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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14 20:30:30
Name 김익호
Subject [일반] 한미동맹이 이승만의 공일까요?
오늘 정치성향이 반대인 친구랑 크게 한 바탕 했습니다.
친구끼리 정치 얘기 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이 친구랑은 워낙 막역한 사이이고, 정치 얘기로 싸운적은 많지만 그렇다고 서로 꽁해있지 않는 사이이기도 합니다.

정치문제로 오랜 친구를 잃는다는건 참 바보같은 짓이라 생각하거든요.
각설하고 오늘 이 친구랑 이승만에 대해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미동맹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번영에 엄청 도움이 되었다는 부분에는 서로 동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이승만이 얼마나 기여를 했는가에 대한 부분은 서로의 의견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편의상 친구를 a라고 호칭하겠습니다.

a의 입장: 한미동맹은 완전히 이승만의 공이야. 미국은 한반도 따위에 아무 관심이 없었어, 오직 공산주의의 방파제로서 일본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애치슨 라인에서 한국이 제외된 점, 한국에서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킨 점, 미국은 한국에 좌우연립정부를 만들려 했다는 점, 등을 생각해 보면 미국은 한국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고 한미 동맹은 이승만의 온전한 공이야

저의 입장: 그건 아니다. 미국이 자선단체도 아니고 외교와 동맹이라는게 서로의 need가 없이는 절대 이루저 지지 않는다. 중국의 공산화를 보고 놀란 미국은 한국을 동아시아 공산화의 방파제를 만들려 했고, 그 때문에 우리를 도와준거다. 이승만의 외교 능력보다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훨씬 더 어필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서로 논쟁을 했습니다. 결론은 나지 않았고 서로 공부를 더 해보기로 하고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은 어느 쪽의 의견이 더 타당하다고 보시는지요?
다음번에 더욱 더 지식을 무장하여 한번 애기해 보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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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14 20:32
수정 아이콘
자세힌 저도 모르지만 미국이 애초에 한반도를 자본주의 진영에서 포기할 의사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이 의사가 왜 바뀌었는지가 중요한 것 같네요.
김익호
14/01/14 20:34
수정 아이콘
포기한다기 보다는, 별 관심이 없던 것 아니었나요?
그러다가 중국이 공산화 되는 것을 보고 놀라서 한국에 신경쓰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14/01/14 20:37
수정 아이콘
중국이 공산화되고 나서 주한미군은 한반도를 전략적으로 포기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유는 한반도에 육군을 투입하는 것은 3차 대전이 우려될 뿐더러 근본적으로 중국과 소련의 공산화 진영에 대해 육군을 통한 전쟁으론 지형적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공산화 되고 난 이후 주한미군은 철수를 완료했습니다. 좀 더 이야기하자면 중국이 공산화된 시기는 1949년이고 미국이 한반도를 포기하고 라인을 일본을 기점으로 삼은 애치슨 선언이 1950년입니다.
김익호
14/01/14 20:39
수정 아이콘
그러면 미국이 한반도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는 말이네요.
전 중국 공산화로 인해 놀란 미국이 한국을 전격적으로 도와 준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사악군
14/01/14 20:39
수정 아이콘
온전한 공은 아니지만 공이긴 하다..정도?

위치상 미국이 아예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관심이 크지도 않았죠.
생각해보면 미국이 거기서 부터 중국 소련으로 '치고 올라갈 의도'라면 육지 끝자락인 남한은 정말 귀중한 상륙점입니다.
하지만 중국 소련이 '치고 내려오는걸 막을 의도'라면 막기 좋은 위치는 아니죠. 지키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방파제라면 물건너 일본이 훨씬 막기 좋은 위치고 굳이 방파제를 앞당겨 만들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당시 미국이 거기서 중소로 치고 올라갈 생각은 별로 없었던 것 같거든요. 하지만 확보해둬서
나쁠 건 없는 포인트.. 그러니 뭐 언제든지 버려도 되는 패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버려도 되는 패에서 말 잘 들을 것 같은 애가 정권을 잡아서 친화도가 올라가니 버리기에 아까워진거죠.

뭐 한미동맹의 공을 이승만에게서 찾는다면 이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이 전혀 없다는 것도 전부 이승만 공이란 것도 안 맞는 얘기같아요.
김익호
14/01/14 20:42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한 것 보다 미국이 한반도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군요.
그런데 왜 출혈을 감수해가면 6.25에 참전해서 도와줬을까요?

그닥 중요한 지역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
밀란홀릭
14/01/14 20:46
수정 아이콘
정말 이승만 평생 최고의 파인플레이는 미국 쪽에 줄이 닿은거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봅니다.

일본의 경우엔 미국 내 여론이 아마 좋지 않았던 것도 한 몫 했던걸로 알고 있어요.
데이비드킴
14/01/14 20:47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또 눈 뜨고 뺏길 순 없었으니까요. 계륵이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주긴 좀 껄쩍지근한..?
사악군
14/01/14 20:50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그게 공이라면 공이라는 건데 이승만 정권이 '친미'정권이었으니까요.
패권놀이 하던 미소간에 세계에서 가장 친미적이었을 수도 있는 정권인데 침략당하는 걸 내버려두면
자본주의 진영에서 미국의 체면이 서겠습니까? 미국편 들어봐야 별거 없네가 되버리면 안되잖아요.
중립적인 제3세계 국가였으면 포기했을걸요.
데이비드킴
14/01/14 20:51
수정 아이콘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도 있죠. 이승만이 아니라 김구나 다른 비 친미 인물이 남한의 지도자였다면 과연 미국은 참전했을까..? 하는
소독용 에탄올
14/01/14 21:53
수정 아이콘
이승만이어서가 아니라 사실 '친미'정권이기만 하면 되는거라......
호호템플러
14/01/14 20:52
수정 아이콘
애치슨 라인은 미국이 완전히 발을 빼겼다는 내용이 아니고, 미군이 직접 막아주는게 아니라 UN군이 담당한단 소리입니다. 그래서 미군 단독으로 막아주는 대신 급하게 UN 연합군으로 막은거죠.

여기서 한국을 그냥 놔버린다면, 그건 미군이 직접 관할하지 않는 지역은 일단 소련이 밀고 들어오면 먹히든말든 우린 상관안하겠단 소리랑 마찬가지입니다. 즉 직접적인 자신들의 방어지역이 아닌 자유주의 진영은 죽든말든 내 알바 아니다 인증하는 꼴이죠.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협력국에 죄다 미군을 박아놓아 군비에 허덕이든가, 미군배치가 힘든 곳의 자유진영 국가와 완전히 등들리고 살게되니 좋든싫든 한국의 점령은 막아야 했습니다.
호호템플러
14/01/14 21:04
수정 아이콘
한마디로 다 관심 주기 힘드니깐 여기까지만 내가 관할하고, 나머진 평화와 정의의 사도 UN에게 맡겨주세요~하고 직접적인 부담을 줄인 것이지, 애치슨라인 자체가 미국이 한반도 자체를 포기했단 소리가 아니란 겁니다.
김익호
14/01/14 21:10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많이 배웁니다
문재인
14/01/14 20:46
수정 아이콘
택시타고가다 이승만과 포로석방, 한미동맹 스토리를 듣고
어쩌다 잘 얻어걸리긴 했구나..뭐 딱 이정도 생각은 들었습니다.
오카링
14/01/14 20:49
수정 아이콘
반공포로석방 등으로 한번 배짱 부려서 상호방위조약/경제지원 등을 이끌어낸 건 사실 아닌가요?
14/01/14 20:55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당시 극동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던 맥아더 장군이 한국을 방어선 겸 대 공산권 전진기지로 두려고 했다고 합니다.
반면 미 정부와 미군 본진은 한국을 포기하고 일본을 방어선으로 하는 수비적인 포지션을 원했고요.
이 기조를 바꾼 건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승만과 맥아더가 한국전쟁 막바지에 강경하게 북진을 주장했죠.)
1. 한국쪽 전선이 너무 빨리 무너져 일본에 연쇄반응이 우려됨 2. 이승만의 외교 3. 소련이 UN 이사회 결정에서 파병에 반대하지 않음
대충 이렇게 3개 정도가 미국의 파병을 결정했고, 이 전쟁의 결과 한미동맹이 완성되었지 않은가...
Starlight
14/01/14 20:55
수정 아이콘
이승만이라는 집권자의 의지와 미국의 당대 반공산주의적 사회분위기가 둘다 작용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승만 외에 다른 사람이 그자리에 있었다면 과연 그렇게까지 미국에 매달렸을지 생각해보면 이건에선 이승만의 공이 명백하다고 할수 있죠.
소독용 에탄올
14/01/14 21:55
수정 아이콘
이승만이 아니라 다른 누구라고 해도 해당 상황에서 딱히 다른 선택지가 있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요.
azurespace
14/01/14 21:01
수정 아이콘
저도 이승만이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한국전쟁 때 이미 적화통일이 되었을 거라고 보기는 합니다. 다른 인사들이 대통령이었다면 딱히 친미 정권이 아니니까 미국도 굳이 발벗고 나설 필요가 없죠.
귤이씁니다SE
14/01/14 22:00
수정 아이콘
다르게 보면 그당시 이승만의 실효성 없는 한미외교와 북진통일론과 같은 실현 불가능한 정책 덕분에 미군의 군사적 지원을 방해함으로 해서 한국전쟁 가능성을 높히는데 일조했다라고 볼수 있죠. 그당시 이승만은 한미외교를 통해 국방력을 강화시키기는 커녕 미국이 도리여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내에 군비를 축소해야 한다라고 오판하게 하는 영향을 주었다고도 볼수 있구요.

이승만이 대통령이 아니면 친미 정권이 아니니까 미국이 발벗고 나설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는 상당히 IF가 붙는 말이니 논할 필요는 없죠.
심창민
14/01/14 21:07
수정 아이콘
이승만은 완전 노답수준이긴 한데

당시 한국에서 이승만 말고는(자신의 사익을 위해서 했건 말건) 주도적으로 친미 활동을 한 사람이 없으니 이승만의 공으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14/01/14 21:10
수정 아이콘
근데 솔직히.. 50년대에 이승만이 미국에 뭐라고요;; 이승만이라는 인물자체가 미국에게 매력으로 다가올 건덕지가 없는데요.
이때 사실 미국행동도 굉장히 애매하지 않았나 싶네요.

일본에 핵떨구고 전후 소련과 협상과정에, 남한에 굉장히 공들였던것도 사실이고, 정부세워주고
반대로 에치슨라인으로 애매하게 한것도 사실이고...
좀 악하게 보자면.. 2차대전 남은 잉여생산물 소비할 국지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분명한 북한의 군비증강을 개전 전날까지 이승만 정부와 똑같이...미국이 몰랐을까. 싶기도 하고요.
김연우
14/01/14 21:12
수정 아이콘
1) 미국은 남한을 포기하려고 했고,
2) 월튼 워커 장군 때문에 남한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아직까지 월튼 워커 장군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것은 살짝 의외네요.
김익호
14/01/14 21:14
수정 아이콘
그런 인물이 있었나요?
처음 듣는 인물인데 ㅠ.ㅠ

설명 좀 부탁 드릴께요
wish buRn
14/01/14 21:27
수정 아이콘
잉여들의 친구이자 교학사 교과서의 공저자인 엔하위키에 따르면

http://rigvedawiki.net/r1/wiki.php/%EC%9B%94%ED%8A%BC%20%EC%9B%8C%EC%BB%A4
..이라고 합니다.
Siriuslee
14/01/14 21:27
수정 아이콘
지금은 워커힐 호텔만 유명한... 지명이 이분이름에서 따왔죠
http://mirror.enha.kr/wiki/%EC%9B%94%ED%8A%BC%20%EC%9B%8C%EC%BB%A4

한국전에서 빼놓을수 없는 분입니다
14/01/14 21:34
수정 아이콘
한국군 똥별들과 무능한 지도부들로 인해 전선 무너지고 쓸려 나가고, 맥아더가 인천 상륙작전으로 스포트 라이트 받아볼 궁리 하고 있을 때 고분분투해서 낙동강 전선 유지시켜낸 장군입니다. 맥아더 보다 현재의 한국이 유지되는데 더 결정적인 공헌을 한 장군이죠. 그런데 그냥 묻혔습니다.
김연우
14/01/14 21:21
수정 아이콘
애치슨 라인은 '한미 동맹이 이승만 전대통령 덕분이다'라는 증거라기보다,
반대로 '이승만 전대통령은 한미 동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봅니다. 이승만 전대통령이 제대로 못했으니까, 미국은 남한을 방어 대상으로 보지 않은 것이지요.

제가 아는 흐름은 이렇습니다.

1) 해방 후 남북분단
2) 북진을 주장하는 이승만 전대통령에 대해, '북진은 소련과의 전면전을 불러온다'는 미국의 인식과 대립. 미국은 남한을 방어선(애치슨 라인)에서 제외함
3) 6.25 전쟁 발발, 낙동강까지 밀림.
4) 미국 철수 준비
5) 월튼 워커 장군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음을 불사하고 남한을 지키겠다'선언
6) 실제로 낙동강 방어선 지켜짐
7) 맥아더 장군의 낙동강 전선 시찰 후 인천 상륙 작전 성공

이후 이렇게 된 상황에서, '미국의 피를 쏟아부은 땅'인 남한을 어떻게 버릴까요.
미스터H
14/01/14 21:45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이승만은 입만 산 행보를 전쟁 전부터 후까지 보였고, 그와중에 국민 방위군 사태같은 나라 말아먹을 짓을 수도 없이 했죠. 어쨌든 한미 동맹을 만들었지 않느냐 하기엔 이승만이 국정운영 한거는 그저 미국에 빌붙어 원조 뜯어내기 뿐이었습니다. 이승만은 자기가 만들어내지도 못한 한미동맹에 편승해서 마음껏 원조를 갈취하여 국정에는 조금 쓰고 나머지는 사유재산화 하는 아프리카 제3세계 독립국 스타일의 막장을 보여주었고. 그 미국이 그 얌체짓에 질려서 원조 끊고 발빼겠다는 움직임을 보일지경이었고요.
김연우
14/01/14 21:46
수정 아이콘
한미 동맹의 씨앗은 낙동강 방어선에서 시작돼었다고 보며 따라서 그 공은 당시에 피 뿌리며 죽어간 선조들과 동맹들의 공이지요. 지키던가 죽던가 둘중 하나를 택하라 했던 월튼 워커 장군과 워커 장군을 거들어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공이구요.

한미 혈맹이란 말이 가벼운 말은 아니지요. 박정희 전대통령 전두환 전대통령 빠짓은 그런가보다 하는데 이승만 빠짓은 진짜 이해 안갑니다
미스터H
14/01/14 21:51
수정 아이콘
정말 저도 이해가 안가는게 대체 왜 이승만을 그렇게 못띄워서 안달들인가 싶습니다. 이번 교학사 사태에도 솔직히 의아한게, 굳이 무리수를 둬서 둘씩이나 옹호할 필요가 전혀 없죠. 이승만의 무능을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원조 각하의 구국의 결단이 포장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자기들도 별로 둘러델게 없는 인물을 억지로 그렇게 밀어붙이는게 진짜 이해 불가능이죠.
귤이씁니다SE
14/01/14 21:49
수정 아이콘
한미동맹이라고 범주를 크게 잡어버리면 상당히 난감해진다고 봅니다. 어찌되었든 이승만은 미국의 보증으로 태어난 대한민국의 제1대 대통령이니,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리 없으니 없지요. 문제는 공이라고 추켜세울정도의 성과가 있느냐 없느냐인데 글쎄요;;; 그런게 있었던가요? 한국전쟁 상황을 보면 정말 허접하게 보이는데요.

그당시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된 요인 중 하나는 남북간 군사력 격차가 상당했기 때문인데, 자칭 국부(?)께서 그당시 군사력 강화를 위해 어떤 외교적 노력을 했습니까. 외교적 성과라고 하려면 최소한 미국에 남북간 대립 또는 전쟁의 위협을 대비하기 위해 실질적 군사력 증강을 위한 외교를 했어야 합니다만... 그당시 이승만은 도리여 북진통일 이라는 속빈강정과 같은 헛소리를 남발함으로 인해 도리여 미국으로부터의 군사력 지원을 소올히 하게 하는 역할과 동시에 한반도에 대한 군비를 축소하는게 전쟁예방에 도움이 될것이라는 오판을 하게 하는데 한목 단단이 하셨죠. 이런 양반에게 한미동맹의 공을 논한다라;;;

어떤 분들은 이승만이 아니었으면 적화통일 되었을 것이다라고 합니다만, 도리여 그당시 이승만이 국내 여론몰이용 입외교를 하시는 덕분에 적화통일 위험성을 부채질 했다고 보는게 더 합당하다고 봅니다. 뭘 인정하고 말고할 수준의 종자가 아니라는 것이죠.
당근매니아
14/01/14 21:49
수정 아이콘
이승만이 당시 미국 정부에게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가 오히려 궁금하네요. 지금 뭐 중동 어느나라 대통령이 미국한테 동맹해달라고 콜 했을 때 미국한테 실익 없으면 얘들이 대체 무슨 이유로 동맹을 해줄까요. 그 나라 대통령이 미국 유학파 출신이라서?-_-;;
귤이씁니다SE
14/01/14 21:52
수정 아이콘
옛날 중국 춘추전국시대도 아니고 20세기에 군대파병에 동방의 듣보잡 인물 하나가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믿는건 좀;;;; 믿는건 자유고 실제로 그러했는지 아닌지는 알수는 없으나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봅니다.
미스터H
14/01/14 21:53
수정 아이콘
영향력을 발휘하긴 커녕 기껏 만든 동맹으로 받을수 있는 원조는 온갖 협박과 협잡질로 다 땡겨다가 죄 치부하는걸로 동맹 결속력만 약화시켰죠. 결국 미국이 원조 주던거 죄 끊어버리게 만들었으니까요.
Scharnhorst
14/01/14 22:13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관점에서,

장면이 한 게 더 많을걸..? 이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하곤 합니다. (.....)
endogeneity
14/01/14 21:52
수정 아이콘
"오전 11시 30분 대통령 관저에서 무초와 만났을때 이승만이 보여준 인식은 비상사태 하의 침착성, 통찰력, 정확성, 그리고 치밀한 전략적 고려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이 기록은 이승만의 첫날 반응으로는 가장 상세한 것이다. (중략) 이승만은 필요하면 남녀노소 국민들에게 돌맹이와 막대기를 들고라도 싸우라고 호소하려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충분한 무기와 탄약만 주어진다면 이 말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것으로 믿었다. 그는 놀랍게도, 자기는 한국을 제 2의 사라예보로 만드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해왔으나 어쩌면 현재의 위기는 한국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를 제공해준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주의의 침략에 맞서려는 미국의 여론이 나날이 강력해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미국이 대만에서 현상을 유지하려는 정책을 취해주기를 희망하였다. 왜냐하면 중국의 공산주의자들을 당분간 묶어두고 싶기 때문이었다. 통일의 기회로 삼고 싶다는 구상, 미국의 여론판독, 중국문제에 대한 인식은 정확한 판단이었다. 이 노회한 현실주의자의 머리 속에는 북한의 기습이 통일의 호기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25일 하오 2시에 열린 국무회의는 대통령이 주재하였다. 육군 참모총장 채병덕은 후방 부대를 진출시켜 반격을 감행하면 능히 격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회의는 15:30에 산회하였다. 그러나 이승만은 벌써 자기 수하들의 얘기를 크게 신뢰하지 않았다. 그는 국제정치에 대해 철없는 애송이인 신성모와 채병덕을 믿고 있지 않았다. 그는 문제의 핵심, 즉 거대하게 몰려드는 이 공산 파고를 넘을 힘은 동경의 맥아더와 워싱턴에 있음을 곧바로 알아차렸고 문제를 저 높은 국제수준으로 밀어올릴 구상을 번개처럼 밀어붙이고 있었다. 전전부터 그는 김일성 뒤에 소련이 있다고 의도적으로 소리를 질러대었다. 1948년 12월 맥아더의 초청으로 동경에 갔을때 이승만은 다소 엉뚱하게 '소련은 북한군에게 물자를 공급하고 있고 소련은 중국에서 난리가 가라앉는 대로 즉시 남침하려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공격하였다.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그는 의도적으로 소련을 걸어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이승만은 자신의 강경한 대소 경고가 북한에게 남침의 허가를 내주지 않은 이유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소련이 한국에의 개입으로 인해 비난받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궤뚫고 공격하였음을 말해준다. 우리는 이승만이 '한국의 안전은 미국의 안전과 직접 관계된다'면서 미국을 끌어들이고 '소련은 중국에서 공산혁명이 성공하면 북한으로 하여금 즉시 남침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고 공격하여 소련을 끌어들임으로서 한국문제를 국제문제로 상승시키려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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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사 관련 국내 학자들 중 최고 권위자랄 수 있는 박명림 교수의 논문 중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이 분은 진보 쪽 성향이시고 여러 글들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이승만의 인간성을 대단히 싫어하시는 분임을 참조하실 필요가 있는데
그럼에도 한국전쟁 전후로 이승만이 나름 일관적인 구상을 가지고 있었고, 그게 현재 한미동맹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시발점 정도는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귤이씁니다SE
14/01/14 22:05
수정 아이콘
나름 구상이야 가지고 있었을수는 있겠습니다만, 실제로 그 구상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한국전쟁 상황을 보면 개인적으로 이양반이 이제껏 뭘 한거야? 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14/01/14 21:52
수정 아이콘
애치슨 라인에서 한국이 제외된건 미국이 한국에 관심을 끊은 것 때문이 아니라(같은 논리면 미국이 대만도 버린게 되죠.) 전후 급격하게 군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지원 한계선을 일본으로 둔겁니다. 그 것과는 별개의 원조 법안이 따로 통과되었죠.

미국은 2차세계대전 말기부터 이미 소련과의 냉전을 상정한 땅따먹기에 들어갔고, 자칭 한국의 황손이자 영어가 되는 박사님 이승만은 이런 미국에게 인간적으로는 짜증나지만 필요한 카드였습니다. 탐욕스러울 정도로 권력에 집착하는 이승만 역시 자신의 지지세력으로서의 미국과 이해관계가 일치 했죠.(개인적으로 해방이후 이승만의 집권 과정에서 미국-미군정과 이승만의 관계는 투닥거리면서 사귀는 연인의 모습과 유사하게 봅니다.)

해방이후 미국정부와 미군정은 다소 호흡이 안 맞기는 했으나 최소한 미국에 우호적인 정권 수립을 위해서 은연중에 여러 작업을 펼쳤고 친구분이 말하는 좌우 연립정부라는게 깨져가는 과정역시 서로 자국에 유리한 정부를 수립하려는 미국과 소련의 입장차이가 상당부분 작용했습니다.

물론 미국이 유럽에 비해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무지했기에 주한미군의 철수와 에치슨 라인 같이 안이한 결정을 한 것은 맞습니다만 이건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고요. 거기다 미국이 한국의 지원을 주저하도록 만든게 이승만이라서...(북진통일 뻘소리 날려대는 것 때문에 무장시킬 경우 북한을 공격해서 바로 소련과 미국의 3차 대전으로 확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거든요.)
endogeneity
14/01/14 21:57
수정 아이콘
다만 구상은 구상이고, 실제 현실에선 결국 미국의 입장이 중요한 것이었을텐데
다짜고짜 '한반도의 지정학적 이점' 운운하는 건 우리가 한국인이라 그렇게 생각하는데 불과한 것 같고(까놓고 말해 한국을 포함하는 라인이든, 일본만 포함하는 라인이든 대체 얼마나 큰 '지정학적 이익의 차이'가 있을까요?)
한반도에서 미군을 굉장히 많이 소모하면서 전쟁을 했던 게 미국의 입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문에서 친구분께서 언급한 '좌우합작' 건은 미국이 한국을 포기했던 증거라기보단
1947년 중에 적어도 일시적으로 미국 정부 내에서 국무부 중심의 비둘기파가 한반도 정책을 주도할 기회가 있었던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는게 타당한 것 같습니다.
14/01/1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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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신탁통치와 관련하여 미국의 의견이 어떠했는지를 생각해보면 한미동맹을 오로지 이승만의 공으로 돌리는 게 별 의미 없지 않나 싶네요.
요정 칼괴기
14/01/14 22:27
수정 아이콘
한미동맹은 미 국무부의 생각을 미 워커 장군의 한국에 대한 헌신 그리고 맥아더의 공명심이 바꾼 거죠.
이승만의 공은 이걸 잘 파고 들었다는 거 정도...

하지만 이승만을 딱히 미국이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일단 가장 결정적인 사건인 휴전 직전 반공포로 석방 이후로 대체자 없어서 놔둔다에 가까웠죠.
미메시스
14/01/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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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파트 뒷길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의 시시비조차 가리지 못하는게 인간인데,
한미 동맹 같은 거대한 역사적 흐름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는건 신의 영역 같네요.

그냥 개개인의 가치판단에 맡기는게 맞는 듯
14/01/1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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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에 대해서는 이이제이 특집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
시사인의 굽시니스트의 만화도 상당히 재밌더군요..
아이군
14/01/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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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이 한미동맹에 공이 있다고 하려면 이승만의 어떤 액션이 한미동맹에 관련된 사람(미국의 대통령이나 장군등)에게 어떠한 행동변화를 줬어야 됩니다. 저로서는 그런거에 대해서 들은 적이 없고 여기 논쟁에서도 그러한 액션에 대한 말은 없는거 같습니다.

반대편을 보자면, 김일성은 그전까지 그다지 중국과 친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6.25에 대규모의 중공군을 파견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6.25는 [냉전이란 무엇인가]를 미국과 소련을 포함한 전세계가 알게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6.25이후의 한미동맹은 철저한 냉전시대의 산물이죠(극단적으로 말해서 박정희가 핵개발을 했어도 유지되었던 것이 한미동맹입니다.) 한미동맹이 보다 포괄적인 동맹으로 인식된 것은 길게 잡아도 냉전종식 이후이고 짧게 말하면 노무현 이후입니다. 김대중 대통령때는 가만히 있던 언론들이 노무현 대통령이 되자 그렇게 한미동맹 노래를 부르더라구요. 그리고 꼼꼼하신 가카가 대통령이 되자 갑자기 소고기를 먹게 되는데...

6.25 당시로 말하면, 미국(그리고 UN군)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고 말하겠습니다. 냉전에 대한 희미한 인식과 통찰력, 소련의 오판, 맥아더의 쫀심 등등이 얽혔죠.(극단적으로 말하면 6.25가 사실상 '비긴'결과로 끝나지 않았다면 냉전의 판도가 많이 바뀌었을 겁니다.) 이승만의 역할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닥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ps. 요새 들어서 급 이승만 띄우기가 진행되는데 정말 적응안됩니다. 누구말마따나 평가 다 끝난 사람인데 이제와서...
요정 칼괴기
14/01/1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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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조금에 과 많이 정도 되는데 무슨 국부라고 하는지 저도 이해가 안됩니다.
14/01/1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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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치곤 과가 너무 많지만 해방 직후 혼란기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칭할 정도의 정치인은 맞는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김일성도 국부잖아요.
귤이씁니다SE
14/01/1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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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국부라 칭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상징성 정체성 정당성 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승만의 경우 그 어느것도 해당사항이 없죠. 애초에 광복 자체가 우리의 힘으로 한게 아니니 별다른 상징성도 없고, 친일파를 그대로 흡수함으로서 국가의 정체성을 망가뜨렸고, 자신의 권력욕을 위해 정치체계를 박살냄으로 해서 정당성조차 잃어 버렸죠. 애초에 국부라는 호칭은 대한민국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대한민국은 뛰어난 영웅들로 인해 시작된게 아니라 우리가 어쩌지 못할 거대한 흐름을 틈타 자신들의 부귀권세를 이룬 기회주의자들과 싸워온 실패의 역사를 통해 만들어진 국가이니 말입니다.

이미 제 6공화국과 이승만의 접점은 없다고 봅니다. 국부라고 불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김일성의 경우야 북한이 망하거나 통일이 되면 국부에서 그대로 천하의 개XX될테니...
내일은
14/01/14 23:35
수정 아이콘
일단 국부라 칭하기 싫지만 어쩧게 보면 국부는 맞는게
친일+친미+반공+기회주의 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세운건 이승만이 맞습니다. 그러니까 '국부'이긴 한데 참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버지들이 다 자랑스러운 건 아니니까요... ... 대만만 해도 장개석이 국부인데, 장개석이나 이승만이나 거기서 거기
귤이씁니다SE
14/01/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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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님 해석대로 어떤 면에서는 어떤 종자들에게는 가장 모범적인 국부이기도 하죠. 그데 차마 이걸 아이들에게 설명을 못하겠... 흑흑
란츠크네히트
14/01/1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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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를 "나라를 세우는 데에 공로가 많아서 국민으로부터 아버지처럼 존경을 받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고 하는데 이승만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내일은
14/01/1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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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직을 하는 정치인이 공이 있다면 그 공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있어야만 해결되었을 문제 or 누가 그 자리에 앉아있어도 어차피 해결될 문제
전자의 예를 들지먄 저는 김영삼의 하나회의 척결은 그 자리에 김영삼이 앉아있었기 때문에 해결되었다고 봅니다.
후자의 예를 들자면 김대중의 외환위기 극복 and 이명박의 금융위기 극복. 다소의 논란이 있지만 외환위기, 금융위기는 우리만 겪은건 아니었고 다른 나라도 극복했습니다. 다만 시기나 정도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한미동맹은 후자의 예라고 봅니다. 냉전 초기와 달리 1950년대 냉전이 격화되고 봉쇄정책이 입안되는 등 당시 미소는 조금이라도 자기의 영역을 넓히는데 엄청난 노력을 들였습니다. 미국만 해도 도미노 정책이라고 별 소득도 없는 베트남 전에 엄청난 자원을 들이부었던게 베트남이 공산화되면 주변국이 다 공산화된다는 논리였습니다 (캄보디아나 라오스 보면 그건 또 맞는 이야기였고)
어쨌든 이승만 자리에 누가 앉아있어도 한미동맹은 맺어졌을거라고 봅니다. 물론 거기에 조건을 붙이자면 당시 한국의 대통령은 미국과 관계가 좋은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 조건이었다는 겁니다. 미국 등을 제치고 민족끼리 뭉쳐야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제헌의회 등에 이미 빠진 상태로 치뤄졌기 때문에 꼭 이승만이 아니더라도 당시 대통령이 된 사람은 친미쪽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걸 감안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꼭 이승만은 아니더라도 누가 그 자리에 있어도 소련의 지원을 받은 북한이 남침을 했을 때 미국이 개입하는건 거의 자동적 상황이었고 전쟁 속에 한국이 미국의 대공산주의 전략의 아시아 지역의 한 파트너로써 한미동맹이 체결되었을거라는 것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앞서의 여러 댓글들에서 나왔지만 한국전쟁에서 이승만은 트롤에 가까웠고 이승만이 아니고 좀더 제정신을 가지고 측근이 제대로 된 사람이 대통령이었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거라고 봅니다. 한국전쟁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던 공을 따지자면 저는 농지정책의 조봉암 >>>>> 이승만 이라고 봅니다. (이승만은 일단 마이너스의 손)
SugarRay
14/01/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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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상호방위조약은 이승만의 공이 맞죠. 공이라는 표현이 이상하면 필수불가결성은 어떨까요, 즉 이승만 시기에 있었던 공을 전부 이승만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이승만 시기의 보통의 지도자 시기에 "있었을" 일과 이승만 시기에 "있었던" 일을 비교함으로서 이승만의 유니크한 공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죠.

이시기 반공포로 석방 같은 제스처를 통해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사실 미국이 우리로부터 얻을 것이 상당히 적을, 불평등 조약을 뜯어낸 것은 이승만의 외교적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사실 이런 조약을 맺을 생각이 있었느냐 하는 게 문제가 되겠는데, 저는 미국이 이런 조약을 맺을 생각까지는 없었다고 봅니다. 사실 이 때의 결과물로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안보재화를 덜 투자하게 되었으니 어느 정도 대한민국의 발전에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공헌했다고 할 수 있죠.

또한 이승만은 한반도의 대단하지 않은 지정학적 영향력을 과장해서 원조를 뜯어내는 데 선수였고 1953년부터 1957년까지 원조를 늘리는 데 성공하죠. 이 시기 대충자금이 전체 정부 세입의 53%인 반면, 조세는 34%정도이니까요.

<이 이야기는 가슴아프기는 해도 1950년대의 남한이 창의적인 사업 -이 사업이 미국의 젖을 최대한 빨아먹는데 있음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에 적합한 장소였음을 시사한다. 이승만의 정치경제학은 어떤 것이었을까? 한 마디로 그것은 “일본이 가진 모든 것을 우리에게 달라, 그것도 내일 당장 달라”는 것이었다. 이승만은 만개한 산업경제를 원했고, 신생산업들은 방어벽 -무엇보다도 일본으로부터의 방어벽- 안에서 보육되기를 원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결코 이승만 혼자만은 아니었다. 한 학술회의가 기억나는데, 누군가가 미시건 대학 출신의 훌륭한 학자인 린다 림(linda Lim)한테 말레이시아가 한국형 모델을 따를 것인가 하는 질문을 했다. 그녀는 천만에요 하고 극구 부인하면서 한국인들은 “맑스주의자들이에요. 모든 것을 다 원해요.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수출공간을 찾고 있을 따름이에요”하고 외쳤다. 그 말은 이승만과 그의 후계자들은 스딸린과 같이 만개한 자립적 산업기지와 이를 운영할 강철·화학·공작기계·전력을 원했다는 뜻이었다. 1930년대의 일본의 투자와 1950년대의 스딸린의 투자가 결합되어 김일성에게도 똑같은 것이 주어졌기 때문에 이승만의 욕망은 완전히 중층결정되었다. 남한은 또 하나의 일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승만은 이런 일에 노련한 대가였고, 미국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무상원조를 받아내어 1950년대 말에 이르러서는 이런 돈이 한국의 총수입 가운데 6분의 5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것도 ‘합법적’이거나 기록된 총액만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태가 자유주의와 자유시장을 미덕으로 여기는 미국인들한테 얼마나 모욕적이었을까! 이승만은 “동양의 흥정꾼” “회피의 명수”였다고 존 포스터 덜레스(John Foster Dulles)는 품평했으며, 아이젠하워는 이승만의 “협박”에 대해 불평했다. 리처드 닉슨은 그를 도박꾼 아니면 공산주의자이거나 혹은 양자를 겸한 사람이라고 부른 적이 있으며, 엄포와 극단 정책의 면에서 공화당원들한테 교훈을 가르쳐주었다고 했다. 이승만은 미국이 의지할 데는 자기 밖에 없음을 알고는, 냉전으로 인해 주어진 대한민국의 엄청난 지정학적인 영향력과 판돈 모두를 싹쓸이하려는 강인한 포커꾼으로서의 타고난 기술을 이용하여 “전세계의 패자로부터 최대의 ‘자릿세’”를 뽑아냈다. 코미디언인 리처드 프라이어(Richard Pryor)처럼 이승만은 현세에서 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즉 자기 호주머니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우연하게 미국 납세자의 돈이라는 사실은 그에게 조금도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이것이 비합리성이었을까 아니면 우정은의 말대로 “광기 속의 책략”이었을까? 그런 상상할 수도 없는 현금이 유입되는 마당에, 이승만이 아이젠하워한테 돈을 빼내는 여러 방법을 궁리하는 것 외에 다른 일을 무엇 때문에 했겠는가?>

『브루스커밍스의 한국현대사』, pp.426-430

이승만의 과는 많은 반면 공은 몇 개 없는데 그것들은 아마도 한미상호방위조약, 원조, 그리고 농지개혁일 것입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1/15 00:18
수정 아이콘
보통의 지도자가 있었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승만의 유니크한 공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죠
거기에 무상원조 대충자금을 욹어내서 치부하는건 2차세계대전 이후 독립국에서 집권한 다양한 지도자들중 상당수가 해낸 일인데요
방구차야
14/01/15 04:02
수정 아이콘
이승만 띄우기는 개인적인 업적보다 한국건국의 정당성 때문에 강조되는게 아닌가합니다. 종북주의자들의 한국에 대한 부정이나 공격이 없다면 적당히 이승만의 건국업적에 대해서만 기리고 독재나 무능의 이유로 쫒겨난 대통령 정도로 잊혀질수밖에 없는데,근래의 띄우기는 이승만이 대단해서 기리는게 아니라 반작용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중국인들의 모택동에 대한 존경심은 그가 저지른 대학살이나 문화혁명에 있는게 아니라 중국이라는 나라를 통일하고 건국했다는데 있는것이겠죠. 조지워싱턴도 노예주였지만 현대미국의 기준에서 하나씩 다 파내 정치적 공격대상으로 삼는게 아니라 기려야할것만 기립니다. 좌우를 다떠나 각 시대의 대통령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데 지나치게 전면적인 부정의 대상이 되어 씁쓸합니다

한미동맹에 관해서도 이승만이 아니더라도 친미정권이었다면 현재와 비슷한 구도로 갔겠지만 당시 민족지도자들은 이승만을 중심으로 하는것 외에는 미국과 연대를 할사람들이 없었고 나머지는 공산주의나 반탁에 치우쳐져 있었습니다. 이승만이 냉전의 시작점에서 세계사의 흐름을 잘 파악한것이죠
14/01/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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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분의 논리 대로라면 한미동맹의 가장 큰 공로자는 김일성이죠.
관심도 없던 한반도에 관심을 갖게 된 게 한국전쟁 때문이니까.

이승만과 한미동맹을 이야기하려면 크게 세가지로 구분해서 봐야 할 것 같은데
한국전쟁 전까지, 한국전쟁, 한국전쟁 후.

한국전쟁 전까지 이승만이 한미관계에 우호적인 역할을 한 건 없죠. 미국 측에서도 이승만을 그다지 탐탁지 않게 여겼고.
단지 다른 대안이 없어서 이승만을 택했을 뿐입니다.
즉 이승만이 미국을 택한 게 아니라 미국이 이승만을 택한거라 한미관계에 이승만이 역할을 했다고 보긴 힘들겠습니다.

한국전쟁이야 이승만은 무방비상태에서 얻어맞은 거고 트루먼의 참전 결정은 이승만의 외교가 관여할 시간적 여유가 없이 결정된 겁니다. 전쟁 중에도 이승만은 미국을 골탕먹이는 존재였지 이승만이 기여한 점은 없다고 봐야죠. 여기에도 이승만의 공을 찾긴 어렵고.

해방 이후 상호방위조약이나 경제원조를 받아 낸 것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만 다른 친미 인사, 예를 들어 윤보선이나 장면 등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크게 달라졌을 것인가 생각해 보면 큰틀은 같고 디테일은 다른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14/01/1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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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별다른 선택을 할 수 없게끔 만든 것이 이승만의 정치적 능력이었겠죠.

덕분에 정치적으로 축출된 거물들만 보더라도 한숨만 나옵니다.
14/01/15 14:00
수정 아이콘
그렇죠. 이승만이 뛰어났던 건 라이벌을 축출하고 자신을 어필하는 능력이었지 미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게 아니죠.
14/01/1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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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한국전쟁전에 미국에게 이승만은 골칫거리였죠. 당시 이승만이 북진통일 한다고 하도 난리를 쳐서 미국은 한국
전쟁이 나면 이승만때문에 날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바람에 무기 지원해주지 않고 군대도 빼버렸습니다. 미국은
이승만때문에 말려들어서 당시 북한에 진주해있던 소련과 전쟁할 생각이 눈꼽만치도 없었으니까요.

그후 이승만이 사고치지 못하도록 nll 평시작전권,전시작전권 몽땅 가져가가고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하죠 일본을
지키는 전수방위 개념으로 한국에 주둔하게 됩니다. 전쟁후에도 이승만이 사고칠까봐 미국애들 노심초사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승만이 한미동맹에 무슨공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승만정권 시절에 한국과 미국이 사이가 좋은
게 아니었고 비밀문건 해제된걸 보면 미국은 이승만 실각시켜 버리려고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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