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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13 03:14:55
Name No.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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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모두가 Yes라고 말할 때 No라고 말한 기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42번입니다. 켄 거닉(사진)은 MLB.com의 LA 다저스 담당 기자입니다. 국내 팬분들 중에서 혹시 이름이 귀에 익다 싶으신 분도 계실 수 있겠습니다. 작년에 류현진의 흡연 문제를 꼬집는 기사를 써서 주목받은 그 사람입니다.

지금 이 사람이 다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더 마스터' 그렉 매덕스의 명예의 전당 입회자격 투표에서 기권을 택한 일 때문입니다. 매덕스의 명예의 전당 투표는 '들어가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아니고 '첫 해에 들어가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아니었고 오로지 '만장일치를 찍느냐 마느냐'에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기에, 가장 먼저 기권표를 던져서 만장일치를 깨버린 그가 주목을 심하게 받고 있는 것이지요. 사실 그 말고도 매덕스를 외면한 기자는 더 있습니다. (총 14명이 매덕스를 찍지 않았고, 97.2%로 첫해 입성이 확정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커밍아웃(?)한 이이자, 가장 당당하게 반대의 이유를 밝히고 나선 사람이라 만장일치를 기대했던 수많은 팬과 관계자의 어그로를 아주 제대로 끌었습니다. 이 정도의 광역도발이 기자에게서 터진 것은 또 오랜만이라 생각드네요. 야후 스포츠의 제프 파산, 폭스 스포츠의 켄 로젠탈 등 유명 저널리스트들도 화력을 보태고 있으며, 특히 파산 기자는 그의 행동을 '흉악한 범죄'(사진2)라고까지 표현하며 맹폭하였습니다.

그는 매덕스만 패스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오로지 잭 모리스 한 사람에게만 표를 던졌을 뿐, 다른 선수 어느 누구에게도 표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가 매덕스를 포함한 다른 선수들을 패스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약물의 시대에 뛰었다'는 것이죠. 그는 매덕스에 대해서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다'며 약물에 대한 강한 반감이 매덕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습니다. 결국 그의 생각에 약물의 시대에 활약한 모든 선수들은 약물 논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며, 명예를 허락해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약물의 시대라는 90~00년대 초까지 활약한 선수 중에는 정말 기라성같은 스타들이 즐비합니다.(우리나라의 박찬호 선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 중에도 약물 논란에서 벗어나서 오히려 더 빛나는 약물청정선수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그렉 매덕스와 프랭크 토머스, 켄 그리피 주니어, 랜디 존슨, 톰 글래빈 등등이지요.(박찬호 선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모든 검사를 통과했음은 물론, 어떤 추문에도 그림자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켄 거닉은 그냥 그 시대에 뛰었고, 아니라는 증거가 없기에 이들 역시도 약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아마 이 사람은 내년에 후보로 올라가게 될 '빅유닛' 랜디 존슨과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에게도 비토를 행사할 겁니다. 그들 역시 약물의 시대에 전성기를 보낸 선수들이니까요. 그러지 않았다가는 지금 벌이고 있는 이 소동이 단순히 관심병 종자의 발악임이 입증되겠죠. 우스운 것은 그가 유일하게 표를 던진 잭 모리스도 전성기가 80년대였을 뿐, 약물이 판치던 시대에 발을 걸치고 있는 선수라는 겁니다. 은퇴한 치퍼 존스가 이 점을 꼬집으며 켄 거닉을 비난하는데에 동참하고 있지요.

자, 투표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신의 소신껏 표를 던질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 절차입니다. 대선에서 1번, 2번 후보가 아니라 불심으로 대동단결을 지지할 수도 있는 것이고 심지어 공중부양 인터넷본좌를 지지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 소신이 타인에게 존중을 받을 수 있는가, 나아가 타인을 설득할 만한 타당함이 있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이지요. 이번 켄 거닉의 경우를 보면서 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Yes라고 말할 때, 홀로 No라고 하는 것은 과연 획기적인 사고일까요, 넘치는 개성일까요, 강철같은 소신일까요. 물론 이런 경우들도 틀림없이 있겠지만, 저는 가장 많은 경우가 상식의 부재 혹은 타인에 대한 외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무식해서 용감하거나 아니면 나 잘난 맛에 사는 양반인 경우가 태반이더라...라는 제 개인적 경험에 기댄 생각입죠.(아주 드물게 고도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혼자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기도 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한 부분은, 우리가 과연 켄 거닉을 비난할 명분이 있는가 입니다. 솔직한 제 감정으로는 강아지 송아지 찾아가며 천마디 욕설을 안겨주고 싶습니다만, 그 역시 그의 당연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기에 이성으로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억누르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그가 근거랍시고 택해서 내뱉은 말에 대해서는 점잖게 개소리 취급을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가 내민 근거라는 게 요약하면 '약물 안했다는 증거가 없잖아?'이니까요. 언젠가 박원순 시장에게 '빨갱이'라고 외치며 비난하던 왠 작자가 '왜 빨갱이인지 근거를 대보라'는 시민의 말에 '근거? 있지! 아니라는 증거를 대봐! 빨갱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봐!'라고 부르짖던 희대의 병맛 동영상이 오버랩되는 시점입니다. (사실 그 동영상 나온 때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하도 많이 눈에 밟히고 귀에 걸리는 이상한 짖음이지요. 너희가 만일 무엇이 아니라면 아니라는 증거를 가져와라...라는. 우선 비난을 지르고 근거는 저따위로 둘러대고 나중에 아니라는 증거 정말 가져오면 아니면 말고...식으로 얼버무리는 걸 우리는 너무 자주 보지요.) 켄 거닉이 이런 식으로 주워섬긴 것은 일단 저널리스트라는 간판을 걸고 하기엔 지나치게 유치하고 수준 낮은 필설이라고 봅니다. 화끈하게 성급한 일반화+아니라는 증거가져와... 정말 손발 둘 바를 모를 정도로 유치하지요. 켄 거닉의 행동이 다름아닌 매덕스+최초의 비토라는 두 개의 렌즈 덕에 더욱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가 내민 명분이랄까 근거라는 게 보신 바와 같이 전혀 설득력도 없고(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해서 아마 그의 이미지는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약물의 시대와 선수들의 금지약물 사용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라는 그 근본적인 명분만큼은 존중받아 마땅하기에 정상참작의 여지는 어느 정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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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1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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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매덕스를 패스한 기자 중에는 단순히 '만장일치는 안됨!!'이라는 이도 틀림없이 있을 겁니다. 저는 차라리 그 쪽이 더 논리가 있어 보입니다. :)
Rorschach
14/01/13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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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할만한 이유라고 봅니다. 소위 말하는 약물의 시대에 대한 불신이 너무 강력하다면 그 시대의 선수들에게 표를 줄 수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모든 검사를 통과했음은 물론" 이라는 말은 비약이 좀 있긴 하지만 "검사에서 잡아낼 수 있는 약물은 한 적이 없고," 라고 해석한다고 틀린 해석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저 기자의 생각에 동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앞으로 있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계속 그 시대의 사람들에겐 표를 던지지 않아야 지금의 저 주장의 설득력을 이어갈 수 있겠죠.
이지스
14/01/13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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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가 표를 행사한 잭 모리스란 선수 역시도 약물의 시대에 뛰었다는 점 때문에 이중잣대라고 더 욕을 먹고 있다는..
Rorschach
14/01/1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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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나중이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스스로의 논리에 모순이 있었네요.
14/01/13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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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는 잘 몰라 말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만, 작년 르브론 제임스의 4번째 정규리그 MVP수상 때 1위표로 유일하게 다른 선수(카멜로가 르브론이 아닌 1위표 받은 유일한 선수였죠..케빈 듀란트도 아니고 카멜로 앤써니가 말이죠)를 찍은 기자가 떠오르네요. 사실상 장난투표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났었습니다.. 그 한표 받은 카멜로 앤써니가 아무 잘못도 없이 괜히 민망해지는 일이었구요.
근데 NBA의 작년 그 사건보다도 임팩트가 더 있어보이네요.
14/01/13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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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벌점없음),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금사과
14/01/13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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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대해 의심하는 거야 개인의 영역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기준조차 공평하게 적용하질 않았으니 뭔 생각이었는지 참...
그나저나 사진이 눈이 참 이쁘네요. 뽀샵이라도 한 줄(...)
14/01/1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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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자들보단 이해가네요
14/01/1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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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사람은 당장 투표인원에서 빼버려야 합니다. 매덕스가 안 되면 앞으로 그 어떤 선수도 뽑지 않겠다는 건데, 무조건 반대만 할 사람은 투표에서 의미가 없죠. 어차피 있으나 마나 똑같은데......
14/01/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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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칼 립켄 주니어나 마스터에게 반대표를 던진다고 한다면 앞으로 그 어떤 선수에게도 찬성표를 던질 명분이 없습니다. 그냥 반대 머신이 되는 게 아닐까하는데, 그따위로 투표하는 이를 왜 투표인단에 남겨둬야 할까요. 반대 머신도 하나의 의견이므로 존중해야 할까요?
14/01/1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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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솔직히 매덕스 투구스타일의 강점이 약빨아서 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였지 않나요. 정말정말 억지를 부려서 랜디존슨이르면 어떨게 저렇게 사기적인 공이 나오냐며 검출된건 없지만 넌 약물이야 라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할수도 있지만 매덕스의 제구력이랑 약물이랑 뭔상관있다고
14/01/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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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마스터는 나이를 먹으며 꾸준한 구속 하락과 체력 저하, 즉 '늙어가는 모습'을 확연하게 보여주셨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팔팔한 스플리터를 뿌려대고 떡대를 유지했던 로켓과는 사뭇 달랐죠.
탕수육
14/01/1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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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도 마스터의 만장일치 호프집행을 바라던 사람 중에 하나였지만, 정말 이해하기 힘든 괴상망측한 논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개나소나 약물 빨던 시대에서 매덕스라고 해서 절대 약물 안했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으며 그 누가 증명할 수 있을까요? 정말 아무도 모르는 거죠. 물론 지금까지 매덕스는 약물에서 이응자도 거론되지 않던 선수고 저도 안했을 거라고 마음 속으로는 굳게 믿고 있지만, 그렇다고 약물의 시대에 뛴 모든 선수들은 약물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저 주장은 일견 이해됩니다. 뭐 '약물 안했어? 안했으면 증거 가져와'는 저열한 논리임에 틀림없지만요.

첨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잭 모리스한테 표를 던진 건 앞뒤가 맞질 않죠. 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매덕스에게 표를 주지 않은 이유보다 이게 더 이해가 안 됩니다.
로마네콩티
14/01/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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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투표인 명단에서 빼야죠. 님 말씀대로 약물시대 선수였다는 이유로 안뽑았다면 백번, 아니 만번 양보해서 이해할 수 있겠는데
그렇게 확고하신 신념을 가지신 분이 잭 모리스는 왜????? 이건 그냥 꼬장이죠.
레지엔
14/01/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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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의 시대는 표를 받을 수 없다, 그 논리 자체는 공감합니다. 근데 90년대는 약물의 시대가 아닙니다. 스테로이드의 시대로 성장호르몬의 시대죠. 암페타민의 시대, 고농축 카페인의 시대, 교감신경 흥분제의 시대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있겠냐고 묻고 싶겠군요. 네 그러니까 베이브 루스 HOF 빼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같은 논리를 들이댄다면 인정하겠습니다.
라이트닝
14/01/1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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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안주니까 그나마 조금은 공정한 평가 같네요.
이상한 기준을 들이대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만 주고 싫어하는 선수는 안주는것보단 낫죠
14/01/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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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다른 분들께서도 말씀하셨고, 저도 본문에 썼지만 그가 유일하게 투표한 잭 모리스도 약물의 시대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아닙니다.
라이트닝
14/01/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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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전성기가 80년대이니 자기나름의 기준에선 비켜갔다고 본거겠죠.
앞으로도 계속 그 기준대로 준다면 그러려니 합니다.
물론 그 기준 자체가 옳다는건 아니고 민주주의 방식에서 100명에 한명쯤 괴상한 사람이 있는건 어쩔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을 걸러내는게 바로 다수결방식이니까요.
물론 저라면 당연히 그렉 매덕스에게 투표했을거고 전 그렉 매덕스는 약물 안했을거라고 믿습니다.
14/01/1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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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모리스가 약을 해서 90년대까지 뛸수 있었는지는 본인밖에 모릅니다..
이건 그냥 캔 거닉 기자의 논리모순이죠..
Arkhipelag
14/01/1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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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은 그냥 말도 안 되는 트롤링 정도라 보고, 개인적으로 이번 HOF 투표 문제에서 더 관심을 끌었던 건 ESPN의 르 바터드가 HOF 투표권과 취재권을 박탈당한 사건입니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mlb&ctg=news&mod=read&office_id=001&article_id=0006692978&date=20140110&page=2
요약하자면 자신의 투표권을 특정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해 나온 결과대로 행사, 달리 말하면 투표권을 양도했고 이로 인해 HOF 투표권 평생박탈과 기자실 1년 동안 출입금지라는 징계를 먹었죠. 논란을 일으킨 건 거닉과 같지만서도 개인적으론 그것이 무슨 이유로 인해 행해졌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대해 르 바터드는 거닉처럼 찌질한 이유를 댄 것이 아니라 정말 명확한 이유를 제시했거든요.

http://mlbnation.co.kr/bbs/board.php?bo_table=mlbtalk&wr_id=96637&page=2
네이션에 르 바터드의 해명이 올라왔더군요. 관심 있으시면 읽어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14/01/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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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로 써볼까 했던 일이었습니다. 바터드와 거닉의 태도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했지요. 바터드가 지적한 점에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만장일치는 안되'따위의 고루한 생각보다는 바터드와 같은 사고가 명예의 전당을 진실로 더욱 명예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Tristana
14/01/1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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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도 안되는 트롤러는 투표권 박탈했으면 좋겠네요.
14/01/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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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약물시대를 부정하고 싶었다면 약물시대에 기자를 했던 자신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뛰기만 했어도 인정할 수 없다라...
그냥 어느 집단이던지 일정 비율의 xx가 있다는걸 다시 알 수 있었습니다...
치토스
14/01/1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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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트롤픽 하는 애들 정말 싫어 라고 해놓고
탑티모 한다고? 너 리폿해줄게. 뭐? 너는 서폿 니달리 한다고? 그래 넌 그냥 팀워크 칭찬줄게
14/01/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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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 기자가, 자신이 마스터의 HOF입성에 반대한 이유를 남에게 납득시켜야 할 의무 따윈 없습니다. 팬들이든 다른 사람이든 간에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으라고 할 권리 따위도 없지요. 그래도 이 기자가 굳이 중언부언을 덧붙인 것은 좀 으스대고 싶어하는 마음이 아니었나 싶긴 합니다만, 그건 사실 본질과는 관련없는 이야기죠.

HOF투표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배심원 판결인 것도 아니고, 이 기자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해서 매덕스옹에게 피해가 가는 일도 없는데 왜 이게 논란이 되는지 진짜 모르겠습니다. 결국 이 논란에 내재된 본질은 '내 생각과 다르다니 난 네가 싫다'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고야말로 정말 끔찍한 것 아닌가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14/01/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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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도 좀 더 생각을 해 보긴 해야겠네요. 12년도에 장원삼이 기자투표에 의해 나이트를 제끼고 골든글러브를 받았는데 거기에 아주 열받았던 기억이 있거든요. 저 자신부터가 이중잣대가 아닌가... 좀 더 생각을 해 봐야겠습니다.
14/01/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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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의하기 어렵네요. 그것이 바로 권리의 오남용입니다.
HOF 투표에서 야구인들을 대표해서 투표인으로 참가한다면 당연히 그에 맞는 공정성을 가져야 합니다.
투표인이 각기 다른 기준과 엄격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기준이 애초에 말도 안되는 것이라면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14/01/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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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예를 들어주신 듯 합니다. 12년 장원삼의 골글도 그렇고 저는 올해 용병투수들을 제치고 손승락에게 골글을 준 것도 전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덕스의 문제와 비교해 볼때 매덕스 쪽이 훨씬 어이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골든글러브에 대강의 성적 기준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일단 인기투표식이니까요. (12, 13년 투수부문 수상자 결정을 보면 인기투표가 아니라고 부정할 근거가 전혀 없죠. 어떤 스탯을 가져다 대도 설명이 안되니까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에도 역시 확실한 기준이 명문화되어있지는 않으나, 블랙잉크, 그레이잉크를 비롯하여 최신스탯들에 이르기까지 명예의 전당 입성 기준을 제시하는 스탯들이 있습니다. 이것과 선수의 인성 등을 고려해서 투표가 이루어지는 것인데, 마스터는 이 기준을 한참 넘어섭니다. 그렇다고 인성이 나빴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죠. 거닉과 나머지 13명의 반대는 그저 순수 감정적인, 혹은 기분에 따른 판단입니다. 말씀해주신 '난 네가 싫다'에 오히려 더 가까운 모습은 반대표를 던진 이들이 아닌가 합니다.
인간실격
14/01/1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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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이중잣대네요. 따지자면 미국 건이 훨씬 이상한 일 같긴 하지만요.
목화씨내놔
14/01/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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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게 욕먹을 일인가요? 본인한테 주어진 투표권을 본인의 생각에 따라 행사했고 거기에 따른 이유도 밝혔습니다.
안 밝혀도 되는 건데 왜 밝힌지는 잘 모르겠지만. ㅠㅠ

저 기자가 욕을 먹어야 할 게 아니고 저런 말도 안되는 이유로 명전 투표를 망치는 트롤링이 계속 예상된다면 투표권을 뺏어야죠.
저렇게 쌍욕을 먹을 정도의 일이라면 당연히 투표권을 뺏을 명분도 되지 않겠습니까?
충분히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화나고 그러지는 않네요.

참고로 저는 마스터의 광팬이고 사회인 야구 할 때도 마스터가 쓰던 검은색 [윌슨 A2000 1915-B]만 3개째 쓰고 있습니다.
14/01/1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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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할 명분은 있죠.
그 비난이 타인에게 존중받을 수 있는가, 타인을 설득할만한 타당함이 있는가의 문제일 뿐이죠.
전 MLB에 대해 잘 몰라서 섣부른 판단일 수 있겠지만 기권 판단이 현명하진 않아 보이네요.
YoungDuck
14/01/1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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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득표수로 첫턴에 명전가면 된거 아닌가요?
매덕스가 MLB 역사 속에서 비교할 자가 없는 독보적인 투수도 아닌데요.
그전에도 만장일치가 없었는데, 한명쯤의 유별난 의견 쯤이야 수용할 수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괜히 100프로 만장일치를 기대하는 기사를 내놓으며 분위기 잡는 언론이 문제라고 봅니다.
HOF 투표라는게 전통이 있는 행사인데 이번 계기로 투표방식을 바꿔야 된다는 의견도 저는 반대고요.
애초에 첫턴에 갈 선수들은 다 첫턴에 갑니다. 오히려 미국 기자들의 똘끼가 명예의 전당을 더 명예로운 곳으로 만든다고 봅니다.
매덕스가 저런 기자 의견에 상처 받을 사람도 아니고 그러려니 하겠죠.
Beautiful things don't ask for attention.
주머니속이어폰
14/01/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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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HOF는 자율적으로 투표권있는사람이 투표하는거지만..
적어도 '의미없는 투표'를 만들 사람이기에 욕을 먹는것이라 생각합니다..

100%만장일치가 안되더라도 그에 합당하는 이유라도 대야지 이건뭐..
의미없는 기권이 아니였나 합니다. 차라리 자신의 기준에서 YoungDuck님이 말씀하신것처럼
"괜히 100%만장일치를 기대하는 분위기로 HOF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게 하는것이 문제.
그리고 MLB 역사속에서 비교할자가 없는 독보적인 투수가 아니다."
라고 한다면 차라리 그나마 머리로는 이해를 할 수 있었을것 같습니다..
레지엔
14/01/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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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생각을 타인에게 납득시켜야 될 의무는 없습니다만, HOF가 어떠한 공신력과 권위를 가진 집단이라면 저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는게 합리적이죠. HOF 투표권이 일부 기자들에게만(베테랑 위원회 빼고) 오픈된 이유는, 충분한 지식, 경험이 담보되면서 구단과 직접 연관되지 않으므로 공정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합니다. 즉, '쟤는 트롤러가 아닐거야'라는 좀 더 높은 기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투표권을 받습니다. 바꿔말하면 무능한 트롤러는 박탈당해야 마땅하다는 겁니다. 현실적으로는 언론의 자유 운운하면서 언제나 그래왔듯 자기 쉴드를 칠 것입니다만.
애초에 HOF 득표율 자체가 별로 신뢰도가 높다고 보진 않는데(톰 시버가 2차대전 이후 최고의 투수라고 누가 인정하겠습니까 그 당시 메츠 팬 빼고), 그와 별개로 말도 안되는 논리로 투표권을 장난처럼 쓰는 기자들은 제재와 비판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투표권 행사자는, 대상 후보가 HOF의 멤버로 적합하냐 아니냐만 판단해서 투표권을 행사하면 됩니다. 득표율을 깎기 위해서, 약물에 대해 클린하다는 증거를 제시할 수 없어서는 합당한 이유가 못 됩니다. 애초에 야구라는 스포츠가 불문율이라는 이름은 비합리성을 문화화하는 측면이 강하다지만 이건 너무 정도가 과한거죠.
치탄다 에루
14/01/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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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자격)의 박탈이 어떤 이유로 일어날 수 있는가는, HOF 투표만이 아니라, 다른 투표에서도 마찬가지 같긴 합니다만..
투표권을 처음 부여하는 문제에서 더 신중해지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홍승식
14/01/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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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입니다.
투표의 내용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투표권을 제한한다는 건 투표 자체의 의미도 없게 되는 거죠.
명예의전당 포인트를 두고 넘으면 무조건 들어가게 하면 될테니까요.
HeroeS_No.52
14/01/1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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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은 모든 MLB 선수들이 들어가길 원하는 말 그대로 명예로운 자리죠. 명전 투표를 하는 기자들은 좀 더 공정해야 한다고 생합니다. 그리고 약물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본인의 추정에 의해서 기권표를 던진것은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듯 트롤링이라고 생각하는지라 거닉이란 기자의 행동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14/0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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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나 디워사태 때 진중권은 확실한 자신의 논리로 다수의 의견의 반대편에 서서 논쟁을 했고 꽤나 멋졌습니다.
그 이후의 행동에 있어서 납득이 안가는 짓이 좀 있었어도..

다수의 의견에 반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겠죠..그런데 그런 행동이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설득력있는 자신의 논리나 근거가 뒷받침 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하게 다수의 의견에 동참하는 것은 체질에 안 맞다는 이유로, 설득력없는 근거를 내세우며 "(대다수가 좋다고 할때) 결코 인정할 수 없는 최악이다"라고 하는 것은 오로지 관심끌기처럼 보일때가 종종 있더군요..
주머니속이어폰
14/01/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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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덕스는 미칠듯한 제구력과 투심도 있었지만 경기운영력도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스테로이드가 뇌근육도 발달시키나요?
14/01/13 12:20
수정 아이콘
투표하는거야 개인 권리지만 그냥 입 닥치고 있던가... 본인 말로는 약물시대가 90년대 초반부터라고 지껄이지만 언제부터 약물시대가 시작됐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죠.

그냥 내가 싫어서 투표안했다 하면 욕이라도 덜 먹었지
14/01/13 16:59
수정 아이콘
사실 불쌍한건 크레이그 비지오 ㅜ
인간실격
14/01/13 20:38
수정 아이콘
그냥 멍청이 같아요
14/01/13 22:33
수정 아이콘
그냥 멍청이가 맞죠..
어쩌다보니 투표권한을 가진 멍청이..

이 멍청이가 단순히 매덕스에게 투표하지 않아서 문제인것도 아니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선수를 뽑는 투표권한이라는 건
명예의 전당의 명예와 권위를 높이기 위해 있는 것이지
무슨 민주주의 원칙을 보장하기하기 위해 있는 것도 아니죠..

저 정도로 멍청이라면 투표권을 제한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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