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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03 00:16:59
Name Neander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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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한국남자배구 21년 만에 네덜란드 잡다


국제배구연맹은 매년 월드리그라는 남자배구 국제대회를 개최합니다. 1990년에 배구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고자 만든 대회로서 그 뒤로 매년 5월에서 7월까지 이 대회가 개최됩니다. 우선 각 나라별로 조편성을 하고 같은 조의 나라들끼리 홈 2경기, 어웨이 2경기씩 펼쳐서 조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팀들이 다시 한 곳에 모여 결승리그를 벌여서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경기가 벌어집니다.

한국은 이 대회가 창설되고 나서 꾸준히 참가해 왔습니다. 1995년에는 사상 최초로 조별 예선을 통과해서 브라질에서 열린 결승리그에 진출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잠시 이 대회를 참가하지 못하다가 다시 몇 년 전부터 참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월드리그에서의 한국팀의 성적은 사실 그리 좋지 못합니다. 한국남자배구 자체가 세계 수준에서는 강 팀이 아닌데다가 배구라는 종목이 워낙 신체적인 면에 좌우되는 경향이 커서 거의 항상 강팀들의 제물이 되곤 했습니다. 한 번은 월드리그 예선에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전패(0승 12패)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서양 선수들은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신장도 더 크고 파워도 더 센데다가 탄력도 뛰어나고 팔 길이까지 더 길다 보니 우리나라 선수들이 어떻게 해볼 여지가 정말 적습니다. 예전에는 서양은 힘의 배구, 동양은 기술의 배구라고 했지만 이미 다 옛날 이야기기 된지 오래고 이제는 서양팀이 힘, 스피드, 기술, 어느 측면에서고 동양 배구에 밀리는 면이 조금도 없습니다.

한국은 올해 대회는 네덜란드, 체코, 포르투갈과 함께 E조에 속해 있는데 지난 토요일 네덜란드와의 원정 1차전에서는 세트스코어 0 대 3으로 졌지만 일요일 경기에서는 세트스코어 3 대 1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월드리그에서 네덜란드를 이긴 것은 무려 21년 만이고 역대 월드리그에서 네덜란드와의 상대 전적은 2승 18패(!)가 되었습니다.

네덜란드는 90년대에는 세계남자배구를 주름잡던 최강팀이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는 브라질, 러시아, 미국 등에 밀려서 주춤하고 있지만 신장과 파워를 위주로 하는 전형적인 유럽식 배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네덜란드를 상대로 한국남자배구팀이 뜻 깊은 승리를 거둔 것이지요.

대표팀 박기원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가 바로 스피드 배구인데요 어차피 파워와 신장에서 열세인 만큼 빠르고 정교한 패턴 공격과 목적타 서브로 강호들과 맞서겠다는 것이지요. 어제 경기도 이런 식의 경기 운영을 통해서 네덜란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남자팀은 이제 올림픽 예선도 통과를 못해서 3회 연속 올림픽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다시 한 번 스피드 배구로 무장해서 올림픽 본선 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 지 한 번 기대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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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03 00:33
수정 아이콘
근데 말이 좋아 스피드 배구지 일반적으론 그게 배구 아닌가 싶네요. 정교한 리시브는 서브가 워낙에 강하니 힘들고, 그러니 세터는 정교하기 보단 빠른 토스를 해야하고, 오픈처럼 느려터진 공격은 어차피 블로킹에 잡히기 때문에 의미가 없으니 최대한 빠른 스텝을 활용한 공격을 할 수 밖에 없고...
이게 현재의 배구인데 국내리그는 외국인 선수 오픈을 막질 못 하니 오픈이 주 패턴이 되고 느린 배구가 되다보니 국가대표팀이 스피디해 보일 뿐 이겠죠.
애초에 토스 빠르게 하는 세터도 거의 없고...
Neandertal
14/06/03 07:02
수정 아이콘
그런데 확실히 배구 스타일이 바뀌긴 했습니다...예전에 사이드 아웃 제도가 있었을 때는, 그리고 서브도 블로킹을 할 수 있었을 때는 서양 팀들도 현재와 같은 배구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배구의 재미를 높이겠다면서 사이드 아웃 제도를 폐지하고 서브 블로킹도 폐지하면서부터 현재와 같은 배구 스타일이 점차 자리를 잡았는데 그게 오히려 한국 배구에게는 더 안좋은 일이 되고 말았지요...
14/06/03 14:42
수정 아이콘
헐 나름 스포츠 자주 본다고 생각했는데 서브가 블로킹 되던 시절도 있었나요???
충공깽이네요
Neandertal
14/06/03 15:06
수정 아이콘
아주 옛날입니다...--;;;
14/06/03 00:39
수정 아이콘
스피드 배구가 필수이긴 한데...정작 리그에서는 안 통하니...
14/06/03 01:15
수정 아이콘
흐 동양인 신체조건이 상당히 좋아졌는데도 여전히....
뿌지직
14/06/03 01:33
수정 아이콘
박기원 감독이 몇년 전부터 스피드 배구 꺼내들었는데 선수들 V리그 겪고 오면 다시 도루묵이죠.. 2차전때는 모처럼 박철우의 그날이 왔더군요..
콩쥐팥쥐
14/06/03 02:17
수정 아이콘
근 몇년간 고민거리죠. 말이 좋아 예쁜토스지 토스를 새댁마냥 올리는 ㅜㅜ

한선수마저 그렇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14/06/03 07:39
수정 아이콘
지금같아선 리그 안 뛰는 게 오히려 답이 아닌가 싶을 정도죠. -_-;;;;
스웨트
14/06/03 03:00
수정 아이콘
이겨서 좋긴 한데 제 프로토는.. ㅠ_ㅠ..
아무튼 네덜란드를 이겼으니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Lightkwang
14/06/03 04:51
수정 아이콘
박사위가 인생경기를 덜덜덜!!
14/06/03 07:31
수정 아이콘
박사위가 21득점 했다는 소릴듣고 깜놀했죠 크크 박철우 욕먹을때마다 얼마나 안타깝던지 ㅜ
Neandertal
14/06/03 07:40
수정 아이콘
원래 벽치기도 잘하는 선수인데 일요일 경기에서는 이상하게 잘 뚫더군요...--;;;
14/06/03 07:42
수정 아이콘
그 날 이었나보군요 덜덜덜 삼성팬이지만 너무 레오몰빵만 가서 박철우 실력이 줄어드는것처럼 보였는데 그래도 국대 라이트는 박철우군요 흐뭇합니다
14/06/03 09:31
수정 아이콘
뭐 박기원 감독이 V 리그 감독했을 때 성과를 거두었으면 모를까... 옛날 배구로 우승하고 2등하고 그러는데, 리그에서 스피드 배구가 정착하기란 쉽지 않죠. 그렇지만 많은 팀들이 어느정도 변화의 모습이 보이고 있으니,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별헤는밤
14/06/03 09:39
수정 아이콘
한국배구의 경쟁력이 많이 낮아진 시점에서 네덜란드를 이겼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월드리그를 그저 AG를 위한 사전 연습무대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개인적으로)
뭔가 성과를 낼 수 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밀로세비치
14/06/03 10:19
수정 아이콘
러시앤캐쉬 우리카드 이런팀들 배구가 더 매력있게 느껴지는 요즘
응큼중년
14/06/03 11:39
수정 아이콘
삼성팬이지만 러시앤캐시, 우리카드 경기 자주 봅니다!!
신진식, 김세진때가 그리워요 ㅠㅠ
꽃보다할배
14/06/03 11:18
수정 아이콘
배구가 농구보다 신체빨을 더 받죠...아무리 동양인이 신체가 좋아졌다고 해도 천성의 서전트를 가진 백인/흑인을 이길 순 없죠.
동양인이 유리한 구기 종목은 야구 > 축구 정도...사실 축구도 순반응도에서는 유럽 남미를 이길수가 없어요. 피지컬도 피지컬이지만...
Korea_Republic
14/06/03 12:58
수정 아이콘
7연속 우승팀의 주전세터인 유광우가 국대에선 쩌리신세가 되는 현실이니;;;
14/06/03 14:29
수정 아이콘
이경기 보고 싶은데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Neandertal
14/06/03 15:25
수정 아이콘
http://www.youtube.com/watch?v=cvSh8LUayPI

경기 중간부터이지만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14/06/03 15:3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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