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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3/12/16 18:45:51 |
Name |
서폿이킬먹음던짐 |
Subject |
[일반] 누가 자꾸 따라온다. |
그놈..
이름만 들어도 겁이난다.
언제부터 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주 어릴 때 부터였다.
인식 할 수 없다가도 어느샌가 내 뒤에 바짝 쫓아와있다.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라는 영화의 화이처럼 난 눈을 감았다 뜨면 그놈이 옆에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 군대를 거쳐 현재까지 놈은 나를 한 순간도 눈밖에 둔적이 없다.
아직 내 몸이 완전히 잠식되진 않았지만, 이를 악물고 힘겨루기를 할 때도 있다.
누가보면 나 혼자만이 땀을 흘리며 이를 악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난 나만이 볼 수 있는 그놈과 싸운다.
비오는 어두운 저녁 군대 초소에서도, 눈 내리는 겨울 인적이 드문 길거리에서도, 철거되기 전 아파트에서도 난 그놈을 보았다.
악마를 보았다. 진짜 악마였다. 내 모든 것을 앗아가, 굴복하면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힘들거란걸 직감한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았다. 나 같이 악마와 끝없는 전쟁을 이어나가는 '싸우는 자들'을..
더러는 악마에 굴복한 사람도, 아직도 힘의 균형을 깨뜨리지 못한 자들도, 악마를 스스로 제압한 자들도 있다.
악마에 굴복한 자들의 말로는 흉악스럽고 고통스러웠다. 한없이 떨어지는 기분 이라고 했던가..
오늘, 난 오랜만에 그놈과 혈투를 벌이고 기진맥진해 귀가했다.
시험기간에 야식후 오는 피로감까지 겹쳐 유난히 힘들었다.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더더욱 질 수 없었다.
악마의 멱살을 잡고 화장실의 구석 칸에 가까스로 밀어넣고 문을 닫았다.
"정체가 뭐야 "
아무 대답이 없다.
"왜 날 따라와? "
또 대답이없다.
겨우 굴복시켰다고 생각할 찰나 악마가 비수를 꺼내들었다. 방심했다.
복부를 움켜지고 괴로워했다.
급소는 피했다. 하지만 이미 악마는 사라진 뒤였다.
갑자기 번뜩 생각이 나서 확인을 해보았다.
쥐도새도 모르게 내 드로우즈 팬티에 조그마한 표식을 남기고 사라졌다.
아...손빨래 해야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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