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에 개인적인 연말 정산이라 글을 썼었지만 전 한량이었습니다.
예전에 했던 아르바이트하고 남은 돈이나 부모님께서 주는 용돈으로 그저 놀고 먹는 소위 말하는 똥만드는 기계였죠.
저도 꿈이있었죠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진.....
대학에 들어가서야 제가 꿈꾸던 직업을 하려면 석사, 박사, 포닥 다해야 할 수 있을까 말까한 직업이라는걸 알고 꿈이 없어졌습니다.
군대갔다오면 철든다 하는데 그것의 유통기한은 2달...이었습니다.
졸업을 한뒤 한량처럼 살았죠 자고싶음 자고 놀고싶음 놀고 배고프면 밥먹고..
친구들이 지어준 [초딩]이라는 별명이 무척 잘 어울리는....그런 한량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막 지원하면 바로 면접보러 오라하는 스펙을 지닌것도 아니에요.
학점은 취업의 마지노선인 3.00을 넘기지 못하는 2.99에다가 토익점수 없음, 대부분의 기업에서 원하는 토익스피킹5급에 못미치는 4급..
공부해서 다시 치고 싶었지만 그 10만원가까이하는 응시료가 너무 비싸다고 느껴서 치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가진거라곤 몸뚱아리 하나뿐이었네요. 아, 이렇게 적고보니 전 정말 한심하게 대학생활을 한것 같습니다.
구차하게 변명을 하자면 동아리 생활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게 좋아서 인맥을 많이 쌓아 학점과 바꿨다. 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지껄이고 다녔네요. 동아리 활동 잘하면서 4점대가 넘는 사람들도 지천에 널렸는데. 그렇다고 인맥을 많이 쌓은것도 아닙니다. 성격상 먼저 연락을 하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그렇게 멀어져가죠.. 주변 사람들은..
그러면서도 또 공상은 어마어마하게 합니다. 내가 지금 인맥이 이따위인데 내가 만약 결혼을 한다면 하객이 얼마나 올까. 요샌 하객도 산다던데..라는 이런 정말 쓸모 없는 공상따위를 말이죠.
8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실감을 느끼고 미친듯이 지원서를 넣었지만 뭐 볼게 있어야죠. 저라도 저같은 사람은 탈락 시켰을겁니다.
남들보다 몇배는 많이 지원서를 넣어야 취업이 될까말까한 스펙인데..스펙이라고 부르기에도 하찮을 정도입니다.
8월이 되어서야 빈둥빈둥 넣고 있으니.. 그래도 운좋게 몇군데 면접을 봤습니다. 근데 참 지금 생각해도 바보같게 그 당시엔 아 면접보러가는 차비가 아까워라는 생각을 무지하게 했네요.
12월초까지 취업 실패로 자괴감을 느끼고 올해는 안되겠다. 올해는 달달이 악재만 겹치네 라고 생각했던 제가 12월 말에 결국 취업했습니다.
가진건 달랑 몸뚱아리 하나뿐이라 제가 원하는 직업을 가진건 아닙니다만 기쁩니다.
애초에 제가 원하는 직업을 가지려면 다시 태어나는게 빠르겠어요. 노력도 안했고 그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그래도 올해 안에 취업이 되어서 기쁨은 이루 말할수가 없네요 그러면서도 떨립니다. 이제 정식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 딛는 거니까요.
성격하고도 안맞습니다만 하면서 노력하면 안될건 없고 성격도 바뀔거라 믿기에 기대도 됩니다.
이제서야 '학교다닐 때가 좋았지' 라는 말을 저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요.
푸념을 하자면 올해 되게 안좋은 일이 많았어요. 작은아버지의 돌연사, 여자친구와의 헤어짐, 기타등등 여러가지로 힘든 한해였습니다.
액땜을 이렇게 크게했는데 얼마나 더 크게해야 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2013년 막바지에 성공했네요.
보상을 한번에 받았네요. 기뻐서 살짝 눈물이 맺혔습니다.
요즘 취업이 하늘에 별따긴데 모든 취준생분들 힘냅시다.
2014년 갑오년, 청마의해엔 모두가 좋은 소식만 있기를 바랍니다.
청마는 성스러운 기운을 내린다고 합니다. 모두들 성스러움, 말의 강인함과 승승장구함을 듬뿍 받길 바라며 이만 자랑글 마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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