100만장은 넘었지만) 에 의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그가 던진 위로의 가사들은 내게도 큰 힘이 되었다.
그의 목소리는 슬픔에도 어울리지만 항상 따뜻함이 함께 했기에 대중의 큰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Best 2. 가잖아+이런 나를 (2002년, from The legend / 라이브 실황)
: 본인의 프로듀싱 하에 나온 첫번째 베스트 앨범 The legend에 들어있는 라이브 실황 노래다. 두 곡 모두 스튜디오 버전보다 훨씬 좋다.
본래 노래들보다 더 진한 감성으로 불렀던 까닭일 것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앨범에 들어있던 저 두 노래의 '케미'가 참 잘 이어졌다.
신승훈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창법을 조금씩 바꿔왔는데 이 당시의 창법이 가장 신승훈다웠던 목소리가 아닐까 싶다.
지금의 목소리는 본인 말로는 가장 완성된 창법이라고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너무 부드러움이 강조된 창법이다.
링크 영상은 일본 공연 실황이고 이 버전도 좋지만 The legend에 수록된 버전이 더 좋다. 꼭 찾아서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Best 1.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1996년, from 신승훈 5 / 작사 작곡 신승훈)
: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떠나보냈을 때보다 마음 아픈 일은 없을 것이다. 가장 힘든 상황일 수 있을 때 그의 보컬은 가장 침착했다.
'나보다...' 에서 들려줬던 그의 음성은 이전까지 늘 힘을 줬던 스타일을 버리고 어깨에 힘을 뺄 때와 줄 때를 정확히 구분해서 노래했다.
당시 거의 일반화되지 않았던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사용한 것도 이 곡의 생명력을 길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당시 이 노래는 그 전까지의
히트곡에 비해서 1위를 많이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예전에도 가장 많이 들었고 지금도 가장 많이 내 이어폰에 나오는 신승훈의 노래다.
자리가 없어 못넣은 노래들 : 그 후로 오랫동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애이불비, 나처럼, 처음 그 느낌처럼, 당신은 사파이어처럼, 운명, 소녀에게, I love you, 어느 멋진 날, Over the rainbow, 미소속에 비친 그대.
다음 편은 신승훈 다음으로 오랜 기간 발라드 가수로 사랑받고 있는 성시경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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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신승훈 팬 입장에서 정말 감사한 글이네요. 여기에는 없지만 나비효과, 라디오를 켜봐요, 두번 헤어지는 일 도 정말 좋아해요. 특히 나비효과는 가사가 정말 요즘 저한테 팍팍 와닿는 노래라...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좋은 노래도 많지만 역시 신승훈 하면 애절한 이별의 발라드라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