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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28 21:16:01
Name 자이체프
File #1 CAM02206.jpg (1.32 MB), Download : 59
File #2 CAM02207.jpg (1.77 MB), Download : 2
Subject [일반] 나의 일본문화유산 답사기





지난 주말 학회 참석차 부산에 내려갔다가 가덕도에 들렸습니다. 가덕도에 있는 일제 강점기 시절의 군사시설물들을 둘러보기 위해서였죠. 잘 알려진 외양포 포대는 얼마 전에 들렸다가 다시 들렸습니다. 이번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찾은 관측진지와 대공진지, 그리고 대공진지에서부터 외양포 포대까지 이어지는 소규모 군사용 도로까지 둘러볼 수 있었죠. 너무나 잘 만들어서 지금까지 보존된 도로는 필시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만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 길을 개인적으로는 '징용의 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외양포를 둘러보고 가덕도 동쪽의 새바지로 갔습니다. 절벽으로 이뤄진 동쪽 해안선 중 이곳만 접안이 가능한데 일본군은 여기에 미군이 상륙할지 모른다고 여겨서 동굴진지를 구축했습니다. 동굴 진지는 모두 두 곳에 있는데 해안 가운데 방파제쪽은 바위를 양쪽으로 뚫어놨고, 동쪽 해안가 절벽에도 동굴진지를 하나 더 만들어놨습니다. 두 장의 사진은 모두 방파제쪽의 동굴진지들입니다. 첫번째 사진은 안에서 바깥을 찍은 것인데 입구 부분을 콘크리트로 보강한 것이 보이실 겁니다. 두번째 사진은 동굴진지의 맞은편 총안구로 역시 두꺼운 철근 콘크리트로 보강한 상태입니다. 절묘하게도 이런 사진이 나왔네요. 얼마 전엔 부산과 경남쪽의 일제 강점기 시절의 철도시설과 가옥들을 보고 왔습니다. 경주역의 콘크리트 급수탑과 감포에 남아있는 신사의 흔적을 보고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죠.

아무도 일제 강점기 시절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시절을 잊어버린다면 또 다시 그런 시련을 겪을 것이 뻔합니다. 짧은 답사지만 우리 안의 일본이 어떻게 남아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5월달에 서울에 남아있는 일제 시대의 시설물들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나무에 걸린 밧줄을 잡고 절벽을 올라가서 동굴진지를 보는 고생 아닌 고생을 하는 바람에 인디애나 정스라고 불러달라고 억지를 쓰고 있지만 너무나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나의 일본문화유산 답사기'라고 이름붙은 이번 여행을 당분간 계속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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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14/04/28 22:17
수정 아이콘
제목, 신선하네요. 크크 여담으로는 개인적으로도 조선총독부는 폭파해체시켰을게 아니라 해체하여 다른 곳으로 옮긴뒤 사적지로 남겨 후세에게 되풀이하지않게끔 공부시켰어야 한다고 봅니다.흐흐
자이체프
14/04/28 22:34
수정 아이콘
그 방법도 고려되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예산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서 포기했답니다. 해체된 총독부의 첨탑부분은 독립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Je ne sais quoi
14/04/28 22:17
수정 아이콘
앞으로 올라올 글&사진들도 기대하겠습니다.
자이체프
14/04/28 22:3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차후에 답사를 다녀오는대로 종종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하늘빛우유
14/04/28 23:34
수정 아이콘
그 지심도에 가보면 일제 군사시설이었나 그런 시설이 있다고 얼핏 들은거 같은데...맞는지 모르겠네요^^;;

기대하겠습니다~
자이체프
14/04/28 23:39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지심도에도 관련 시설들이 많이 있죠. 사실 한반도 남부 지역에는 아주 많이 남아있습니다. 지심도도 가보고 싶은 곳에 넣어두었습니다.
살앙하는차
14/04/29 01:23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전 어릴때 부산의 적산가옥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서 이런 일본식 건물에 1g 정도? 관심을 갖고 있어요.
그때 제가 살던 동네가 부산 대저동이었는데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한탓에 그 시대의 건물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몇개 남아 있다고 하는데 아마 시 지정 건축물로 보호받는 적산가옥도 있을 거에요.

가덕도는 제 아버지 고향인데 실제로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네요;; 그래도 저기 외양포는 사진으로 자주 봐서 익히 알고 있습니다.
저 가덕도 말고도 포항 구룡포마을도 아예 일본가옥거리로 지정될 정도로 일식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는데 언제 시간나면 한번 가볼 생각입니다.
자이체프
14/04/29 01:42
수정 아이콘
대저동도 가본적 있습니다. 농어촌공사 건물이랑 주변의 집들을 쭉 둘러봤죠. 일본식 가옥에는 근대 건조물이라늠 명패와 표지판이 붙어있는걸 봤습니다. 외양포는 이미 잘 알려진 곳이고 구룡포는 관광지로 잘 만들어놓은 걸 본 적 있습니다. 방어진도 요즘은 그런 거리를 꾸밀려는 준비를 하는 것 같더군요. 이래저래 흥미로웠습니다.
2막3장
14/04/29 19:59
수정 아이콘
뭐 상관은 없지만,
제주도 가면 생뚱 맞게 풀밭사이로 콘크리트 아치들이 있는 곳이 있죠
이차대전 대비 비행기 격납고로 쓰였다고 적힌걸 본 기억이 나네요
자전거 타고 제주 일주중에 본 것이라 첨엔 좀 놀라웠어요
찾아보니 알뜨르비행장이네요 이름은 이쁜데..
자이체프
14/04/30 13:08
수정 아이콘
제주도야말로 일제 군사시설물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죠. 말씀하신 비행장도 아마 일본이 군사용으로 건설한 곳이 맞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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