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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22 10:40:55
Name 레지엔
Subject [일반] 대중음악 수난사 - 대중음악의 수익 분배에 관해
10아시아의 특집 기사 중에 재미있는 것이 있어서 퍼옵니다.

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244379
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244381
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245339
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245346

솔직한 평을 말하자면 4편이 좀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글이 붕 뜬 것도 있고, 분량과 주제의 문제 때문에 독창적이고 날카로운 관점을 제기한다기보다는 이미 여러 곳에서 여러 차례, 그것도 수 십 년 동안 나온 이야기를 반복하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 총집편 하나 정도는 나와도 좋지 않겠나... 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4편은 모두 헤게모니 이동의 역사,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티스트는 자기 곡에 대해서조차 제대로 헤게모니를 쥐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 아마
도 이 연재기사를 관통하는 핵심일 것입니다. 매스미디어의 권력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저는 뮤지션, 특히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특유의 자부심이랄까 자존심이랄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별로 감흥도 크게 없고 좋게 생각하지 않는 쪽이지만,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그들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훼손해왔는가로 정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약간의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것 때문에 한국 음악을 감상할때마다 방해가 돼서 의도적으로 멀리한 적도 있고요. 리스너가 음악을 음악으로서만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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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패는 엄마
14/04/22 11:3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의 경우 음악, 영화를 비롯한 문화 예술 뿐 아니라 농수산 산업에서도 자신들이 생산한 작물에 대해서도 헤게모니를 갖기 쉽지 않으니깐요. 외국은 얼마나 다르냐도 주목할만 하긴 할거 같은데. 우리나라 특성이 유통의 올인원이 생각보다 쉬워서 일어나는 문제인 거 같기도 하구요. 유통 채널과 기업이 많아지면 비대칭 교류로 인해 생산자에게 비교적 힘의 분배가 이루어지기도 하니깐요.
사실 생산자가 헤게모니를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는 산업의 경우는 보통 연대가 용이하거나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는 산업이라는 걸 봤을 때 결국 해결할 방법은 (법이나 선의의 기대기에는 너무나 느리게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대라고 봅니다. 유통 채널 다양화는 사실상 힘들거라고 봅니다. 사실 대중들의 수요는 그쪽으로 가지도 않구요. 한 곳에서 편하게 많은 걸 체험하기를 원하니깐 말이죠. 영화산업 유통이 그러했듯이 새로운 유통 채널이 나타난다고 해도 그것이 다양화가 아니라 대체정도에 머무를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은 대형 기획사들이 유통사들과 권력 투쟁에서 행동에 나섰다가 저번에 몇번 실패했지만 그것만이 현재로서 보이는 돌파구가 아닌가 싶네요. 그때는 몇몇 기획사들만 행동에 나섰지만 제대로된 투쟁으로 많은 기획사들과 많은 뮤지션들과 함께 했다면 좀 더 좋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애초에 이런쪽으로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기획사들은 아니었고 자신들의 종속되는 것만 두려워했고 팬덤 공략에 집중하는 기획사이었으니 아니면 서태지만큼 뜨는게 답일지도.
我無嶋
14/04/22 13:33
수정 아이콘
구매해서 소장하던 음악이 저장하는 음악이 되고, 이젠 소모하는 음악이 되어 이통사의 하위 카테고리가 된 것 같다던 이승환 옹의 토로가 생각나네요.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과 음악들은 차트에 없고, 방송에도 없고, 심지어 노래방에도 없어서 이렇게 조금씩 사그라져 가겠지. 생각이 들면 무서워요.
14/04/22 15:00
수정 아이콘
작금의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문제는 장르의 편중과 수익 배분의 불합리 두 가지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이는 데, 두 가지가 절묘하게 얽혀서 해결하기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일단은 대중음악의 소비 방식이 대형 음원사이트에 쏠려있어서 생산자가 유통업자에 종속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이는 데, 그렇다고 다양한 소비 채널을 만든다고 소비자는 이미 편리한 대형 음원 사이트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보장이 없겠죠. 현 음원체제에서는 근본적인 수익구조를 바꾸는 것은 쉽진 않아보이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음악 공연자가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익분배 구조를 바꾸는 것을 포함한 음원 인상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정부가 이를 법제화한다면 그래도 개선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르 편중화 문제는 아이돌 음악이 넘쳐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장르의 음악이 너무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어느 TV채널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요. 유명 아이돌 가수도 컴백때가 되면 더 많은 주목을 받기 위해 온갖 기사를 내놓고 가요나 오락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는 판국에, 애초에 얼굴이 잘 안알려진 음악을 하는 사람을 기사나 티비에 같은 대중매체에서 알려주질 않는다면 대중들이 어떻게 알고 찾겠습니까? 장기하나 김C 이런 분들이 순수히 음원만 가지고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었나요? TV같은 접근성이 좋은 매체가 조명해 주었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다고 봅니다. 자꾸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다양한 음악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데,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고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여러채널에서 시청하기 나쁘지 않은 시간에 지속적으로 시간을 마련해준다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음악이 자리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4/04/22 15:04
수정 아이콘
"방송국은 스스로 대중이 원하는 것을 줄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오락을 제공한다고 해도 대중의 문화적 감성을 교육하는 역할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엄청나게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있다는 건 이데올로기일 뿐입니다. 소비자가 없어도 공급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소비 행위가 단순히 소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더 적합한 소비자로 재생산하게 되기 때문이죠. 이 '구조화하는 구조'에 대해서 이미 기업들은 알고 있고, 활용하고 있으면서 마지막에 가서는 소비자가 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는 건 정말 웃기지도 않은 일입니다. 이제는 기업을 넘어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시작했을때 똑같은 당을 연속으로 3번 찍게 되면 그 사람은 평생 다른 정당에 표를 줄 확률이 매우 적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마당에 단지 소비자들이 원해서 공급한다?

힘이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단결과 연대를 통한 헤게모니 투쟁 밖에 없습니다. 마르크스의 통찰력이 빛나는 대목이죠. 알아서 다른 사람을 챙겨주는 사람은 없지 않지만 시스템을 짤 때는 저런 사람들을 배제하고 짜야죠. 그들은 예외일 뿐이니까요.
곧내려갈게요
14/04/22 16:46
수정 아이콘
레지엔님 말씀처럼 4편의 기사가 잘 연결은 안되지만, 재밌는 기사들이네요.
1. 제가 체감하기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서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홍보를 할 경로가 다양해졌고, 이것이 그나마 지금 현 가요계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 들면 싸이월드가 활발하던 시기에, 브로콜리 너마저는 싸이월드 bgm을 통해서 인지도가 커졌던 경향이 있고, 장기하와 얼굴들은 ebs space 공감에 출연했던 동영상이 인터넷 대세가 되면서 슈퍼 밴드가 되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스페이스 공감이 뮤지션의 홍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과, 그 영상이 주로 인터넷으로 전파가 되었다는 점에서 TV가 만들어낸 스타와 구별 지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힙합씬의 일리네어레코드는 TV출연 없이 큰 상업적 성공을 이루어 낸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빈지노는 TV출연을 거의 하지 않고도 큰 수익을 올린것으로 유명하죠. (포르쉐......) 물론 TV 스타가 아닌 인디스타들의 음악폭도 생각보다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TV 스타들의 주 대상층과는 조금 다르지만, 인기 있는 인디뮤지션들의 음악 역시 특정한 층을 대상으로 팔리고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TV의 영향력에 비하면 인터넷 매체의 영향력은 보잘것 없는게 사실입니다. 여전히 한계는 있는거죠. 하지만 TV가 유일한 창구역할을 하던것 보단 낫지 않나 싶습니다.

2. 조금 다른 얘기인데, 기사의 3편에 재미있는 문구가 있네요. [ ‘강남스타일’은 미국에서 290만 건의 다운로드로 28억 원의 음원 수익을 기록한 반면 한국에서 거둔 수익은 약 360만 건의 다운로드에 6,600만원에 불과했다. ] 흥미로운건 미국에서 다운로드 수가 290만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360만 다운로드가 있었는데 말이죠. 물론 다운로드 가격이 전혀 다른점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미국의 인구는 남한의 약 6배쯤 되고 강남스타일이 미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지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미국의 리스너 중에서도 사실 $0.99 주고 음악 다운로드 받는 사람의 비율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음원 유통이 정상화 되어서 아티스트들에게 배당되는 수익이 미국과 같은 비율이고, 강남스타일을 $1에 구매할 의향이 있는 사람의 비율이 미국과 완전히 같다고 가정하면 강남스타일의 국내 수익은 4.6억쯤 될텐데, 한해 내내 1위자리에 있었던 강남스타일이 이정도 수익이면, 유통구조가 정상화 된다 치더라도 인디 뮤지션에게 돌아갈 음원수익이 크게 기대가 되지 않는 수준 아닌가 싶네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구매력이 더 작은것 까지 고려하면 더 심각해지겠죠.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는 시장 자체가 너무 작은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홍승식
14/04/22 20:14
수정 아이콘
분명히 소비자는 대가를 내고 음원을 구매합니다.
유통사가 40% 를 제작사가 60% 를 가지죠.
영화 배분이 50대 50인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분배입니다.
문제는 저작권자, 실연자보다 제작사가 더 가져가는 거죠.
그런데 이건 별로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음원 유통사가 많이 가져간다고 하죠.
Judas Pain
14/04/23 18:33
수정 아이콘
신대철씨가 소비-생산자 조합을 만들기로 결단한 후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모양이더군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일진 아직은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조직과 전략의 세계에서 살아오신 분이 아닐 터인데 어느 분들께 도움을 받고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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