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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27 22:16
재미있네요.
역시나 내 집이 없는 입장에서, 이사할 때 책의 존재는 꽤나 고역입니다. 본격적으로 책을 사는 행위에 대해 의미를 둔 건 입대를 하고 난 후였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책들은 전부 이 시기에 구입했지요. 그리고 전역을 하고 친구네 집에서 기숙사로, 그리고 다시 집으로, 마지막으로 며칠 전 다시 친구의 집으로 왔습니다. 맨 처음 친구 집으로 갈 때에, 헥스밤님처럼 저에게 뭔가 의미가 있는 책들만 옮겨왔습니다. 김연수의 소설들이라든지, 뇌를 단련하다라든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류의 식스티 나인과 테드창의 작품과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같은. 이 외에도 한 보따리 있지만 굳이 다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리고 처음 친구네 집에서 기숙사로 이사를 할 때, 저는 헥스밤님과 같은 멍청한(?!) 짓은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사실 온갖 박스에 챙길 것만 챙기고 콜택시를 불러서 간단하게 이사를 한 턱에 책 같은 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지요.. 덕분에 그렇게 고이 모시던 책을은, 바로 얼마전 거의 2년 반만에 마주했습니다. 크크크.. 그 동안 귀찮아서 못 옮기고 있었던 거죠..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다시 친구네 집으로 오지 않았다면, 어쩌면 저는 이 소중한 책들을 평생 다시 못 봤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소중한 책을 넣어둔 소포가 통째로 없어지는 상상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네요.
14/02/27 22:20
역시.. 긴 자취생활부터 해서 이사를 여러번 하다보면 책이 문제는 문제입니다. -_-;;
그래서 e-book에 정을 들여보려해도, 그것도 쉽지 않아서;;
14/02/27 22:24
그건 그렇고 또 책을 잃어버리는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지인들에게 책을 빌려주는 행위죠. 뭔가 반납할 날짜를 박아서 책을 대출해주는 거창한 방식이 아니라, 구렁이 담 넘어가듯 두루뭉실 책을 빌리고, 빌려주게 되면, 이게 받기가 되게 애매합니다. 이게 뭐라고 재촉을 하는 것도 뭐하고, 그렇다고 내가 아끼는 책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함흥차사가 되는 건 반갑지가 않고. 그냥 속 시원히 말해버리면 편할 텐데, 성격이 그렇지가 못한 탓에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인생의 책 중 하나가 컵라면 위에 올라가 있는 걸 봤을 때, 컵라면 뚜껑이 열리기도 전에 제 뚜껑이 먼저 열려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건 아직도 받지 못했네요. 아오 열받아.
14/02/27 22:26
맞아요. 그러고보니 저도 책 정리를 하다가 김수박의 '지하철 1호선, 사람의 곳으로부터'가 없는 걸 알고 멘붕했다가 다행히 오랜 친구 중 한명에게 오래 전에 빌려줬다는 걸 알게 되어 다행이네요. 부디 크게 훼손되지 않았기를..
14/02/28 23:28
저도 그렇게 친구들에게 주어서 날려먹은 책은 몇권인지.. 크크
그래도 거기서나마 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으리라 혼자만(?) 믿고 있습니다..
14/02/27 22:30
잃지 않겠다를 읽지 않겠다로 읽었네요;;
대학교때 샀던, 읽었던 책 중 유2하게 남은 게 기형도 시집과 박종철출판사판 맑스-엥겔스 선집 중 3권이네요. 버린 책은 아깝지 않고 잃은 책은 잊혔지만, 지금 모으는 책이 평생 친구라 생각하니 든든합니다.
14/02/27 23:31
역시 갓쓰밤!!님 이란 호칭은 은 부담스러울테니 옆으로 치워두고
역시 인간은 책을 많이 읽어야함을 깨닫습니다. 그게 판타지 무협지 만화책이라도 말이죠. 그럼 저도 잃어버린 책이름을 줄줄히 말할수있을텐데요(응???). 책많이 읽으신분들의 말하는 쓰는 능력이 부럽습니다. 학력이 높은사람의 능력보다 훨씬더요. 근데 친구분의 말투는 엄청난 임팩트가 있네요. 이봐!! 친구!! 뭐하고있는가!! 어서장을 짜지않겠는가!!
14/02/27 23:54
책은 잘 버리지도, 남 주지도 못하는 성격이라 잃어버리는 건 상상도 하기 싫군요. 얼마 전에 이사했는데, 집에 있는 책이 1톤 트럭을 꽉꽉 채우고도 남아서(절반 이상이 아버지 것이긴 하지만) 옮기는 데 몹시 고생했습니다. 불쏘시개급이어도 어느 한 권 버리지 못하고 조심조심 모셔온 게 유머...
14/02/28 00:20
고시원에 들어갈 때.. 둘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책을 싹 다 갈아서 PDF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실물이야 사라졌지만 잃어버릴 염려는 없게 되었으니까요. 어디에 쳐박어 둬서 책이 다 망가지는거보단, 차라리 낫더라고요.
14/02/28 03:15
헥스밤님 책장에는 바텐더가 당연히 있을줄 알았는데 흐흐
헥스밤님의 글을 읽다보면 바텐더의 기타가타가의 분위기가 느껴지더군요. 사사쿠라 류처럼 우등생이 아닌 좀 남자다운 느낌이 난다고 해야하나
14/02/28 07:33
트윗을 통해 까페 알파를 추천해 드린 사람으로, 웬지 뿌듯하네요 ^^
그나저나, 예전에 발베니에 대해 말랑말랑한 평가를 하신 글이 있었는데 얼마 전에 마셔보고는 수긍을 하게 되었습니다. 피티드오크와 트리플캐스크, 연식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둘 다 향도 좋고 부드럽고... 술이 약한게 정말 원통합니다 ㅠㅠ 올해 모히또도 기다리고 있어요!
14/02/28 10:05
코인로커 베이비즈,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교코로 입문한 류의 세계, 근데 정작 맘에 드는 건 위 두 작품과 산문집 정도?
이비사 등 다른 작품들은 하루키보다 퇴폐적이야 덜덜;; 제 꿈은 집에 두단짜리 레일 책장을 짜넣는 것입니다!?
14/02/28 17:05
저 같은 경우는 언니가 유학을 가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좋아했던 책들과 만화책들이 전부 사라져 있더군요..한 두 권도 아닌데 그 무거운 것들을 다 어떻게 가져간거지; 특히 기형도 전집을 가져가버려서 그냥 새로 샀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책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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