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타입니다.
오랜만에 비 다운 비가 내려 너무너무 좋네요..
비 내리는 저녁, 파노라마 썬루프에 내리는 빗방울과 그 소리들을 들으며 운전하는 기분이란,
딱 이 정도까지 현기차가 제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싶네요..
이 외엔 저도 현기차에 당한게 많은지라..... 흐흐흠....
오늘, 일요일 저녁, 고딩딩의 첫 주말 알바가 끝나는 날입니다..
오후에 시작해 밤에 끝나는지라, 저녁 느즈막히 쭐래쭐래 운전하여 빵집 앞으로 스윽~ 지나가봅니다.
아까 오전,
"오빠빠~ 나 이제 출근해요~ 출근출근 나도 출근해요~
저녁에 알지?? 나 9시에 끝나~~!!"
"으..응......"
공포의 카톡이 옵니다.
어제 조금 늦었다고, 쥐잡아먹듯 들들 볶아대는지라..
오늘은 9시에 맞춰 가기전에 8시 30분에 맞춰 갔지요..
이윽고 빗소리를 들으며 충분한 시간에 도착,
지나가면서 보니,
저 유리창 너머 유니폼을 입고 머리엔 빵집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긔긔긔요운 긔요미 고딩이 빵이 담긴 박스를 들고 무언가를 하고 있네요..흐흐..
아놔, 이런 긔요미란!!!!
완전 빵순이가 다 되어,
동그란 얼굴이 빵인지 빵이 얼굴인지,
통통한 볼이 빵인지 빵이 볼살인지 구분이 안되어 있는 알바여자고딩이 분주히 왔다갔다합니다.
들어가서 하나 살까? 하다가, 왠지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네요..
괜히 들어갔다가, 같이 일하고 있는 다른 알바생과 여자 사장님에게 들킬 것 같기도 하고..
왜냐면, 눈이 마추진다면 둘 다 웃음을 못참는다는 걸 알거든요..하핫
이윽고 9시가 조금 지나, 환복을 하고 빵집뒤에 있는 붕붕이로 다가오네요..
차에 타자마자!
밀려오는 빵 냄새!!
킁킁!! 킁킁킁!!!
민선이 볼에다가 코를 대고 킁킁대봅니다..
아앗!!
이건 볼이 아니라, 완전 빵이다!!
볼에 빵냄새가 어찌나 나던지 계속 킁킁대고 있으니,
민선이가,
"아아~~~ 간지러워~~~~~
오빠, 이쪽도 맡아봐요~ "
간지럽다더니, 반대편 볼을 갖다대길래, 뭐... 계속 킁킁 맡고 있었죠..
무슨 빵냄새 향수를 뿌린 듯, 완전 맛좋은 냄새가 막 났어요~
진짜 신기하게도 빵 냄새가 나더군요..
"아아~앙~~~ 다리아파~~ 발바닥도 아프고, 종아리도 아파요..
아아아아~ 힘들어..흐어허웅허우어헝"
"쉬운줄 알았냥?? 일주일에 고작 이틀하면서 앙탈인게냐??"
"아아아~ 빵 쳐다보기도 시러~~!"
"빵이 너냐, 니가 빵이냐??"
"뭐래뭐래~ 힘들어 죽겠다는데~~"
"볼에 있는 그 빵 내가 먹어도 되냥??"
"배고파요.. 왜 유통기한 지난 빵만 주는지 몰라!"
그 빵집에서는 유통기한이 어제(혹은 오늘까지)인 남은 빵을 알바생들에게 먹이더군요..
매일 그런지는 모르나, 얘가 알바할 어제와 오늘은 그렇더라구요..
다른 알바생의 말로는, 가끔 사장님이 샌드위치 만들다가 남는거 주기도 하고,
라면을 끓여주기도 하고 밥을 같이 먹기도 한다는데..
어제 오늘은 유통기한이 도래한 빵만 주었던 듯..
그러나 뭐를 먹이든 지금 시간의 민선이는 배가 고프다는걸 저는 알고 있습니다..
마침 저도 배가 고픈지라,
"그럼.. 보쟈... 일하느라 힘들었을테니, 고기고기 구우러 가자..."
"어디어디?? 저번에 거기??"
저번에 거기라면.. 오호홋, 좋네요..
돼지왕갈비..크크...
"그래그랭! 붕붕이 출발!"
"붕붕이 출발~"
우리 이러고 놉니다..
둘이서 정말이지 폭풍흡입을 한 결과,
오늘 민선이의 알바비를 초과할만큼 많이 먹었습니다...하핫
우린 밤낮을 가리지않고, 배가 찰때까지 먹거든요..
둘 다 다이어트는 그 단어의 뜻만 알 뿐.
오늘 수고한 민선이가 대견스러웠어요..
이제 뭔가 노동의 가치를 몸으로 느끼겠지?? 하면서 생전 처음 '일'이란걸 해보는 아이의
끊임없는 알바이야기는 너무나 재밌었습니다..
손님들 욕도 섞어가며, 그 때 그 때 느끼던 그런 감정들을 어찌나 그리 잘 기억하고 있는지도 정말 신기했습니다.
다 먹고, 늦지않게 집에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전화를 하며 집까지 왔어요..
그....
빵집에서 입고있던 그 유니폼.. 너무 너무 잘 어울려서 계속 생각납니다..
쓰고 있던 모자, 배에 두른 앞치마...
완전 얼짱 빵집 알바생의 탄생이었습니다..하핫
더구나, 얼굴에서 밀려오는 빵냄새는 진짜 새로운 경험?
한편, '아.. 빵집 알바들은 얼굴에서 빵냄새가 나겠구나..'는 생각도 들었고,
민선이에게서 맡았던 그 냄새는 뭐랄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의 냄새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피쟐러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만, 아아.. 절대 안되겠죠??
지금까지 경기남부 수원부근에 있는 어느 뚜레주르..빵집..의 알바 이야기였습니다..
ps. 아 맞다, 이번에 티지아이 얘기 쓰기로 했네요.. 이거 다 쓰고나니, 생각나네요..하핫 그건 다음에..