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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10 06:22
댓글을 달려고 오랫만에 로그인을 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글을 쓴지 십년 째가 됐네요. 주변사람들에게 농담처럼 늘 중대한 기로에 서 있고 위기의 연속이라고 말합니다. 딱히 기초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우연찮게 시작한 일이 어느덧 직업이 되어버렸습니다. 처음에는 책 한권만 나오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했다가 그 책이 나오니까 딱 다섯 권만, 그 다음에는 열 권만이라는 욕심들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가진 것 없는 저에게 그런 욕심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주었죠.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히트작 하나 못 내고 이대로 늙어가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밤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번뜩이는 순발력이나 창작력은 조금씩 사라져가죠. 서글프다는 생각을 들지도 않습니다. 이걸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저와 제 아내는 굶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오늘도 청탁 받은 글을 쓰느라 열 시간 가까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그래도 희망이 보이는 건 부족함이 드러나는 대신 무언가가 그걸 채워준다는 점이죠. 한때는 잠을 자기가 두려웠던 적이 있습니다. 얄팍한 실력을 커버하는 불타는 창작열이 사라질까봐 말이죠. 말씀하신 불안감은 누구나 어느 순간이 되면 겪는 일이라고 봅니다. 애써 해답을 찾을 필요도 없고 그럴 수 도 없습니다. 단지 한 발씩 나아갈 뿐이죠.
14/02/10 08:01
저도 유학 생활 7년만에 자리 잡고 일한 지 이제 3년짼데, 뭔가 대단한 성취를 바라던 젊었던 시절의 야망은 오간 데 없고 민폐만은 끼치지 말자는 수준으로 많이 작아졌습니다. 원글도 그렇고 자이체프님 댓글도 그렇고, 길게 생각할 것 없이 당장 이 일을 못하면 길거리에 나앉아야 한다는 위기감은 다들 가지고 있나봅니다.
14/02/10 08:52
마흔 즈음에 술 담배를 끊었습니다. 몸과 마음... 아니 마음과 몸이 달라지더군요. 스무살 때 지금같은 심경이었으면 좋았을까 상상도 합니다. 꿈과 실수-미숙함이 같았던 시절이라 이런 생각도 하지만 몸의 바뀜은 처연할 뿐이네요.
건강을 바탕으로 세상에 대처할 수밖에요.
14/02/10 09:38
저도 솔직히... 아직 30대 꺾이기 전이지만 결혼전까지 담배를 피고... 밤도 새우고 몸을 많이 혹사시켰습니다만..
20대의 그 몸이 아니더군요 -0-;;; 저의 꿈은 원래 커피숍을 운영하는게 아니었으나 날이 갈수록 작아졌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 가게마저 망하면 저는 무엇을 해야 하며 또 가족은 어떻게 지킬 것이며.. 이런 불안감이 계속 남아있더군요. 아무래도 월급쟁이가 아닌 자영업을 하는지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고 날이 갈수록 부담은 커지고 불안합니다. 지금에 만족하되 좀 더 나아지길 바라며 최선을 다할 뿐이죠. 더 잘할 때까지 더 잘할 수 없을 만큼 노력에 노력을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14/02/10 10:52
저도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기 시작했는데.. 방향을 잃어버린듯한 느낌도 들고..10년뒤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걱정되기도..분명한건 현실에 대해서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 아프지라도 맙시다..ㅜㅜ
14/02/10 11:12
30대 중반의 게임 기획자 입니다. 몸이 힘든거 보다는 요새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 국가적으로 게임을 마약이라고 평가해 버려서 너무 슬픕니다. 그래도 어쩌 겠어요. 게임 만들때가 제일 즐겁고 행복한걸요. :)
힘내세요. 건강 잘 챙기시구요. 작년에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다 보니, 돈도 좋고 다 좋은데 건강이 최고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전 10년후에도 이일을 하자 라는게 목표 입니다. 시안님도 비슷한 목표신거 같아서 마음이 즐겁네요. 동지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하하하 이제 겨우 12년째 이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배울게 많고 아직도 해야 할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수많은 개발자들이 함께 걷고 있으니까!!!
14/02/10 11:44
사실 늙어죽을 때까지 이 일 하고 싶은데. 제 수명을 제가 판단할 수 없기도 하고
제가 일하고 싶어도 다른 이가 써주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것을 뻐저리게 느껴서, 당장 10년만 바라보는 쪽으로 이상이 축소되었지요. 물론 그 이상도 제 능력에 비해 과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많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죠.
14/02/10 11:35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입니다.
과연 내가 10년 후에도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어여 로또나 걸렸으면.. 제 동생도 2월3일부터 새 게임회사로 이직해서 출근을 시작했는데, 사정이 녹록치 않은 모양이더라고요.. 저거 시집보낼 때 까지는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어야 할텐데.. 싶습니다.
14/02/10 11:45
게임사는 정말 이름있는 데 아닌 이상 원래 일거리 있거나 대박 하나 터지면 사람 확 늘고, 안 되면 다 집에 가자 하는 분위기라.;;
14/02/10 11:38
10년뒤 마흔아홉.. 현재는 서른 아홉..
적은 나이도 아니고, 많은 나이도 아니고.. 애(?)도 아니고, 완전한 어른(?)도 아닌 저의 나이입니다. 사회적으로 이리저리 팔려다닐때이기도 하고, 이리저리 채이기도 좋은 나이기도 하고요.. 자신에 대한 고민도 훨씬 현실적이기도 하고, 애기는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이고요. 그래도 현재보다 더 나은 10년뒤를 꿈꾸면서 살아가는거죠. 그 10년뒤엔 더 나이가 붙은만큼 몸이 지금보다 더 삐걱거리겠지만.. 맘먹고 올해부터 운동 시작했습니다. 헬스는 성격상 못하겠고, 15년만에 농구공을 다시 잡았습니다. 처음에 진짜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당장의 편안함보다는 뒤의 평온함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14/02/10 12:53
10년까진 아니어도, 일을 하다보니 전문지식도 부족하고, 체력도 부족하고, 건강도 나빠지는 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저도 설 지나고부터 헬스를 시작했습니다. 10분만 뛰어도 심장이 터질것 같더니 이삼일 하다보니 터지진 않더라구요. 조금씩 되돌리는 일을 계획하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실천'이더라구요. 공부도, 운동도... 님도 조금씩 해나가다보면 출구가 보이실 거라 믿습니다.화이팅!
14/02/10 13:24
사회에 나와 늦은 발걸음을 딛고있는 서른입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어느것도 만만한게 없엇는데 이제 나의 신체능력은 하락해갈것이 자명한 가운데 경쟁의 치열함을 이겨낼수 잇을까 하는 고민이 자주 듭니다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에대한 재능이잇다면 아마도 전 재능이 없는 편일테니요 이제라서도 공무원이나 천천히 준비해냐하나 싶습니다
14/02/11 09:59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일하다 보니 여기(싱가포르)로 발령되어 온 사람인데 사람 운명 어떻게 흘러갈지 정말 모르는 거더군요. 10년 후라...확실한 건 어떤 시기가 왔을때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건강과 돈이라는 거지요. 건강 정말 신경쓰셔야 합니다. 35살이 넘으면 (전문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이상) 체력이 올라가질 않더군요. 유지만 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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