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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19 08:11
[스포댓글] 저는 오히려 중반은 괜찮았습니다. 1편의 이야기랑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좋았고, 이 영화는 근본적으로 전형적인 헐리우드 액션영화가 아니기 때문이죠. 출발 자체가 불편한 영화니까요. 유인원이 주인공인. 1편부터 상당히 무거운 주제를 던져주면서 흥행과 주제의식 두가지를 모두 끌고 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저같은 경우는 이 영화에 기대하는 바가 다른 영화와는 조금 달랐고, 그래서인지 중반은 충분히 흥미진진 했습니다. 이 시리즈 자체가 매력적인 이유는 항상 지구에서 최상위 계층에 있는 인간이라는 개체가 거꾸로 약자로 내려온 상황을 묘사하는 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결국 중반의 '댐'도 인간이 시저와 유인원들의 "자비"가 아니면 그야말로 원시인으로 돌아가야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매개체죠. 보셨겠지만 댐 수리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러 가는 인간의 모습은 영락없이 왕에게 자비를 구걸하러 가는 백성의 모습 비슷했으니까요. 당연히 감독이 일부러 그런식으로 연출하려 했음이 보였지요. 또한 중반이 인간이 주인공이었던 플롯이라고 보기엔, 중간의 진행이 이후 플롯에 너무 중요했습니다.
코바가 과연 인간이 없었어도 시저에게 반기를 들었을까요? 코바는 초반에 나오듯이 시저의 은혜를 고맙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코바가 반목하게 되는 계기는 인간에 대한 입장차이 때문이죠. 코바의 인간에 대한 증오심의 표출은 중반에 지속적으로 나오죠. 물론 코바 캐릭터가 워낙 교활하게 나와서 다른 방식으로도 반목했을수도 있지만, 인간이라는 존재 정도가 아니라면 코바는 다른 불만의 경우는 시저의 밑에 남아있기를 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보셨듯이 코바가 반기를 든 원인은 코바에게만 있다기 보다는 시저에게 상당한 원인이 있었죠. 코바를 설득하기 보다는 그냥 힘으로 찍어눌렀으니까요. 그 역시도 인간이라는 특별한 사안이었기 때문인 것인데, 그런 모든 정황이 중반의 전개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중반 플롯이 너무 중요했다고 저는 생각하는거죠. 그렇기에 중반의 플롯의 주인공이 인간이라고 보기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분석을 해버리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저는 그냥 중장이 지겹다고 느낀적도 없는데다가, 중반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시저의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인간이 중요한 조연역할을 하지만, 그건 오히려 후반에 가서라고 생각합니다. 중반까지는 인간은 그냥 유인원 사회에 끼어든 이방인에 불과하죠. 결국 그 이방인으로 인해 "어떻게 유인원 사회에서 갈등이 생겨나고 발전하는가" 가 중반의 주제라고 봅니다. 그러므로 중반의 주인공은 당연히 시저이고, 덧붙이면 코바 정도겠죠. 중반의 전개가 없다면, 후반에 유인원들의 변화, 무엇보다도 시저의 가치관의 변화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죠. 가뜩이나 결말이 관객에게 썩 편한 결말이 아닌데, 시저의 마지막 맨트가 중반 후반의 전개없이 나온다면, 관객이 주인공에게 몰입하거나 응원하지 못하고 싫어지는 사태가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몽키.D.루피님이 중반이 지루했던 것은 본인이 기대하시던 전개에 못미쳤거나, 취향에 안맞는 방식의 전개여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의견을 보셨듯이 중반에 대해 받아들이는 인식 자체도 같은 영화지만 차이가 있잖아요. 그냥 내게는 좀 아쉬운 영화였다고 그러려니 해버리세요.
14/07/19 10:02
공감합니다. '뻔한 스토리, 지루하다' 라는 얘기가 나오는게 이해가 안가는데, 저는 당연히 댐 가동 과정에서 게리올드만측의 무리수와 삽질로 인해 파국이 일어나는 전형적인 아바타류 현대문명vs원시문명 스토리일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시저의 '유인원이 이 정도로 인간과 똑같을 줄 몰랐다.'라는 대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원작이 상기되었습니다. 어쨌든 나중에 사람을 잡아다가 생체실험하고, 애완용으로 기르는건 원숭이들이라는거죠. 크크
14/07/19 10:25
원작을 떠나서 시저가 위에 한 대사조차 예상이되더라구요...이상하게 영화평은 평이 좋으면 따라가는편이었는데 혹성탈출보다
신의 한수가 뻔하지만 더재미있게봤습니다.
14/07/19 14:02
그 부분을 세밀하게 묘사했죠. 시간상으로도 전반부 인간이 주인공인 메인플롯을 1시간, 후반부 시저가 주인공인 메인플롯도 1시간 정도를 배치했으니까요. 하지만 발전기 가동하는 플롯이 1시간짜리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시나리오상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동일한 시간으로 배치했지만 사실상 앞에는 늘어지고 뒤에는 너무 빨리 전개됐으니까요.
전작에서는 시저가 집에서 생활하는 부분, 어쩌면 지루하고 일상적인 부분에서 서스펜스가 있었습니다. 스토리 상으로는 그저 인간과 유인원 시저가 교감하고 추억을 쌓는 과정에 불과하지만 연출을 기가 막히게 했죠. 앞서 시저의 부모가 난동 피우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시저도 언제 유인원의 흉포함을 드러낼지 모른다는 영화적 장치를 일단 깔고 간 것입니다. 그리고 배경음악이라든가 시저가 인간을 바라보는 눈빛이라든가 시저가 목줄 메고 숲에 가는 시퀀스라든가 여러가지 장치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시저의 심리를 묘사하면서 서스펜스를 연출했죠. 그리고 이동진 평론가가 어제 금요일엔 영화다에서 지적한대로 시저와 치매 노인의 지능이 역전되는 시점, 아버지가 차를 잘못타서 사고를 내고 이웃에게 위협을 받는 시점에서 참지 못하고 폭발하게 됩니다. 거기까지 시저가 인간의 집에 지내는 스토리라인이고 다음으로 유인원 보호호 스토리가 펼쳐지는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긴장감있는 서스펜스를 기가막히게 연출했다고 생까합니다. 근데 반격의 서막은 반대로 긴장감은 잔뜩 줍니다. 유인원이 언제 인간을 헤칠지 모른다는 위협을 대놓고 하죠. 그리고 시저가 나타나서 느릿느릿 서로 대화하다가 시저의 자비로 긴장감이 탁 풀립니다. 그게 심지어 여러번 반복되더군요. 똑같은 패턴으로요. (처음 마주칠 때, 댐 가동을 부탁할 때, 항생제 줄 때 등) 그러니까 나중에는 당연히 시저가 인간을 헤치지 않을 줄 아니까 전혀 긴장감이 안 들고 지루해지는 거죠.
14/07/19 10:57
다른건 다 괜찮은데 인간이 너무 멍청해서 몰입이 방해되는 수준이더군요
준 전시상황인데 무기고에 달랑 두명있질 않나 그 둘이 살해당했는데 아무대비 없이 있다가 간단하게 빼앗기고 전차는 보병호위가 없으면 해치 걸어잠구는건 수십년전에 세워진 기본 교리인데 해치활짝열고 적들 한가운데로 돌격... 아무리 유인원이 승리해야 된다지만 인간을 너무 무뇌로 그렸어요
14/07/19 11:36
요건 질병 후 세계라는 측면에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 것같습니다..
거의 대다수 인간이 죽고 남은 10년 전 세대니깐.. 당시는 10대나 20대 초반이었겠죠...
14/07/19 11:54
배경설정을 두고 보자면 10여년 가까이 생산 및 자원고갈 외에는 별다른 위협없는 평화상태였다는 것도 한 몫하지않을까싶네요. 사실, 당장 대한민국 군대만봐도 대부분 그동안 쌓아온 시스템에 의해서 돌아갈뿐, 칼날같은 긴장감으로 경계근무를 서진않으니까요. 그런데 혹성탈출에서는 그 시스템마저도 무너진 사회이고 인력도 부족한 상태이니 영화라는 문학적 허용 범위내에서 충분히 커버가능한 연출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미메시스님이 리얼리즘을 추구한다면 말씀대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로 인해 갈등이 늘어나면 2시간이란 플레이 시간내에서는 좀 아쉬울듯 합니다.
14/07/19 14:08
설정상 인간은 점점 멍청해져가는 과정에 있거든요. 주변 다른 인류는 연락도 안되는 상태로 고립되어 있고 적이라고 간주되는 세력은 유인원 밖에 없는데 설마 유인원이 무기고를 덮칠 거라고 예상했겠습니까. 저도 영화보면서 만약 시저가 죽고 코바가 계속 유인원 리더로 있었으면 조만간에 다 꼴아박...고 죽을 거 같았습니다. 아무리 인류가 많이 죽었어도 전세계에 남아있는 무기가 몇갠데 진짜 군대랑 붙으면 상대가 안되겠죠. 그런데 시저라면... 3편에서 군대와 공성전이라도 하면 진짜 재밌을 거 같네요.
14/07/19 14:35
처음죽은 둘은 그렇다쳐도 두명이 살해당했는데 아무 방비가 안되어있는건 상식적으로 좀....
인류의 지능이 퇴화한다는 설정은 처음 알았네요
14/07/19 14:59
그 사이에 전기가 들어와서 인간들은 파티하고 있었습니다. 코바가 무기고 인간 둘 죽이고 시저 죽이고 동료 데려와서 무기고 습격할때까지 무기고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봐야죠.
14/07/19 19:30
일단 까먹진 않았습니다 무기고 습격씬 보면 소수의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그 사람들이 시체를 봤을텐데 무방비로 있다가 무기고를 간단히 넘기는게 어이없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14/07/19 12:38
반격의 서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인원과 인간의 투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시저가 신적인 존재로 등장하는 데에 있다고 봅니다. 시저는 유인원에게 있어서 사실상 신으로 시작합니다. 유인원 최초의 지성이자 유인원들의 해방자였죠. 그리고 유인원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고 그들을 이끕니다. 그러나 이는 인간에 대입해 보았을 때는 문명 초기의 샤먼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본이 없는 자이고, 굳이 시저가 아니어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코바의 입장에서, 시저는 같이 실험을 받던 동료일 뿐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시저가 좀더 시기를 잘 탔던 것이고, 시저가 아니라 자신일 수도 있었던 것이죠. 이는 코바가 시저에게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장면에서도 드러나고, 또한 영화 첫부분에서 코바가 곰을 헤치우면서 자신의 힘을 확인하는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코바는 시저를 암살합니다. 아마도 지성을 갖춘 유인원 최초의 암살이었겠죠.. 그러나 시저는 죽은 후 3일만에 부활합니다. 샤먼에서 예수까지, 인간에게는 수천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유인원들은 지성을 갖춘지 10년만에 그들의 예수를 가지게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유인원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 이유는, 단순히 유인원 우두머리에게 무릎을 끓는 행위가 아니라 신화의 영역에 남을 초유인원을 다시금 영접하는 행위입니다. 시저는 죽었다 살아나면서 신이 됩니다. 모든 것을 성경의 메타포로 해석하는 것이 지나칠 수도 있지만, 여튼 부활이라는 행위가 예수를 신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해볼 때 이러한 전개를 차용한 것은 시저를 신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해석됩니다. 이제 부활한 시저를 목격한 유인원들은 시저가 자신들과 같은 영역의 존재가 아니게 느껴질 것이고 더이상 시저에게 대항할 유인원은 사실상 없겠죠. 혹성탈출의 유인원들이 훗날 성경을 쓴다면, 태초에 시미안 플루가 있었고, 시저가 있었으며, 불의한 유인원에게 죽었으나 3일만에 부활하여 악행을 일삼는 유인원을 처단하고 미개한 인간들을 참살하여 유인원들의 세상을 만들었다고 기술하지 않을까요..
14/07/19 14:12
성경에 인류 최초의 용사이자 영웅으로 니므롯이라는 사람이 기록되어 있는데 시저가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혹은 아브라함이 십일조를 바쳤다는 멜기세덱 같은 전설적인 인물도 생각났구요. 유인원의 역사책이 있다면 아마 시저는 선사시대 인물로 신화화 돼서 등장할 거 같네요. 말씀하신대로 예수의 스토리라인을 가져온 부활 메타포는 영화에서도 흔하죠. 대표적으로 매트릭스의 네오는 대놓고 지쟈스 크라이스트 슈퍼파워였죠.
14/07/19 12:44
댐 발전소 재건 플롯은
발전소 재건이 인간에게 유인원을 위협할 수 있는 힘을 준다는 위기요소로 집중하게 될 수도 있는데 실제는 인간과 유인원간의 신뢰를 보여주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시저의 아이가 인간과 친화력을 가지고 화기애애한 장면은 인간과 유인원이 특별히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동시에 카버가 총을 가져옴으로서 신뢰에 금을 만들어버리죠. 신뢰에 위협적인 존재는 인간에는 카버, 유인원에는 코바 둘다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건 인류 역사상 시저와 말콤 처럼 서로 다른 세력이 신뢰를 쌓아온 경우도 있지만 카버와 코바처럼 대표가 아닌 개인의 잘못된 행동이 이런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을 지칭합니다. 68년 원작은 인간의 잘못된 점을 유인원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다면 이번 리부트 작품은 인간은 그런 잘못을 행하면서 역사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원작과 리부트 모두 유인원이 인간 처럼 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유인원을 통해서 인간을 들여다 보는 작품입니다.
14/07/19 14:16
말씀하신대로 그런 의미 덕분에 정말 세밀한 묘사를 한 거 같습니다. 아쉬운 건 전작에서 시저가 유인원 보호소로 가기전 주인공의 집에서 생활하던 시절도 마찬가지의 의미를 지닐 수 있었지만 지루하지 않고 서스펜스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시저를 통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겠는 일상 속의 긴장감을 잘 연출했던 반면 이번 반격의 서막에서는 긴장감만 잔뜩 주고 실질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뻔히 알고 보는 거나 다름없었죠. 한마디로 서스펜스가 없었습니다.
14/07/19 13:33
저는 내용에 대한건 차치하고
유인원이 자꾸 영어가 늘어........... ㅡ,.-.... 유, 고! 에서 has + p.p 까지 2시간 완성
14/07/19 16:26
배우들이 촬영 후반으로 갈수록 너무 답답했나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크...
끝까지 유 ,고! 정도로만 했으면 좀 더 리얼(?)했지 않았을까요?.... 어짜피 그정도 영어만 해도 한국사람도 대충 알아들으니 본토에서는 당연히 문제 없었을텐데
14/07/19 22:47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신것처럼 허점들이 너무 많이 보여서 몰입이 잘 안되더군요.
조금만 더 짜임새가 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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